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 세계를 열광시킨 K-콘텐츠의 비밀
정길화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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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도형 시청자의 등장과 플랫폼 자본주의 전진 방식, "넷플릭스"<오징어 게임>

 

넷플릭스의 등장과 함께 자기주도시청법, 퀄리티 TV 등 '바보상자'라는 조롱 속에서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문화로 서서히 패러다임이 전환돼간다. 이른바, OTT(Over The Top=미디어가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세계 83개국에서 52일간 1위를 기록, 106만에 TOP10에서 물러난 <오징어 게임> 뭔가 낯설지 않은 제목, 마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뒤돌아서 움직이는 아이를 찍으면, 그가 술래(오니)가 되는 것인데, 그런 느낌을 자아낸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몰이 회오리바람의 정체

 

당황스러운 <오징어 게임>의 인기몰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아카데미 4관왕의 <미나리>를 비롯하여 한국 영화, 드라마가 약진세를 보인다. 이 휘몰아치는 회오리바람의 근원은 무엇인가, 몇 달 전에 <오징어 게임과 마키아벨리즘>이란 책이 선을 보였는데(뭐 내용은 제쳐 두고), 아무튼 종주국에서 오징어 게임 현상과 넷플릭스와 관계, 또, 넷플릭스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오징어 게임이 회오리바람을 몰고 온 이유와 배경 등에 관한 연구자들의 탐색, 세계적으로 주류와 비주류로 굳이 나눠보자면 여전히 비주류에 속하는 아시아 그것도 한국 영화, 드라마가 세계성, 인류 감정에 호소하는 보편성에 터 잡은 작품을 상업적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창작성을 맘껏, 걸리는 장애물이 없이 발휘하였기 때문인가, 등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이 책은 본격적이라 할까, 언론, 문화콘텐츠를 연구하는 이들이 각각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오징어 게임>을 분석했다. 시청자들은 왜 열광을 했을까? 바탕에 깔린 심리적 요인의 보편적인가, 낯선 문화란 소화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이를 분석하는 것도 꽤 여러모로 살펴봐야 하기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행히 발 빠르게 움직인 연구자들이 내놓은 견해, 이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가 진척돼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오리바람의 정체는 양극화의 말단부에 있는 올라갈 사다리가 없어져 버린, 한 번 내리면 다시 탈 수 없는 기차처럼…. 절망감 속의 몸부림을 공감, 이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이 책의 구성은 OTT 시대를 선도하는 킬러 콘텐츠라는 무시무시한 표현의 머리말과 1장은 정길화가 쓴 '서사적 관점에서 본 <오징어 게임> 참가자가 왜 456명이지라는 의문, 오징어 게임의 온상은 한국, 오징어 게임 톺아보기가 실려있다.

 

2장은 서정민이 쓴 글로 <오징어 게임> 신드롬 취재기다. <오징어 게임>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그리고 함께 살자가 눈에 띈다. 쌍용차의 기업이미지 운운하면서 작은 소란이 일기도 했다. 3장 홍경수의 세계는<오징어 게임>을 어떻게 해석했나, 이는 대단한 관심 분야다. 즉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인 것인가, 아니면 그저 그런 오락물인데, 킬링타임으론 괜찮아서인가? 인색한 점수를 주던 후한 점수를 주던 이 대목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4장은 임종수의 플랫폼 리얼리즘의 세계: 넷플릭스<오징어 게임> 읽기, 여기서는 신자유주의의 플랫폼, 규칙이라는 적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5장은 이성민의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를 어떻게 바꿀까? 라는 호기심 어린 분석작업을 했다. <오징어 게임>은 기존드라마 한류와 무엇이 다를까? 포맷이 다를까, 소재, 주제가 다를까, 관심도? 이와 함께 글로벌 텔레비전 넷플릭스, 영상 생산과 소비를 바꾸다(패러다임 전환의 의미로서 일까?), 드라마 한류는 어디를 향해가는가 등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6장은 김윤지가 쓴 글로 <오징어 게임>의 경제 효과 1조 원이 말하지 않는 것들로 경제가치 측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2012년 강남스타일의 1조 원과 2021년의 오징어 게임의 1조 원은, 이어서 7장에서는 유건식의 드라마 관점에서 본<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진 배경과 성과 및 한계를 다룬다. 그리고 8장은 황동혁 감독 인터뷰가 실려있다.

 

1장부터 7장까지 연구자들의 깊은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제목에서 짐작되는 분위기가 가볍지 않다. 거기에 감독의 인터뷰까지, 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소논문 7편, 아니 <오징어 게임>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 7권이다. 느낌도 접근방법도 달라서 뭐라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하나하나 따로 떼어내어 요리조리 살펴봐야 하는데…. 우선은 홍경수, 임경수 두 사람의 글이 흥미로웠다.

 

홍경수가 본 <오징어 게임>, 세계는 이를 어떻게 해석했나?

 

홍경수는 콘텐츠 측면에서 분석하는 글이라고 한정하면서 그동안 <오징어 게임>에 관한 비평을 정리하고, 텍스트 비평이론에 근거 다양한 비평 접근법을 펼쳐 보이려 한다고 밝혔다. 이글은 오징어 게임 현상을 잘 이해하기 위한 기반 작업인 동시에 영상을 해석하는 영상 리터러시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참고자료가 됐으면 한다는 의도를 가진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인기 요인을 분석하는 국내외 언론보도에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렸다. 한국 내의 반응이 나눠진 것은 오징어 게임의 서사가 가진 시대착오적인 특성과 관련이 있는 듯하고, 일본 영화<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얄>과 만화<도박묵시록 카이지> 등의 요소를 짜깁기한 듯 보인다거나 일부 캐릭터의 과장된 연기와 틀에 박힌 대사, 여성 캐릭터를 시대착오적인 시선 등에 비판이 제기됐다. 긍정적인 평가는 데스 게임 장르를 한국 정서로 변주, 목숨을 건 승부의 긴장감, 어린 시절 놀이 사이의 대조 효과가 돋보인 점, 절절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풍부한 사연이 공감을 주었다고….

 

외국 언론은 현실 공감론 <오징어 게임>이 부의 양극화와 생존에 몰린 약자의 냉혹한 현실반영,

'뉴욕타임스'는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뿌리 깊은 불평등과 기회의 상실에 대한 절망감을 활용해 전 세계시청자를 사로잡은 최신 한국 문화수출품이라고 평했다.

 

왜 한국의 학부모단체는 잠잠할까? <오징어 게임>의 교육적 위협에는 침묵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 우리 사회, 왜지

사회규범 비평을 보자. 넷플릭스는 구독형 영상 다시 보기 플랫폼이라는 제한성을 영상시청은 온전히 구독자의 자유라고, 그렇다면 KT처럼 넷플릭스를 세트로 볼 수 있는 통신사를 사용하는 집의 청소년에게 노출된다면 이것을 청소년의 책임이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넷플릭스를 청소년 몇 명이 공동구매 이를 보는데…. 이 대목에서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미국에서라면 생각하기 힘든 폭력적이고 충격적인 콘텐츠를 한국이라는 생산 기지에서만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넷플릭스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희석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사회규범 비평의 확장된 효능이라 할 수 있겠다.

 

페미니즘 비평, 한국 사회가 여성의 이미지 재현에 관해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여성 캐릭터를 지나치게 대상화하는 묘사에 이의를 제기한다. 권력에 빌붙기 위해 몸을 성적으로 활용하는 한 미녀의 캐릭터, 장기 밀매를 목적으로 여성의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과 함께 "그년 배 가르기 전에 우리가 돌아가면서 그 짓까지 했는데, 설마 남자한테 그랬겠어!" 라며 집단 강간을 연상케 하는 대사….

 

황동혁 감독은 여성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 다만, 극단적인 현실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말한다. 뭐 그렇다 치더라도 아무튼 남성 캐릭터의 서사적인 설명과는 상대적으로 여성 캐릭터에는 설명이 빈약했다는 점 등은…. 서사가 풍부한 측이 중심이며, 반대로 서사가 부족한 쪽은 주변부일 수밖에 없다는 점 등도 눈여겨 볼만하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탈북자 등 주변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구성원들에 대한 재현의 문제로까지 확장되어야….

 

오징어 게임은 공정신화다. 아울러 지독하게 폭력적인 영상이 판타지로 느껴졌을까 하는 대목은 기호학적 접근으로 초록색과 빨간색의 대비, 초록색 운동복은 현대사에서 사회적 지위 상징이 되어 백수, 실업자, 사회 주류로부터 밀려난 사람들을, 운동복은 게으름뱅이와 기생하는 삶을 시각적으로 상징….

 

이 책은 <오징어 게임> 현상을 여러모로 분석하고 있다. 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 나게 한다. 넷플릭스는 뒤에 숨어, 접속자를 보고 있다. 바로 플랫폼 자본주의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말이다. 물론 세계화의 영향임은 당연하다. <오징어 게임> 2를 예고하는 마지막 장면….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들에 대한 분노찬 얼굴의 주인공 성기훈 표정….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래서 시리즈 2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모양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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