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이 바뀌어야 우리가 산다 - 응답하라 베이비!
나치수 지음 / 프로방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대정신이 바뀌어야 산다

 

베이비붐 1세대, 고등학교 졸업 후,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주경야독을 통해 끊임없이 일하면서 부지런히 공부하여 기술경영과 교육행정에 일가견을 갖춘 지은이, 참으로 쉼 없이 달려온 인생이지만 뭔가 허전했는지, 재능기부를 몇 년째 대학 현장에서 하고 있다. 몸소 하는 실천행이다.

 

학교 교육과 과학기술과 사회문제, 좋은 공동체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베이비부머들은 어떤 사고를 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세대론을 펼치는 한편, 시대정신 또한 바뀌어야 함을 피력한다.

 

시대정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는 사회

그는 베이비부머들이 어렵고 힘들게 일과 공부를 하면서 살아왔지만, 그래도 그때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시대를 꼬집었던 교육부 출신 박성수는 저서 <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에서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과 제도, 정책, 그리고 미래 교육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가를 묻고 있다. 개천에서 용, 공정한 교육이라는 두 축, 이 책의 지은이 나치수 또한 이를 되묻고 있다. 다만, 베이비부머 관점에서 바라는 것들을 적고 있다. 저출산 초고령사회는 우선 대학진학률이 낮아진다. 뭐 전학시대-모두 대학가는 시대-가 열린다. 경쟁에서 밀린 대학들은 문을 닫을 것이다. 뭐 꼭 어두운 전망만은 아니다. 고교학점제도 좋고, 공정한 대학입시제도도 좋고, 교권이 바로 서야 인성교육이 된다는 원칙론도 다 좋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 둬야 할 듯하다.

 

대학을 가느냐 안가냐가 인생의 향방을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 우리 고등학교 교육 특히 특목, 특성, 일반고의 구분 중 특성화 고등학교는 현장실습과 관련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교육 중심이냐, 아니면 수습사원, 대졸 엔지니어의 보조냐, 단순공이냐 하는 등 현장에서 보는 시각들이 뿌리 깊다. NSC(국가직무 표준능력)를 갖추면 학벌, 학력의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자신의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되지, 대학 졸업장이 뭐란 말인가, 우선 이런 불필요하고 애매한 고리를 끊어야만 제대로 된 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대학(교육과 연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직업전문교육도 아니고, 일반교양도 아닌 어정쩡한 그저 그런 곳이어서는 안 된다) 교육에 대한 정체성부터, 대학을 가야 할 직업군이라면 현장과 학습 트랙을 만들어 이는 어느 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라 바꿔서 해도 되는 것으로 해둔다면 대학에 목맬 필요도 없다.

 

숨차게 달려온 60년의 후유증

 

지은이처럼 일과 학업, 끊임없는 연구로 삶의 마라톤을 해온 이들에게 지난 60년 2세대에 걸친 변화는 격세지감일 것이다. 느닷없이 찾아온 IMF 금융위기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정규와 비정규, 아웃소싱, 다운사이징의 여파, 사오정의 등장, 88만원 세대, 삼포, 오포, 칠포세대….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들, 어둡고 적의에 찬 젊은이들…. 한강의 기적을 읊어대던 가수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뒤로하며, 다가선 21세기, 여성 혐오가, 보수화가 젊음의 상징, 젊으니까 모험도 하는 거라는 말은 이제 몰상식에 가깝다.

 

좋은 공동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말하는 지은이, 과연 그럴까,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경제도, 심지어는 요즘 나온 책 제목처럼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라고 할 정도다.

공정의 허상, 정의로운 사회를 이야기하면 몽상가, 이제는 땅만 보고 다니자. 그러면 떨어진 100원짜리 동전이라도 주울 수 있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걷다가는 엎어져 코가 깨지는 수가 있다. 발밑을 먼저 보자는 말이다. 내처지와 현실 파악을 통해서 미래를 비전을 내와야 하지 않는가, 뭐 정치인들이 해대는 소리마냥, 허실한 공약(개소리)은 남발하지 말자.

 

베이버부머세대의 우리 사회 걱정론은 아마도 국민보통평균수준의 우려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 사회는 이렇다. ~라때라는 말은 필요 없다. 숨 가쁘게 변화하는 그리고 변해 온 대한민국, 여전히 우리는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또 살아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변하는 사회를 위해 세상 경험을 해온 시니어들이 걱정을 하나씩 둘씩 보태기도 하고 또 풀어내기도 하는데 나서야 한다. 그게 지금 이 시대 베이비부머가 해야 할 일이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뒤로’가 아니라 ‘앞으로’ 한 발짝 내디뎌 다양한 세대에게 다가서자는 말이 아닐는지….

여느 시론과는 결이 조금은 다르지만, 삶 속에 넘쳐나는 경륜과 따듯한 눈으로 미래를 본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