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세계 -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
안희경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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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세계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

 

재미 언론인 안희경이 7명의 지성을 만나, 인류의 재난인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재난 경험 속에서 미래 인류 문명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이들에게 묻고, 그들의 답을 각 장에 담아낸 것이 이 책<내일의 세계>이다.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벼랑 끝인지, 이미 추락하고 있는지, 또 추락했는지, 정치, 경제, 사회, 환경 그리고 삶의 결을 이루는 문화 의제를 다룬다.

 

 

코로나 재난은 우리에게 '대비'의 교훈을 안겼다.

 

1장에서는 재러드 다이아몬드를 만났다. 그에게 지은이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우리가 배워야 할 게 뭔가를 물었다, 다이아몬드는 지구가 안전하지 않은데 인류가 안전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화두다. 지구의 안전은 누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 생각을 말한다. 몇 가지 우리 기억해 둘 말들이 있다. 코로나 재난의 가르침은 대비해라다. 유비무환, 역시 보편성 있는 사고다. 그다음으로 공동체의 협력과 개인의 진취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집단주의냐 개인주의냐의 논쟁보다는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 또 가장 시급한 위기를 찾는 사고에서 벗어나기, 이는 환경론 가운데 종말론적 환경론자들이 주장하듯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공포를 조장하는 것보다, 지구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휴면 환경론적 입장), 우리 삶과 자연, 공존 모색을 위한 고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회가 이뤄야 할 안전지대 공존과 순환의 도넛경제학 모델

 

2장에서는 기후 위기,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도모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은 무엇인지를, 케이트 레이워스에게 물었다. 그의 답은 경제 혁신의 실행은 기업이 아닌 국가의 역할이라고 명확하게 말한다. 그리고 지구와의 공존은 재생과 회복의 도넛 경제학(그가 주장하는 이론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사물의 명암이 있는 것 처럼 그렇게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람과 자연으로부터 이윤이 될 모든 것을 추출해 소비하고 쓰레기로 배출하는 경제구조를 재생과 회복으로 순환하는 도넛모양의 경제모델), 성장주의는 이제 그만, 언제까지 성장 타령인가, 그동안 사람이 먼저 죽겠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대목이다. 삶의 질을 우선하자 아울러 우리는 절대 혼자 살 수 없다. 공동체 연대를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디지털자본주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3장에서는 오늘날 자본주의 성격을 진단하며 불평등 문제를 완화할 전략에 대해서, 다니엘 코헨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디지털자본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화두로 삼는다. 최근 많이 쏟아져 나오는 플랫폼 자본주의(GAFA, 네이버, 알리바바, 카카오) 거기에 배달의민족이니 쿠팡까지도 이들의 경제판을 흔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까지도 뒤흔들고 있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이라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다. AI 기반의 플랫폼은 사생활까지 마구 침범한다. 이럴 때, 유비무환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디지털 혁신을 보는 눈을 가지고 말하는데, 개인정보 수집인가, 경제 권력 독점 전략인가, 고구마 줄기를 잡아 끌어당기면 고구마가 나오듯, 지금 정보 유출, 개인정보 중언부언해도 이는 플랫폼 기업의 먹을거리, 블루오션인 셈인데, 무슨 법 따위를 지키는가, 최종목적은 경제 권력 독점이란 점을 기억해두자.

 

 

그린 뉴딜의 정수는 지역화, 분산화, 지역경제살리기

 

4장 국가마다 그 이름을 달리하여 진행하는 '그린 뉴딜' 정책이 제 길로 가고 있는지를,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시대를 잠식하는 성장 서사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고민했다. 기후 문제의 근원은?, 그린 뉴딜은 지역화, 분산화에 있다. 세금과 보조금, 그리고 규제가 지역경제 발전의 핵심이다. 맞는 말이다. 지역경제 공동화에서 이제는 인구까지 한국의 지방을 보라, 자연 소멸지역이 몇 개나 되는지, 50년 전만 하더라도 군 단위 인구가 30만을 헤아리던 것이 지금은 4만의 벽도 넘지 못하고, 세수가 없으니, 가난한 지자체 살림이 되는 악순환, 당장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지방소멸이다. 해답은 자생력과 위기 극복 능력을 갖춘 지역경제 생태계에 있다는 그의 주장이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보는 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엘리트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

 

5장에서는 불평등 세습 프레임의 기제인 능력주의 구조를 살펴본다. 대니얼 마코비츠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자신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설계하는 엘리트들' 온 지구상 나라에서 이거 하나만큼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고의 진리인 듯 여겨질 정도이니 말이다. 능력주의는 기본적으로 경쟁 구도다. 죽을 때까지 달리게 한다. 그러다 보니 완전한 통제 아래 놓이게 되는 것은 신판 제국주의 노예 '노동자'다. 시원스럽게 말한다. <엘리트 세습> 책에서 말한 것들에 대한 보강이랄까, 금수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는 한겨레신문의 기사를 찾아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1대99의 싸움이라고, 코로나 정국 속에서도 우리 사회 20%가 저소득층의 15배, 20배를 가지고 있다고…. 재난은 본디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혹한 것이고, 있는 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란 말이 이토록 실감 나게 다가온 적이 있던가? 

 

 

포스트모던, 포스트 콜로니얼, 포스트 휴먼을 제대로 거쳐야 

 

6장에서는 박탈감, 원망이 차오르는 이 시대의 감정을 읽고자 조한혜정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은 서구의 잣대로 한국 사회를 진단하는 일 따위는 이제 접어야 할 때라고…. 인류발전의 과정이 남성 중심의 그것이었다고, 상대를 무너뜨리고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사고를 극복하는 게 지금의 과제다. 즉, 어떻게 함께 공존할 것인가로 사고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포스트휴먼의 사고가 필요하다. 

 

 

지구는 구할 수 없다. 단지 사랑할 수 있을 뿐

 

그리고 마지막 7장에서 그렇다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거리를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이 안내역으로 사티시 쿠마르는 '사랑'을 들었다. 나를 사랑하고 곁에 있는 이들을 사랑하며, 지구를 사랑하는 매뉴얼을 전한다. 지구를 구할 수는 없다. 단지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참으로 대단한 표현이다. 

 

지은이는 이 인터뷰 작업을 시작할 때, 세상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를 마치면서, '다만 기본 순위는 있다.', 즉 세상에 우선순위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독자들에게도 당신의 생각을 흔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지은의 말 또한 명언이다. 세상에 큰일, 작은 일이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가?, 일의 선급이 어떻게 또 누구를 기준으로 정해지느냐고 묻는 다이아몬드, 당신은 그 결정에서 소외됐는가? 참여했는가?, 한 사회 엘리트는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가, 플라톤의 국가론처럼 철인은 시민을 위해서, 만인을 위해서 봉사해야 한다고, 인간의 본성을 모르고 한 소리는 아니다. 현대사회, 물질 만능, 철학자들이 경계했던 그런 일들이 당연한 질서가 돼가고, 아니 이미 됐다. 이를 일깨우는 대니얼 마코비츠 등, 

 

이 책의 내용이 던지는 화두는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너무 당연하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왜 이런 보편적인 이야기의 실천이 어려운가가 문제일 뿐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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