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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평점 :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의 단편소설집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에는 제목 글 외에 ‘목격자는 없었다.’ ‘고마워, 할머니’ ‘언니처럼’ ‘그림 속의 남자’ 이렇게 5편이 실려있다. 용서는 바리지 않습니다와 목격자는 없었다 2편의 느낌을 적는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18년 전, 외할머니는 시아버지인 주인공 류이치의 증조할아버지를 식칼로 찔러 죽였다. 그리고 재판에서 담담하고도 당당하게 할머니 자신이 시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어차피 폐암으로 몇 개월도 살지 못할 늙은이를 왜 죽여, 시아버지가 고통 속에서 해방해달라고 부탁한 청부살인이 아닐까, 그러나 할머니는 류이치가 중학생이 되기 전에 성룡의 취권을 흉내를 내다가 TV를 부숴버린 뒤, 새로 TV를 사지 않았다.
할머니는 이미 이 때 폐암을 앓고 있었다. 죽어서도 외지인으로 시아버지를 죽였기에 본가(히사미) 가족묘에는 들어갈 수 없음을 알고, 아니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죽어서라도 해방을 맞이하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할머니는 교도소 안에서 죽고, 유골은 가족묘를 모시던 사당에 묻히지마자, 마을 사람들에 의해 파헤쳐졌다. 17년이 지나서 류이치는 연인 미즈에와 할머니를 절에 모시려고 유골함을 가지고 어머니의 고향으로 향했다.
미즈에는 류이치와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는데 류이치는 망설인다. 살인자의 손자라서, 증조할아버지는 치매다. 이전에 논에 물을 대는 수리관리감독일을 했는데, 간혹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논에 물을 대서, 큰일 내기도 했다. 치매의 시아버지를 관리 못한 책임을 물어 할머니를 무라하치부(집단 따돌림)했다. 살인이 일어난 날도 증조할아버지는 수문을 열어 마을대표의 집안의 논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때마침 다른 마을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할머니는 그 집안 사람이 화를 내며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시아버지를 칼로 찔러죽인 것이다. 증조할아버지는 제정신이 상태에서 그 집안 논으로 물을 흘려 보냈던 것이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질기고 질긴 연을 끊는 선언이다. 내 손으로 시아버지를 죽였으니, 살인죄로 처벌해달라고, 죽어서도 그 집안 묘로 들어가기 싫다고, 영원히 해방되고 싶다고..., 용서하지 마세요. 나는 죽어서까지도 히사미 집안에 얽히는 건 싫습니다. 아니, 이 마을을 떠나고 싶다고, 마을사람들은 할머니를 집단으로 따돌림을 했다. 다른 곳으로 떠나라는 협박이다. 철저하게 그림자 취급을 한다. 마을 공동쓰레기 집하장에 쓰레기를 내놓아도 할머니네 쓰레기는 수거해가지 않는다. 마을 안 가게에서는 물건도 팔지 않는다. 철저하게 따돌림을 하는 곳, 음습한 집단적 괴롭힘 속에 할머니방식대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누구라도 죽여야만 했다.
미즈에는 아주 간단하게 할머니의 살인죄 고백을 해석해 낸다. 다른 곳에 뿌려주자고, 편한 곳에 훨훨날아갈 수 있도록...
<목격자는 없었다>
주인공 가쓰라기 슈야, 샐러리맨이다. 영업실적 때문에 자그마한 실수를 한다. 탁자 1개 주문을 11개로 잘못 발주한 것이다. 이게 들통나면 회사 안에서 받을 눈총과 질책이 싫어 혼자 해결하기로 한다. 1개를 주문한 곳에 가져다 주고 10개를 집에다 가져놓는다. 공장에 가서 11개를 받아 주문한 곳에 1개를 내려주고 움직이려는 순간, 눈 앞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려오던 흰색 승용차가 미니 밴을 들이 받았고 미니 밴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었다. 서둘러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가, 탁자13개를 내려놓고 집에서 쉬는 데, 이날 사이와이정 맨션에 불이 나서 사상자 발생, 누군가 맨션에서 가쓰라기 슈야를 봤다고 경찰에 신고, 미니 밴 운전자의 부인은 슈야를 찾아와 목격한 사실을 이야기해달라고 하고, 경찰은 맨션의 화재는 방화였는데, 그것에 있지 않았음을 증명할 알리바이가 있냐고 묻는데...
슈야는 탁자 주문일처리를 잘못해서 수습하느라고 직접 배달에 나섰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알리바이도, 교통사고 목격자로서 증언을 하면 모든 게 해결될 터이지만, 과연 누가 나를 맨션에서 봤다고 신고했을까?, 이로 인해서 이익을 얻는 자는 누구일까? “당신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증언하는군요”라는 미니밴 운전자 아내의 말이 뇌리를 맴돈다.
미니 밴 운전자 스미다 요헤이는 누구지, 아내가 슈야에게 말하는 남편의 징크스,
집을 나설 때는 왼발부터 내디딘다. 같이 있는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손으로 자기 얼굴을 쓰다듬는다. 전철의 홀수 칸에는 타지 않는다. 검은 고양이를 보면 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나와야 한다. 전부 남편이 충실하게 지켰던 징크스예요. 그 중에 빨간 불일 때는 멈춰야 한다는 징크스도 있어요. 남편에게 빨간 불일 때 멈추는 건 단순한 교통법규가 아니라 절대 어길 수 없는 징크스였다고요라는 말은 남긴 그의 아내가 슈야를 목격했다고 허위 신고를 한 걸까?
이 소설 속 슈아, 대체로 시류에 영합하려한다. 작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재정적 손해도 감수할 정도다. 그에게 교통사고의 진실 따위는 안중에 없다. 내 안위와 관련된 일이 아니기에, 이번에는 외통수에 걸린 듯하다. 남편의 징크스를 믿는 아내의 교통사고 진실발견의 노력앞에...슈야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아마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까, 어차피 그는 시류와 영합하는 게 더 편하니까. 정의와는 전혀 관계 없이...

두 편의 소설을 주는 느낌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원문 용서받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일본 공동체 사회, 물론 우리도 과거에는 마을공동체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탈을 내면 조리돌림, 멍석말이, 덕석말이라는 동네법이 존재했다. 공동체 질서가 훼손되면 규율이 깨지고, 무질서해지면, 마을 대표나 권세가들이 불안해진다. 아울러, 너와 나(일본 밖=소토, 안=우치) 문화, 결혼해서 호적에 오르더라도 여성들은 외부인이다. 부부별성제를 쓴 우리 사회는 성으로 구분한다. 여성을 존중한다는 그런 의미를 보이지 않는듯하다.
마을의 문제아(무라하치부), 우리는 팔푼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른바 배제는 그림자 취급을 한다. 죽거나 재난 상황에서만 그림자를 인정한다. 이 판을 벗어나기 위한 할머니의 몸부림
<목격자는 없습니다> 누구도 목격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서 내가 피곤해질 수 있기에 얽히려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한 방의 날림? 이 이 작품이 아닌가 싶다. 미스터리라는 표현보다는 블랙 코미디 같은 느낌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