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정치학
케이트 오닐 지음, 명선혜 옮김, 정철 감수 / 북스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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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

 

이 물음에서 시작되는 폐기물에 관한 담론이다. 네이버 사전에 실린 폐기물은 못 쓰게 되어 버리는 물건으로 핵폐기물, 일반폐기물, 산업폐기물, 고체폐기물 등을 싣고 있다. 폐기물은 버리는 물건, 즉 그 쓰임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에 폐기물 없이 살 수 있는가? 결론의 당연히 없다 이다. 폐기물이 왜 사회문제, 국가 차원을 넘어 세계적인 화두가 됐을까, 지구적 차원에서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수인한도 즉, 한도가 차고 이제는 넘쳐난다는 이야기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폐기물의 정의를 내릴 수 있는가? 이는 매우 어렵고도 복잡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쓰레기의 정치학"의 영역의 바탕을 이루기 때문이다. 폐기물은 보편적 특징만으로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위에 적은 것처럼 핵+폐기물 등으로밖에 표시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싶다. 또한 내재한 위험과 그 규모를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세계 각 나라에서는 규제 목적의 폐기물 정의를 두고도 논쟁한다. 국가를 넘나드는 폐기물의 이동(중국의 예를 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는 각국으로부터 폐비닐, PVC 등을 수입, 재활용하여 재생원료를 생산했는데, 2010년부터 폐기물 수입금지를 내렸다. 한국의 수도관 등을 제외하고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PVC 등은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수거, 파쇄 등의 가공한 재생원료를 수입하여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규제, 분쟁이 일어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따위의 문제가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어떻게 필요한가? 이런 문제의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책은 폐기물을 버려진 쓰레기, 즉 물품적 차원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폐기물과 재활용 경제에 초점을 맞춰, 폐기물 생산, 시장거래가 가능한 자원 전환가치 즉 경제성 있는 폐기물, 국제적으로 흘러 다니는 마치 폭탄 돌리기(우리나라의 필리핀 쓰레기 수출, 되돌아 제주도의 쓰레기, 컨테이너를 빌려 남의 땅에 놓아두기 등, 폐기물 관련 국내외 분쟁 등을 상기하라) 끝에 최종 폐기되는 폐기물의 실체에 접근,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데 이를 6장으로 나눠서 1장에서는 폐기물과 국제정치경제라는 큰 틀을, 2장에서는 폐기물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기, 그리고 3장에서는 폐기물 작업, 4장 전자 폐기물, 5장 음식물 쓰레기, 6장 플라스틱 스크랩 순이다.

 

폐기물 경제의 탄생과 배경

 

자원개척지로서 부상한 폐기물, 이 과정에서 규모나 범위가 모두 확장된 위험성, 세계적인 네트워크 통해 거래되는 자원이자 위험과 불평등이 따르는 폐기물 관리 등이 과제다.

 

폐기물은 인류가 삶을 유지하는 동안 끊임없이 생겨나는 것이다. 편의성, 경제성 등이 더해져 쉽게 만들고 쓰고 버리는 행위가 일정 한계 또는 임계에 다다르면, 환경 등에 영향을 미쳐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삶은 불편하게 된다(생물과 자원의 악순환-먹이사슬의 정점인 인간은 하위체계의 가축, 채소 등 먹을거리, 화학적 환경에 노출되어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되는 것들), 여기서 발상의 전환,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 안에 들어 있는 가치(전자 폐기물, 도시광산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안에 사용된 희귀금속 등)의 발견, 활용, 또 폐기물 경제는 이미 세계화됐다.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수천만 명이 폐기물 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자원개척지인 폐기물

 

특정 분포지역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어디나 사람이 사는 곳에 폐기물이 존재하고, 폐기물을 모아 묻는 매립지, 여기서 처리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 다른 광물처럼 제련하거나 정제될 수 있다. 예로써 전 세계 전자 폐기물 저수지(매립 혹은 집적)에 갇힌 가치를 값으로 환산하면 550억 유로(약 73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폐기물 개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확실하게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볼 수 없다. 폐기물과 스크랩을 수거 판매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사회적 신분 상승의 기회로 활용되기도 하는 등 폐기물 개발 관련에 참여하는 방법, 즉 접근 방법에 따라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폐기물 수거와 처리보다는 대규모 재활용업과 에너지 발전을 하는 곳, 도시나 마을의 퇴비용 수거 시설과 수리점은 지역사회에 이익을 제공, 필수적인 서비스 수행 등 폐기물의 예방 개념을 통해 이익을 보고 있기도 하다.

 

쓰레기의 정치학

 

한국의 쓰레기 산업, 1970년대 난지도 쓰레기 매입장으로 뿌연 먼지를 내뿜으며, 밀려 들어오던 쓰레기 차량, 수십 년이 지나, 이제 난지도 대신에 인천 매립지관리공사가 들어서 수도권의 쓰레기를 묻어대고, CNN에 보도까지 됐던 경북의 산업폐기물과 플라스틱 등으로 뒤 덮인 쓰레기 산, 필리핀의 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여 한글로 "한국 쓰레기는 한국으로 가져가라"라는 쓴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등 국제적인 망신 사례들.

 

폐기물 경제의 노동자들 이들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대개, 후진국형의 도시광산에서 보호장비 없이 손과 간단한 공구로 낡은 전자제품을 해체, 분해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수은, 다이옥신을 비롯한 독성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만다. 이들은 질병 이른바 쓰레기에서 유래된 병은 개인의 책임이 되고 만다.

 

폐기물 없는 세상 만들기 시도-순환 경제

 

EU의 순환 경제전략은 플라스틱 사용을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제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최소화를 강조한다. 중국 역시 순환 경제정책을 개발했다. 이런 시도라도 하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 폐기물 개발이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어느 곳에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질병에 노출되기도 한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결국에는 사람을 병들게 하는 순환구조를 갖게 된다면 모순이 아닌가, 이 책은 쓰레기에 대한 폐기물에 대한 새로운 이해 즉,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서 일어난 폐해들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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