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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 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9월
평점 :
코로나 시대가 명절 풍경도 바꾸고 있다.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집에 머무르는 것이 권고되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 해야 하는 대상이 없어지면 사람들은 그 시간에 뭘 할 것인가. 그에 관한 신문기사가 있어서 읽어본 적이 있다. 대답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었다. 인문 고전책 5권을 읽을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평상시에는 유명한 베스트셀러나 자기계발서 위주로 책을 읽으니 이번 참에 평상시에는 읽기 힘든 고전을 독파하겠다는 것이다. 그쯤에서 궁금해지는 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평상시 책을 자주 읽는 나이지만 나 역시도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우리 집에는 전면책장이 하나 있는데 어떤 책을 남겨둬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는 한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책을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도 고민하게 된다. 책 양은 많아지는데 내가 사는 공간을 모두 책으로만 쌓아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연히 어떤 책을 가치있게 보고 남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할 때 결국은 고전을 남기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고전은 때에 따라 읽는 맛이 다르다고 한다. 한 번 읽고 끝이 아니라 나중에 또 읽으면 다른 교훈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하다보니 이 책(<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이 당연히 유용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는 다양한 책들이 소개돼 있다.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책의 히말라야에서 적어도 7000미터급의 낮은 봉우리에 해당하는 책'이라고 한다. 얇은 고전들부터 시작해야 두꺼운 고전 전문가가 될 수 있으니 얇은 책부터 시작하자는 이야기도 저자는 덧붙이고 있다. 그렇다. 일단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고전부터 보는 게 맞다. 게임을 할 때도 초급 다음에 중급, 고급 단계로 가는 것처럼 고전도 쉬운 것, 얇은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는 팁을 얻게 됐다.
더불어 이 책은 5가지 파트를 나눠 상황에 맞는 책을 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1.어린이의 눈으로 오늘 살아갈 힘을 발견하다, 2.사랑에 빠진다면 이렇게, 3.어떻게 스스로 도울 것인가, 4.철학에서 삶을 살아갈 지혜를 찾다, 5.일상을 단단하게 만드는 삶의 기술'이 그것이다. 각 파트에 있는 책들을 보면 읽어본 책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을 것이다. 읽어본 책들은 다시금 보며 저자가 쓴 해설에 가까운 글들을 곱씹어 생각을 확장시켜보면 좋고, 안 읽어본 책이라면 예고편이라 생각하고 봐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은 읽었을 뿐인데 인생의 방향을 바꿔준다는 이야기에 공감한다. 시간이 많아서 책을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이번 연휴에 평상시에는 읽기 어려운 고전, 그 중에서도 내 단계에 맞는 책을 잘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의 방향이 바뀐다는데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