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살다보면 마음을 수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굴곡이 없는 인생은 없기에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며 살게 되는데 그때 사람마다 그 일을 겪어내는 양상이 많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똑같은 일도 지혜롭게 잘 풀어내는데 지혜가 없으면 후회하는 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런 지혜는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고전에 그런 지혜의 힘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명심보감은 예로부터 서당 교육의 기본 교재로도 쓰였고 시공을 초월해 오늘 날에도 자기 수양서로 읽히고 있는 책이다. 생을 이어가는데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도리들을 두루 다루고 있으니 읽어보며 자신의 경험들을 떠올려보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 성찰해볼 수 있다.
어떤 책을 읽는다고 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떠올려보며 성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거울 삼아 보면 나의 이야기들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몇 가지가 떠오른다. 나무를 심는 노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열매를 맺으려면 70년은 지나야 하는데 왜 열매를 먹지도 못할텐데 나무를 심느냐는 사내의 질문으로 대화가 이어지는 내용이다. 알고보니 노인은 태어났을 때 과일이 달린 나무가 있었고 그 나무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심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도 할아버지들처럼 손자들을 위해 나무를 심고 있는 것이라 대답한다. 단순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깊은 울림이 있는 내용이었고 이익으로만 세상을 보면 이해하지 못하지만 먼 미래를 보고 행동하면 속깊은 이야기들이 많이 숨겨져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음치 올빼미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올빼미의 울음소리를 숲속 동물들이 싫어해 올빼미는 늘 혼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산을 떠나려하자 산비둘기가 다른 곳으로 가도 울음소리를 싫어할 수 있으니 여기 살며 울음소리를 바꾸려고 노력해보라는 말을 한다. 그 이후 올빼미는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자신의 울음소리를 가다듬었다고 한다. 사실 어떤 안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타인을 바꾸는 것보다 자신을 바꾸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돌아볼 만한 이야기였고 이런 태도로 산다면 어느 곳에서든지 불만보다는 감사하는 쪽으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세상 일이 바쁘다 보니 사색에 잠길만한 시간을 따로 내기가 어렵다. 이렇게 어떤 스토리 있는 짧은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그리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사색에 금방 잠겨 깊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갖는다면 지혜의 깊이가 깊어질 것이고 누군가와 또 그 이야기를 나눈다면 생각은 더 확장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유익한 시간이었고 지혜의 고전들을 자주 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시간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