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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필로우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모든 것들이 ‘생산성’과 연결된 시대에 살고 있다. 단 1분 1초도 가만히 있을 용기가 없다. 말 그대로 ‘용기’이다. 과학기술이 발전되기 훨씬 전에 살던 사람들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일상생활을 향유했을 것이다. 겉으로 볼 때는 해가 지면 자야하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생활이 수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서의 삶을 진짜 점유한다고도 할 수 있으니 어떤 면에서는 능동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많은 ‘선택의 자유’가 허락되고 있다. 물건이 넘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게 했고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많은 것들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과거 사람들에 비해 얼마나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점유하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뭔가 이대로는 문제가 있지 않은가’ 정도에서 문제의식이 있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장자의 비유가 이 책에 등장하는데, 모든 것들을 생산성과 연관해서 평가하는 세태를 돌아보게 됐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조금의 잉여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됐다. 그런데 그런 잉여나 여유 속에서 진정한 가치들이 파생되기도 한다.
가족이 식탁에 모여서 각자의 폰을 들여다보며 대화를 하나도 하지 않아도 식사 시간이 지나는 풍경이 일상화되고 있다. 같이 있지만 같이 있음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에 대한 문제의식도 희미해지고 있다. 이 책은 그 지점을 잘 포착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와 공원을 거닐며 산책할 때만은 폰에서 자유로워진다. 반대로 말하면 그 시간 이외에는 핸드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음을 자각하게 됐다.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생각해보는 것-관심경제에서 벗어나 실제 세계의 시공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되고 있는지 깨닫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