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산다는 것 - 중국교육TV <명가논단>의 명품 강연「고전 인생수업」
자오스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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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인문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 6강

 

아직 인생의 전반전을 뛰고 있는 나이지만 인생의 크고 작은 굴곡들을 겪으며 느끼는 것은 ‘인생사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성인이 되고 나이가 차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사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임을 매순간 느끼게 된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세 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사랑도 하는 등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욕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나 사람다움을 양념으로 첨가하며 살려면 반드시 부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것이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평균적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그 평균만 돼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텐데.

 

이 책에는 유가, 도가, 선가, 묵가, 법가, 병가의 입장에서 인생사 사람답게 사는 방법이 뭔지 음미하게 하는 주제들이 나와 있다. 여러 좋은 말들이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요리해본다. 가깝게는 부모로부터 시작해 주변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모르는 타인들부터 정치적 시각에서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이들과 관계 맺으며 살 때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유가에서는 효사상을 중시한다. 효심이 없다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반포보은이라는 말이 있다. 까마귀는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어렸을 적에는 어미가 자신에게 먹이를 줘 키워줬으니 이로써 은혜를 갚는 것이다. 까마귀도 은혜 갚음을 아는데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알고 효도해야 한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삼년상을 치렀다. 자신의 생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삼년 정도는 부모가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면 부모를 삼 년도 돌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내용이 나왔다. 부모님께 받은 만큼만 돌려주려고 해도 효자, 효녀가 차고도 넘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효는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인 것이다.

 

눈을 주변 사람들로 돌려보자. 법가에서 한비자는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라고 판단했다. 때때로 상대방에게 온갖 달콤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것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에게 이익을 준다고 생각하고 대하면 소원했던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요즘 사람들인데 진정 사람답게 살려면 이타적인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자는 어떠한가. 시선은 아래로 행동은 위로 하라고 했다.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줘야 한다는 것. 아무리 부자들이 고차원적인 문화를 외쳐대도 기본적인 것들이 채워지지 못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공존한다면 그 문화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사람답게 살려면 주변을 돌아보는 지혜도 가져야 함을 깨닫게 됐다.

 

노자에게서는 자연스러운 것이 사람답게 사는 최고의 방법임을 배우게 됐다. 인위적인 것은 좋지 않다. 정치에서도 작은 생선을 굽듯 나라를 다스리라는 명언을 듣게 됐다. 생선을 구울 때 자꾸 뒤집으면 생선살이 다 부서진다. 인위적인 것을 거부하고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있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는 것. 인생을 살다보니 내 맘대로 되는 게 많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일이든 순리에 따르고 결과를 억지로 바꾸지 않으려고 하면 마음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도 편하게 된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나를 내세우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순리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기본이라도 제대로 하고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다시금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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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관혼상제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15
정인수 지음, 윤유리 그림 / 풀빛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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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관혼상제 이야기] 인생의 마디를 시간에 남기다

 

나무는 자라며 나이테를 남긴다. 식물의 줄기도 자세히 보면 마디를 형성하며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인생의 마디를 시간에 남긴다. 그것들이 바로 관혼상제 의식이다. 성인이 됐다고 기념하는 관례, 평생의 인연을 만드는 혼례, 하늘나라로 사람을 떠나 보내는 상례,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는 제례까지 우리는 인생을 살며 중요한 마디들을 기념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관혼상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다보니 관혼상제를 모두 겪어 봤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 나라의 풍습이 전부인양 생각하지 않고 지구촌 다른 나라들이 어떤 관혼상제 문화를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피부색도 다르고 쓰는 언어도 다르며 여러 가지로 문화가 다르지만 주어진 인생 시계에 따라 나이 들고 늙어가며 풍습을 겪는 것은 똑같기에 같은 듯 다른 듯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관례 부분에서 과거 우리 나라는 어른이 됐다고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풍습이 있었다. 들돌을 들면 어른으로 인정해주기도 했다. 반면 인상 깊었던 나라는 바누아투. 번지점프를 시키는데 안전장치가 허술했다. 들돌만 들면 어른으로 인정해줬던 우리나라가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어찌 보면 무모한 관례의식이었다. 현대로 오며 더 이상 들돌을 들지 않아도 일정 나이가 되면 성인으로 인정해주게 됐는데 요즘의 ‘성년의 날’은 ‘해방’ 이외에 어떤 의미를 두는지 잘 모르겠다. 여러 나라 풍습을 보니 어른이 된다는 것이 자유 못지 않게 책임의식을 가지란 의미를 주는 것 같은데 관례 의식이 주는 무거운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혼례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제일 재미있었다. 지참금을 가지고 베트남과 인도는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베트남은 남자가 여자 쪽에 지참금을 준다. 반대로 인도는 여자가 거액의 지참금을 남자 집에 준다. 한 쪽이 다른 쪽에 지참금을 준다는 것도 어색한 일인데 성별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니 참으로 신기하고 재밌었다. 내가 만약 인도에서 태어났다면 돈을 잘 벌어도 남자 집에 지참금을 줘야한다는 것인데 좀 억울할 것 같다. 터키에서는 결혼식이 파티처럼 열린다. 7단 케이크가 등장하고 춤을 추는 등 파티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는 것. 한국 결혼식도 많이 간소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 터키처럼 형식보다 실용적인 식을 올리는 것이 결혼 의미에도 더 맞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

 

상례, 제례에 있어서도 한국과 다른 풍습을 가진 나라들이 많았다. 특히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할지 묘지에 묻을지 나라마다 달랐다.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 묘지금지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반면 유태인들은 웬만해서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 실정에 따라 죽은 이의 사후처리도 달라지는 것. 인도에서는 갠지스 강가에 가서 망자를 화장시키고 베트남에서는 평생 벌어 장례를 치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을 많이 들여 장례를 치른다. 사람의 죽음에 대해 가지는 경건함의 의미는 같지만 어떤 형식으로 장례를 치를지는 나라 사정마다 달랐다. 일본은 고위관료들의 신사참배로 욕을 먹을 때가 많은데 일본인들에게 신사는 자신들의 직계 가족의 제사보다 더 자주 행사를 치르는 곳이었다. 일본에는 신들이 많은데 신들을 모셔놓은 곳이 신사다. 신사에 가서 소원을 비는 경우가 많다는데 야스쿠니 신사의 경우 전범들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들에게 전범은 자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사람들로 생각돼 신으로 모시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전범을 신격화해 모신다는 것이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형식이냐 실용성이냐. 관혼상제 이야기를 읽으며 두 부분 중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의식의 결과물이 달라짐을 알게 됐다. 결과물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의식을 치르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각 나라들이 마치 짠 것처럼 관혼상제라는 틀을 만들고 의식을 치른다는 자체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대통령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비슷한 틀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분명 인간사는 비슷한 점들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이로써 지구촌은 관혼상제를 매개로 둥글둥글 통한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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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 - 삼성 최고의 중국통이 말하는 대륙을 움직이는 5가지 힘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 1
류재윤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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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 중국식 체면 문화의 실체

 

중국으로 여행을 가기 전에 중국어 공부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중국어 선생님이 자주 했던 말씀 중 하나, 바로 ‘중국인들은 체면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체면을 중시하기에 속마음을 웬만해서는 말하지 않고 매사 과장해 말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 이 책에도 중국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체면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이 나왔다. 체면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중국식 배려’를 의미하기도 하고 다르게 보면 ‘중국식 이기주의’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상사가 놀림감이 될 수 있는 녹색모자를 쓰고 다녀도 중국 직원이 말해주지 않아 망신을 당했다는 일화는 중국인들의 체면문화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사실 중국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중국 전문가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땅덩어리도 넓고 인구도 많아서 그들의 ‘평균’을 예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와 ‘그들’로 나눠지는 중국인들의 사회에서 몇 십년간 일하며 중국인들을 지켜본 저자의 말을 참고한다면 이 평균적인 앎이 진실을 아는데 분명 도움은 될 것이다. 특히 ‘꽌시’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는데 중국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꽌시’의 실체에 대해 다르게 판단할 수 있기에 저자는 더욱 조심스럽게 말하는 듯 보였다. 꽌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데 우리나라 말로는 연줄, 인맥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중국에서는 자신이 아는 이와 모르는 이로 사람들을 분류하는데 ‘친구’가 되면 ‘우리’에 포함돼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꽌시’, 즉 인맥을 형성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한국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중국인과 한국인의 사고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의 꽌시는 서로의 체면을 중시하며 추구하는 실리다. 즉 작은 부탁이라도 상대가 들어주면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해야 하는 것. 그러나 한국인의 꽌시는 잘 아는 인맥이라면 작은 부탁은 그냥 들어주는 사이로 치부된다. 같은 부탁이라도 중국에서는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의 체면을 살려줘야 한다. 절대 친구를 곤경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친구에게서 알고 싶은 고급 정보가 있다면 직접 부탁해서는 절대로 안 되고 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컴퓨터 화면으로 보게 해주는 등 피할 구멍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이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또 대화할 때 상대방이 기분 나쁠 것 같은 얘기는 절대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 것이 중국 사람들이다. 잘못한 일이 있어도 절대 사과하지도 않는다. 모두 체면을 중시하기에 서로 통용되는 문화다. 그러니 중국인들과 일할 때는 결과만 듣지 말고 과정을 복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중국어를 조금 해도 중국인들은 ‘당신 중국어 정말 잘하네요!’하고 칭찬할지 모른다. 성조부터 제대로 하라는 둥 진실을 얘기해봤자 상대의 체면만 구기기 때문이다. 말의 결과만 듣고 보면 우쭐할 수 있지만 과정을 보면 왜곡된 진실이다. 한국인도 서양 사람들에 비해 많이 복잡하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인들에 비할 것은 못 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우공이산’이라는 성어를 좋아한다. 우직하게 노력하면 산도 옮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인데 저자는 중국인들의 삶을 이 성어에 비유했다.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사람들 같다’는 표현이 특히 인상 깊었다. 중국인들은 시간을 길게 보고 뭐든지 여유를 가지고 노력한다는 말인데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나름 교훈이 되는 이야기였다. 장구한 역사와 거대한 스케일의 땅, 수많은 사람들을 품고 있는 중국을 책 한권으로 다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중국에 대해 알 만큼 알고 겪어볼 만큼 겪어본 전문가인 저자가 ‘나는 아직도 중국을 잘 모른다’고 고백하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겸손은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저자의 겸손 덕분에 중국식 체면의 양면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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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권위 - 늦기 전에 반드시 되찾아야 할
요세프 크라우스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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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권위] ‘좋은 파트너’ 대신 ‘좋은 어른모델’이 되자

 

‘헬리콥터 맘’이라는 신조어를 아는가. 자녀들이 성장해도 헬리콥터처럼 아이들 주변을 맴돌며 참견하는 엄마들을 일컫는다. 한 가정에서 잘해야 1~2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기는 것이 요즘 추세이니 자식이 더욱 특별하게 여겨질 법도 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녀에게 맞춰주고 자녀가 성장해서까지 과잉보호한다면 부모의 권위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 노력도 없이 물질적, 정신적인 지지를 받는데 자녀 스스로 쟁취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겠는가.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주면서도 부모로서의 권위는 세우지 못하니 정말 비효율적인 교육방식이다.

 

한국에선 과거에 5명에서 10명까지 자녀를 많이 낳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오히려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는 구호가 유행이던 시절로 가난한데 자식들이 많으면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여겼던 시절이기도 했다. 역설적이게도 자식을 많이 낳아 키웠던 그 시절에 자녀들이 더 잘 알아서 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 요즘 한명, 두명 자식을 낳아 키우는 부모들을 보면 자녀 숫자는 적지만 들이는 노력은 몇 곱절도 더 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요즘은 자식 한 명 낳아 키우기가 힘들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아이들을 부족함 없이 특별하게만 키우려고 하니 아이들의 성장이 더뎌지는 것. 부모들은 대학 졸업 후 독립해야 할 아이들, 심지어 결혼 후 진짜 독립해야 할 아이들까지 껴안고 살아야 하는 고통을 맛보고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파트너가 돼야 할까, 아니면 좋은 어른모델이 돼야 할까. 당연히 후자다. 좋은 파트너는 좋은 교육을 할 수 없다. 좋은 어른모델이 돼 자식의 앞길을 밝혀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 아이들은 좋은 파트너보다는 좋은 어른모델과 같이 있을 때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고 부모의 말에 더 잘 귀 기울일 것이다. 또 부모의 권위를 찾으려면 사랑과 규칙을 병행해 써야 한다. 사랑은 기본이되 규칙을 정해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TV를 얼마나 볼지,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등의 경우 사사건건 아이에게 설명하고 교정해주려고 하다보면 아이는 자신이 고집을 부리면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시간낭비다. 어떤 부분에서는 부모의 양육방식에 단호한 원칙이 필요하고 그대로 실행하며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 책에는 권위적인 부모 대신 권위 있는 부모가 되라는 말이 나온다. 아이들에게 권위를 세워보겠다고 지나치게 강요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돌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권위적이지도 않으면서 권위를 세우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친밀함과 거리감을 동시에 두는 것은 어떨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아이이기에 친밀감과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거리감도 동시에 두는 것이다. 아이도 부모의 사랑에 고파봐야 사랑도 갈구할 줄 아는 법. 또 엄마, 아빠로서의 역할 분담을 하고 가정 내에서 아빠, 엄마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포지션을 분명히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가족 간의 벽이 허물어졌지만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어머니는 살림의 주축이자 가족들을 포용하는 분으로서 존경받을 사람들이란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서로 잘못을 비방하는 대신 부부가 서로를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연스레 아이들 앞에서도 엄마, 아빠로서 권위가 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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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메이저리그다
제이슨 켄달.리 저지 지음, 이창섭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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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메이저리그다] 야구 선수가 말해주는 ‘진짜 야구’

 

남편은 매일 야구를 즐겨본다. 그는 퇴근 하자마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손을 씻은 후 곧장 TV 앞으로 달려간다. 여러 채널을 한 화면에 띄워놓고 야구를 즐긴다. 자신이 응원하는 넥센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다. 다른 팀 경기도 보는 동시에 핸드폰으로 기사 검색까지 한다. 기사에 달린 댓글까지 확인하며 야구를 보는 진정한 야구광이다. 이 책의 저자도 야구광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부인에 의해 야구캠프에 참가하게 됐고 그 이후 선수들이 보는 야구의 특별함을 발견해 책을 썼다는 것. 이 책은 기자인 리 저지가 야구캠프에서 선수들의 야구 보는 방식을 알게 되며 기획됐다. 제이슨 겐달이라는 진짜 야구 선수의 도움을 받아 ‘선수가 말해주는 진짜 야구’를 기록한 것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나. 이 책을 통해 남편 어깨 너머로 보던 야구와는 차원이 다른 야구의 세계를 경험하게 됐다. 경기 전 연습 시간부터 스카우팅 리포트를 읽으며 상대 선수들을 분석하고 깃발을 통해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는지 그늘은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계산하는 선수들. 팬 사인은 또 어떠한가. 어린아이들이라면 기꺼이 시간을 내겠지만 자신들의 사인을 받아 되팔려는 목적으로 몇 번이고 찾아오는 팬들은 골라내 사양한다니 선수 시각에서 보는 야구의 세계는 신선했다.

 

이 책에는 크게 투수, 포수, 타자, 내야수, 외야수, 감독 등으로 챕터를 나눠 해당 포지션 별 세부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포수에 관한 내용. 제이슨 겐달이 포수를 해봐서인지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특히 선수간 사인에 관한 내용. 야구를 볼 때마다 포수와 투수 사이의 사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는데 어느 정도 알게 됐다. 포수가 손으로 숫자를 표시하고 투수가 그 의견에 변경을 원하면 상의나 하의를 치는 등으로 의견을 조정한다. 상의를 치면 더하기, 하의를 치면 빼기로 미리 정한 숫자에서 가감하며 공의 종류를 결정한다. 수비들이 포수의 사인을 보고 공이 어디로 갈지 예상해 수비한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된 정보다. 또 타자가 발 뒤꿈치를 어느 자리에 박는지 보고 어떤 공을 준비하는지 예상할 수 있다는 설명에서 야구선수들에게 야구장은 가히 전쟁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집중상태로 경기에 임해야 많은 것들이 보이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야구 경기장 위에서 경기하는 선수 한명 한명이 치밀한 전략 하에 선발된 선수들임을 알게 됐다. 특히 스타 플레이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선수들이란 말이 인상 깊었다. 어떤 위치, 어떤 상황에서 기용되더라도 자기 몫을 해내려면 항상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야구는 정신적인 스포츠이기도 해서 자기만의 미신을 만드는 선수들도 많다. 예를 들어 타격이 한창 잘 될 때는 연습 순서를 절대 바꾸지 않는 등. 심리전도 중요해서 오버 액션을 취하거나 타자가 타석을 벗어나기도 한다. 대부분이 야구를 보며 내가 놓친 부분들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내 남편도 야구캠프가 있다면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매일 의미 없이 야구 보는데 시간만 보내기 보다는 직접 야구를 몸으로 체험하는게 훨씬 흥미로운 일일텐데’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야구광인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이제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보는 스포츠’ 말고 ‘하는 스포츠’를 통해 스포츠의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저자를 통해 배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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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2015-11-1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자입니다~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신간 <빅데이터 베이스볼>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