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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 중국교육TV <명가논단>의 명품 강연「고전 인생수업」
자오스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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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답게 산다는 것] 인문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 6강
아직 인생의 전반전을 뛰고 있는 나이지만 인생의 크고 작은 굴곡들을 겪으며 느끼는 것은 ‘인생사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성인이 되고 나이가 차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사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임을 매순간 느끼게 된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세 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사랑도 하는 등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욕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나 사람다움을 양념으로 첨가하며 살려면 반드시 부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것이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평균적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그 평균만 돼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텐데.
이 책에는 유가, 도가, 선가, 묵가, 법가, 병가의 입장에서 인생사 사람답게 사는 방법이 뭔지 음미하게 하는 주제들이 나와 있다. 여러 좋은 말들이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요리해본다. 가깝게는 부모로부터 시작해 주변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모르는 타인들부터 정치적 시각에서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이들과 관계 맺으며 살 때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유가에서는 효사상을 중시한다. 효심이 없다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반포보은이라는 말이 있다. 까마귀는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어렸을 적에는 어미가 자신에게 먹이를 줘 키워줬으니 이로써 은혜를 갚는 것이다. 까마귀도 은혜 갚음을 아는데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알고 효도해야 한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삼년상을 치렀다. 자신의 생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삼년 정도는 부모가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면 부모를 삼 년도 돌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내용이 나왔다. 부모님께 받은 만큼만 돌려주려고 해도 효자, 효녀가 차고도 넘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효는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인 것이다.
눈을 주변 사람들로 돌려보자. 법가에서 한비자는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라고 판단했다. 때때로 상대방에게 온갖 달콤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것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에게 이익을 준다고 생각하고 대하면 소원했던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요즘 사람들인데 진정 사람답게 살려면 이타적인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자는 어떠한가. 시선은 아래로 행동은 위로 하라고 했다.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줘야 한다는 것. 아무리 부자들이 고차원적인 문화를 외쳐대도 기본적인 것들이 채워지지 못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공존한다면 그 문화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사람답게 살려면 주변을 돌아보는 지혜도 가져야 함을 깨닫게 됐다.
노자에게서는 자연스러운 것이 사람답게 사는 최고의 방법임을 배우게 됐다. 인위적인 것은 좋지 않다. 정치에서도 작은 생선을 굽듯 나라를 다스리라는 명언을 듣게 됐다. 생선을 구울 때 자꾸 뒤집으면 생선살이 다 부서진다. 인위적인 것을 거부하고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있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는 것. 인생을 살다보니 내 맘대로 되는 게 많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일이든 순리에 따르고 결과를 억지로 바꾸지 않으려고 하면 마음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도 편하게 된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나를 내세우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순리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기본이라도 제대로 하고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다시금 느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