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싱가포르, 클로이입니다 - 글로벌 앵커우먼의 Life Lesson
클로이 조 지음 / 마젠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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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이영돈 PD가 떠올랐다. KBS, 채널A, JTBC 등 다양한 방송국을 거치며 자신만의 브랜드네임을 세상에 알리고 있는 사람. 저자도 아리랑TV, 채널뉴스아시아, CNBC Asia 등 다양한 방송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인정받았으니 이영돈 PD와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에서는 이영돈 PD의 기행?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너무 자주 자신의 적을 바꾼다는 것에 철새 이미지를 입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한편에서는 그가 열심히 일하고 또 성과를 내니 가능한 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것. 그의 삶과 닮아있는 클로이의 인생 스토리를 보며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이 그들이 사는 방식이다”

 

클로이의 성공방식을 내 식대로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대체불가의 실력+겸손.’ 그녀는 매순간 대체불가의 실력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방송가는 수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하루가 다르게 모여드는 전쟁터와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자신의 브랜드네임을 내세워 장수하는 방송인이 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녀는 나태해질 수 있는 순간에 자신의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며 대체불가의 실력자가 됐다. 처음엔 아리랑TV에서 짧은 프로그램들을 하다가 뉴스앵커가 되고 그 다음엔 프로그램 제작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CNBC에서는 경제뉴스에도 발을 들여놓게 된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후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과거의 영광’은 새로운 분야에서는 과격하게 말해 쓸모없는 것이 된다. 현재 자신의 실력이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지 과거의 영광은 중요치 않다는 생각. 그동안 받았던 수많은 호의와 대우를 내려놓고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겸손해야 한다. 3분짜리 프로그램을 받아도, 자신이 이미 여러번 해봐서 익숙한 분야도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완성한다. 과거의 영광을 버리고 현재 일에 몰두해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 이것은 겸손한 자세가 아니면 보이기 어려운 태도다. 보통은 회사에서 2~3 사람의 일을 시키면 불평을 하게 마련인데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두세 사람분의 일을 하는 것은 내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력은 시간이 지난다고 거저 느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에게 쌓이는 것이 실력이다. 이것은 내가 이미 쌓은 것들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겸손한 사람들에게 따라붙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CNBC Asia에서 경제파트를 처음으로 맡으며 저자도 방황이라는 것을 한다. 그때 그녀는 ‘당신이 현재 있는 곳과 우리가 당신이 있었으면 하는 곳이 달라요’라는 말을 듣는다. ‘embed' 종군기자가 파견돼 일하는 것처럼 다른 것들은 다 내려놓고 특정 일에만 몰두할 수 있어야 된다는 가르침을 받는다. 어떤 일을 할 때 우리는 눈을 다른 사람들의 눈에 고정시키고 정작 자신의 일에는 몰두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다른 이들의 눈치만 보다가는 정작 내가 할 일을 잘하지 못하게 된다. 나를 고용하고 함께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내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조화도 필요하지만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내 몫을 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영돈 PD든 클로이 조 앵커든 실력자들의 삶의 방식과 철학을 보며 내 몫을 잘 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한 수 배우게 됐다.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주체적으로 내 몫을 당당히 담당하는 사람이 되자. 실력과 겸손을 겸비한 인재가 되는 것. 이것이 실력자들이 성공한 삶을 꾸린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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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될 거야, 오키나와에서는 - 여자 혼자 떠난 오키나와 여행기
송수영 지음 / 낭만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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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될 거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맞은 오키나와 사람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지금도 오키나와 신문에는 간간이 불발탄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실린다고 한다. 전쟁을 겪은 후 아노미 상태에서도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희망을 찾게 해준 말이 바로 책 제목과도 같은 “어떻게든 될 거야.” 이 말은 동시에 저자가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래에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주문처럼 건넨 것. 여행은 힐링이다. 우리에게 주문같은 말을 건네며 동시에 오키나와, 그 푸른 에메랄드 빛 휴양섬을 연결시킨다. 그 곳에 가면 답답한 가슴이 뻥하고 뚫릴 수 있으려나.

 

몇 달 전 제주도에 갔다 왔다. 제주도에 가서 주상절리도 가고 우도도 가고 여러 해산물 맛집도 탐방했다. 섬에 가면 섬만이 줄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맛있는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 저자의 오키나와 소개를 보니 제주도 여행이 떠올랐다. 저자는 오키나와를 총 4파트로 나눠 소개했다. 나하·슈리, 중부, 북부, 남부로 말이다. 제주도 여행시 나는 모든 여행 일정을 스스로 짰다. 여행하는 곳이 어떤 지역인지도 잘 모르면서 일단 사람들이 추천하는 관광지와 효과적인 동선 위주로 짰는데 이런 여행 소개서를 봤다면 여행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오키나와의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다 돌아본 기분이 든다. 저자의 발자취를 뒤에서 따라다니며 맛집, 볼거리 등 주요 포인트들을 같이 돌아보게 된다. 지역을 나눠 소개해주니 여행의 체계가 잡히는 면도 있다. 오키나와 여행은 가보지 못했지만 오키나와 소바, 블루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블리 부녀가 다녀갔다는 북부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도 가보고 싶다. 사실 여행의 백미는 맛있는 먹을거리를 먹고 멋진 자연환경을 즐기는 것 아닐까. 오키나와는 섬이니 환상적인 자연과 역사적 유적지도 많고 맛집도 즐비하다. 개인적으로는 대만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섬 여행은 이렇듯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집적돼 있기에 힐링여행에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평가하자면 저자의 주관적인 여행일기이자 세미 안내서가 아닐까 싶다. 사실 어떤 여행 관련 도서도 객관적인 책은 없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선별해 그 곳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것이기에 주관적인 여행일기 정도인 것이다. 다만 렌터카가 편하다는 등 교통에 관련된 것, 기후, 필수품 등의 정보까지 합쳐져 세미 안내서가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부러웠다. 이 책을 쓰며 얼마나 오키나와에 대해 많이 공부했을까. 여행작가들이 부러운 적은 없었는데 처음으로 그들이 부러워졌다. 맘껏 여행하고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탐닉하며 돈까지 벌 수 있는...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일기를 공식적으로 남길 수 있기에 정말 부럽다. 아무튼 복잡한 일들에 파묻혀 사는 우리들에게 따뜻하고도 멋있는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것 같아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 주문을 외워보자 “어떻게든 될 거야, 0000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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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 피아노 - 지나간 사랑은 모두 아프다
박종훈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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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 ‘정답’이 없다는 점 아닐까.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음악의 역사적 배경, 이론적 지식 같은 객관적인 진실 이외에는 듣는 이의 주관적 감정이 우선한다. 애초 작곡가가 기쁜 마음을 담아 작곡한 곳도 듣는 이에 따라서는 슬픈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자유로운 해석과 감상이 가능하기에 음악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만인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새드피아노>에 담긴 여러 스토리들은 저자의 주관적인 해석과 감정을 담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땐 일반 가요와 달리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기가 힘들다. ‘가사’가 없기 때문. 하지만 그 음악을 ‘특정 상황’에서 듣거나 ‘특정 상황’을 상상하며 듣는다면 해당 음악과의 깊은 교감을 이룰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특별한 음악감상’ 기법을 몸소 소개하고 있다.

 

나도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다. 물론 취미이긴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피아노를 꾸준히 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피아노’ 관련 곡들이 눈에 띄었다. 책의 제목과도 같은 ‘새드피아노’란 곡을 들으며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있었다. 슬픔을 간직한 피아노가 있었는데 왜 그 피아노가 슬픔을 간직했는지 가상 스토리가 소개돼 있다. 과거 주인의 사랑을 받던 피아노에서 피아노 가게에 버림받은 신세로 전락한 ‘새드피아노’. 그 피아노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 건드려줘야 도레미 소리라도 낼 수 있는 나’, ‘피아노 소리가 안 나도 좋아, 그 아이만 날 찾아와준다면’ 말 못하는 피아노지만 슬픈 스토리를 머금게 되니 물상에도 감정이입이 됐다. 우리 집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치던 키보드가 있다. 그 키보드는 내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추억이 묻어있는 키보드가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이다. 종소리가 나오는데 의미 없던 이 울림이 마음을 녹이는 선율이 됐다는 표현이 공감이 됐다. 듣는 이의 감정을 녹여버리면 종소리도 의미있는 선율이 되는 것. 복잡한 기교를 배워야 소화할 수 있는 피아노 곡들이 있다. 이 곡도 그 중에 하나인데 그 복잡한 기교를 포기해야 비로소 연주 자격이 있다는 말도 울림을 준다. 인간관계도 사랑도 이와 비슷하다. 가식을 버려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에. 그냥 들으면 단순한 종소리지만 의미를 부여하면 인생의 심오한 진리가 보인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작곡가의 사연이 담긴 곡들도 스토리를 들으니 음악이 깊이 다가왔다. 쇼팽의 ‘즉흥 환상곡’은 폰타나라는 동료 피아니스트에게 헌정된 곡이다. 출판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쇼팽의 부탁과 함께 헌정됐지만 결국 그 비밀스런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 비밀스런 말이 실제로 지켜졌다면 사람들은 이처럼 값진 음악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비밀이 지켜졌더라도 쇼팽과 폰타나만 만끽할 수 있는 값진 비밀로 남았을 것이다.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들으면서는 저자와 다른 감상에 젖었다. 저자는 리스트가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라는 시에 붙인 이 곡을 이렇게 해석했다. 이탈리아를 사랑한 리스트가 정열적, 원초적인 사랑을 표현했다고. 하지만 난 오히려 순수하고 조심스러우며 플라토닉한 사랑이 느껴졌다. 정답은 없다. 같은 곡 다른 감상이 재미있을 따름이다.

 

이 책을 통해 음악의 좋은 감상법을 배웠다. 음악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으면 음악을 더 깊이 느끼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 대중가요는 자연스레 가사를 통해 음악을 느끼고 몰입한다. 반면 클래식 음악은 가사 없이 멜로디만 들을 수 있기에 작곡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정답 맞히기’에 익숙한 우리는 클래식을 좀 어려운 분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클래식 음악에는 정답이 확실히 없으며 음악 앞에서는 인간의 어떤 논리도 한없이 빈약할 수 있음을 배웠다. 이제는 클래식 음악도 즐기며 마음껏 감상하리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가식을 한꺼풀 벗겨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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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 이펙트 -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범죄들
이창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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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자살, 낙태 같은 것들이 죄가 아니던 시절이 있었다. 현대 시대에는 당연히 나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과거 특정 시점에서는 선도 악도 아닌 어정쩡한 것들이었다는 사실. 이렇듯 범죄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르게 정의됐는데 장기적인 시야로 보니 범죄가 낳은 역사는 꽤나 광대했다. 그럼 현대 기준으로 범죄가 낳은 역사를 살펴볼까. 제국주의 시절에 다른 나라를 정벌하고 약탈하는 행위들은 자국의 이익이라는 명분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됐다. 물론 이런 범죄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제국 열강들의 지배를 받던 나라들이 독립운동 등으로 들고 일어서며 결과적으로는 범죄를 범죄로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을 경제학자는 경제로, 정치학자는 정치로 풀어내는데 저자는 범죄로 풀어냈다. 역사상 큰 변화 뒤에는 꼭 범죄가 있었다는 시각은 꽤 흥미로웠다. 

신기한 것은 범죄가 낳은 역사를 살펴보니 기득권의 탐욕과 범죄의 포장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예수의 죽음을 설명한 챕터가 있다. 왜 이들은 그들의 생을 죽음으로 마무리했을까. 사실 그들은 자신을 어떻게 변론하느냐에 따라 죽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허나 그들이 죽음을 일부러 선택한 것 같다는 후세의 추측이 나올 정도로 그들은 당당히 죽음을 맞이했다. 이에 대해 기존 질서가 잘못됐고 그 질서에 대해 저항했기에 그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 구축한 질서가 그대로 가기를 원한다. 법이라는 것도 효과를 발하려면 교육이 충분히 돼야 하는데 일반 평민이 법을 제대로 배울리 만무하다. 이런 문자에 대한 독점권을 기득권은 꽤 오래전부터 구축해왔다는 것. 기득권 세력에 저항해 정의를 구현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역사적으로 발생된 여러 범죄들을 접하며 드는 또하나의 생각. 범죄의 형태는 시대별로 다르게 나타나지만 그 동기는 비슷하다는 것. 앞서 말했듯이 기득권의 이익 앞에 범죄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된다. 십자군 전쟁의 예가 이에 해당된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데 명분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피해야할 악이지만 그럴듯한 명분이 주어지면 사람들은 그 명분 때문에라도 전쟁에 나선다. 당시 왕과 교황 사이에서 수탈받아 고통 당하던 사람들은 교황의 '신의 명령'이라는 말에 꾀어 십자군 전쟁에 나선다. 이런 명분 뒤에는 기득권의 이익이 감춰져 있다. 십자군 전쟁을 교황의 권위를 높이는 결정적인 기회로 여긴 교황은 살인 같은 범죄에 정당성을 부여한 셈이다. 물론 처음 전쟁을 시작할 때는 자신의 종교를 지키기 위한 순수성이 있었을지 모르나 십자군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격이 변질돼 각자 위치에서의 실리추구 수단으로 전락했다. 

아편전쟁은 어떠한가. 영국 제국주의의 탐욕은 자유무역, 국익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전쟁을 정당화시켰다. 물론 이런 범죄들은 역사의 변화에 나름의 역할들을 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 포장지를 만드는데 청나라 정부도 한 몫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약용으로 들여오던 아편이 나중엔 담배와 섞어 피우며 심각한 중독성 있는 기호품이 됐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대중적 문화가 되자 청나라는 아편을 금지했고 영국은 이에 동조하기 어려웠던 것. 영국은 끊임없이 아편을 수출하기 위해 혈안이 됐고 결국 아편전쟁이 터진 것이다. 청나라 정부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왕위를 잇는 것이었다. 영토를 할양해주는 것은 단기적으로 큰 일이 아니었나보다. 이런 정부의 무능, 부패로 치욕스런 조약들이 맺어지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유독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낮다. 여든 야든 신뢰할 만한 당을 찾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이 자리잡은 데는 기득권 층의 영악한 이기주의가 기반에 깔려있으리라. 자신의 공약은 선거를 위한 명분일 뿐, 당선 이후에는 안면을 바꿔 언제 그런 공약을 했느냐는 식이다. 정권이 바뀌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는 교체 바람이 분다. 명칭부터 인사는 물론 제도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공사를 하는 식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권이 바뀌어도 이어지는 것인데 왜 대통령이 바뀐다고 전 정권과 무조건 다른 길을 추구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기득권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시야에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데 이런 방식이 좋을지 몰라도 대한민국의 역사를 끊김없이 이어가고 있는, 나은 방향으로 진전시키고 싶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가슴아픈 일이다. 기득권 층이 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하면 어떨까. 물론 소수의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다고 역사가 바뀌는 것은 아닐테지만 그런 기득권층의 잘못된 생각이 범죄가 되면 무수히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받아야함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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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하지 마라 - 한의사이자 자연의학 전문가가 말하는 ‘외모의 비밀’
이경원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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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드는 생각이 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개성있게 구현되니 극에 재미가 배가된다는 것. 장그래, 장백기, 안영이, 한석율 등 신입사원들만 보더라도 각자의 캐릭터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개성있는 캐릭터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유형들이다. 한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외모'로부터 성격, 식성, 질병 등을 유추해왔다고 한다. 여기서 외모는 단순히 얼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얼굴 생김새, 체형 등 겉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괄한다. 당신은 미생의 어떤 인물에 관심이 가는가. 혹시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가 있었는가? 외모를 보면 그 사람의 특성이 보인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이 책의 내용은 나에게는 특별히 더 흥미로웠다. 미생에서부터 내 주변 인물들까지 상상해보며 '그래 맞아'하고 맞장구치는 내용이 많았으므로. 

천재들은 어떤 얼굴형을 가지고 있을까. 저자는 매일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얼굴형이나 체형을 기록하며 자료를 모으고 연구했다. 그 결과 천재들의 얼굴형도 발견하게 된 것.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얼굴형이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 그림으로 보여줬는데 인간은 진화하며 뇌는 수직으로 높아졌고 이마는 튀어나오게 됐다. 저자가 분석해보니 천재들은 이마가 둥글고 앞으로 튀어나왔으며 코에서 귓구멍을 연결한 선에서 위쪽 수직으로 뻗은 길이가 길었다고 한다. 반면 눈썹 둔덕이 높은 자, 콧등이 낮은 자는 진화가 덜 된 형이라 감정적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장단점을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첫 장에서부터 나오지만 결론은 '비슷한 형끼리 결혼해야 좋다'는 것. 체형을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나눴을 때 같은 체형끼리 결혼해야 성격도, 식성도, 취미도 비슷해 공유할 수 있는게 많고 부딪힘이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남편과 성격은 좀 다르지만 비슷한 체형이다. 등산을 좋아하고 식성도 비슷한 편인데 부부가 비슷한 체형이라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안정감이 있다고 해야하나. 물론 체형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결혼할 때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씨만 있다면 어떤 체형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외모는 한꺼풀일 뿐'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책에서 외모를 통해 여러가지 결론을 도출하고는 있지만 너무 예쁜 외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골격을 파악하는 자료로서는 외모 분석이 유효하지만 단순히 예쁘게 생겼다고 마음씨까지 예쁜 것은 아니다. 결국은 배려심 있는 사람을 찾아 가까이하는 게 좋다는 것. 단순히 예쁜 사람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하지 말고 그 사람의 내면을 볼 필요가 있다. 결혼 전 부모님을 만나보면 결혼 후 부부의 미래를 볼 수 있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상대를 평가하기 전에 자신도 되돌아봐야겠지만. 고집이 너무 세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아무리 외모가 예뻐도 이기적이면 오래 살기는 힘들다. 

이 책에는 얼굴형, 체형, 건강, 속궁합 등 짝을 찾는 이들에게 중요한 자료들이 많이 소개돼 있다. 사람을 겉으로만 봐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책을 참고하면 대략적으로 어떤 짝을 선택해야할지 감은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첫눈에 반하기보다 결혼 후 큰 그림을 보라는 것.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과 지낸다면 결혼에 성공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물론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작업도 중요하다. 자신은 이 책에서 언급된 유형들 중 어디에 속하는지도 함께 보자. 나는 누군가에게 찜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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