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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될 거야, 오키나와에서는 - 여자 혼자 떠난 오키나와 여행기
송수영 지음 / 낭만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어떻게든 될 거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맞은 오키나와 사람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지금도 오키나와 신문에는 간간이 불발탄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실린다고 한다. 전쟁을 겪은 후 아노미 상태에서도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희망을 찾게 해준 말이 바로 책 제목과도 같은 “어떻게든 될 거야.” 이 말은 동시에 저자가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래에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주문처럼 건넨 것. 여행은 힐링이다. 우리에게 주문같은 말을 건네며 동시에 오키나와, 그 푸른 에메랄드 빛 휴양섬을 연결시킨다. 그 곳에 가면 답답한 가슴이 뻥하고 뚫릴 수 있으려나.
몇 달 전 제주도에 갔다 왔다. 제주도에 가서 주상절리도 가고 우도도 가고 여러 해산물 맛집도 탐방했다. 섬에 가면 섬만이 줄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맛있는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 저자의 오키나와 소개를 보니 제주도 여행이 떠올랐다. 저자는 오키나와를 총 4파트로 나눠 소개했다. 나하·슈리, 중부, 북부, 남부로 말이다. 제주도 여행시 나는 모든 여행 일정을 스스로 짰다. 여행하는 곳이 어떤 지역인지도 잘 모르면서 일단 사람들이 추천하는 관광지와 효과적인 동선 위주로 짰는데 이런 여행 소개서를 봤다면 여행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오키나와의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다 돌아본 기분이 든다. 저자의 발자취를 뒤에서 따라다니며 맛집, 볼거리 등 주요 포인트들을 같이 돌아보게 된다. 지역을 나눠 소개해주니 여행의 체계가 잡히는 면도 있다. 오키나와 여행은 가보지 못했지만 오키나와 소바, 블루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블리 부녀가 다녀갔다는 북부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도 가보고 싶다. 사실 여행의 백미는 맛있는 먹을거리를 먹고 멋진 자연환경을 즐기는 것 아닐까. 오키나와는 섬이니 환상적인 자연과 역사적 유적지도 많고 맛집도 즐비하다. 개인적으로는 대만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섬 여행은 이렇듯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집적돼 있기에 힐링여행에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평가하자면 저자의 주관적인 여행일기이자 세미 안내서가 아닐까 싶다. 사실 어떤 여행 관련 도서도 객관적인 책은 없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선별해 그 곳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것이기에 주관적인 여행일기 정도인 것이다. 다만 렌터카가 편하다는 등 교통에 관련된 것, 기후, 필수품 등의 정보까지 합쳐져 세미 안내서가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부러웠다. 이 책을 쓰며 얼마나 오키나와에 대해 많이 공부했을까. 여행작가들이 부러운 적은 없었는데 처음으로 그들이 부러워졌다. 맘껏 여행하고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탐닉하며 돈까지 벌 수 있는...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일기를 공식적으로 남길 수 있기에 정말 부럽다. 아무튼 복잡한 일들에 파묻혀 사는 우리들에게 따뜻하고도 멋있는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것 같아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 주문을 외워보자 “어떻게든 될 거야, 0000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