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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하지 마라 - 한의사이자 자연의학 전문가가 말하는 ‘외모의 비밀’
이경원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드는 생각이 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개성있게 구현되니 극에 재미가 배가된다는 것. 장그래, 장백기, 안영이, 한석율 등 신입사원들만 보더라도 각자의 캐릭터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개성있는 캐릭터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유형들이다. 한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외모'로부터 성격, 식성, 질병 등을 유추해왔다고 한다. 여기서 외모는 단순히 얼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얼굴 생김새, 체형 등 겉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괄한다. 당신은 미생의 어떤 인물에 관심이 가는가. 혹시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가 있었는가? 외모를 보면 그 사람의 특성이 보인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이 책의 내용은 나에게는 특별히 더 흥미로웠다. 미생에서부터 내 주변 인물들까지 상상해보며 '그래 맞아'하고 맞장구치는 내용이 많았으므로.
천재들은 어떤 얼굴형을 가지고 있을까. 저자는 매일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얼굴형이나 체형을 기록하며 자료를 모으고 연구했다. 그 결과 천재들의 얼굴형도 발견하게 된 것.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얼굴형이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 그림으로 보여줬는데 인간은 진화하며 뇌는 수직으로 높아졌고 이마는 튀어나오게 됐다. 저자가 분석해보니 천재들은 이마가 둥글고 앞으로 튀어나왔으며 코에서 귓구멍을 연결한 선에서 위쪽 수직으로 뻗은 길이가 길었다고 한다. 반면 눈썹 둔덕이 높은 자, 콧등이 낮은 자는 진화가 덜 된 형이라 감정적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장단점을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첫 장에서부터 나오지만 결론은 '비슷한 형끼리 결혼해야 좋다'는 것. 체형을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나눴을 때 같은 체형끼리 결혼해야 성격도, 식성도, 취미도 비슷해 공유할 수 있는게 많고 부딪힘이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남편과 성격은 좀 다르지만 비슷한 체형이다. 등산을 좋아하고 식성도 비슷한 편인데 부부가 비슷한 체형이라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안정감이 있다고 해야하나. 물론 체형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결혼할 때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씨만 있다면 어떤 체형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외모는 한꺼풀일 뿐'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책에서 외모를 통해 여러가지 결론을 도출하고는 있지만 너무 예쁜 외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골격을 파악하는 자료로서는 외모 분석이 유효하지만 단순히 예쁘게 생겼다고 마음씨까지 예쁜 것은 아니다. 결국은 배려심 있는 사람을 찾아 가까이하는 게 좋다는 것. 단순히 예쁜 사람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하지 말고 그 사람의 내면을 볼 필요가 있다. 결혼 전 부모님을 만나보면 결혼 후 부부의 미래를 볼 수 있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상대를 평가하기 전에 자신도 되돌아봐야겠지만. 고집이 너무 세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아무리 외모가 예뻐도 이기적이면 오래 살기는 힘들다.
이 책에는 얼굴형, 체형, 건강, 속궁합 등 짝을 찾는 이들에게 중요한 자료들이 많이 소개돼 있다. 사람을 겉으로만 봐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책을 참고하면 대략적으로 어떤 짝을 선택해야할지 감은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첫눈에 반하기보다 결혼 후 큰 그림을 보라는 것.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과 지낸다면 결혼에 성공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물론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작업도 중요하다. 자신은 이 책에서 언급된 유형들 중 어디에 속하는지도 함께 보자. 나는 누군가에게 찜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