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38 부의 미래 - 데이터와 통계로 전망한 유망 비즈니스 미래 연표
사카구치 다카노리 지음, 신현호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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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00트렌드책들이 출간된 지 꽤 됐다. 매년의 각 분야 트렌드들을 미리 알려줘 각자 분야에서 대비할 수 있게 하는 책들이다. 처음에는 소비 분야에서 나오더니 다른 분야들로 전방위적으로 퍼진 출판 트렌드 중 하나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트렌드책들이 떠올랐다. 사실 미래의 분야를 예측하는 책들의 내용은 독자들이 참고하며 읽어야 하는 것인지, 그걸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다만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이런 일들이 펼쳐질 수 있다고 하면 마치 영화를 보듯 상상력을 동원해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가게 된다.

 

이 책은 2020년부터 2038년까지 부의 미래에 대해 다루고 있다. 거창하게 부의 미래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들이 소개되고 있다. 예를들어 자율주행차가 달리기 시작하고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진행되고 중국 인구수가 정점을 찍고 이런 내용들이다. 저자가 일본인이라 일본 상황에 맞는 이야기들이 많이 써있지만 일본 경제가 우리나라 경제를 선행하는 경우가 많기에 우리가 참고할 부분들이 꽤 많았다.

 

특히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은 인구, 세대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층이 됐지만 여전히 소비시장에서 건재하다. 그들은 옛날 어르신들이 아니다. 그들은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했는데 은퇴를 했어도 자산이 많아 그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는 계속 창출될 것 같다. 젊은이들은 돈이 없으니 가성비를 더 따지고 DIY 경향도 강화될 것이다.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 주택의 빈집 비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빈집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이를 틈타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의 과도기에 사람들은 미래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불안하게 마련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단순노동은 기계로 많이 대체될 것이라는 것이다. 기계나 로봇이 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무엇인지 찾아서 창직을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참고점들을 많이 주고 있다. 경제력 있는 노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빈집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무엇이 있는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서비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양하게 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사업 아이템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눈여겨 볼 것들이 많다. 저자가 보여준 부의 미래는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것도 있었고 의외라고 생각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실제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미래에 창직을 고려하는 분들이라면 참고하며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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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민첩성을 연결하라 - 1등 기업이 되는 성장의 조건
데이비드 버틀러.린다 티슬러 지음, 윤태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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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읽다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내용들을 마주하곤 한다. 대기업 오너들이 계속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부분 말이다. 겉에서 볼 때는 남부러울 것 없는 실적을 쌓고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인데, CEO들은 계속 위기상황이라고 외친다. 규모 면에서는 이미 많이 성장했지만 변화가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 사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기사를 읽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CEO들의 고민이 어느정도 이해됐다.

 

스타트업 기업들의 경우에는 규모를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본,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성장하기 힘들다. 대기업들의 시장 선점효과도 커서 기업 이름이나 제품이름 알리기가 녹록치 않다. 나만해도 어떤 제품을 살 때 브랜드를 많이 따지는 편이다. 대기업이 규모를 그렇게까지 늘렸다는 것은 신뢰할만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 스타트업 기업의 오너들은 대기업 오너들과 달리 규모를 늘리는데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에 관한 부분도 책에 언급돼 있다.

 

저자는 시종일관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볼 때 눈에 보이는 부분만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가 말하는 디자인은 광의로 이해해야 한다.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기업은 자본, 인력, 아이디어, 협력체 등 다양한 요소들을 연결하는 디자인을 만든다. 개인이 커피를 타먹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커피를 탈 때 시럽농도, 커피종류, 물의 양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개인이 디자인해서 먹는다. 당연히 결과물도 다르다. 저자의 주장은 디자인을 잘하면 문제해결이 된다는 것. 그 문제가 규모민첩성이냐는 물론 선택의 문제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문제에 관한 부분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고 설정해야 해결책을 잘 디자인할 수 있다. 저자는 규모지향형 디자인에서는 단순화, 표준화, 통합’, 민첩성지향형 디자인에서는 학습, 제조, 측정을 문제해결과정으로 제시했다. 목표를 규모, 민첩성으로 정한다면 둘 다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한가지만 잘해서는 계속 성장할 수 없다. 덩치가 큰데 민첩하지 않으면 극단적으로는 갑자기 사라지게 될 수도 있고, 민첩은 한데 덩치가 작아도 계속 성장하기는 힘들다.

 

이 문제를 내 자신에 대입하니 좀 더 흥미로웠다. 내가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을 놓고 봤을 때 아직 규모 면에서 성장할 여지가 많다. 규모지향적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화(결정적 디테일을 차별화)하는 과정과 함께, 각 요소들의 문제를 해결해 신뢰를 얻고 요소들을 연결하는 부분이 시급함을 알게 됐다. 규모면에서 성장하려면 특출난 장점도 필요하지만 성장에 밑바탕이 되는 요소들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좋은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집안에 있는 다양한 물건들을 보며 내가 그 물건들을 선택한 이유를 떠올려봤다. 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에 들여온 물건들이었다. 나도 이 점에 착안해 내 삶을 잘 디자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목표(문제)를 잘 설정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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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심플 - 인생이 한결 편안해지는 미니멀 사고
스즈키 에이치 지음, 이아랑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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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다양하게 생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네모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모난 사람도 있다. 동그란 사람, 사다리꼴 사람 등등 저마다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다르니 외모도 생각도 다르고 그들이 만드는 조직문화도 다르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좀 편하게 살고 싶은데 좀 덜 부딪히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베리 심플> 속에.

 

불합리한, 때로는 비합리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유교사상이 강하고 상명하복 문화라서 비합리적이라도 이유를 달지 않고 시키는대로 해야할 때가 많다. 시키는대로 안하면 피곤해진다. 그런데 그런 비합리적이거나 불합리적인 것을 누구나 잘 참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들을 참게 되면 마음에 병이 찾아온다. 이런 것들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선? 해결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상황에서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베리 심플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나는 예전에는 사람의 마음은 길들이기 나름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모든 사람들은 교육받는대로 자라는 것이고 성인들이라도 내 행동에 따라 그들의 마음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그건 절대 불가한 일이란 걸 알게 됐다. 과거의 사실, 사람의 마음은 쉽게 바꿀 수 있는 부류가 아니다. 만약 문제의 원인이 과거사실이나 사람의 마음이라면 그 고민에서 속히 빠져나와야 한다. 시간낭비다. 원인분석을 다시 해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내 주변에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이 몇 명 있다. 요구를 받아줘야 자신을 위해주는 것이고, 요구를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처음엔 잘 몰랐다. 그것이 그 사람의 프레임이라는 것을. ‘요구 승낙=좋은 사람, 요구 거절=나쁜 사람이라는 프레임에 상대를 가두고 좋은 사람이 될 것인지, 나쁜 사람이 될 것인지 선택하게 하는 구조였다. 착한사람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프레임에서 나오기 쉽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사람의 프레임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기에 괴롭다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응용해보니 마치 무협지를 읽는 듯 문제해결책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은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었다. 속으로 들어가보면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고, 마음은 잘 안 변하는 것이라, 진짜 해결책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 짠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기는 어려워도 구조를 바꿔놓으면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것이 모두 설득의 과정인데, <베리심플> 책을 여러번 읽어서 이런 생각 패턴을 깊이 익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살다보면 부딪히는 문제가 한 둘이 아니게 된다. 해결책이 딱딱 쉽게 나오면 좋으련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이 쉽게 나올리 만무하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온대로 복잡하게 원인까지 뿌리뽑으려고 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서 저비용으로 효과는 큰 해결책을 찾는 눈을 가지면 효율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복잡한 문제들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며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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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그림에 담다 - 집, 나무, 사람 1장의 그림으로 보는 당신의 속마음
이샤 지음, 김지은 옮김 / 베이직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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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 중에는 심리적 문제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시대라 자기 마음을 돌보며 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자신의 마음상태를 알고 적절히 대처해가며 살면 좋으련만 자기 상태가 어떤지 알기도 쉽지 않다. 마음이 정말 힘들어지고 그것이 신체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나서야 병원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자기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얼마나 힘든지, 무엇 때문에 힘든지 등 몇 가지만 볼 줄 알아도 큰 위로가 된다. 마음을 바라보는 과정에 HTP기법(House, Tree, Person)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 그림에 담다>에는 HTP검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책 전반부에는 저자가 HTP검사를 활용해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심리검사를 한 사례들이 담겨있다. 책 뒷부분에는 독자들도 활용해볼 수 있는 HTP검사 해석지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맨 앞부분에 나무, , 사람 그림을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사례들을 공부하면 된다. 그 다음 책 뒷부분의 해석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면 된다.(주의할 점은 반드시 먼저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라는 것. 책을 다 읽고 그림을 그리면 정답지를 알고 문제를 푸는 것과 같아, 그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나 역시 책의 첫 장에 그림을 그려놓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상담사가 아이의 심리분석을 위해 HTP검사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림에 대한 해석을 해주는 장면도 봤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생각을 하며 기대를 안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일단 저자가 자신의 진로 선택 문제에 이 검사를 활용하는 과정을 읽었다. 어떤 결정을 해야할 때 가령 AB중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결정할 때 쉽게 결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무의식의 세계에서 자신이 꺼려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면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보는 편이 문제해결에 열쇠가 되는 것.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표출된 집, 나무, 사람 그림을 해석하면 된다. 그림을 해석해보면 꺼려하는 지점이 나오고 그것을 분석해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이 과정이 꽤 흥미로웠다.

 

나는 과거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 때 주변에 조언을 자주 구하곤 했다. 특히 상담을 끝내주게 잘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무엇을 꺼리고 있는지를 판별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게 도와줬었다. 사실 내면에 상처없이 건강하게만 지내는 사람은 드물다. 누구나 약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외면하고 살다보니 약점이나 꺼려하는 부분이 뭔지 잘 몰랐다. 그런데 이런 심리테스트를 하다보면 그 부분이 그림으로 나오고 자연스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게 된다. 과거 나는 비슷한 방식으로 중요한 결정을 했었기에 HTP검사 원리가 꽤나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나는 나와 남편의 그림을 뒷부분 해석지를 보며 해석해봤다. 사실 아직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림은 단순해석이 아니라 그림을 그린 사람의 생각과 함께 전체적인 이미지 등도 가미해 해석해야하는데 이는 좀 더 공부가 필요할 듯하다. 그러나 집의 창문이 소통을 의미하고 창이나 문이 닫혀있으면 폐쇄적이며 나무 무늬들은 과거 상처를 의미한다는 등 대략적인 내용은 참고할 만했다. HTP검사를 깊이있게 공부하면 저자 말대로 친구들을 만났을 때 놀이처럼 하거나 누군가가 힘든 상황에 있을 때 조언해주는 등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내가 삶에서 어떤 것을 가치에 두고 사는지, 어떤 약점이 있는지 등 다양하게 나를 돌아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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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 위기의 한국경제 구조개혁과 성장의 조건
조권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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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정부 요직에 오르는 사람들의 면면이 연일 화제이다. 전 정권에서 나쁜사람으로 찍혔던 사람이 차관으로 돌아오고 여러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장관 후보자가 되는 흔치 않은 풍경을 본다. 찍히면 잘리거나 세무조사 당하고 참 힘들었다는 사람들의 여러 고백들이 라디오 전파를 탄다. 일련의 다양한 풍경들을 마주하며 드는 생각이 있었다. 부조리가 판을 치는 시대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행복할까 하는 것.

 

상명하달식의 내 의견 따위는 중요치 않은, 그저 돈만 준다면 영혼까지도 팔아야 하는 식의 업은 누구도 반기지 않는 업이다.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회가 되면 내 전문성만 가지고도 먹고 살기 충분해진다. 잘 보이려 쓸데없는 짓 안 해도 되고, 뇌물 따위도 안 주고 안 받을 수 있다. <회계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신뢰라는 탑이 얼마나 낮게 머물러있는지 생각해봤다.

 

주식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 그래서 요즘 신문기사를 읽을 땐 기업과 관련된 정보를 유심히 본다. 내가 실제로 산 주식의 회사가 언급만 되어도 눈에 확 띈다. 단타로는 돈을 벌기 힘들다 했으니 느긋하게 보유하며 투자한다 생각해보려 하지만 언제 사고 팔아야 최선인지 속으로는 계속 계산하곤 한다. 사실 기업 재무제표도 보고 기사도 꼼꼼히 보고 산업 트렌드도 분석하며 투자를 해야하건만 자기돈 투자하면서도 꼼꼼히 챙기며 투자하는 이들보다 어디서 좋댄다는 묻지마식 투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괜히 외인과 기관 투자 동향을 살펴보고 뜬다는 테마주에 눈길이 간다. 모두 주먹구구식이다. 주식투자에 대한 성숙도가 낮은 것이다.

 

회계부정이 많이 일어나는 것도 알고보면 한국에서 자본주의 체제가 덜 여물어서이다. 투자자들 중 기업 실적이나 숫자에 예민한 사람이 많다면 회계감사에 대해서도 예민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회계감사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 기업들도 회계감사에 돈을 쓸 것이고 돈을 두둑히 받은 회계법인들은 감사를 더 꼼꼼히 할 것이다. 미국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우리는 거꾸로 법에서 정해서 마지못해 하는 분위기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계감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최소비용만 쓰려고 하고 저가경쟁 속에서 회계법인은 제대로된 감사를 하기 힘든 악순환인 것.

 

사실 회계파트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좀 어렵게 다가오는 분야다. 하지만 투자시장에 뛰어든 경제인들이라면 꼭 알아야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 신뢰가 바탕된 사회로 성숙하지 못했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아직 부조리한 면들이 많이 남아있고 이는 사회 각분야에서 자원낭비를 일으키고 있다. 회계감사의 질은 사실 투자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신뢰탑이 제대로 쌓아있지 않으니 회계감사 같은 중요 기제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우리나라 회계감사 실태에 대해 자세히 알게돼 유익했다. 저자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들 중에 감사비용을 미리 위탁받아서 회계사들이 돈에 휘둘리지 않고 일하도록 할 수 있다는 해결책이 눈에 띄었다. 감사를 해야하는데 돈도 청구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제대로된 감사를 할리 만무할 것 같다. 회계감사의 투명성, 공정성을 달성하려면 아직은 제도의 힘을 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시장의 틀 안에서 투자자의 위치에 있거나 투자자가 될 예정인 분들이라면 거시적 안목에서 알면 좋은 정보들이 많은 책이었다. 앞으로 회계분야는 제도적으로도 계속 수정될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추후 정보도 신문으로 계속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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