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와 민첩성을 연결하라 - 1등 기업이 되는 성장의 조건
데이비드 버틀러.린다 티슬러 지음, 윤태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신문기사를 읽다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내용들을 마주하곤 한다. 대기업 오너들이 계속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부분 말이다. 겉에서 볼 때는 남부러울 것 없는 실적을 쌓고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인데, CEO들은 계속 위기상황이라고 외친다. 규모 면에서는 이미 많이 성장했지만 변화가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 사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기사를 읽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CEO들의 고민이 어느정도 이해됐다.

 

스타트업 기업들의 경우에는 규모를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본,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성장하기 힘들다. 대기업들의 시장 선점효과도 커서 기업 이름이나 제품이름 알리기가 녹록치 않다. 나만해도 어떤 제품을 살 때 브랜드를 많이 따지는 편이다. 대기업이 규모를 그렇게까지 늘렸다는 것은 신뢰할만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 스타트업 기업의 오너들은 대기업 오너들과 달리 규모를 늘리는데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에 관한 부분도 책에 언급돼 있다.

 

저자는 시종일관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볼 때 눈에 보이는 부분만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가 말하는 디자인은 광의로 이해해야 한다.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기업은 자본, 인력, 아이디어, 협력체 등 다양한 요소들을 연결하는 디자인을 만든다. 개인이 커피를 타먹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커피를 탈 때 시럽농도, 커피종류, 물의 양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개인이 디자인해서 먹는다. 당연히 결과물도 다르다. 저자의 주장은 디자인을 잘하면 문제해결이 된다는 것. 그 문제가 규모민첩성이냐는 물론 선택의 문제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문제에 관한 부분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고 설정해야 해결책을 잘 디자인할 수 있다. 저자는 규모지향형 디자인에서는 단순화, 표준화, 통합’, 민첩성지향형 디자인에서는 학습, 제조, 측정을 문제해결과정으로 제시했다. 목표를 규모, 민첩성으로 정한다면 둘 다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한가지만 잘해서는 계속 성장할 수 없다. 덩치가 큰데 민첩하지 않으면 극단적으로는 갑자기 사라지게 될 수도 있고, 민첩은 한데 덩치가 작아도 계속 성장하기는 힘들다.

 

이 문제를 내 자신에 대입하니 좀 더 흥미로웠다. 내가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을 놓고 봤을 때 아직 규모 면에서 성장할 여지가 많다. 규모지향적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화(결정적 디테일을 차별화)하는 과정과 함께, 각 요소들의 문제를 해결해 신뢰를 얻고 요소들을 연결하는 부분이 시급함을 알게 됐다. 규모면에서 성장하려면 특출난 장점도 필요하지만 성장에 밑바탕이 되는 요소들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좋은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집안에 있는 다양한 물건들을 보며 내가 그 물건들을 선택한 이유를 떠올려봤다. 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에 들여온 물건들이었다. 나도 이 점에 착안해 내 삶을 잘 디자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목표(문제)를 잘 설정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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