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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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을 하고 있을 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든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KBS '다큐멘터리 3일',tvN '유 퀴즈 온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온 저자가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배운 삶의 의미와 인생의 태도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해야 할 거 같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나, 그렇지 못하다고 하여 잘 살고 있지 않다고 말할 것도 없다. 각자가 주어진 자리에서 자기몫을 해내고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게 아닐까? 내 기준 잘 산다는 것은 안정적인 수입과 취미를 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꽤 근사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날 때, 그에게 내가 모를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나의 오해나 착각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상대가 분명히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지'하며 넘어갈 수 있게 된다. - 그것은 나의 오해일 수 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진심어린 환대와 친절을 베푸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겨울을 견뎌내고 있는 분들의 날카롭고 예민한 측면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아름다웠던 지난 날과 희망이라는 불씨 앞에서 사람들의 모습은 따뜻했다. 익숙해져버린 일상,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다른 이들이 말하는 삶의 한 측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몰랐던, 외면했던 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딪치며 살아가는 세계에서 사는 게 힘겨워 내가 보고 싶은 측면만 들여다보게 되는 요즘, 나의 오해와 편견을 깨부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고된 일을 묵묵히 하면서도 나보다 다른 이를 배려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알 수 없으나 아주 조금 헤아려볼 수 있는 <참 괜찮은 태도>를 가진 여러 사람들을 활자로나마 마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마음이 단단해지기까지 숱하게 부서지고 아팠을 사람들이 더는 아프지 않길 바래본다.

내 일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그에 따르는 고충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는데 연민이나 동정의 눈길이 느껴지면 갑자기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던 장면이 흑백 화면으로 전환돼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중략) 상대방의 삶을 살아보지 않고서 함부로 그를 불쌍하게 여기거나 그런 시선을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된 편견일 수 있다는 것. 상대가 원하는 건 섣부른 동정의 눈길이 아니라 그 어떤 편견도 없는 시선이라는 것. - 타인을 함부로 동정하지 않는 태도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누군가의 일자리를 대하는 태도였다.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노동들은 각각의 고충이 있기 마련이나, 이들에게 '힘드시죠?' 라는 말 대신 '멋있어요' 라는 말이 어떨까 한다. 어떤이들에게는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그들이 있기에 건물이 완성될 수 있고, 편히 이동하거나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어떤 말과 행동으로 예의를 지켜야하는지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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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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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우리 말로 '조류 충돌'이라 한다. 조류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들어가 사고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항공기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를 알고 읽으니 익인과 도시인의 충돌, 나아가 한 집단 사이에서도 일어나는 차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교와 다툼, 안좋은 일을 겪거나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받을 수치심과 모멸감, 무분별하게 상처를 주는 행위에 대해 고민해보기에 이른다.

출신, 지위, 학벌 등 수없이 분류되어 나뉜다. 이들이 하나로 묶인다 해도 그 안에서 파벌이 형성되고 결국 함께하는듯 해 보여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피곤한 삶을 살게된다. 그렇다. 익인들과 고원에 살지만 그들보다 날개가 작아 비행능력이 떨어지는 비오와, 비천한 출생을 이유로 청사내에서 멸시를 받으며 생활하는 루. 둘은 사는 환경이 다르나 무리에 속해있다고 하기에는 온전히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측면에서 다름으로 인한 비애는 같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청소년 문학으로서 등장인물의 성장이 되는 부분을 이야기해야 하나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문명의 발달로 누군가는 이득을 취하고, 또 누군가는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이 과정속에서 부당하고 비열한 짓거리는 끊임없이 있어왔고 있을 것이다. 권력에 취한 자, 금전적 욕심이 가득한 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커다란 공포와 그보다 더한 슬픔, 분노에 치를 떨게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나 녹록치 않고, 탓하거나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자문한다. 과정보다 연구 결과를 위해 극악무도한 만행도 서슴치 않는 행위, 때론 보고도 눈감고 동조하지만 이제는 잘못된 것을 말하고 멈춰야 한다. 용기내어 외쳐도, 그들에게 가닿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그 애는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요?'

'어디가 됐든 그 곳이 여기는 아니겠지. 또한 그렇다고 하여 생각만큼 멀리도 아닐 테고 말일세

그러니 작은 날개로 어디까지 날겠는지 고민하기보다는 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않겠나.' -p147

# 연결과 포용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새로오는 모든 이들을 환대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신기함을 넘어 옳지 않은 것이나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일은 있어서 안된다. 비오와 루의 세상 속 사람들이 보인 언행은 흔들리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 책을 덮고나서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사람,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연결과 포용에 대해 조금은 쉽게 풀어 이야기한 청소년 문학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밥벌이 하는 사회구성원으로서 내리는 결정과 판단은 때론 아이들보다 못하다. 날이 갈수록 이기심만 더해지는 삶에서, 이타심을 생각해보았으나 청소년 시기, 이 책에 대해 토론한다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저 읽고 지나갔던 수많은 청소년 문학보다는 좋았지만, 이 또한 복잡하고 심오하다. 어른들의 세계, 그들이 보고 듣고 느껴야하는 건 잘잘못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자라나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 아닐까.

"바람에 몸을 맡기면서도 때론 바람에 저항해야 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휘청거리지 않고 날 수는 없어. 비오가 아니라 우리 중 그 누구라도, 하다못해 작은 새나 벌레라도 날개를 가진 자라면."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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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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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채사장님의 책이지만, 이 분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저 입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다. 인문학이 아닌 첫 소설로서 마주하게 된 작가의 책은 '재미'있다고 할 수 없지만 압도적 몰입감과 스케일이 머리 속에 그려지는 것만은 확실하다. 소년에서 영웅이 되기까지 소마라는 인물의 비장한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

젊어서는 세상을 호령하고 늙어서는 깨달음에 이르리라.

한 인간의 고단하고 아름다운 삶의 여정을 나타낸 소설이다. 사랑하는 것을 잃었고, 모든 것을 가지기도 했던 소마. 그가 살아온 역경의 순간들은 많은 질문을 던진다.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총기도 사라지고, 시야도 좁아진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잘 받아들이고 마지막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지만 사실 지금으로선 이 질문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점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묘미겠으나 어쩐지 그 무거움을 감당하기 버겁다.

권위에 기댄 자들의 머릿속에 담긴 잔혹함을 네가 직접 체험해봤는가? 그들이 선과 악을 나누고 청결과 불결을 나누고 그것으로 자기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병들에 하는지 알고나 있는가. 그들은 질병이고 뽑아야 할 잡초다. -p321

잘못된 신념과 정의 속에 마녀사냥 당하지만 선뜻 나서는 이 없다. 옮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을 잃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여인, 허황된 욕망에 눈이 멀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며 마음이 울적해진다. 나 역시도 이와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건가, 살아가게 될 것인가 하는 상념들이 머리속을 복잡하게 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이토록 힘이 든 세상에서 조금 버겁게 읽혔다.

누구나 삶의 여정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본래 자신의 길을 찾게 되지. 그러니 걱정의 시간도 후회의 시간도 너무 길어질 필요는 없다.

화살이 아니라 화살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를 담대하게 하고, 너를 어른으로 만든다. -p379

아버지는 마을을 향해 활을 쏘고 아들에게 화살을 찾아오라 말한다. 그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았으나 소마는 생의 끝에서 무언가를 배운다. 나 또한 그렇게 될 것이나 아직은 길 위를 걷는 중이다. 쉼없는 전쟁 속에 고독과 방랑으로 점철된 생애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빛인가? 어둠인가? 모든 것을 내던진 후의 나란 사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지만, 묵직하다. '왜 적극적이지 않은가. 왜 진취적이지 않은가. 왜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지 않는가' 라는 문장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내게 능동적인 삶만이 최선인가 하고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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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문화예술 -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편집부 지음 / 웨일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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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부산시립미술관에 들러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전 / 경계 위의 유랑자를 본관 2층에서 보면서도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본관 3층 이토록 아름다운 /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를 주제로 한 것에서는 마음이 일렁이기도 했으나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미술, 그림, 아트, 문화, 예술을 한 데 묶을 수 있겠으나 정의내리기에는 버겁다. 나는 작품의 배경, 질감, 인물들이 아닌 색채감과 역동성에 주목하는 것에 그칠 뿐이므로.

 

​작품의 권위를 만들어내는 건 미술관이나 평론가가 아니라 작가와 관객의 자유로운 해석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권위주의자들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오독하고 매도하는 것에 한스푼 더할 재주도 없거니와 그러고 싶지 않다. 각기 다른 관점으로 자신과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견해차이를 받아들이면 세상 살기 수월하다. 이해하지 못한들 어떤가 그냥 다 괜찮다. 살다보면 귀에 꽂히는 음악이 있기 마련이고,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듯 그림도 그렇게 다가올 날이 있지 않을까.

 

예술의 재미는 예술이 만드는 이야기다

자극적인 광고 사이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유튜브 채널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예술의 이유'를 일찍이 마주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이 더 반갑겠지만 이제라도 알게 된 나는 구독을 누른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색이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어 책이 흥미로웠고, 광고 보듯 유튜브를 틀어놓는다면 예술가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예술가가 살았던 시대에서 세상을 바라봤던 방식, 영감을 얻고 이를 화폭에 쏟아내어 인정받기에 이르는 그 치열했던 날들에 박수를 보낸다. 작품 하나 하나를 뜯어보는 묘미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으나, 의도했던 감정과 대상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작품을 관찰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처럼 작은 작품 속 표정과 장치들이 의미하는 것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나름의 해석을 하는 것이 미술의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속에서 숨겨진 상징들이 무엇을 의미하기에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건지 알아가는 시간이 흥미로웠다.

밀레의 <만종>,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여신>,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 뭉크의 <절규> 외에도 많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볼거리 읽을거리가 넘친다. 폭넓은 미술의 일부에 지나지만 늘 그렇듯 배우고 잊혀지니 새롭게 다가온다. 구도와 형태, 색감과 질감 등 교과서적인 미술이 아닌 예술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요즘 이런 책과 영상들을 접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많이 배우고 익혀 루브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실제로 접하는 것만큼 오래 기억 남는 일이 있을까. 이 책이 그저 한 번 읽고 지나가기엔 내게 작가도 작품 제목도 또렷히 기억나지 않아 두고두고 찾게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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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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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욱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나는 악의에 가득 찬 분노에 분노해. 나는 꺼져야만 했던 그 분노에 분노해' 어쩌면 이 가사로 책의 내용을 살포시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누구의 행동에 누구는 아파해. 누구의 언행에 누구는 암담해. 누구의 찰나에 누구 순간이 돼. 누구의 분노에 누구 목숨이 돼' 라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

비단 정치, 경제, 사회면을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개인이 억울한 상황에 놓이면 대로하지 않을 수 없다. 글로써, 행동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책과 아픔, 울분과 쓰라림을 삼켜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바른 분노, 그에 맞는 합당한 해결책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나 반드시 찾아야하는 숙제다.

자신만의 신념을 바탕으로 범죄자나 죄를 지은 사람들을 처단하는 데스노트의 야가미 라이토가 생각난다. 법으로 심판 받을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꽤나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를 잘 짜여진 구성, 활자로 읽는 즐거움이 있다. 사리사욕을 채우고 부정부패를 저지른 이들이 누구보다 잘 살고, 당당하게 활보하고 다니는 것에 대한 응징을 가하는 이들이 있다면 통쾌할 수밖에.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세상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고 싶었네.' -p390

여기 뜨거운 심장들이 모였다. 법망을 빠져나오는데 타고난 선수들인 친일파, 부패한 정치인, 악질 기업인 등의 저승길을 배웅하고자 <집행관들>이 나섰다. 구속영장 기각, 집행유예, 사면 등으로 불평등한 법 집행에 나선 이들이 끝까지 정의로울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책의 가독성을 높여주었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비리와 부패는 늘 우리 주위에 독버섯처럼 자라왔다. 이 지구촌에 비리와 부패가 없는 나라는 없다. (중략) 대안이 없다고 고민하기 전에, 철저한 감시자가 되고 집행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 시민으로서의 직무다. -p23

# 분노의 대리만족

조두순 출소 후 극성 유튜버들이 집앞을 점령하고 촬영했다. 아동성폭행범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비난했으나 그를 해친 사람이 없다. 나는 분명 그를 해하겠다는 글을 수없이 읽었는데 어쩐 일인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 백 마디의 욕이나 넋두리보다 단 한 번의 실천이 절실하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한 못된 종자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p73 라는 글을 읽으며 분노하게 되었던 바 끄적여본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다. 개털이든 범털이든 교도소의 교정 행정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수감자들은 하나같이 가슴속에 주먹만 한 응어리를 훈장처럼 차고 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 중에 하나가 그런 응어리를 제거하는 일이다. 보복이든 응징이든 그걸 제거해야 상쾌하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니다. 그동안 사단 병력에 이르는 범죄자들을 감방에 보냈지만, 거기서 뉘우치고 반성하는 자를 본 적이 없다. -p110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되갚으나 때론 그 강도가 더해지고 통제불능에 이른다.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는 극악무도한 죄를 지은 이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원하면서도, 범인들의 잔혹함에 대해서는 지나치다 말하게 된다. 내가 어떤 쪽으로 조금 치우쳐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현실에서 불가한 시원한 한 방을 책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어 다행이다.

사면을 논하기 전에 국민의 눈높이가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 특권 세력에게만 은사권의 혜택을 부여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법에 신뢰를 보내고 판결 결과에 승복하겠는가. -p27

<집행관들>의 행위를 통해 언론, 검찰,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정의로운 사회가 되는 날이 찾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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