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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버드 스트라이크 우리 말로 '조류 충돌'이라 한다. 조류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들어가 사고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항공기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를 알고 읽으니 익인과 도시인의 충돌, 나아가 한 집단 사이에서도 일어나는 차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교와 다툼, 안좋은 일을 겪거나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받을 수치심과 모멸감, 무분별하게 상처를 주는 행위에 대해 고민해보기에 이른다.
출신, 지위, 학벌 등 수없이 분류되어 나뉜다. 이들이 하나로 묶인다 해도 그 안에서 파벌이 형성되고 결국 함께하는듯 해 보여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피곤한 삶을 살게된다. 그렇다. 익인들과 고원에 살지만 그들보다 날개가 작아 비행능력이 떨어지는 비오와, 비천한 출생을 이유로 청사내에서 멸시를 받으며 생활하는 루. 둘은 사는 환경이 다르나 무리에 속해있다고 하기에는 온전히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측면에서 다름으로 인한 비애는 같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청소년 문학으로서 등장인물의 성장이 되는 부분을 이야기해야 하나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문명의 발달로 누군가는 이득을 취하고, 또 누군가는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이 과정속에서 부당하고 비열한 짓거리는 끊임없이 있어왔고 있을 것이다. 권력에 취한 자, 금전적 욕심이 가득한 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커다란 공포와 그보다 더한 슬픔, 분노에 치를 떨게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나 녹록치 않고, 탓하거나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자문한다. 과정보다 연구 결과를 위해 극악무도한 만행도 서슴치 않는 행위, 때론 보고도 눈감고 동조하지만 이제는 잘못된 것을 말하고 멈춰야 한다. 용기내어 외쳐도, 그들에게 가닿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그 애는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요?'
'어디가 됐든 그 곳이 여기는 아니겠지. 또한 그렇다고 하여 생각만큼 멀리도 아닐 테고 말일세
그러니 그 작은 날개로 어디까지 날겠는지 고민하기보다는 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않겠나.' -p147
# 연결과 포용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새로오는 모든 이들을 환대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신기함을 넘어 옳지 않은 것이나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일은 있어서 안된다. 비오와 루의 세상 속 사람들이 보인 언행은 흔들리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 책을 덮고나서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사람,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연결과 포용에 대해 조금은 쉽게 풀어 이야기한 청소년 문학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밥벌이 하는 사회구성원으로서 내리는 결정과 판단은 때론 아이들보다 못하다. 날이 갈수록 이기심만 더해지는 삶에서, 이타심을 생각해보았으나 청소년 시기, 이 책에 대해 토론한다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저 읽고 지나갔던 수많은 청소년 문학보다는 좋았지만, 이 또한 복잡하고 심오하다. 어른들의 세계, 그들이 보고 듣고 느껴야하는 건 잘잘못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자라나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 아닐까.
"바람에 몸을 맡기면서도 때론 바람에 저항해야 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휘청거리지 않고 날 수는 없어. 비오가 아니라 우리 중 그 누구라도, 하다못해 작은 새나 벌레라도 날개를 가진 자라면."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