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위한 문화예술 -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편집부 지음 / 웨일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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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부산시립미술관에 들러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전 / 경계 위의 유랑자를 본관 2층에서 보면서도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본관 3층 이토록 아름다운 /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를 주제로 한 것에서는 마음이 일렁이기도 했으나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미술, 그림, 아트, 문화, 예술을 한 데 묶을 수 있겠으나 정의내리기에는 버겁다. 나는 작품의 배경, 질감, 인물들이 아닌 색채감과 역동성에 주목하는 것에 그칠 뿐이므로.

 

​작품의 권위를 만들어내는 건 미술관이나 평론가가 아니라 작가와 관객의 자유로운 해석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권위주의자들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오독하고 매도하는 것에 한스푼 더할 재주도 없거니와 그러고 싶지 않다. 각기 다른 관점으로 자신과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견해차이를 받아들이면 세상 살기 수월하다. 이해하지 못한들 어떤가 그냥 다 괜찮다. 살다보면 귀에 꽂히는 음악이 있기 마련이고,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듯 그림도 그렇게 다가올 날이 있지 않을까.

 

예술의 재미는 예술이 만드는 이야기다

자극적인 광고 사이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유튜브 채널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예술의 이유'를 일찍이 마주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이 더 반갑겠지만 이제라도 알게 된 나는 구독을 누른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색이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어 책이 흥미로웠고, 광고 보듯 유튜브를 틀어놓는다면 예술가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예술가가 살았던 시대에서 세상을 바라봤던 방식, 영감을 얻고 이를 화폭에 쏟아내어 인정받기에 이르는 그 치열했던 날들에 박수를 보낸다. 작품 하나 하나를 뜯어보는 묘미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으나, 의도했던 감정과 대상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작품을 관찰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처럼 작은 작품 속 표정과 장치들이 의미하는 것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나름의 해석을 하는 것이 미술의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속에서 숨겨진 상징들이 무엇을 의미하기에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건지 알아가는 시간이 흥미로웠다.

밀레의 <만종>,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여신>,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 뭉크의 <절규> 외에도 많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볼거리 읽을거리가 넘친다. 폭넓은 미술의 일부에 지나지만 늘 그렇듯 배우고 잊혀지니 새롭게 다가온다. 구도와 형태, 색감과 질감 등 교과서적인 미술이 아닌 예술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요즘 이런 책과 영상들을 접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많이 배우고 익혀 루브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실제로 접하는 것만큼 오래 기억 남는 일이 있을까. 이 책이 그저 한 번 읽고 지나가기엔 내게 작가도 작품 제목도 또렷히 기억나지 않아 두고두고 찾게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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