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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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걸로는 충분하지 않아. 추억에서 멀리 노를 저어가다 보면 추억이 사라졌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추억은 집요하게 되돌아와서 둥실거려. 둥실, 둥실, 또 둥실. 추억은 식인상어처럼 네 주위를 둘러싸버려. 바다는 네 두려움으로 흥건해지겠지. 언제까지 그런지 알아? 무언가가 어쩌면 누군가가 네 상처를 그냥 덮어두지않고, 잘 보듬고 어루만져 줄 때까지야 - p192

어느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된 한 소녀의 이야기

 3년전, 13살이었던 디에나는 17살이던 오빠 친구 토미와 주차장에서 성관계를 하던 중 아빠에게 들키게 된다. 디에나는 절망했으나, 이와 상관없이 토미는 그 일을 떠벌리고 다니며 삽시간에 소문은 퍼져나간다. 온 마을에 '헤픈 아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린 디에나의 일상은 끔찍하기만 하다. 한순간에 냉랭해져버린 아빠와는 되돌릴 수 없는 관계가 지속되고 시간은 흘러간다.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욱 더 악화되었고, 디에나는 과거의 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간다.

 

 상대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분별조차도 하지못했던 어린 나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었기에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페이지씩 읽어갈수록 철없던 어린시절 한순간의 실수였다는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디에나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은 몇명되지 않는다. 모두들 소문만을 믿을 뿐, 진실을 보려 하지 않기에 디에나의 곁에는 부모님과 오빠 대런을 포함한 올케언니 스테이시, 갓난아기 조카 에이프릴과, 친구 제이슨과 리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한 사실이 안타까울만도 하나, 디에나는 꿋꿋하게 버텨낸다.

 든든한 친구와, 믿음직한 오빠로 인해 고통을 삼켜냈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그 날의 아픔이 고스란히 간직한 채 현실을 살아가는 디에나는 냉랭한 아빠와의 관계 속에 상처를 더 많이 받게 된다. 3년전 한 순간의 실수는 수없이 후회했고, 반성했기에 짐의 무게를 내려놓으려 노력했지만 매번 차가운 아빠의 말과 태도 속에서 짐의 무게는 가중되기만 한다. 답답한 집안을 벗어나려 디에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그곳에서 토미를 보게 된다. 도망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며 토미로부터 사과를 받고 그를 용서하게 된다.

"있지, 누구나 바꾸고 싶은 사연이 있어. 그치?" - p17

하나의 사건으로 틀어져버린 관계는 쉬이 회복되기가 어렵다. 어린 딸이 사내놈이랑 관계갖는장면을 목격한 아빠의 충격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믿음이 한 사람을 벼랑끝에서 끌어올릴수도 있기에, 서로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야 말로 서로를 의지하고 보살펴야 하지만, 때로 우리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으로 멀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의사소통의 부재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상처받는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따뜻한 성장소설은 아이 어른할 것 없이 읽어봐야 하는 책인 것 같다.

누군가를 정말 믿는다면 말은 필요 없지 않을까.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말을 계속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건 그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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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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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하기 때문에 악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선을 추구하고 행복을 찾다가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 매리 월스톤크래프트

 한적한 동네를 걷는데 저 멀리에서 푸른 지폐들이 떨어져있는게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른 사람이 낚아채기전에 그 돈을 움켜잡을 방법을 재빨리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길가에 떨어진 돈을 발견하면 제일 먼저 주변을 살피고, 돈의 주인이 없다고 생각되면 잽싸게 줍는다.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끝! 

※요즘은 이것도 운나쁘면 된통 걸리는 수가 있으므로 남의돈에 손대지 않는게 제일 좋아요.※
 

 누군가 잃어버렸을지도 모르는 돈을 찾아주지 않았다는 것, 땅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운것 외에 잘못한게 뭐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다. '길가에 떨어진 돈, 줍는 사람이 임자다!' 지금까지는 문제될 것이 없었던 탓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심플플랜> 을 읽는동안 눈앞에 떨어진 돈을 줍는 것부터 시작해서 한순간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의심이 쌓여가면서 벌어지는 기막힌 일들이 읽는동안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흥미진진한 책은,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힐 것이다.

 이 책은 행크와 제이콥 형제, 형의 친구 루가 눈쌓인 숲 속에서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는 숨져있는 조종사와 함께 4백 40만 달러가 놓여져있었는데, 그들이 이곳을 처음 발견한다. 평생을 보지도 못할 돈을 눈앞에 둔 그들은 신고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의견을 대립하게 된다. 제이콥과 루는 돈을 꿀꺽하자고 하지만, 행크는 선뜻 그러자고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내 그 역시도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꿀꺽하기로 한다. 행크는 당분간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6개월 동안 돈을 보관해두었다가, 시간이 지나 잠잠해지면 삼등분 할 것을 약속한다. 

 행크는 회계일을 하며, 적당량의 수입을 지닌 사람이다. 남부러워할 정도는 아니지만, 작은 시골동네에서 그럭저럭 살만한 형편이다. 반면, 형 제이콥은 일하기를 싫어하며, 놀고 먹는데 하루를 낭비한다. 형은 동생보다 친구 루와 사이가 더 가까우며 그와 술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다. 루는 여자친구가 있으며 술과 도박을 좋아하는 남자다. 이 세 사람이 발견한 어마어마한 돈이 서서히 그들을 옥죄여오기 시작한다. 커다란 행운, 너무도 손쉽게 들어온 돈은 그들에게 과연 행운만을 안겨주었을까?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단순한 계획이 서로간의 불신으로 하여금 싸늘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저 돈이 있으면 다시는 돈 걱정을 안해도 돼"

- "지금도 돈 걱정은 안 하잖아. 좋은 직장도 있고, 이 돈은 필요 없어" - p69 

"이건 눈먼 돈이야. 아무도 몰라. 원하기만 하면 우리 돈이야."

- "그렇지만 훔치는 거잖아. 잡히면 감옥에 가게 돼"

"우리가 저 돈을 갖는다고 피해를 볼 사람은 아무도 없어. 누가 해를 입어야 죄가 되지. 안 그래? 누가 해를 입어?"

- "법에 위배되니까 범죄인 거야. 누가 해를 입건 안 입건 상관없이, 체포돼."

"그렇지만 좋은 의도로 돈을 가질 수도 있잖아. 그 돈으로 선행을 할 수도 있어."

- "윤리적인 문제에 신경 쓰는게 아니야. 체포될 게 걱정인 거지. 현실적인 건 그것뿐이야. 나머지는 그냥 말뿐이야. 잡히면 감옥에 가게 돼. 그럴 위험이 없다면 돈을 가지라고 하겠어. 하지만 분명 위험이 있으니까, 안된다는 거야." - p71

 

 어느날, 돈벼락을 맞았다면? 두 눈을 의심할 것이다. '지금 이게 꿈은 아닐까?' 기쁨과 동시에 불안감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행크는 임신한 아내에게 돈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데, 두 사람의 대화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이다.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돈 없이 살아가기란 얼마나 힘든 것이며, 돈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어찌 무시할 수 있을까? 그들의 선택이 무리도 아니구나 싶다.

 누구나 돈 걱정을 하고 싶지 않아하며, 원하는 대로 쓰면서 살아가길 소망한다. 지금의 안정됨조차도 버릴 정도로 돈에 현혹되는 것이 비단 책속의 행크만은 아닐것이다. 그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이해가된다. 돈이 우선시 되는 세상에 유혹을 뿌리치기란 어찌 힘든 일이 아닐까? 한낱 종이조각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 씁쓸하다

 행크는 다른 사람들이 돈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하기위해 타인의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기에 이른다. 돈을 지키기위해 시작한 일이 걷잡을 수없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행크, 제이콥, 루 서로간의 신뢰에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이들은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일로 사건은 번져간다. 예측불가능한 사건, 불행과 행복의 한끝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의미심장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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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 아들이 살해당한 후, 남은 가족의 끝나지 않은 고통을 추적한 충격 에세이
오쿠노 슈지 지음, 서영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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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순 사건 당시 범죄자의 인권을 운운하며 모두가 시끄러웠던 걸로 기억한다. 인권과 관련된 내용이 연일 끊이지 않았고, 며칠 뒤 언론에서 사진이 나오면서 그곳에 집중되었다. 반면, 남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것에는 큰 비중이 차지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는 글을 본 것 외에는 달리 기억나는게 없다. 신문, TV 온갖 매체에서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말은 전해졌으나, 이들의 깊은 아픔을 이해하며, 상처를 치유할 시스템문제는 크게 언급이 되지 않았다. 가해자의 인권문제 못지않게, 피해자 유족들에게도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여기서는 이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유가족들의 고통을 통해 드러내보이는 문제점들을 이야기하는데,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고, 모두가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기억해야 겠다.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며, 한시라도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들이 죽은 그날, 나도 죽었다!"

 가가미 히로시는 화창한 봄날 학교 근처 진달래밭에서 평소 장난치며 지내온 같은 반 A군에게 총 47군데를 칼로 난자당한 채 이유 없는 죽임을 당한다. 소년 A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게되고, 훗날 놀랍게도 성공한 변호사가 되어 살고 있다. 히로시의 부모는 아들을 잃은 이후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눕고, 오빠를 잃은 동생은 방황하기 시작하고, 한 가정은 살아도 사는게 아닌 삶을 살게 된다. [……] 30년이 지나도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히로시의 가족들과, 변호사로 ’갱생’한 살인자의 이야기는 르포를 통해 이 세상에 나온다.

 끔찍했던 그날로 되돌아가서 하나하나 되새겨보는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다. 유가족들의 뼈아픈 고통속에, 병들고 앓아가는 것을 무엇으로 표현 할 수 있을까? 공황상태에 빠진 가족들 모두는 힘든 삶을 살아간다. 몸저 누운 어머니 구니코는 때때로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아버지 츠요시는 성당에서 세례를 받는가 하면, 가장이기에 그 슬픔을 꿋꿋이 눌러 삼킨다. 여동생 미유키는 갖은 반항으로 사춘기를 보내고, 자신 스스로의 몸에 자해를 하기도 한다. 살아도 사는게 아닌 삶 속에서 다시금 일어서기까지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여 있어 읽는내내 짠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비통함과 범죄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주는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청소년을 감싸고 도는 청소년보호법과 보호감호소의 문제점이다. A는 친구를 살해했지만 그에게 전과기록이 남지 않았다. 아무런 문제될 것도 없이 사회로 돌아와 떳떳이 변호사로 살아가는 그 모습에 경악할 뿐이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법은 가해자를 보호하는 한편, 피해자를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살인을 저질렀어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형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나이 불문하고 살인에는 똑같은 형량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지금의 어른들이 알던 그 옛날 순수하던 아이들이 아니다. 일찍이 담배피고, 술먹고, 남녀노소 같이 한방에 모여 지내는 아이들이 태반이다. 그러한데도 우리는 단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범죄를 저지른 어린 아이들의 순간적인 실수로 치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새겨봐야할 것이다. 또한 무조건 방치하기엔 그 폐혜가 심각한 상황에서 19세 이하의 아이들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한 현행법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아이들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법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소년법을 면죄부 삼아 가해자와 그 부모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소년법은 역시 어딘가 잘못된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가해자의 인권에는 세심한 배려를 하면서도 피해자 유족에게는 아무런 지원도 없고 더욱이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시스템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자식의 목숨을 빼앗긴 부모들의 원통함과 슬픔을 치유하는 일이며, 소년법을 개정한다면 바로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p248


※ 생각해볼내용이 참으로 많았던 책이다. 전체적으로 유가족들의 입장에서 내용을 썼지만, 가해자에 대해서는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서 쓰지 않았다. A씨의 가정적 문제에 대해서 조금은 언급되었던 책이었으나, 모든 사건이 일어날때면 우리는 가정의 탓, 사회의 탓으로 돌리고 한다. 이런점이 답답하게 느껴질 뿐이다. 살인은 몇사람의 인생을 망치는가 깊이 고민해볼 수 있었던 책.※

"시간이 모든걸 해결해줄거라고 사람들은 너무 쉽게 말한다. 그러나 자식은, 그것도 잔인하게 살해된 자식은 30년이 흘러도 밤마다 꿈에 나타나 피를 흘린다."

 이 책 곳곳에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는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히로시와 소년 A와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면 둘은 친한 친구는 아니다. 종종 괴롭힘을 당하는 A는 히로시와, 그의 친구들을 따라다닌다. 놀림을 당해도 내색하나 하지 않던 A는 어느날 히로시를 살인하기에 이른다.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사체를 훼손한 A는 곧장 학교로 돌아와 자신 역시도 제3의 인물들에게 공격당했다며 이야기한다. 죄를 짓고도 태연한 행동을 하는 것에 분노가 앞선다.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섬뜩하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책을 읽는동안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던 장면이 많다. 첫번째로 학교측에서는 학생을 무작정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학교를 지키기 위한 것인지 뻔히 내다보이는데도, 학생을 감싸고 도는 장면이있어 우스웠다. 증거물들이 쏟아져도 발뺌하는 A나,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한 학교나 하는짓이 피차일반처럼 느껴진다. 문제되는 사건을 은폐하고 싶은 마음이야 백번 천번 이해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기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겠다.


젊음은 때때로 잔혹한 짓을 저지르도록 충동질한다. 무심코 한 장난이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성장하면서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도가 지나쳐서 소년 에이에세 호된 반격을 당했던 것일까, 아니면 소년이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과잉반응을 보였던 것일까. 어느 쪽이든 면죄부가 되지 못한 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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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 그녀들처럼 성공하는 지적인 자기계발 독서법
윤정은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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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엔 책이 참으로 많다. 이 많은 책을 바지런히 쫓아 읽으면 밥이 나올까, 돈이 나올까. 왜 그렇게 책을 읽으라고 닦달할까 생각할 것이다. 물론 책을 읽는다고 당장 밥과 돈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을 통한 지식이 차곡차곡 쌓이면 밥과 돈이 나올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다. 통로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그 통로로 한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한 사람의 생각으로 세상이 바뀐다. - p21

 성공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었다. 많은 양의 책을 소비하라. 자기계발 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책 읽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한권의 책에서 독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인간관계, 어학공부, 재테크 등도 담아내고 있기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몇페이지에 그치고 만다.

 일찍이 독서의 중요성을 간파한 사람이 아닌 이상, 그렇지 못할 경우는 한 번 읽고 스쳐지나갈 뿐이다. 독서가 인생을 바꿔줄 대단한 것이라는 말에 잠시나마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겠지만, 두번 세번 강조하지 않는 이상에는 잘 와닿지 않을 터, 이런 사람들에게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를 추천한다. 시종일관 책에 관한 이야기로, 책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함께,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책이 주는 즐거움과 올바른 독서법, 책을 통해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 등.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내용들이 담겨있는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이다. 이말을 하기 위해 구구절절 풀어놓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방황하는 시간 책으로 해결하라, 한권의 책이 당신을 변화시킨다, 최고의 재테크는 책테크다, 복잡한 인간관계 책으로 풀어라, 가장 생산적인 놀이는 책이다, 현명한 결혼 책 속에 있다. 등 목차를 살펴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번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하면 놓기가 어려울만큼 흡입력이 있었다.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매력적이었던 이 책에서 '책이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것을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 윤정은씨와 성공한 여자들이 내놓은 책의 정의는 제각각 달랐지만 근본적인 의미는 하나이기에 모두의 말에 공감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인상적으로 남았던 더블유인사이츠 대표 김미경씨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독서를 취미라고 말하지만 독서는 필수지 취미가 아니다" 독서를 취미로 치부하기엔 독서가 온갖 성공 요소에 너무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그녀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읽는내내 미소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기대치가 높지 않다면 큰 실망을 하지 않고 유쾌하게 읽어갈 수 있지만, 과한 기대는 조금 실망감을 불러오지도 않을까 생각된다. 독서 슬럼프에서 극복하는 방법, 읽다 만 책 꺼내 읽는 방법등은 '이게 다야?' 허무하다. 달리 별다른 방법이 무엇 있을까 싶지만 더 톡톡튀는 답을 원했던 나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베스트셀러에 현혹되지 말자라는 부분에서 인상적이었던 글을 소개로 끝내야겠다. "베스트셀러와 워스트셀러의 구분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모두가 베스트셀러라고 칭송할지라도  당신이 책을 읽었을 때 아무 감흥이 없다면 워스트셀러이다.  반대로 모두에게 워스트셀러일지라도 당신에게 감흥과 변화를 가져다준다면 베스트셀러이다."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음식의 빗깔과 맛을 음미하지 못한 채 씹지도 않고 꿀꺽 넘길 때와  한 가지 음식이라도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식사할 때 당신은 어느 쪽이 좋은가? 아마도 후자 쪽이 더욱 좋을 것이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책을 정독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한 권이라도 제대로 정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권의 책을 깨달음 없이 무의미하게  읽어치우기만 하는 것은  책을 아예 읽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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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 대로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평소와 다름없이 청소를 하던 날, TV받침대 뒤에서 한권의 노트를 발견했다. 직감적으로 언제 쓰여진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사는게 고달팠던 시기, 엄마는 죽음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철없는 두 딸이 남아 있다. 당시 엄마로서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펜을 들어 한글자씩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두서없는 내용이었지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읽는동안 가슴이 답답해져오고, 눈물이 났다. 그러기를 몇번이나 반복하고 사는게 조금은 괜찮아졌을 무렵, 엄마의 기억 속에서 이 노트는 지워진 듯 보였다.

 엄마가 몇자 끼적여 놓은 이 노트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던 나는,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이 노트를 간직하기로 했다. 한때는 시간이 날때마다 들여다보았지만 몇년전부터는 꺼내 본 적이 없다. 매번 똑같은 글에서 자극을 느끼지 못했던 바, 더이상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산나 타마로의 <마음가는대로> 라는 책을 읽고 난 후 까마득한 기분에 사로잡히기 전까지는 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이 났고, 오래된 노트를 다시금 펼쳐보게 되었다. 삶과, 사랑과, 운명에 관한 성찰과 고백을 이야기했다는 것이 비슷하나 세세한 부분은 다르다. 지금부터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

"모든 엄마는 한때 딸이었고, 모든 딸들은 훗날 엄마가 된다", 작가 공지영과 기욤뮈소가 인용, 추천한 소설 <마음가는대로>

 띠지에 쓰인 문구에 혹해서 읽게 된 책이지만 크게 실망스럽지 않다. 밑줄을 긋고 마음에 새길 문장들이 곳곳에 있었고, 잘 짜여진 구성과 함께 섬세한 표현들이 이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생각치도 못했던 내용에 놀라기도 하고, 흡입력이 강했던 책이었다. 반면, 처음 읽고나서는 뭐가 뭔지 정확히 깨달을 수가 없었다. 아리송한 기분에 사로잡혀 중요한 핵심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죽음을 눈 앞에 둔 여인이 전하는 메시지 속에는 알 듯 모를듯한 것들이 많았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기를 성찰하는 부분에 있어서 무엇을 깨달아야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그에게 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더 무겁게 남는 법이란다.' 죽음을 앞두고 멀리 떨어진 손녀에게 편지를 쓰는 할머니의 이야기로 편지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나온 날을 회상하며,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내용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할머니에게는 딸이자, 손녀에게는 엄마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많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데, 그 속에 숨은 의미 속에서는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할머니로부터 손녀까지 여성 3대의 삶을 그렸는데, 할머니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성장해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시름 시름 앓던 그녀는 여행길에 올라 의사와의 짧은 사랑과 이별을 맞보게 되고, 딸아이를 낳게 된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자유분방하게 자란 딸은 어느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남겨진 어린 손녀는 할머니의 손에 길러진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출생의 비밀과 관련하여 딸의 혼란스러움과 숨기고 싶었던 마음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일상속에 있어.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는 복잡한 생각들을 버리고,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보는 데서부터 출발하면 돼. 진정한 내 것이 아닌 것들, 외부에서 들어온 것을 버리기 시작했다면 넌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 p94 를 비롯한, 짧지만 와닿는 문장들이 곳곳에 있었다. 드러내놓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들은 없었지만, 잔잔하게 많은 것들을 담아놓은 것 같다. 이 책을 백퍼센트 이해하기에는 지금의 나는 많이 부족하다. 몇문장 와닿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감동이 없었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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