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잊는걸로는 충분하지 않아. 추억에서 멀리 노를 저어가다 보면 추억이 사라졌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추억은 집요하게 되돌아와서 둥실거려. 둥실, 둥실, 또 둥실. 추억은 식인상어처럼 네 주위를 둘러싸버려. 바다는 네 두려움으로 흥건해지겠지. 언제까지 그런지 알아? 무언가가 어쩌면 누군가가 네 상처를 그냥 덮어두지않고, 잘 보듬고 어루만져 줄 때까지야 - p192

어느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된 한 소녀의 이야기

 3년전, 13살이었던 디에나는 17살이던 오빠 친구 토미와 주차장에서 성관계를 하던 중 아빠에게 들키게 된다. 디에나는 절망했으나, 이와 상관없이 토미는 그 일을 떠벌리고 다니며 삽시간에 소문은 퍼져나간다. 온 마을에 '헤픈 아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린 디에나의 일상은 끔찍하기만 하다. 한순간에 냉랭해져버린 아빠와는 되돌릴 수 없는 관계가 지속되고 시간은 흘러간다.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욱 더 악화되었고, 디에나는 과거의 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간다.

 

 상대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분별조차도 하지못했던 어린 나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었기에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페이지씩 읽어갈수록 철없던 어린시절 한순간의 실수였다는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디에나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은 몇명되지 않는다. 모두들 소문만을 믿을 뿐, 진실을 보려 하지 않기에 디에나의 곁에는 부모님과 오빠 대런을 포함한 올케언니 스테이시, 갓난아기 조카 에이프릴과, 친구 제이슨과 리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한 사실이 안타까울만도 하나, 디에나는 꿋꿋하게 버텨낸다.

 든든한 친구와, 믿음직한 오빠로 인해 고통을 삼켜냈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그 날의 아픔이 고스란히 간직한 채 현실을 살아가는 디에나는 냉랭한 아빠와의 관계 속에 상처를 더 많이 받게 된다. 3년전 한 순간의 실수는 수없이 후회했고, 반성했기에 짐의 무게를 내려놓으려 노력했지만 매번 차가운 아빠의 말과 태도 속에서 짐의 무게는 가중되기만 한다. 답답한 집안을 벗어나려 디에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그곳에서 토미를 보게 된다. 도망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며 토미로부터 사과를 받고 그를 용서하게 된다.

"있지, 누구나 바꾸고 싶은 사연이 있어. 그치?" - p17

하나의 사건으로 틀어져버린 관계는 쉬이 회복되기가 어렵다. 어린 딸이 사내놈이랑 관계갖는장면을 목격한 아빠의 충격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믿음이 한 사람을 벼랑끝에서 끌어올릴수도 있기에, 서로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야 말로 서로를 의지하고 보살펴야 하지만, 때로 우리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으로 멀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의사소통의 부재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상처받는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따뜻한 성장소설은 아이 어른할 것 없이 읽어봐야 하는 책인 것 같다.

누군가를 정말 믿는다면 말은 필요 없지 않을까.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말을 계속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건 그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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