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키스 - Kiss Pleas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랑이 움직인다. 그 당연명제에 이유가 필요하다면 '키스'이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프랑스 영화. 같이 영화를 본 혹자는 드라마 '사랑과 전쟁'과 다를바 없는 영화가 아니냐고 말함으로써 우리사이에 화해불가능한 코드의 강을 건너가버렸지만, 유쾌한 방식으로 '연애'를 성찰하게 만드는 흔치않은 수작이다. 불륜은 악이라고 규정하는 가부장적 감성코드로는 감당할 수 없을만한 예의와 낭만을 겸비했는고로, 선정적인 카피와 거친 줄거리로 지레짐작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마주할 것을 강추하는 바이다. 

 애정결핍을 호소하는 남자, 키스해도 되냐고, 가슴을 만져도 되냐고, 일일이 허락받는 남자가 영화를 만든 감독이란다. 수다스럽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욕망을 설득해 준 니콜라스 덕분에 '키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물론, 영화속에서의 화자는 니콜라스와 주디트의 이야기를 전하는 에밀리이지만서도.) 보수적인 문화에서 성장한 탓에 '비쥬'라는 인사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나인지라, 프랑스인인 그에게도 키스가 무겁다는 동질감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것인가? 라는 구태의연한 질문에 답이 필요했던게 아니다. 어떻게 모든 관계가 '우정' 혹은 '사랑'으로 분류되며, '친구' 혹은 '연인'이라고 제목을 달 수 있겠느냐. 마는, 나름의 기준은 있었던 까닭이다.  스킨십에 떨림이 있느냐 없느냐. 그의 입술이 키스를 부르느냐. 마느냐. 굿바이 키스를 빙자해 무게를 재 볼 것도 없이, 아직까지 그 기준은 예외가 없었다.  

 특별히 마음을 후볐던 장면은 주디트의 남편이 운명적인 여성을 만난 척 떠날때였다. 정작 미안해야 할 사람이 사과를 받고,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냐며 겸허히 인정해주는, 사실을 드러내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기대했던 결과로 매듭짓기 위해, 말 그대도 역지사지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마음을 시리게했다. 키스가 이유이건 말건, 끝내 사랑은 움직인다는 냉정한 사실을 가슴 저리게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키스로 시작된 니콜라스와 주디티의 사랑이 쭈욱 안녕하기를, 에밀리와 가브리엘의 키스도 진정 굿바이가 가능했기를, 요즈음의 난 좀처럼 반전가능한 사랑 이야기가 불편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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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이따금 성욕을 해소(!)할 필요가 있는 탓으로, 당당하게 돈으로 거래해도 부끄러울 것 없다는 대한민국의 마초들에게 충분한 교육용 에피소드를 제공하고 있는고로 별 다섯개 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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