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er 박기호
박기호 지음 / 아메바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있다. 카메라를 집어들었지만, 렌즈는 내 기대만큼 풍경에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한다. 사진을 찍어놓고 말이 많아지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사진집' 좀 챙겨보라는 싸부의 잔소리에 부랴부랴 도서관에서 발견한 'Photographer Park Ki-Ho'에는 몰아치는 감동이 있었다. 큰 맘 먹고 '구입'을 결심했지만, 알라딘에는 없단다. 흙흙

 '매그넘'틱한 사진이 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만으로도 가슴벅찬 사진 그룹 매그넘. 아니나다를까 박기호님도 매그넘 작가 Bruce Davidson의 조수였단다. 인물의 시선과 사진의 구도가 만들어내는 의미들, 내가 몇롤의 사진을 찍으면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소싯적에 아주 살짝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마음에 품었더랬다, 집회현장을 쫓아다니면서 막연한 강박과 부채의식에 시달렸고 어느날 카메라가 나를 떠났다. 그래서 잡지와 광고, 심지어는 회사의 브로슈어까지 사진을 필요하는 곳에 사진으로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그의 고집은 밥벌이 그 이상의 깨달음을 준다. 내가 과잉된 의미에 짓눌려있을때, 그의 도구는 그의 의지에 힘입어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그러진 그의 초상도 전후좌우위아래에서 지원하는 제자들의 초상도 작품사진 이상의 재미가 있다. 그나저나 5월에 발행된다는 '프레젠트 코리아'까지 더해지면 출혈이 꽤 크겠다. 일부터 구하던가 해야지. 백수에게 지름신이 가당키나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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