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전두환 - 전2권
백무현 글, 그림 / 시대의창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열다섯살의 사촌동생은 모든 종류의 지식을 '만화'로 흡수한다. 흡사 얼렁뚱땅흥신소의 용수마냥 얇고 방대한 지식으로 온갖 종류의 고전과 한국사를 꿰고 있지만 줄글로 되어있는 책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만화로 만들어지기 이전의 출판물을 접하지 못한다는데 그 일차적인 한계가 있고, 구체적인 맥락을 통해 이해하는게 아니라 이미지컷의 연결로만 단련된 학습능력이 심히 염려스럽긴 하지만 그나마 '안다'라는 사실이 본인에게는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그래, 그나마 알기라도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화 전두환'은 반갑다. 80년의 5월과 87년의 6월조차 알지 못하는 후배들이 무척 못마땅했지만, 어떻게든 그들이 알도록 도왔어야 했다. 전재산이 29만원이라는 그가. 그의 호를 딴 일해공원이 만들어지는 이 시대가. 죄 지은 자를 벌하지 못하는 이 땅에. 분노를 잃은 내가 산다. 

 한 장의 그림으로 '풍자'를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만평가 백무현씨는 서문에서 전두환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한 포털 싸이트에서 그는 '재임기간 중 물가안정, 서울올림픽 유치, 무역흑자 등을 이루었으나, 군부독재라는 비판'을 받은 '제12대 대통령'이라는 연대기만 기술되었을 까닭이다. 맥락을 잃고 부유하는 글자로 전두환을 '알 수 있을까'

 구전소설마냥 은폐되지 못한 80년대의 이야기가 소설과 영화로 재현되고, 나의 것이 아니었던 그때의 뜨거움은 항상 목이 메인다. 애써 직선제를 쟁취해냈던 들풀에 대한 부채감이기도 하며 여전히 '불의'는 죽지 않는다는 무력감이기도 하다.

 내 서재에서 '인물'을 다룰 카테고리의 첫장이 '땡전뉴스'의 주인공인것은 유감이지만, 그 사람에 대한 불편한 사실들을 끝끝내 '기억'해 내야 한다는 사명이기도 하다.

 사족하나 - 청문회에서 명패를 집어던진 노통의 까메오 등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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