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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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같은 미로 속에서 펼쳐지는 생존 게임"


전건우 <안개 미궁>을 읽고 



 

붉은 안개 속에 펼쳐지는 생존 게임이 시작된다"

-공포소설의 대가 전건우 작가의 신작 미스터리-

 

만약 눈을 떠 보니 당신이 낯선 곳에 있음을 알게 된다. 사방은 어둡고 여기가 어디인지, 왜 자신이 여기가 왔는지 그 어떠한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런데 더욱더 끔찍한 것은 자신이 눈을 뜬 순간부터 생존 게임이 시작된다면 어떨까. 과연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이 책 『안개 미궁』은 마치 <오징어게임> 이나 <큐브> 같은 영화 속 한 장면같이 시작한다. 공포소설의 대가인 전건우 작가는 이 책에서 낯선 장소에서 눈을 뜬 9명의 사람들이 생존 게임과 같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왜 그들은 끔찍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살아남기 위해 버텨야 하는 것일까. 왜? 라는 의문을 풀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고 생존의 모래시계의 모래는 떨어지고 있고, 이미 스테이지 1은 시작되었다.

 

마치 게임 속  각 스테이지마다 주어지는 게임 미션처럼 그들에게는 생존 미션이 주어지고 그들은 반드시 그 미션들을 완료하고 스테이지를 통과해야한다. 

 

스테이지 4는 여러분의 협동심을 알 수 있는 순서입니다. 이름 하여 누구를 살릴 것인가? 

자, 과연 여러분은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누구를 살릴까요? 부디 살아남는 쪽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굿 럭!

-p. 57

 

처음에 9명으로 시작한 그들은 스테이지를 통과할 때마다 점점 줄어들게 된다. 또한 반드시 누군가는 죽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미션이 주어진다. 그래서 그들은 늑대인간과의 싸움 속에서, 두 갈래 길의 선택 속에서, 거대 나방이나 공룡의 공격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그 생존 속에서 한 명씩 죽음으로서 그들은 마지막 스테이지를 향해 간다. 

그렇게 작품의 한 부분에서는 게임 상황처럼 생존 게임이 진행이 되고 다른 부분에서는 갑자기 사라져버린 9명을 찾기 위해 단서를 추적하는 민간 탐정들의 수사와 활약상이 펼쳐진다.

'안개 미궁' 이라는 단서만을 가지고 민간 탐정 도희와 도출은 과연 실종된 그들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생존 게임 속 그들은 과연 무사히 마지막 스테이지를 통과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고 최후의 생존자는 누가 될 것인가.

 

붉은 안개가 내려오면....

세상이 무너지고...

새로운 차원이 열려...

이계의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선택된 자들만이...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p. 147

 

처음에는 그들이 게임 상황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전이'를 통해 무의식 속에 게임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뇌사 상태인 아들을 깨우고 싶은 한 아버지의 사랑과 간절한 소망, 애끓는 부정, 이기심과 탐욕이 만들어낸 살인 게임이었던 것이다. 

'무의식 전이'이라는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를 사용하여 전건우 작가는 작품 속에서 무의식 전이 살인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 살인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의식 전이를 통한 살인 방식이 독특했지만 한편으로 무섭기도 했다.

물론 무의식 전이를 통해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를 깨울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작품 속 박도혁처럼 이기적이고 그릇된 욕망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이러한 신기술 또한 범죄가 되고 살인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아마 작가는 이러한 의학적인 신기술이 얼마든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 의해 악용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 『안개 미궁』을 통해 추리소설의 빠른 전개와 극적 반전으로 인한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영화 <오징어 게임>을 보는 듯 했다. 아마 이 책 내용이 영화화된다면 <큐브>나 <메이즈 러너>같은 멋진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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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
소향 외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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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아이들의 설렘과 불안을 다룬 4인 4색 소설 "

 

소향, 범유진, 이필원, 임하곤 <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를 읽고 



“ 백 미터 달리기를 막 끝낸 것처럼 가슴이 마구 두근거렸다."

-중학교 1학년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설렘과 불안을 담아낸 4인 4색 청소년 소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면 어떨까. 초등학교을 마치고 중학교에 입학하면 설레이기도 하고 앞으로 펼쳐질 중학교 생활이 두렵기도 할 것이다. 아직은 딸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 아마 2년 뒤면 우리 딸도 중학교에 입학할 것이다. 딸아이가 초등학교에서 한 학년씩 올라갈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정작 중학교에 들어가면 어떤 변화를 보일까. 2년 후면 예비 중학생 학부모가 될 나조차도 설레이고 두렵기도 한데 당사자인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그들은 얼마나 설레이고 두려워할까.

 

  이 책 『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는 이렇게 중학교 1학년 시작하는 아이들의 설렘과 불안을 4명의 작가들이 그들의 개성을 반영하여 각각 작품 속에 담았다. 4인의 작가들은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새로운 사건을 겪고 이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변화해가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이 책 속에 담았다. 

 

소향 작가의 「하나중 도시농부 고백 사건」 은 동아리 전용 창고 속 캐비닛에 놓아둔 누군가에게 익명의 고백 카드와 장미 꽃다발을 소재로 하여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주인공 민지는 친하던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서 다른 중학교에 입학하고 동아리 신청 경쟁에서 밀려 농사짓는 동아리인 '도시농부'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 간식 창고의 자신의 케비닛 속에서 익명의 고백 카드와 꽃다발을 발견하게 된다. 대체 익명의 고백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이야기는 전개되며, 마치 탐정처럼 민지는 그 익명의 고백자를 추적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익명을 고백을 받고 설레이기도 하고 궁금증을 느끼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범유진 작가의 「거울은 알고 있다」 는 중학교 1학년 3반 교실에 30년 이상 동안 걸려 있는 거울이 그 거울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얼굴과 표정에서 그들의 생각을 마음을 알려준다.

외모 순위 매기기 사건과 그 쪽지를 인터넷에 올린 범인 찾기라는 소재를 통해서 중학교 1학년 새로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또한 아이들을 성적에 의해 평가하듯, 아이들을 외모에 평가하고 그 외모에 의해 차별하거나 무시하게 되는 현실 또한 보게 된다. 아이들의 말처럼 누가 그들을 외모로 평가할 수 있을까. 왜 아이들은 외모 때문에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이 이야기를 통해 깨닫게 된다. 

 

 

이필원 작가의 「유령 짝궁」 은 '유령 짝궁'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여 유령의 소원을 들어줌으로써 유령이긴 하지만 짝꿍의 부탁을 들어주려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 학년 새학기가 시작되었고 중학교에 입학한 성은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짝꿍이 생겼다. 그 짝꿍은 바로 유령 짝궁인데 그 유령은 잃어버린 연필을 찾아달라고 떼를 쓰며 귀찮게 한다. 성은이는 처음에는 유령 짝꿍의 부탁이 귀찮았지만, 고민 끝에 그는 원만한 학교 생활을 위해 유령 짝꿍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이 소원 들어주기 과정을 통해 성은이는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지만, 관계가 서먹서먹해진 친구 연준과 옆 분단에 앉은 유쾌하지만 엉뚱한 친구인 영지와 친하게 지내게 된다. 성은, 연준, 영지는 연필을 찾아달라는 유령 짝꿍의 소원을 과연 이루어줄 수 있을까. 

 

 이 책 『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에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감성 덕분에 충분히 공감하고 고민하게 되는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낯선 환경과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이 된 아이들의 설렘과 불안, 그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이 책  『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을 통해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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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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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의 의미"

가와무라 겐키 <4월이 되면 그녀는> 을 읽고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가와무라 겐티의 소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결혼과 사랑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요즘, 지고지순한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손편지에 꾹꾹 눌러쓴 설레이는 사랑의 감정, 비록 몸은 떨어져있지만, 마음만은 서로 그리워하고 잊지 않고 지내는 마음 그런 레트로 감성어린 사랑이 그리운 요즘이다. 

 

그런 나의 감성에 사랑의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만났다. 바로 이 책  『4월이 되면 그녀는』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가와무라 겐키의 작품인데, 그의 작품답게 영상미가 돋보인다. 일상 속 생명력을 보여주는 빨간색 이미지, 긴장감을 주는 흰색 이미지 등 다양한 색채 묘사, 밴드의 공연, 카페의 음악 소리, 바람 소리 등 청각적인 효과, 4월부터 각 장의 제목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변화를 담은 배경 묘사 등으로 인해 이야기가 입체적이며 생동감있게느껴져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이다.

 

이야기는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한다. 결혼을 앞둔 후지시마에게 9년 전 하루와의 갑작스러운 이별 후 오랫만에 편지가 온 것이다. 그 편지를 통해 후지시마는 9년 전 그때를 추억하게 된다. 대학 동아리때 만났던 그녀 이요다 하루, 그녀와의 사랑과 추억의 시간들이 소환되며 어느덧 시간은 9년 전 그때로 돌아간다. 후지시마는 하루와 사진 동아리에서 만나서 순수한 사랑을 나누었던 나날들을 추억하며 지금의 자신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된다. 동거를 하면서도 각방을 쓰고, 어느덧 사랑의 설레임은 사라지고 익숙해가며 열정도 사라진 지금 상태를 과연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후지시마는 9년 만에 날아온 하루의 편지로 인해 과거의 사랑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의 사랑또한 되돌아보면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너무나 익숙하고 편하기에 우리는 그렇게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소홀히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함께 했던 과거의 사랑의 기억은 잊혀지고 현재는 사랑도 열정도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에 대한 관심도 없는 상태, 후지시마의 현재의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현재 나의 사랑도 되돌아보게 된다.

어느덧 결혼 10년차에 접어들어, 나 또한 사랑이라는 이름보다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에는 그 사람을 그렇게 열렬히 사랑했는데 그런 열정과 사랑은 어디로 가버렸던 말인가.

 

하루의 마지막 편지를 통해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대상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을 사랑하는 내 자신의 모습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모습 속에서는 사랑에 빠져서 그 사람을 좋아하는 나의 모습도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후지시마를 좋아했던 자신의 모습을 만나고 싶어서 마지막 편지를 쓴 하루처럼, 사랑의 의미가 점점 잊혀져가는 요즈음, 사랑에 빠졌고, 사랑을 받아서 행복해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다시금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데 지금 마지막 편지를 쓰면서 깨달았죠.
나는 나를 만나고 싶었던 거예요. 당신을 좋아했던 무렵의 나를.
솔직한 감정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그 무렵의 나를 만나고 싶어서 편지를 썼던 거예요.
나는 사랑했을 때 비로소 사랑받았다.
그것은 흡사 일식 같았어요.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이 똑같이 겹쳐진 건 짧은 한순간의 찰나.
거역할 수 없이 오늘의 사랑에서 내일의 사랑으로 변해가죠. 그렇지만 그 한순간을 공유할 수 있었던 두 사람만이 변해가는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난 생각해요.

-p. 243-244


이 글은 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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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유
J. S. 먼로 지음, 지여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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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심리 스릴러

J.S 먼로 <디 아더 유>를 읽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은 누구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J. S 먼로의 도플갱어 심리 스릴러 소설-

 

만약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당신이 진짜가 아닌 당신의 도플갱어라면 어떨까. '도플갱어'라는 뜻은 일반적으로 타인은 볼 수 없지만, 본인 스스로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자기복제, 분식복제를 일컫는 말이다.  지금 당신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는 당신의 남편 또는 아내가 진짜가 아닌 도플갱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할까.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가 도플갱어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이 책  『디 아더 유』는 '초인식자'와 '도플갱어'라는 소재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등의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초인식자와 자기복제물인 도플갱어와의 만남이 참으로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진다.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을 절대로 잊지 않는 인구 1%에 해당하는 초인식자 케이트는 초상화가로 그림을 그리다가 그녀가 얼굴을 인식하는데 있어 특별한 능력을 인정받아 경찰서에서 일하며 범인 검거를 돕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그녀는 심각한 뇌손산을 입고 6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러다 병원에서 새로운 연인 '롭'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롭은 그녀보다 젊으며 신생 기업의 창업주이다. 또한 뇌와 기계를 상호 연결하는 '직접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전도유망하고 능력있는 남자이다. 케이트는 능력있고 멋진 남자인 롭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퇴원 후 롭의 집에 머무르며 점점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트는 롭에게 자신은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없게 되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말하며 롭에게도 무서운게 있는지 묻는다.이 질문에 대해 롭은 케이트에게 도플갱어를 만나게 될까봐 무섭다고 말한다. 자신은 10대 때 실제로 도플갱어를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하며 그 도플갱어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빼앗가버릴까봐 너무 두렵다고 말한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날로 나는 끝장이 나고 말 거야. 그는 내 인생을, 나 ,당신, 집, 회사, 내가 이룬 모든 것,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전부 차지하게 될 거야."

롭이 젖은 눈으로 말을 멈춘가. 콘월의 태양이 외딴 구름 뒤로 몸을 숨기자 해변에는 불현듯 그늘이 드리운다. "그는 내 영혼을 훔쳐 갈 거야."

-p. 20

 

롭으로부터 도플갱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은 케이트에게 불길한 일이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하며, 갑자기 롭의 얼굴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한다. 케이트는 머릿속에서 도플갱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떠나지 않고, '혹시 롭이 도플갱어가 아닐까' 하며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그리고 롭의 평상시와 다른 행동들로 인해 케이트의 불안감을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의 오른쪽에서 롭에게 다가가고 있던 케이트는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이 멈추어 선다. 또다시 아까처럼 뇌 어딘가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엄습하며 속이 메스꺼워진다. 이번에는 그 감각이 한층 세차게 덮쳐온다.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롭이지만 또한 롭이 아니라는 당혹스러운 느낌.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고. 알아볼 수 있지만 처음 보는 듯 낯설다. 기시감이 아닌 미시감.

-p. 44-45

 

너무나 케이트를 걱정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 롭, 과연 그녀의 의심대로 롭은 도플갱어인가. 처음에는 케이트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연이어 일어나는 불길한 일들과 롭의 낯선 이상한 행동들이 점점 더 의심을 확신으로 만든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긴박한 사건 전개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롭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케이트 곁에 롭의 도플갱어가 있을까. 롭의 도플갱어의 정체는 누구인가.

 

도플갱어의 존재와 정체를 밝히는 과정 속에 6개월 전 케이트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과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긴박하고 촘촘한 이야기 구성에 632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이 전혀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의 말처럼 나 또한 얼마나 이 책의 책장들을 빠르게 넘겼는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한 존재인 도플갱어와 초인식자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사용하여, 도플갱어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심리와 추리 과정이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게 펼쳐져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도플갱어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나처럼 쉴새없이 책장을 넘기면 마침내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말 우리의 도플갱어가 존재하고, 직접 그 도플갱어를 만난다면 정말로 롭의 말처럼 너무나 무서울 것 같다. 이야기 속에서 롭의 도플갱어가 모든 것을 빼앗아갔듯이,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지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소름이 돋는다. 아마 이 책을 더운 날 읽으면 그 공포스러움에 극한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 글은 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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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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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 화려한 귀환"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 쇼맨 환상의 여자>를 읽고 



“트랩 핸드에 도착한 의뢰, 블랙 쇼맨이 접수합니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 이은 새로운 히어로 다케시의 귀환-

 

 

전작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우리의 새로운 히어로 블랙 쇼맨이 이번에는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를 통해 다시 돌아왔다. 전작을 통해 블랙 쇼맨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 히가시노 게이고가 블랙 쇼맨 시리즈 2탄을 가지고 우리 곁에 돌아온 것이다. 

 

전작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는 한 장례식에서 펼쳐진 기이한 복수극을 멋지게 해결한 새로운 히어로 블랙 쇼맨이 이 책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에서는 위기에 빠진 여성들을 구해주는 정의의 사도로 등장한다. 

 

도쿄의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간판도 없는 바인 '트랩 핸드', 이 장소가 우리의 블랙 쇼맨이 마술같은 솜씨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 바에는 눈썰미와 말솜씨가 뛰어난 블랙 쇼맨이 자 바텐더인 다케시가 있다. 그리고 이 트랩 핸드로 인생을 바꾸고 싶을 만큼 절박하고 위기에 처한 여성들이 찾아온다. 다케시는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연에 맞춘 칵테일을 대접하고 손님들은 다케시에게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을 털어놓는다. 


어느 날 이 트랩 핸드로 각각의 사연을 가진 세 명의 여성이 찾아온다. 우선 첫 번째 단편인 <맨션의 여자>에 등장하는 귀부인 우에마쓰 가즈미가 등장하는데, 이 여성은 남편의 죽음 이후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미망인이다. 그녀는 새로 이사할 집의 리모델링을 젊은 건축사인 마요에게 의뢰하게 되는데, 마요는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우에마쓰 가즈미와 함께 자신의 삼촌인 다케시가 운영하고 있는'트랩 핸드'를 찾아온다. 이야기는 단순히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우에마쓰 가즈미가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이야기로 진행하게 된다.  '우에마쓰 가즈미가 과연 진짜인가, 아니면 대역을 하는 가짜인가? 하는 우에마쓰 가즈미의 정체에 대한 의심과 함께 우에마쓰 가즈미의 숨겨진 사연은 무엇일까 하며 궁금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 궁금증 해결에 있어서 우리의 블랙 쇼맨 다케시가 멋진 해결사로 나서게 된다.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사정에는 관심없다는 듯 행동하지만,  절망에 빠진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따뜻한 애정과 관심으로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와 절망에 빠진 여성들을 도와주고 그녀들을 악당이나 위험으로부터 구해주는 블랙 쇼맨의 정의의 사도같은 모습에 반하게 된다. 

 

두 번째  단편인 <위기의 여자>에서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남녀의 만남 속에서 여성을 사기꾼같은 나쁜 남자로부터 구해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수면제를 먹여 어떻게 해보겠다는 엉큼한 음모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여성을 구해내고 그 검은 음모를 밝히는 다케시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세 번째 단편이자 표제 제목이기도 한 <환상의 여자>에서 작가는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할 수 있는 신기술인 '딥페이크' 기술을 선보였다. 물론 첫 번째 이야기인 <맨션 위의 여자>에서도 잠깐 나오긴 했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상대방을 감쪽같이 속이게 된다. 정말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서 범죄도 저지를 수 있을 듯 하다. 그 기술을 이용해서 죽은 남자의 또 다른 내연녀를 만들고 아들을 딸로 완전히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남자의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이야기가 끝나는 듯 했으나, 오히려 이야기의 중심은 그 남자가 죽고 남겨진 연인의 슬픔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과 마음의 치유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심에 블랙 쇼맨이 있다.

죽은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한 여자를 위해 블랙 쇼맨이 나서서 멋진 마술같은 트릭을 선보인다. 색다른 추리기술이나 커다란 사건은 없지만, 그 사건의 해결과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음 따뜻하고 자상한 블랙 쇼맨이 있다. 

 

이제까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살인 사건과 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나 탐정정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번 블랙 쇼맨 시리즈를 통해 냉철한 두뇌의 차가운 남자 주인공이 아닌, 친절하고 자상한 마음 따뜻한 남자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마술을 보듯, 속도감 있게 수수께끼를 감쪽같이 해결하고 속임수는 속임수로 맞서는 블랙 쇼맨 다케시의 앞으로의 멋진 활약이 기대가 된다. 

 

더군다나 이 책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작가의 한국 독자에 대한 애정을 담아서 특별히 한국에서 선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 독자들에 대한 그의 특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항상 선보이는 작품마다 경탄을 자아내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이기에 언제나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팬이며 언제나 그의 작품을 읽는 순간은 행복하다. 

 

이 글은 알에이치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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