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칠드런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9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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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톨이 소년 한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 이야기"

댄 거마인하트의  <미드나잇 칠드런> 을 읽고 



"가장 외로웠던 날, 그 아이들이 찾아왔다."

-외톨이 소년과 한밤중에 갑자기 찾아온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

 

 

한 외톨이 소년이 있었다. 한 번도 친구가 없어서 언제나 외로움에 떨어야만 했다. 그렇게 외로움에 잠들지 못하던 한 소년에게 갑자기 한밤중에 나타난 소녀를 만나게 되고, 소년과 소녀의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이 책 『미드나잇 칠드런』은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외톨이 소년과 한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외로움이 아닌 믿음과 신뢰를 느끼며 행복해하는 외톨이 소년 라바니의 성장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며 마음이 흐뭇해진다.

이 책을 통해 소년과 소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특히 래거본드 가족이라고 하는 아이들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작가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소 추상적이면서도 어려운 주제를 외톨이 소년 라바니와 갑자기 나타난 소녀 버지니아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말해준다.

 

버지니아는 도니라는 힘쎈 아이의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려온 라바니를 도와 그런 폭력에 대항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준다. 항상 자신을 보잘 것 없고 친구도 없는 외톨이라고 생각해온 라바니에게 '넌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면서 라바니의 자존감을 높여주며 그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도와준다. 비록 버지니아는 보살펴주는 부모도 없이 살 곳을 찾아 아이들과 떠돌아다니며 사는 처지이지만,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보이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자신감을 잃은 라버니에게 넌 귀한 존재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준다. 그리고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당찬 성격을 가지고 있어 여러 위기의 상황 속에서 라바니를 구해준다.

 

라바니는 버지니아가 보여주는 우정과 신뢰 덕분에 자신감을 찾고, 자신이 귀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도니의 횡포와 폭력에도 점차 대응하게 된다.

하지만, 라바니는 버지니아가 밝힌 래거본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다. 버지나아를 포함한 일곱 명의 아이들은 모두 부모가 없는 고아와 같은 처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함께 하고자, '가족'이란 이름 하에 함께 살기를 희망해서 '늑대인 사냥꾼'을 피해 한밤중에 나타나 빈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라바니는 이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사냥꾼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특히 그 비밀을 알게 된 도니의 협박과 강요에 시달리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한다. 

 

어쩌면 음악이란 우리가 듣기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가족이 사랑하기로 선택한 사람인 것처럼. 그리고 집은 머물기로 선택한 곳인 것처럼. 진쩌로 만드는 건 바로 선택이다.

-p. 212

 

2부에서 벌어지는 라바니의 선택을 보면서 무엇이 과연 진정한 우정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위험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옳지 않은 선택을 해야했던 라바니의 행동과 그로 인해 버지니아에게 상처를 주면서 우정이 깨져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이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진실한 마음을 터놓고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진정한 우정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2부의 뗏목 경주 장면은 정말 한 편의 영화 장면을 보는듯이 박진감 넘치고 감동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에 빠진 버지니아를 구해주는 라바니의 선택과 행동을 너무 용감했고, 그는 진정한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3부에서 사냥꾼과 아이들의 추격전은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아이들이 잡히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불안으로 마음 졸이면서 읽었다. 해피엔딩의 결말을 통해 작가는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이 책의 글머리에 밝힌 것처럼 작가는 모든 사람은 사랑받고 우정을 나눌 자격이 있음을 말해준다. 가족이란 꼭 피와 살을 나눈 사람이 아닌 함께 마음을 나누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모두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외톨이 소년과 소녀와의 특별한 만남과 우정 이야기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우정과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더군다나 사춘기 소녀와 소녀가 주인공이기에 우리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모든 이야기는 선택에 대한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도, 가족도, 우정도 모두 선택에 의한 것이다.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도 된다. 

외톨이 소년과 한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소녀와의 만남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게 해주고 외로움과 괴롭힘에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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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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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삶의 기록"


프랑수아즈 사강의  <고통과 환희 순간들> 을 읽고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으로 강렬하게 살았던 것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

 

그동안 『어떤 미소』, 『슬픔이여 안녕』, 『마음의 파수꾼』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과 감정묘사를 잘 그려온 프랑수아즈 사강이 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그녀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아닌 '인간 사강'을 만날 수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과연 프랑수아즈 사강 과연 그녀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했었다. 작품 속 여성 주인공이 진취적으로 사랑을 쟁취하고 자유롭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내가 예상한대로 실제로 그녀는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프랑수아즈 사강의 고통과 환희로 가득한 그녀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인 것이다. 

그녀가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알았던 것, 사랑했던 것들, 행복했던 순간들, 만난 사람들을 회고한 10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특히 빌리 홀리데이, 오손 웰스, 테네시 윌리엄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 등 재능, 고결함, 비극으로 그녀를 감동시킨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과의 영혼의 교류와 잦은 왕래와 만남을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이 얼마나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진심으로 소통하고 교류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10편의 에세이 중 <빌리 홀리데이>, <테네시 윌리엄스>, <오손 웰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람의 편지> 5개 에세이에는 당대 문화 예술계 저명인사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을 보여준다. 특히 전설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유명세를 날리던 빌리 홀리데이가 인종차별 때문에 쓸쓸한 삶을 살다간 점,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테네시 윌리엄스가 동성애자로 배척당하고 작가 커슨 맥컬러스와의 동거를 한 점 등을 말하면서 그들의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과 그리움을 표현했다. 

 

"시인이여, 나는 당신이 그리워요. 이 그리움이 이후로도 오랫동안 지속될까 봐 나는 두려워요."

-p. 86

 

극작가, 소설가, 발레리나, 영화배우 등 문화적 인사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그들과의 인연을 계기로 단편 소설 쓰기에서 더 나아가 희곡 작품까지도 쓸 수 있었고, 실제로 그 작품들을 연극 상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프랑수아즈 사강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도박>에서 그녀는 카지노 도박장에서 느낀 도박에 대한 경이로운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을 담보로 잡고 도박 밑천을 마련하는가 하면, 히룻밤 사이에 도박을 통해 상당한 금액의 인세를 날려버리기도 하는 등 그녀가 얼마나 도박을 즐겨 하고, 도박에 올인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도박은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고 말하면서 도박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시간이라는 모래시계를, 돈이 주는 중압감을, 사회가 가하는 ‘문어발식’ 속박을 잊게 한다. 도박을 할 때 돈은 결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는 어떤 것, 장난감, 플라스틱 칩, 다시 말해 교환 가능한 본성을 지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또한 진정한 도박사들은 심술궂고 인색하고 공격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며, 너그러움을 그들 안에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모든 소유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모든 패배를 우연으로 간주하며 모든 승리를 하늘의 선물로 간주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도박」중에서

 

<스피드>에서는 속도를 즐기는 자동차 경주를 할 때의 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빠른 속도감은 행복의 도약과 같다고 말한다. 도박과 스피드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자유분방하고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스피드는 어떤 것의 표시도 하니고 증거도 아니다. 도발이나 도전도 아니다. 그것은 행복의 도약이다."

-p. 98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으로 강렬하게 살았던 것이다' (p. 211) 라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말처럼, 그녀는 삶을 열정적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아닌 인간 프랑수아즈 사강의 본래 모습을 알게 되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10편의 에세이들을 통해 열정적인 불꽃같은 삶을 사는 프랑수아즈 사강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읽을 때 좀더 작품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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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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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교수 두번 째 인생 수업"

모리 슈워츠의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를 읽고 



"오늘날 내가 살고 만들어 가고 경험하는 '지금'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

-미처 다하지 못한 모리의 마지막 이야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우리에게 살아있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가르침을 주었던 모리 교수가 이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를 통해 우리에게 두번째 인생 수업을 하고 있다. 우리 마음 속 진정한 스승이자 어른이었던 모리 교수가 세상을 떠난 후 우리에게 남긴 인생의 지혜는 무엇일까.

 

이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은 모리 교수의 미발표 유작을 모아 아들인 롭 슈워츠가 편집하여 출간하였다. 

'이 원고를 발견한 것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한참 뒤인 2000년대 초였다' 라고 서문에서 밝히듯이, 이 책의 내용은 모리 슈워츠 교수가 1995년 작고 후 그의 서재에서 발견된 원고라고 한다. 34년 전, 세상을 떠난 모리 교수가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는 무엇일까. 

모리 교수는 우리에게 늙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는 나이가 들어 잘 늙어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토대로 노년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는 흔히 늙어간다는 것이 쇠퇴, 쇠락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리 교수는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고 노년은 삶의 쇠락이 아닌 완성이라고 말한다. 

 

노후는 독특한 제약과 기회가 있는 특별한 성장기이다. 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노후에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 p.9

 

특히 요즘같이 100세 시대에 있어서, 노년의 삶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다. 그리고 60대 이후를 제 2의 인생이라고 흔히 말한다. 자녀 양육과 교육, 경제적 부 축적 등 인생의 주요 과제를 완수한 이후 찾아오는 노년의 삶 속에서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인생의 중심에는 노년의 나이에 이른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한다.

 

웰 에이징과 최대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노년의 도전과제이다.
-p.144

 

우리는 어떻게 하면 웰 에이징, 즉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행복하게 나이가 들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모리 교수는 '나다움', 나다운 생이 무엇인지 깨닫고 삶을 찬란하게 사는 것, 더 나아가 마지막까지 성장하며 사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비단 모리 교수의 이런 가르침은 60대 이상의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이나 청년들도 삶 속에서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노년층을 모욕하고 차별하면서 노인의 인간성을 부정해왔다. 그래서 노인이 만족스럽고 가치있는 삶을 살 기회를 빼앗아왔다. 더이상 노인들은 쓸모없고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다. 더이상 이런 노인을 모욕하고 차별하는 치욕적인 편견인 노인 차별과 노인 낙인을 없애고 노인 또한 우리와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그들의 안전과 행복이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인 모리 교수 또한  노년에 천식에 시달리며 루게릭병으로 병상 생활을 하였지만, 35년동안 그는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며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주면서 그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그들 자신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었다. 모리 교수는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제 삶 속에서  그 자신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그 결과를 증명했다. 비록 그는 루게릭병으로 육체적인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살았지만,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만의 삶을 사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또한 웰 에이징을 하면서 노년의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다.

 

모리 교수는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그가 만난 웰 에이징을 잘 실천한 사람들의 사례를 제시하여 더욱더 공감을 주고 있다. 웰 에이징을 하는 방법은 단순히 몇 가지 방법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리 교수는 웰 에이징을 위한 수십 개의 방법들을 제시하지만, 그 방법들은 하나같이 모두 주체적이고 자립적이며 소통하며 함께 하는 삶을 위한 방법들이기도 하다. 

 

모든 인생은 소중하며 어떤 연령대이든 그 주인이 아름답고, 쓸모 있고, 보살피는 삶으로 가꿀 수 있다. 독창적이고, 경험을 쌓고, 충만하게 지각하며 인간애를 발휘하는 삶이 될 수 있다. 내 인생, 건강, 자부심, 자존감, 삶에서 지속적으로 얻는 만족감은 남들의 그것과 똑같이 중요하다. 누구나 공통의 인간애를 공유하며 인류에 기여할 게 많다.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p.137

 

정말 우리가 헹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웰 에이징이 정말 중요하다. 이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더이상 나이가 우리의 삶을 가로박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과 함께 '어떻게 나이를 들 것인가', '나이가 들어 어떻게 잘 살 것인가' 도 함께 고민하고 그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그 때에 이 책에서 모리 교수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마지막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죽은 후에도 모리 교수가 우리에게 인생과 노년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주고 우리가 노년에도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비록 이 책이 모리 교수의 미발표 유작이긴 하지만, 이렇게나마 모리 교수를 만나고 그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비록 그는 없지만, 모리 교수는 우리 마음 속에 영원한 스승으로 살아있을 것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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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루스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지음, 승주연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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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속에서도 선한 본성 삶 추구한 사람"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의  <라우루스> 를 읽고 



 

“삶은 신성한 것이다.”

-러시아의 움베르트 에코라 불리는 예브게니 보톨라스킨이 

세계문학사에 더한 장엄한 고전 -

 

구원한 연민의 마음을 가진 인간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가능한가? 도스토옙스키 작가의 소설 『백치』를 읽으며 유로지브이와 같이 타락하고 사람들을 구원하려고 했던 주인공 미쉬킨 공작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결국 미쉬킨이 가진 연민과 구원의 마음은 나스타샤의 죽음으로 끝이 나고 미쉬킨 공작 또한 그 절망감과 고통에 못 이겨 백치가 되어 떠나게 되는 결말 속에서 결국 인간은 신이 될 수 없고 그리스도의 구원은 어려운 것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라우루스』는 폐허 속에서도 선한 본성을 추구하며 의사에서 성자로의 길을 걸어간 '라우루스'의 일대기이다. 15세기 중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 당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해서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죽었다. 아르게니 또한 어렸을 때 역병으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게 되면서 할아버지인 흐리스토포르에게 약초술과 의술을 배웠다. 하지만, 그의 의술로도 그의 아내와 아이의 죽음은 막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그때부터 그의 속죄의 기나긴 여정은 시작된다. 

 

“자네는 앞으로 힘든 여정을 겪게 될 것이네. 자네 사랑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니 말일세. 아르세니, 이제 모든 것은 자네 사랑의 힘에 달려 있을 거라네. 물론 자네 기도의 힘 역시 중요하다네.”

-p. 143
 

비록 자신의 아내와 아이는 죽이지 못했지만, 그는 제대로 된 약과 치료도 없었던 그 중세 시기에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치료해서 생명을 구해준다. 의사로서 그는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준다. 그는 아르게니 라는 본래 이름을 버리고 '우스틴'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거룩한 바보 성자인 유로지브이가 되어 자기희생과 고행의 길을 간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가 병든 자들을 치료하듯이, 그는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리고, 거룩하고 성스러운 마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거룩한 신앙으로 치유와 이적을 보이게 되고, 그의 명성이 알려짐에 따라 몸이 불편한 자들, 맹인들, 절름발이들 등 아픈 사람뿐만 아니라 단순히 그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러시아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까지 그를 찾아온다. 

 

그렇게 치유와 이적의 역사를 보인 의사 아르게니이자 유로지브이 우스틴은 암브로조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떠나게 된다. 암브로조는 미래를 예언하고 세계의 종말을 기다려왔던 이탈리아 사람이었는데, 아르세니는 치유를 통한 희생과 구원이 아닌 보다 더 거룩하고 숭고한 목적을 위해 기꺼이 예루살렘 성지 순례에 나선 것이다. 이제 단순히 아르세니는 의사나 성자가 아닌 세상의 종말에 대해 준비하고 예언하는 수도자인 것이다. 하지만 성지순례 길은 고행의 길이자, 죽음의 길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에 대한 사랑과 구원에서 시작된 그의 연민과 속죄의 마음이 더욱더 커져 인류애적인 사랑과 구원으로 확대되었음을 그가 의사에서 수도자가 되는 과정을 통해 알게 된다. 자신의 선한 행동과 자기 희생과 봉사를 통해 그는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살아서 구원받지 못한 자신의 아내 우스티나와 아이를 구원하고자 한다. 

그런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 복종은 그의 예루살렘 순례 이후 더 커져서 그는 드디어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자 '라우루스'가 된다. 이제는 약초나 의술이 아닌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으로 그는 치유의 능력을 보여준다.

 

"저는 이제 제 삶이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는 아르세니였고, 우스틴이었고, 암브로시우스였으며, 이제는 라우루스가 되었습니다. 서로 닮지도 않았고 서로 다른 이름과 서로 다른 몸을 가진 네 사람의 삶을 살았습니다. 

(중략) 저는 서로 다른 시대에 저였던 사람들과 저를 더 이상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삶은 모자이크와 유사해서 여러 조각으로 흩어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p. 494

 

 

  그가 말한 것처럼 그는 아르게니, 우스틴, 암브로시우스, 라우루스라는 각각 다른 이름으로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사람으로 삶을 살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삶이 모자이크처럼 흩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사로서의 아르게니의 삶도 우스틴, 암브로시우스, 수도자 라우루스 또한 모두 그 자신이고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가 결국 라우루스라는 이름으로 수도자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르게니의 삶을 살았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구원과 속죄의 서사가 비록 아내와 아이에 대한 속죄에서 시작하였지만, 결국 그는 러시아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고 안아줄 수 있는 성자로 거듭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의사인 아르게니가 성자 라우루스가 되기까지 과정을 통해 절망과 폐허 속에서도 자신의 선한 본성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신앙으로 구원과 자기희생의 길을 간 한 인간의 삶을 조망할 수 있었다.  감동적인 서사, 인간에 대한 구원, 자기희생, 속죄 등을 통해 삶의 신비와 인간의 선한 본성과 연민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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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 교유서가 소설
박이강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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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믿음에 대하여"

박이강의  <어느 날 은유 찾아왔다> 를 읽고 



"내일을 위해 바치는 오늘은 기쁨일까 고통일까,"

-박이강 작가의 '믿음'을 주제로 한 9편의 단편집-

 

오늘도 당신은 오늘 하루를 무사히 견뎠다. 회사라는 거대한 조직 속에 당신의 영혼을 갈아넣은지도 어언 10년 째이고 이제는 더이상 갈아넣을 영혼조차 남아있지도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들어서 이미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진지 오래이다. 이런 회사원의 애환과 고통을 회사원이 아니라면 그 누가 알까. 

 

이 책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에서 작가는 회사 생활에 영혼을 잠식당하며 발이 묶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오피스를 배경으로 오랜 시간 직장인으로 살았던 작가의 삶과 사유가 담겨 있기 때문에 많은 회사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고 있다. 작가 본인이 회사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직장인으로 느끼는 애환과 고통, 직장 생활에 대한 사유 등이 실제적이고 현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 관행처럼 이야기하는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그 믿음의 실체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날카롭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파헤치고 있다. 

 

9편의 단편들 중 특히 표제작인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에서 작가는  화자인 '나'를 통해 하려다 말고, 하고 싶은데 못 하고, 못 하는 것도 아닌데 안 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견디는 데 몰두하느라고 충동조차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나는 친구 경태의 권유로 충동적으로 제주도에 가게 된다. 이렇게 내가 '충동이 멋진 추동이 되는 순간'을 잊은 이유는 '회사에 돈값을 해야 하는''죽어라고 안간힘을 써야 120퍼센트를 겨우 해내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돈값. 맞는 말이다. 월급을 받는 사람은 돈값을 해야 한다. 돈값이 5천원 인 자와 1억인 자가 치러야 할 대가가 같을 수는 없다. 죄지은 자인 나는 시선을 떨구고 벌하는 자인 그의 심판을 담담히 기다린다.

(중략) 회사란 마조히스트로 훈련되는 새장이다. 그 새장 속에서는 영혼이 빠져나가 머리가 작아져야만 가볍게 훨훨 날 수 있다. 나는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나는 너무 낮게 그리고 천천히 날고 있다.

 -p. 254~255


 

그런 나에게 '은유'가 나타난다. 은유를 만나면서 나는 자신의 인생이 '발신인 불명 편지' 처럼 되돌려보낼 수 없이 살아왔음을 인식하게 된다. 사무실이 있는 9층 버튼을 깜박 잊고 놓친 나는 은유의 말대로 옥상까지 올라가기로 한다. 그 곳에서 자신이 추락하게 될지, 하늘로 날아가게 될지 더이상은 두려워하지 않고서 말이다.

 

"가보면 알겠지. 추락하게 될지, 하늘로 날아갈지, 그냥 내려올지, 아니면 한동안 별구경이라도 실컷 하다 와야겠다. 그렇게 생각해."

-p. 266

 

 

<흔들리는 것들>이나 <파라다이스 리조트>처럼 워커홀릭의 짧은 휴가를 다룬 작품들도 인상깊었다. 일만 하는 워커홀릭에게는 휴가란 어떤 의미일까.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작가는 2년 째 휴가도 반납하고 일에만 전념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인 희수가 환상의 섬인 몰디브에서 보낸 휴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혼여행지로 최고의 각광을 받은 환상적인 최애의 섬인 몰디브도 희수에겐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그녀가 몰디브로 간 것은 연말 휴가에 대해 사장이 한 말에 맞장구를 쳤기 때문이었다. 

 

연말 휴가가 화제에 오르자 사장은, 그에게 최고의 휴가란 열대 리조트 풀장에서 마타니를 마시며 밀린 책을 읽는 것이라고 말했다.

-p. 97

 

 신임 사장의 신임을 받고 직속 상사와 같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희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소설 <월든>까지 챙겨서 몰디브 섬으로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워커홀릭이었던 희수는 휴가지에서도 인터넷이 안 되어 확인하지 못한 이메일에 대해 걱정하면서 중요한 인사고과 시기에 이렇게 한가롭게 휴가를 떠나온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한다. 더군다나 자신의 시종을 맡은 버틀러인 아니쉬에게 무례하게 대하고 무시한다. 그동안 희수에게 일을 제외한 나머지 삶이란 '설마 이렇게 끝나진 않겠지'하는 기대 때문에 참고 보노는 지루한 영화 같았다. (p. 106)

 

우여곡절 끝에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희수는 자신이 전혀 최고의 휴가를 보내지 못했음에도 사장에게 '몰디브요? 최고의 휴가였어요.정말 100퍼센트 충전됝 기분이에요.(p. 122)이렇게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기분좋아한다. 

 

 

<오피스>나 <도시는 밤>처럼 회사원들의 인간관계를 다룬 작품들도 인상깊었다. 특히 <오피스>에서는 화자인 '나'를 통해 상사에게 비굴에 가까운 선의를 보이면서 비굴하지 않은 내일을 꿈꾸는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는 밤>에서 작가는 3년째 계약직만 떠돌고 있는 지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출근시간은 정확히 8시 55분으로 정하고, 점심 같이 먹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자신은 회사를 떠날 때라고 생각해왔다. 전 직장에서의 상처 때문에, 지수는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지 않고 끼여들지 않고 방임하는 것이 지금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생각하며 계약직을 떠도는 생활을 계속한다. 

 

그 외에 서울의 고급 빌라에 사는 부부과 그들에게 찾아온 외국인 손님과의 만난 이야기인 <방문객>이나, 금융업계의 거물이며 미술계의 큰 손인 디디를 기다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군상들을 보여주는 <디디를 기다리며>, 소식을 끊고 산 이복 자매인 혜린과 혜선의 이야기인 <2백만 원어치의 마음>도 인상깊었다. 

 

9편의 이야기들 모두 오피스를 배경으로 회사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을 주인공으로 하였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 중에는 이미 직장에서 비슷하게 겪어보거나 생각하고 느낀 내용도 많아서 더욱더 공감할 수 있었다. 

 

'소설을 쓰는 일로 기업 세계에서의 삶을 견디는 시간을 지나왔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 속의 9편의 단편들이 내일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에게도 공감과 위로을 주길 바라는 바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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