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롭고 재미있는 날씨 도감 - 하늘에서 얼음이 떨어진다고? 무지개의 끝은 어디일까? 아하, 그렇구나 - 초등 교양 지식 1
아라키 켄타로 지음, 오나영 옮김, 조천호 감수 / 서사원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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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재미있게 날씨 공부 해요!"

 

아라키 켄타로 <신비롭고 재미있는 날씨 도감>을  읽고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날씨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주는 재미있는 날씨 책"

-아이와 쉽고 재미있게 날씨 공부 해요!-

 

요즘 변화무쌍한 날씨에 당황할 때가 많다. 분명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는 쨍쨍한 날씨이다. 아이가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묻는다. "엄마, 구름은 왜 저렇게 모양이 다 달라요?" 아이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망설이게 된다. 매일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구름의 모양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는 하늘의 구름, 날씨 변화 등에 관심이 많고 그 현상의 이유들을 알고 싶어했다. 날씨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아이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 한 권을 만났다.

바로 이 책 『신비롭고 재미있는 날씨 도감』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구흠, 하늘, 기상, 날씨 등에 대한 76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저자인 아라키 켄타로씨는 구름을 연구하는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 박사이자, 날씨에 관한 책들을 출간하는 인기 작가라고 한다. 이 책 『신비롭고 재미있는 날씨 도감』은 출간 즉시 아마존 재팬 어린이 지구과학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25만 부를 판매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날씨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놓아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 적힌 설명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하, 그렇구나!" 라고 말하며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기상에 관련된 기여운 캐릭터와 그림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인 '놀라운 구름 이야기'를 시작으로 두 번째 장 '놀라운 하늘 이야기' 세 번째 장인 '놀라운 기상 이야기' 마지막 장인 '놀라운 날씨 이야기'를 끝으로 76가지 소주제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기상현상에 대해 관련된 사진들도 함께 제시되어서 이해하기가 더욱더 쉽고 그 사진들을 보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00장이 넘는 사진과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초등생인 우리 아이조차 즐겁게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과학 교과서에도 기상에 대한 부분들이 자세히 다뤄지지 않는데, 이 책 한 권을 통해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아이와 함께 날씨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 덕분에 나 또한 평소 궁금했던 기상 현상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며 날씨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와 함께 76가지 주제 중 마음에 들거나 평소 궁금하던 주제를 선정해서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이제 날씨와 기상에 대한 아이의 질문에 당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아이는 하늘의 구름에 대해,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아이는 길을 가다가도 자주 하늘을 쳐다보며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 속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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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시대 리토피아 소설선 4
방서현 지음 / 리토피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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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 시대의 현주소"

방서현 <좀비 시대 >를 읽고



"지금 우리 시대는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 사회인가"

-우리 시대 자본주의를 정조준해 좀비에 빗대어 비판하다-

 

요즘 좀비물인 인기이다. 좀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 영화, 웹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좀비물이 인기가 있어온걸까. 한때 공포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곤 했는데, 이제는 여기저기서 자주 등장해서 좀비가 혐오스럽고 무섭게 느껴지지않고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정말 좀비가 실재하는지 그것도 확실하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좀비에 열광하고 마치 좀비가 실제에도 존재하는듯이 여긴다. 

어쩌면 요즘 시대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또한 좀비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직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취준생, 코로나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는 소상공인들 등 다들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지지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상황도 악화되어간다. 

 

이 책 『좀비 시대』에서 저자는 학습지 교사의 현실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말하고 있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자신의 꿈도 버린 채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다같이 학습지 시장에 뛰어든다.이미지 광고에 속아, 많은 돈을 벌 거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학습지 회사에 들어간 두 주인공 연우와 수아는 그 세계가 자신들이 기대한 세상이 아님을 차차 깨닫게 된다. 엄연히 그 학습지 회사라는 세계에도 자본주의의 논리가 작용하고 돈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된다.

그들이 보기에는 학습지 회사 속 사람들이 이상하다. 그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교육보다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입회시키느냐는 실적이다. 그 실적에 따라 그들의 급여가 오르거나 내려가기 때문이다. 마치 그들에겐 아이의 한 명 한명이 소중하고 밥줄이나 마찬가지이다. 

학원 선생님도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학원을 그만두느냐에 따라 선생이 잘리고 안 잘리고가 결정난다고 한다. 그래서 학원 선생님들은 한 명의 아이들이라도 잡으려고 시험때마다 전과목 보충도 하고 빠진 수업에 대해 보강수업도 해준다. 아마 학습지 교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죽하면 그들의 모습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로 빗대어 비판하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 모습은 비단 학습지 교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 경제상황이 어려워서 사람들이 미래도, 희망도 없이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

 

학습지 교사 회사에 들어간 연우는 이 세계가 뭔가 다르고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갑자기 그는 이상한 세계에 놓인 듯하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어느 새 좀비가 되어있는 것 같다. 좀비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들과 똑같은 좀비가 될 것을 요구한다.

"좀비가 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물면, 그 사람이 좀비가 돼서 다른 사람을 물고, 이런 감염 방법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p. 80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본 창출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좀비가 되어야 하고 또 주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참으로 슬프고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 현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적으로 좀비는 아니지만, 좀비처럼 아무런 목적도 생각도 없이,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상한 세계에서 살려면 이상한 세계에 맞춰 사는 방법밖에 없다."

-p. 168

 

저자는 이 책 『좀비 시대』를 통해  현 시대의 아픔과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이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왜 좀비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인간다운 존엄성을 버린 좀비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점점더 경기가 어려워져서 살기가 너무 팍팍해짐에 따라 인간다움과 인류애 대신 돈과 권력이라는 자본주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이 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그들은 오늘 하루도 그렇게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과연 돈과 권력에 의한 좀비화로부터 그들은 안전할 수 있을까. 


이 책  『좀비 시대』는 좀비라는 소재를 가지고 자본주의를 비롯한 현 시대를 비판한 색다르고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학습지 교사의 아픔과 슬픈 현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 아이도 학습지를 통해 공부하고 있는데 학습지 교사 선생님에게 더욱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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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膣)적으로 다른 슬기로운 마흔
민권식.윤수은 지음 / 포춘쿠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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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으로 다른 마흔  이야기"

 

민권식, 윤수은 <질적으로 다른 슬기로운 마흔>을  읽고



어느 덧 나도 나이가 40대에 이르렀다. '마흔'하고 뒤에 붙는 숫자를 보니 이제는 내 나이가 정확히 몇인지 까먹을 때도 있다. 그리고 이 나이에 성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책을 선택하여 읽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우리에겐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껄끄럽고 불편해서일까. 그래서 선뜻 이 책 『질적으로 다른 슬기로운 마흔』을 읽기가 망설어지기도 했다. 나 또한 성 칼럼니스트와 비뇨의학과 의사가 해주는 얘기들이 혹시 이상한 이야기는 아닐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이 책 『질적으로 다른 슬기로운 마흔』에서 말하는 '성'은 전혀 불편하거나 이상하지 않게 느껴진다. 솔직하기도 하고 발칙한 발언을 하는 성 칼럼니스트 윤수은씨와 비뇨의학과가 말하는 수다같은 이야기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마흔 살의 보통 여자는 이제 자신의 몸과 수다를 떨어야 한다고 말한다. 50대에 오게 될 갱년기에 오는 갑작스런 몸의 변화에 적응하고 노화가 천천히 일어나게 하려면 40대에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그 시기에 오는 충격을 줄이고 에어백을 가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면, 이제는 정말로 나에게 남아 있는 에너지를 쏟을 때이다. 나와의 대화, 내 몸과의 대화를솔직하고 슬기롭게 시작해야 할 때이다.

이에 대해 이 책 『질적으로 다른 슬기로운 마흔』에서는 성 칼럼니스트와 비뇨의학과 교사가 즐겁게 성에 대한 수다를 떤다. 대화식으로 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또한 어려운 의학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실생활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깨알같은 팁들이 많아서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성에 대해 궁금한 점, 마흔 나이대에 준비해야 할 성적 지식과 정보 등을 얻을 수 있게 좋았고 이 책을 통해 이제 나도 나와의 대화를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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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죽음 - 살아 숨 쉬는 현재를 위한 생각의 전환
헨리 마시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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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주변의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

 

헨리 마시의 <참 괜찮은 죽음> 읽고



"지금 당신 삶은 생생히 살아 숨쉬고 있습니까?"

-나와 내 주변의 죽음에 대해 성찰해보는 시간-

 

 

죽음이란 무엇일까. 이제 나이가 40대에 접어드니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접하게 된다. 작년에는 직장에서 직장 동료들의 부모님의 죽음을 접하니 '정말 죽음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 어쩌면 삶과 죽음은 선 하나 사이에 있는 것이구나' 생각해보며 죽음이란 어쩌면 우리의 탄생과 함께 지금까지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 들어 죽음에 대해 많이 접하고 죽음에 대한 책을 많이 읽게 된다. 예전에는 죽음이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그런 죽음 이야기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주변의 죽음을 통해 어쩌면 내일 당장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구나. 정말 오늘 하루를 나의 인생에서 마지막 하루인 것처런 살아야겠구나' 이런 생각들을 종종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웰 다잉'을 준비할 수 있을까 그런 구체적인 방법까지 모색하게 된다. 아직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나이가 드셨지만, 크게 편찮으신데 없이 잘 지내고 계신다. 주변 지인들은 부모님의 죽음을 경험했다고 하는데 난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안다.

 

 

그래서 이 책  『참 괜찮은 죽음』에서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가 마음에 깊이 남았다. 이 책의 저자인 헨리 마시는 현직 뇌신경외과 의사이다. 그는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뇌기능 이상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까지 담당하고 있다. 아마도 죽음을 가장 먼저, 가장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의사일지도 모른다. 저자인 헨리 마시는 '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경외과 의사로 칭송을 받고 있다. 이 책 『참 괜찮은 죽음』에서도 환자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 환자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마음 등 그가 의료현장에서 바라본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깨달음을 전한다. 이 책에서 제시된 25가지 에피소드에는 뇌수술로 목숨을 건진 사람, 세상을 떠난 사람,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의 실제 경험담과 의사 생활에서 느낀 생각을 토대로 그는 자기자신에게 '참 괜찮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질문한다.

 

 

죽음에도 참 괜찮은 죽음이 있을 수 있을까. 흔히 사람들은 '잠들듯이 죽은 경우'를 호상이라고 하며 자신도 그런 죽음을 맞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런데 분명한 건 어느 누구도 병원에서 각종 호스를 끼우고 고통과 아픔에 시달리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웰다잉', '연명치료거부', '호스피스 치료'등이 뜨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30여 년 간의 여정을  환자 치료의 경험담을 통해 찾고 있다. 그 에피소드에는 극적으로 환자를 살린 기적같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아찔할 만큼 솔직한 저자의 뼈아픈 실수와 후회 등이 담겨 있다. 우리는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참 괜찮은 죽음이란 무엇일지 우리 나름대로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초연함과 연민 사이에서, 그리고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외과 의사의 시도와 실패에 대한 것이다. 뇌를 수술하는 외과 의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고 내 실패담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이 책으로 의사와 환자가 만날 때 서로가 느끼는 인간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서문」중에서

 

그런데 죽음으론 인한 상실의 아픔과 고통은 가족의 죽음을 통해 잘 느끼는 법이다. 저자 또한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의사가 아닌 어머니의 아들로서 죽음을 경험하고 그 죽음의 과정과 자신의 생각을 <참 괜찮은 부분>에서 담담히 전한다. 그래도 저자의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 "참 멋진 삶이었어."라는 말을 하셨다는 점에도 그래도 저자의 어머님은 참 괜찮은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죽음이야말로 '참 괜찮은 죽음'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괜찮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 순간적으로 소멸하는 죽음을 끝내 이루지 못한다면 내 삶을 돌아보며 한마디는 남기고 싶다. 그 한마디가 고운 말이 되었으면 하기에, 지금의 삶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마지막 순간 의식을 차렸다 잃었다 하는 동안 모국어인 독일어로 이렇게 되뇌셨다.
“멋진 삶이었어. 우리는 할 일을 다했어."

-p. 275, 「참 괜찮은 죽음」중에서

 

죽음이란 결코 쉽지 않은 순간이고 아무리 죽음을 잘 준비한다고 해도 막상 죽음의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두렵고 불안에 떨게 된다. 가장 삶에 대한 애정이 강할 때가 바로 죽음의 순간이지 않을까.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면 우리의 몸도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좀 더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게 된다.

아직 나에게도 죽음은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아직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장 무서운 순간이다. 하지만 이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때임을 안다. 이 책 속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죽는 순간에 나에게 "참 멋진 삶을 살았어." 라고 만족하며 떠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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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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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허기를 느끼는 소녀의 성장 이야기 "

 

카미유 드 안젤리스 <본즈 앤 올>을 읽고

 


"세상에는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사람을 먹는 소녀가 피로 얼룩진 비참한 삶 속에서 자신과 닮은 소년을 만난다-

 

 

'세상에는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이 무엇일까?' 처음에 이 책  『본즈 앤 올』 제목을 보았을 때 설마, 이 책이 식인자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끔찍하고 잔인한 식인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까. 정말 이 책을 읽으면 식인 행위를 빼고는 평범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것도 십대인 소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손톱 끝까지 피로 빨갛게 물든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책  『본즈 앤 올』은 정말 식인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먹으면 안 되는 것들, 즉 사람을 먹는 사람들 특히 소년과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열여섯 살 소녀 매런에게는 용납되지 않는 허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을 먹는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사람을 먹는 것은 살인죄보다 더 한 죄가 아닐까. 아마존이나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식인족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사람을 마치 음식 먹듯이 먹어치우는 식인 소녀라니 이거야말로 엽기적이고 싸이코틱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야기 전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소녀가 식인 행위하는 것만 빼고는 평범한 십대 소녀의 성장 이야기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전혀 그 소녀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일지 모른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 그런 비밀을 유일한 가족인 그 소녀의 엄마는 알지만, 모른 척 한다. 왜 그녀는 자신의 딸의 식인 행위를 모른 척하고 덮어주는 것일까. 그건 분명 잘못된 일인데도 한번도 그녀의 엄마는 그녀가 잘못했다고, 사람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녀는 자신의 딸이지만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소녀의 곁을 떠난다. 아무리 딸인 식인자이지만, 딸인데 무책임하게 버릴 수도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 보여주는 매런의 엄마의 모습은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같은 엄마로서 이해하기가 좀 힘들기도 했다. 

 

소녀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에게조차 버림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엄마조차 자신을 두려워하고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자신의 아빠는 식인자인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아빠를 만나러 길을 떠난다. 아빠의 고향이 미네소타주에 있다는 것만 알고 버스를 타고 히치하이이킹을 하면서 그 곳을 향해 떠난다. 왠지 자신의 아빠도 어쩌면 소녀와 닮았기 때문에, 자신의 곁을 떠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식인 행위도 유전이 되는 것일까. 이 책 속에는 왜 그녀에게 사람에 대한 참기 힘든 허기를 느끼고 결국 사람을 먹을 수밖에 없는지는 잘 나타나 있지 않다. 마치 저자는 식인 행위 또한 취향이나 사람의 특성처럼 진술한다. 채식주의자처럼 '카니발니즘'을 취향의 문제로 다룬 점도 정말 파격적이고 충격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세상에는 식인자가 그녀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닌가보다. 피로 얼룩진 불행한 그녀의 삶 속에서 소녀와 닮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십대 소년 '리'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운명과도 같았고, 그 소년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는 식인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성장하게 된다. 

 

“걱정 마.” 청년이 말했다. “네가 한 짓을 본 사람은 나뿐이야.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야. 아직 아무도 그 직원의 차를 보지 못했어. 우린 무사해.”
‘우린 무사해.’ “혹시 너…….”
우리는 걸음을 멈췄고, 우두커니 서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이 몇 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맞아. 나도 그래.”
-p.142

 

아빠를 찾으러 가는 여정에서 소녀는 자신과 닮았고, 기꺼이 그녀와 그 길을 함께 하고자 하는 소년 '리'를 만난다. 매런은 리와 함께 미국 동부를 횡단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간다. 매런은 리와 함께 있으면 더이상 자신의 식인 행위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리와 함께 있으면 매런은 안정감을 느낀다. 심지어는 그 편안함이 리에 대한 사랑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미국 동부로 가는 여정 속에서 매런과 리는 예측불허의 상황을 만나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매런은 자신의 아빠를 만나서 그녀의 정체성을 되찾게 될까. 그들의 여정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그들이 어떤 결말을 향해갈지 자못 궁금하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감독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결정이 되었고,  티모시 살라메 배우도 출연한다고 하니 너무나 기대가 된다.  

 

식인자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해서 그 소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기묘하게 매혹적이었다. 여전히 식인 행위 자체는 협오스럽고 끔찍하지만, 그들이 식인자이긴 하지만, 그들 또한 우리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는,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고 싶어한다는 그 평범한 깨달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고 협오스럽고 잔인한  소재를 가지고 성장 소설로 연결지은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구성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한 작품 속 매런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식인자가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참 이상하긴 하지만, 역시 책은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때론 거북하고 불편할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식인 행위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그 행위를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에 초점을 둔 것 같다. 그런 점을 유념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색다르고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어.
2, 300페이지를 읽는 동안 보통 사람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고.
비록 그 보통 사람이 시간 여행을 하거나 외계인과 싸운다고 해도.
(…) 나는 책이 필요해. 내가 가진 건 책뿐이야.”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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