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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 무서운 아이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0월
평점 :
"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십대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조영주의< 유리가면: 무서운 아이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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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줄 유리가면이 있을까"
- 따돌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목소리 -
아이들 사이에 '아싸', '인싸' 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았다. 처음에 딸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난 오히려 "아싸, 인싸'가 무슨 뜻이야?" 나의 질문에 딸은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이 "엄마는 그것도 몰라, 아웃사이더, 인사이더의 줄임말이잖아." 소위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왕따'의 다른 표현이다. 그런데 이런 따돌림이 20년 전 내가 어렸을 때, 딸이 태어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요즘 학교부적응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요즘에는 그런 행위들이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면 처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억울하게 당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조금은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따돌림은 존재함을 이 책 『유리가면:무서운 아이』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정말 이 책 제목처럼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줄 '유리 가면' 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 『유리가면:무서운 아이』는 작가가 따돌림으로 고통받고 왕따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십대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저자인 조영주 작가는 청소년 시절에 겪은 자전적 경험을 반영하여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노력하는 십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그들의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응원하고 있다. 삶의 행복은 자신을 믿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고 그러니 나 자신을 찾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책 속 주인공 '유경'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인 '유리 가면'을 자신이 좋아하는 미우지 스즈에의 만화 <유리 가면>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유리가면> 속 내용과 이 만화책은 주인공 유경이 따돌림을 극복하고 주체적으로 우뚝 서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작가는 학창시절 글쓰기를 하고 이 만화책을 읽으면서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고도 한다. 작가는 이 책 제목을 그 만화책에서 따왔다고 했지만, '유리가면'이라는 것이 힘든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보호해줄 보호막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빗댄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학 온 유경처럼 '인싸' 그룹에 속해서 인기를 얻고 친구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할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인기를 얻기 위해 명품 가방, 옷 등을 입으면서 그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책 속 유경의 말처럼 그 아이들의 '레벨'에 속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 유경은 아이들 사이에 '레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사는 곳에 따라, 들고 다니는 물건에 따라, 그리고 부모의 직업에 따라 수준이 달라진다고 여겼다.
p. 44
그래서 유경도 인싸인 '유미'의 마음에 들고자, 유미와 같은 레벨로 평가받고자 명품 가방, 명품 옷만 입고 다니고, 유미의 비위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치 유미의 꼭두각시가 된듯유미의 눈치만 보면서 유미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한다. 그러다 문득, 유미는 자신이 전혀 행복하지 않음을, 유미에게 끌려다녔음을 깨닫게 된다. 유명 웹툰 작가인 아빠의 영향인지 유경은 글쓰기를 좋아했고, 글을 쓰다보면 어느 새 힘들고 지친 마음도 다 잊어버리고 행복감에 젖어들게 되었다.
'나를 되찾기, 더는 눈치보지 말 것,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기'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유경은 유미와 거리를 두면서 아침 일찍 혼자 등교하면서 자신을 되찾아가기 시작한다. 일찍 등교해서 글쓰기를 하던 유경은 같은 반 친구이자, 인기남이며, 반장인 '채준'을 만나게 된다. 채준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과 행복을 깨닫고 만화책 <유리가면>의 존재를 알게 된다. 유리가면 속 주인공 마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마야처럼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자 다짐한다. 그렇게 자신을 믿고 찾아간 덕분에 나중에 유미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절망하지 않고 이겨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채준, 지민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의 위로와 응원 덕분에 유경은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해하려 들 필요는 없다.
혜리는 혜리고, 나는 나니까.
그래 봤자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니까 한 가지만 확실하게 하면 된다.
누구도 나를 조종할 수 없다.
그게 나야. 나라는 사람이야.
-p. 230-231
유경의 이런 깨달음의 메시지를 따돌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10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어쩌면 이 순간에도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교 가기 싫고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경이가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자아정체감을 형성해가는 과정은 많은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을 듯하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난 나야'라는 자신감 가득한 선언은 따돌림이라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도 이기는 힘이 될 것이다.
예전 딸아이가 친구 문제로 한창 고민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었다. 자신은 그 친구에게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대했는데, 친구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다른 친구하고만 친해서 상당히 속상해하면서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다. 힘겨워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로서 나도 많이 마음 아파했는데, 그 때 이 책을 전해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유경'과 같이 따돌림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야기 속 유경이 그랬듯이 충분히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길을 간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차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 또한 소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임을 깨닫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인 우리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주어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속에서 작가가 던지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은 분명 그 아이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씩씩한 왕따의 모습을 통해 지금 따돌림을 겪는 누군가가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 소설을 쓰면서 조금씩 마음이 나아졌습니다. 당연한 사실을 깨달은 덕입니다.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저는 그런 마음을 당신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p. 260,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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