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김윤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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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로맨스 미스터리  "

 

김윤태의<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을 읽고 

 


"네가 없는 세상은 지옥과도 같은 슬픔뿐, 나는 단지 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첫사랑인 그녀를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눈물겨운 사투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눈물을 펑펑 쏟고 난 후 '역시 사랑은 아름다운 거구나.' 하고 새삼느끼게 된다.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 이런 가슴 절절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통해 아직도 설레임을 느끼고 눈물을 흘린다. 아직도 내 감성은 메마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느낀다.

 

이 책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을 통해서 처음에 나는 애절한 로맨스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작가는 뻔한 로맨스보다는 로맨스와 미스터리 장르가 혼합된 미스터리 로맨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사랑 그녀를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눈물겨운 사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지만 가슴 절절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그들의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의 아픔에 눈물짓기도 한다. 

 

프롤로그 처음부터 그들의 사랑의 결말은 비극으로 예견된 것이었다. 열아홉살 석태와 소미의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의 모습이 묘사되다가 석태가 잠시 소미에게 깜짝 인형선물을 주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정말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을 정도로 그들의 사랑은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 이후 9년의 시간이 흐른다. <프롤로그> 이후 전개되는 <석태 이야기>와 <소미 이야기>를 통해 석태와 소미가 서로 만나기 전의 인생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보육원에서 일어난 한 사건으로 그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시작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인생 속에서 '곽태권'이라는 사람이 끼여들고 그들의 인생과 사랑을 무참히 짓밟고 끊임없이 고통을 주면서 괴롭히게 된다.

 

석태와 소미는 서로 만나서 사랑할 운명이었을까. 그 보육원 사건이 없었다면 그들은 각자 인생을 살고 만나서 사랑할 일도 없었던 것일까. 이미 보육원 사건으로 인해 석태와 소미의 운명의 수레바뀌는 서로 얽혀서 그들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을까. 그리고 그들은 그때부터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 위의 사랑이었던 것일까.

 

괴한에 의한 습격 사건으로 인해 소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석태와 소미의 사랑은 깨지고 헤어지게 된다. 9년 간의 시간이 지난 후 석태는 소미와 다시 운명적으로 조우하게 되지만, 흉터로 인해 얼굴이 흉하게 변해버리고 새끼손가락까지 잃은 소미는 더이상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소미는 다시 만난 석태를 냉정하게 대하고 여전히 곽태권의 괴롭힘에 시달린다. 아직 소미를 사랑하던 석태는 소미에게 일어난 일을 파헤치게 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이 곽태권의 계획과 괴롭힘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사랑하는 첫사랑 그녀 소미를 곽태권의 가스라이팅과 괴롭힘에서 구하기 위해 석태는 필사의 노력을 한다. 과연 석태는 그녀 소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고 서로 사랑하지만 서로 곁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소미야, 너와 나는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서로 만날 수 없다면...나는 단지 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을 뿐이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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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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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환경, 인간을 사랑하는 '책봄' 책방지기 오늘의 기록 "

 

최현주의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를 읽고 



"책, 동물, 환경, 사람...응원이 필요한 것들을 사랑했네. "

-구미의 무이하고 무해한 독립서점 '책봄' 책방자기의 오늘의 기록 -

 

북클러버 모임 사람들과 동네 책방 모임을 지난 작년부터 해왔었다. 주로 대형서점에 가는 것이 익숙한 나에게 동네의 조그만 독립서점은 처음에는 너무 초라해보이고 볼품없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처음 동네 책방 모임에서 간 동네 근처의 작은 독립서점에 가서 책방을 둘러보고 서점에 진열된 책들을 읽어보는 동안 참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책방을 통해 소통하려는 책방지기들의 신념과 열정이 느껴졌다.

 

책방지기들은 책방에 오는 사람들이 책을 읽으며 일상의 힘겨움을 잠시나마 잊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독립서점 또는 작은 책방을 시작하였다. 또한 대형서점에서는 진열될 수 없는 독립출판물을 널리 사람들에게 알리고 소개하고 싶어서 시작하기도 했다. 그래서 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책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책을 통해 소통하고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책방지기들의 좋은 의도와 코로나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서점을 돕고자 책방 모임을 시작하였다. 책방 모임을 하면 할수록 나는 독립서점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에서 감싸인채 책방에서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지친 심신을 위로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도 또한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심신을 위로해주는 마음 따뜻한 독립서점인 '책봄'의 과거와 오늘의 기록을  담아놓았다. 올해로 독립서점 책봄을 운영한지 5년이 되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가 어떻게 구미에서 책방을 할 생각을 했을까. 작가는 '책봄'의 5년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와 현재의 기록을 옮기고 싶었닥다고 한다. 책봄 운영하면서 도움을 받은 고마운 사람들, 세 마리의 반려뇨의 집사를 자처하는 작가의 고양이와의 동거 생활, 동물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싶은 한 비건 지향인의 투덜거림과 실천, 아름다운 책장 뒤에 숨겨진 아름답지 않았던 사연 등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간 '책봄' 책방을 운영하며서 겪어온 기쁨과 슬픔에 대해서도 작가는 솔직하게 털어놓아 공감을 자아낸다.

 

책봄의 책방지기인 최현주 작가에게는 특별한 것이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책봄은 다른 서점과 달리 독립서점이며,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작은 책방이다. 책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의 삶의 모토와 책방 운영의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봄, 여름, 겨울이라고 하는 세 마리의 고양이와의 즐거운 동거와 반려동물인 고양이들과 사는 삶 속에서 느끼는 기쁨 등을 고양이와의 일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들을 키우고 살면서 동물에 대한 작가의 인식은 크게 바뀐다. 처음에는 단순히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그 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정을 느끼고 레포를 형성하고 난 후 이제는 그 동물들, 즉 '비인간'들이 가족같이 느껴지고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 것이다. '봄, 여름, 겨울'이라는 고양이들을 입양하게 된 이야기를 통해 반려동물이 처한 위태로운 상황, 로드킬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는 고양이를 비롯한 반려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비인간인 그들을 학대하고 괴롭혀서는 안됨을 깨닫게 된다. 작가가 이 고양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고,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또한 작가는 고양이들을 기르면서 동물 학대의 심각성을 알게 된 후 '인간이 더 이상 '비인간을 죽이지 않고자 '비건', 즉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졍했다. 고양이 봄이를 키우면서, 환경과 동물을 관한 책을 읽으면서, 동물이 학대받고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된다. 

 

고기이기 이전에 생명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 인간엔겐 어떤 생명체도 함부로 대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둔감해지지 않기 위해서.
- p.59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비인간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쪽이라면 언제라도 그편에 서 있겠다. 죽어도 되는 동물은 없다. 

-p. 190

 

동물 사랑을 통해서 작가는 환경 또한 보호하고 싶어한다. 더 이상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이 지구는 인간과 '비인간'인 동물들과 함께 공존해서 살아가는 곳이다. 지난 3년 간 지우리를 죽음의 공포와 고통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또한 생태계를 비롯한 환경 파괴로 인한 것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비건의 삶을 통해, 일회용품 줄이기 등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동물 사랑과 환경 보호가 책봄 책방지기의 매력이며 책봄 책방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책방의 설립부터 지금까지 5년 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책봄'은 구미의 대표적인 무이하고 무해한 독립서점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책방 모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잊지 못한 추억의 책방 손님 등 책방 운영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들을 담아놓았다.   그 에피소드들을 통해 '책봄'의 매력과 참모습을 보게 된다.

작가는 지난 5년 간 책봄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책봄 때문에 사람들이 구미를 오고 싶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다시 오고 싶은 책방, 다시 오고 싶은 구미, 더 이상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책방, 작은 책방 '책봄'이 그런 서점이길  바래본다.

 

이 책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덕분에 가보고 싶은 작은 책방이 하나 더 생겼다. 아직 구미를 가본 적도 없어서 '책봄'에 갈 기회도 없었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책봄' 책방을 꼭 방문해보고 싶다. 아마 가면 작가의 바램처럼, 정말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때까지 '책봄'이  동물, 환경, 인간을 사랑하는 멋진 서점으로 남기를 바래본다. 

 

“그저 흘러가지는 않으려고요.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
오늘도 내 마음속 자리를 내어 줍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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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저축은행 - 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차무진 지음 / 요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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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경계에 선 여덟 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차무진의< 아폴론 저축은행 >을 읽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 삶과 죽음의 경계를 소재로 한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삶과 죽음의 경계에는 무엇이 있을까. 흔히 '귀신'은 우리에게 공포감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귀신이 존재하고, 그 귀신과의 만남도 가능할까. 귀신이 존재하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많지만 이 책  『아폴론의 저축은행』에서는 귀신이란 존재가 우리에게 공포감을 주는 대상이 아닌, 우리 곁에 존재하고 그들과의 만남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아폴론의 저축은행』에서 저자는 삶과 죽음의 경계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속에서는 등장인물과 귀신과의 조우를 보여준다.  처음에 정말 귀신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귀신이었음을 알고 난 후 정말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귀신의 이미지는 우리가 알고 있던 무시무시하고 공포스러운 것과 다르다. 오히려 귀신은 우리와 친숙하고 우리와 함께 이야기하는 존재로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여덟 개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중에서 사찰에 유기된 어린 형제 이야기를 다룬 「그 봄」에서는 주로 형제들의 사찰에서의 일상들이 보여준다. 왜 이 형제들은 이 사찰에 유기된 것일까. 왜 그 형제들의 엄마는 이 형제들을 버린 것일까. 처음에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읽다가 충격적인 반전에 그만 헉하고 놀라고 말았다. 형제들을 사찰에 버린 나쁜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5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형제들과 사찰에 그 형제들의 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매년 올린 그들의 엄마의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왜 엄마가 안 오지,' 올해는 엄마가 우리를 보러 올까?" 라고 생각하며 형제들은 자신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죽어서까지 자신들을 보러 오지 않는, 자신들을 사찰에 버린 엄마를 오히려 원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리운 엄마를 죽어서라도 만나고 싶어서 아직 저승으로 떠나지 못한 게 아닐까. 언제쯤 이 아이들이 한을 풀고, 저승으로 떠날 수 있을까. 교통사고로 죽은 그 형제들의 마음과 5년이 지난 후 그 아이들을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이 모두 느껴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형제들과 엄마의 이야기가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봄밤이 시작될 참이다. 아이들은 법당에 엎드려 책을 보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놀 것이다. 작은아이는 여전히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이고 큰아이는 엄마의 시간과 자신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과 봄의 시간을 가늠할 것이다.

봄은 짧고 사람들은 미련에 뒤엉켜 울음을 삼킨다. 그것은 비단 속세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봄은 그렇게 지나간다.

p.48

 

마포대교 연쇄 자살 사건을 소재로 한 오컬트 추리소설인 「마포대교의 노파」에서도 또한 귀신이 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마포대교에 나타나는 노파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포대교 자살 사건을 막기 위해 김 순경과 박 경사가 투입이 된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들이 경찰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한번 작가에게 속았다.

 

산 자는 영적 존재를 모른 척해야 한다, 귀신이 거는 말을 받으면 안 된다, 그러면 귀신에게 복속된다.
-「마포대교의 노파」중에서

 

귀신과 함께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능할까. 등장인물이 귀신이었다니, 정말 오싹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주식실패로 삶을 비관해서 죽은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연과  그로 관련된 연쇄 자살이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삶을 비관해서 자살을 선택한 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힘이 되는 말 한마디, 공감하는 말 한다미가 있었다면 아마 그가 죽지 않았을까. 

실제로 마포대교에는 자살방지 대책의 하나인 자살 방지 문구가 있다고 한다. 정말 실제로 이 아이디어가 억울하게 죽은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아무튼 자살하려는 누군가가 그 문구를 보고 힘을 얻고 다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표제작인  「아폴론 저축은행」은 한 몰락한 가장이 잡은 횡재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처럼 9억이라는 대출을 받아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누군가의 목숨값이었던 것이다. 아폴론 저축은행은 미래에 자신에게 들어올 돈을 예측해서 그 미래 가치를 계산해서 돈을 대출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담보도 신용도 필요없는 것이다. 이런 달콤한 거래와 거액의 횡재를 얻은 주인공은 그것이 아픈 큰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사망보험금이 아닐까 생각해서 대출금 9억을 빌리려고 한다. 자신의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큰아들의  목숨이 더욱 중요했기에, 결국에는 자신을 희생해서까지 그 아들을 살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미래에 올 그 거액의 돈은 아들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 거액의 돈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충격적인 반전과 씁쓸한 결말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렇게 가슴 아픈 이야기들도 있는 반면, 오컬트 요소가 포함되어 오싹하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도 있다. 「피, 소나기」 작품은 황순원 작가의  대표적인 소설이자 순수한 소설인 <소나기>를 괴기스럽고 피비린내는 좀비물로 만든 이야기이다. 마치 흡혈귀와 같은 괴물이 된 소녀와 그런 시귀가 된 소녀를 끝까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공포를 자아내면서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상사화당」 작품은 사술사의 희생물이 될 아이와 그 아이를 살리려고 하는 옹기쟁의 이야기는 토속적 공포 서사와 함께  애잔함을 제공한다.

 

또한 신라의 전설 속 그림인 '비형도'와 군대 왕따 괴담과 결합된 작품인 「비형도」 또한 공포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리고 이 작품 또한 주요 등장인물이 사람이 아니다.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충격적인 반전과 예상치 못한 결말을 준다.

 

또한 시신을 싣고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귀신과 조우하고 이야기 다룬 작품인  「이중 선율」도 있다. 작가는 귀신이긴 하지만 그들의 억울한 사연과 이야기를 기묘하지만 아름다운 서사로 잘 구성하였다. 노인이 말하는 나비는 정말 존재할까. 정말 노인이 발견한 세가지 진리처럼 서로 알아보지 못하지만 나비로 인해 인간과 인간이  연결되고 , 나비를 통해못다 한 말을 상대한테 전달할 수 있는 것일까. 

 

첫 번째 진리는 나비는 인간과 인간을 연결한다.

두 번째 진리는 나비는 못다 한 말을 상대한테 전한다.

그리고 나비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

시적으로 종교적인 선율 속에는 나비의 주인과 상대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나비에 의존한다.

-p. 393

 

이 책  『아폴론의 저축은행』에서는 이처럼 미스터리하고 공포스럽고 감동적인 여덟 개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인간과 귀신과의 조우와 만남 등 인간과 귀신이 서로 따로 떨어진 존재가 아닌 서로 다른 공간에 있을 뿐 연결되었다는 발상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죽음과 귀신이란 존재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여덟 편의 이야기들이 너무 개성있고 독특해서 하나하나 작품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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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 무서운 아이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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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십대들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  "

 

조영주의< 유리가면: 무서운 아이 >를 읽고 




"마음이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줄 유리가면이 있을까"

- 따돌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목소리  -

 

아이들 사이에 '아싸', '인싸' 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았다. 처음에 딸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난 오히려  "아싸, 인싸'가 무슨 뜻이야?" 나의 질문에 딸은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이 "엄마는 그것도 몰라, 아웃사이더, 인사이더의 줄임말이잖아." 소위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왕따'의 다른 표현이다. 그런데 이런 따돌림이 20년 전 내가 어렸을 때, 딸이 태어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요즘 학교부적응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요즘에는 그런 행위들이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면 처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억울하게 당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조금은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따돌림은 존재함을 이 책 『유리가면:무서운 아이』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정말 이 책 제목처럼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줄 '유리 가면' 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 『유리가면:무서운 아이』는 작가가 따돌림으로 고통받고 왕따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십대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저자인 조영주 작가는 청소년 시절에 겪은 자전적 경험을 반영하여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노력하는 십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그들의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응원하고 있다. 삶의 행복은 자신을 믿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고 그러니 나 자신을 찾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책 속 주인공 '유경'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인 '유리 가면'을 자신이 좋아하는 미우지 스즈에의 만화 <유리 가면>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유리가면> 속 내용과 이 만화책은 주인공 유경이 따돌림을 극복하고 주체적으로 우뚝 서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작가는 학창시절 글쓰기를 하고 이 만화책을 읽으면서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고도 한다. 작가는 이 책 제목을 그 만화책에서 따왔다고 했지만, '유리가면'이라는 것이 힘든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보호해줄 보호막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빗댄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학 온 유경처럼 '인싸' 그룹에 속해서 인기를 얻고 친구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할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인기를 얻기 위해 명품 가방, 옷 등을 입으면서 그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책 속 유경의 말처럼 그 아이들의 '레벨'에 속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 유경은 아이들 사이에 '레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사는 곳에 따라, 들고 다니는 물건에 따라, 그리고 부모의 직업에 따라 수준이 달라진다고 여겼다.

p. 44

 

그래서 유경도 인싸인 '유미'의 마음에 들고자, 유미와 같은 레벨로 평가받고자 명품 가방, 명품 옷만 입고 다니고, 유미의 비위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치 유미의 꼭두각시가 된듯유미의 눈치만 보면서 유미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한다. 그러다 문득, 유미는 자신이 전혀 행복하지 않음을, 유미에게 끌려다녔음을 깨닫게 된다. 유명 웹툰 작가인 아빠의 영향인지 유경은 글쓰기를 좋아했고, 글을 쓰다보면 어느 새 힘들고 지친 마음도 다 잊어버리고 행복감에 젖어들게 되었다. 

 

'나를 되찾기, 더는 눈치보지 말 것,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기'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유경은 유미와 거리를 두면서 아침 일찍 혼자 등교하면서 자신을 되찾아가기 시작한다. 일찍 등교해서 글쓰기를 하던 유경은 같은 반 친구이자, 인기남이며, 반장인 '채준'을 만나게 된다. 채준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과 행복을 깨닫고 만화책 <유리가면>의 존재를 알게 된다. 유리가면 속 주인공 마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마야처럼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자 다짐한다. 그렇게 자신을 믿고 찾아간 덕분에 나중에 유미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절망하지 않고 이겨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채준, 지민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의 위로와 응원 덕분에 유경은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해하려 들 필요는 없다. 

혜리는 혜리고, 나는 나니까.

그래 봤자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니까 한 가지만 확실하게 하면 된다. 

누구도 나를 조종할 수 없다.

그게 나야. 나라는 사람이야.

-p. 230-231

 

유경의 이런 깨달음의 메시지를 따돌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10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어쩌면 이 순간에도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교 가기 싫고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경이가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자아정체감을 형성해가는 과정은 많은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을 듯하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난 나야'라는 자신감 가득한 선언은 따돌림이라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도 이기는 힘이 될 것이다.  

 

예전 딸아이가 친구 문제로 한창 고민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었다. 자신은 그 친구에게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대했는데, 친구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다른 친구하고만 친해서 상당히 속상해하면서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다. 힘겨워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로서 나도 많이 마음 아파했는데, 그 때 이 책을 전해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유경'과 같이 따돌림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야기 속 유경이 그랬듯이 충분히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길을 간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차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 또한 소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임을 깨닫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인 우리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주어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속에서 작가가 던지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은 분명 그 아이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씩씩한 왕따의 모습을 통해 지금 따돌림을 겪는 누군가가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 소설을 쓰면서 조금씩 마음이 나아졌습니다. 당연한 사실을 깨달은 덕입니다.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저는 그런 마음을 당신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p. 260,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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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 첩혈쌍녀
소피아 베넷 지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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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여왕의 사건 수사 일지 "

 

소피아 베넷의 <윈저 노트, 여왕 비밀 수사 일지>를 읽고 



"왕관을 쓴 미스 마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등장과 여왕의 사건 일지 "

-미스 마플이 된 엘리자베스여왕의 등장 -

 

우리가 '영국'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런던 베이커 하숙집에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의뢰받은 사건들을 멋지게 해결하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떠올리겠지만, 그보다 이 분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70년이라는 최장기 재위기간 동안 영국을 굳건히 지금까지 지탱해오고 다스려온 엘리자베스 여왕이야말로 영국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일 것이다. 그런데 영국의 정신적 지주이며 가장 사랑받았던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22년 9월 8일에 서거하셨다. 향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도식을 보며 아마 영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보냈을 것이다. 나 또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보면서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99년 우리나라도 방문해서 73세 생일상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친근한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이 책  『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를 통해 평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따뜻하고 인자한 품성, 현명하고 재치있는 통찰력과 예리한 관찰력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정치적인 아이콘이자, 강력 군주로서의 여왕의 위엄있는 모습만 보아왔는데, 이 책 속에서 묘사된 여왕의 모습을 통해 여왕의 인간적인 면도 만날 수 있었다. 인자하고 친근한 할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한없이 따뜻한 마음을 선사해주다가도 위엄있고 카리스마 있는 군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여왕답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여왕의 품격과 인성에 반해버릴 정도였다. 외국인인 나조차도 여왕에게 반할 정도인데, 영국 국민들은 오죽할까. 왜 엘리자베스 여왕 2세가 영국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여왕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인 소피아 베넷은 수년간 런던에 살면서 관찰한 왕실의 생리를 작품에 반영해서 『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탐정으로서의 여왕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다. 나라를 통치하기에도 바쁠텐데 각가지 사건 사고에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여왕의 모습에 진정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여왕이 얼마나 윈저성을 좋아하는지, 여왕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모습도 아울러 볼 수 있었다. '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쉬지도 않고 이 모든 일들을 다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70년이라는 그녀의 인생 속에서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다바쳐 여왕으로서 살 수 있었을까.

 

여왕이 가장 사랑하는 윈저성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자신의 아흔 살 생일을 맞아서 윈저성에서 연회를 베풀었고, 그 자리에 많은 여성들의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가 초청이 된다. 그런데 연회가 열리던 밤에 그는 죽임을 당하고 그의 죽음은 자살로 교묘히 위장 되어버린다. 이 피아니스트의 갑작스러운 의문의 죽음에 대해 갖가지 추측과 가설이 난무한 가운데, 살인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날 그와 함께 윈저성에 있었던 작가, 발레리나, 건축가, 과학자, 심지어 대주교조차도 용의자선상에 모두 오르게 된다. 

 

처음에는 이 죽음에 대해 경호국의 수장은 살해된 피아니스트가 러시아 출신인 것으로 봐서 푸틴의 공작과 관련된 국제스파이의 행위가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된다. 여왕의 거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성 안의 많은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혹시 러시아와 관련된 국제 스파이의 소행일까봐 두려워한다. 이에 사람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잠재우고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우리의 '여왕'이 직접 나서게 된다. 여왕은 비밀리에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비서인 로지를 시켜 사건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 조사하게 하면서 '여왕의 방식'으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처음에 나는 여왕의 방식이라고 해서 여왕이 직접 나서서 명탐정 셜록 홈즈처럼 멋지게 사건을 해결할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여왕은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사건을 수사한다. 즉 여왕 본인 자신은 직접 나서지 않고 비서 로지를 통해 사건 전개 상황을  듣고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알아난 사건 해결 열쇠와 증거를 수사당국에 제공하지만, 아무도 그것이 여왕의 머리에서 나온 추리라는 것을 절대로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즉 여왕은 뒤에서 조종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지만, 결국 사건 해결은 수사당국의 공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결말 부분에 경호국의 수장인 험프리스에게 그 공을 돌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경로로 듣게 될 때까지는 이미 아는 소식도 죄다 깨끗이 모르는 척하는 게 중요했다.

-p. 333

 

국왕 폐하께는 세상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해요, 사소한 데서 이기고 지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죠. 험프리스가 폐하 앞에서 입을 꾹 다문다면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p. 374

 

처음에 러시아의 공작과 국제 스파이에 의한 살인 사건이라 여겨졌지만, 정작 사건의 진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른 곳에 있었다. 정말 고의적인 의도가 아닌 우연한 만남과 우발적인 사고에 의해 일어난 것이었다. 살인 사건이라는 것이 이런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모든 의혹과 의문이 풀리고 사건이 멋지게 해결되고 난 후, 여왕은 필립 공과 함께 여유있게 담소를 나눈다. 마치 자신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듯, 어떤 공도 자신의 몫으로 취하지 않으면서 그저 빙긋 미소 짓는 여왕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더 이상은 그런 여왕의 모습을 현실에서는 볼 수 없어서 너무나 아쉽지만, 이 책 속에서라도 뛰어난 관찰력과 독창력으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 마플과 같은 여왕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도 기쁘고 반가웠다. 앞으로도 귀엽고 영리하며 격투에도 능한 우리의 수행비서 로지와 현명하고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여왕의 왕실 미스터리 사건 수사 일지를 볼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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