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 첩혈쌍녀
소피아 베넷 지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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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여왕의 사건 수사 일지 "

 

소피아 베넷의 <윈저 노트, 여왕 비밀 수사 일지>를 읽고 



"왕관을 쓴 미스 마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등장과 여왕의 사건 일지 "

-미스 마플이 된 엘리자베스여왕의 등장 -

 

우리가 '영국'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런던 베이커 하숙집에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의뢰받은 사건들을 멋지게 해결하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떠올리겠지만, 그보다 이 분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70년이라는 최장기 재위기간 동안 영국을 굳건히 지금까지 지탱해오고 다스려온 엘리자베스 여왕이야말로 영국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일 것이다. 그런데 영국의 정신적 지주이며 가장 사랑받았던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22년 9월 8일에 서거하셨다. 향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도식을 보며 아마 영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보냈을 것이다. 나 또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보면서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99년 우리나라도 방문해서 73세 생일상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친근한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이 책  『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를 통해 평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따뜻하고 인자한 품성, 현명하고 재치있는 통찰력과 예리한 관찰력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정치적인 아이콘이자, 강력 군주로서의 여왕의 위엄있는 모습만 보아왔는데, 이 책 속에서 묘사된 여왕의 모습을 통해 여왕의 인간적인 면도 만날 수 있었다. 인자하고 친근한 할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한없이 따뜻한 마음을 선사해주다가도 위엄있고 카리스마 있는 군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여왕답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여왕의 품격과 인성에 반해버릴 정도였다. 외국인인 나조차도 여왕에게 반할 정도인데, 영국 국민들은 오죽할까. 왜 엘리자베스 여왕 2세가 영국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여왕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인 소피아 베넷은 수년간 런던에 살면서 관찰한 왕실의 생리를 작품에 반영해서 『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탐정으로서의 여왕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다. 나라를 통치하기에도 바쁠텐데 각가지 사건 사고에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여왕의 모습에 진정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여왕이 얼마나 윈저성을 좋아하는지, 여왕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모습도 아울러 볼 수 있었다. '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쉬지도 않고 이 모든 일들을 다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70년이라는 그녀의 인생 속에서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다바쳐 여왕으로서 살 수 있었을까.

 

여왕이 가장 사랑하는 윈저성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자신의 아흔 살 생일을 맞아서 윈저성에서 연회를 베풀었고, 그 자리에 많은 여성들의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가 초청이 된다. 그런데 연회가 열리던 밤에 그는 죽임을 당하고 그의 죽음은 자살로 교묘히 위장 되어버린다. 이 피아니스트의 갑작스러운 의문의 죽음에 대해 갖가지 추측과 가설이 난무한 가운데, 살인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날 그와 함께 윈저성에 있었던 작가, 발레리나, 건축가, 과학자, 심지어 대주교조차도 용의자선상에 모두 오르게 된다. 

 

처음에는 이 죽음에 대해 경호국의 수장은 살해된 피아니스트가 러시아 출신인 것으로 봐서 푸틴의 공작과 관련된 국제스파이의 행위가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된다. 여왕의 거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성 안의 많은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혹시 러시아와 관련된 국제 스파이의 소행일까봐 두려워한다. 이에 사람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잠재우고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우리의 '여왕'이 직접 나서게 된다. 여왕은 비밀리에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비서인 로지를 시켜 사건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 조사하게 하면서 '여왕의 방식'으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처음에 나는 여왕의 방식이라고 해서 여왕이 직접 나서서 명탐정 셜록 홈즈처럼 멋지게 사건을 해결할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여왕은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사건을 수사한다. 즉 여왕 본인 자신은 직접 나서지 않고 비서 로지를 통해 사건 전개 상황을  듣고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알아난 사건 해결 열쇠와 증거를 수사당국에 제공하지만, 아무도 그것이 여왕의 머리에서 나온 추리라는 것을 절대로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즉 여왕은 뒤에서 조종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지만, 결국 사건 해결은 수사당국의 공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결말 부분에 경호국의 수장인 험프리스에게 그 공을 돌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경로로 듣게 될 때까지는 이미 아는 소식도 죄다 깨끗이 모르는 척하는 게 중요했다.

-p. 333

 

국왕 폐하께는 세상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해요, 사소한 데서 이기고 지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죠. 험프리스가 폐하 앞에서 입을 꾹 다문다면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p. 374

 

처음에 러시아의 공작과 국제 스파이에 의한 살인 사건이라 여겨졌지만, 정작 사건의 진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른 곳에 있었다. 정말 고의적인 의도가 아닌 우연한 만남과 우발적인 사고에 의해 일어난 것이었다. 살인 사건이라는 것이 이런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모든 의혹과 의문이 풀리고 사건이 멋지게 해결되고 난 후, 여왕은 필립 공과 함께 여유있게 담소를 나눈다. 마치 자신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듯, 어떤 공도 자신의 몫으로 취하지 않으면서 그저 빙긋 미소 짓는 여왕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더 이상은 그런 여왕의 모습을 현실에서는 볼 수 없어서 너무나 아쉽지만, 이 책 속에서라도 뛰어난 관찰력과 독창력으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 마플과 같은 여왕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도 기쁘고 반가웠다. 앞으로도 귀엽고 영리하며 격투에도 능한 우리의 수행비서 로지와 현명하고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여왕의 왕실 미스터리 사건 수사 일지를 볼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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