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그리면 거짓이 된다
아야사키 슌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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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천재 소년, 소녀의 예술에 대한 열정, 절망, 사랑 "

 

아야샤키 슌의< 너를 그리면 거짓 된다 >를 읽고 




"두 천재 소년 소녀를 둘러싼 기쁨과 절망을 그린 사랑 이야기"

-일본 최대의 연애 소설 작가 아야샤키 슌이 선사하는 청춘 예술 소설-

 

 

에디슨은 "천재는 99% 노력과 1% 영감으로 만들어진다." 라고 말하였다. 아무리 천재가 재능이나 영감을 가지고 태어났을지라도 그에 따른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99% 노력에 의해 천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절대음감을 가진 음악 신동이라고 불린 모짜르트처럼 '태어날 때부터 천재'인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이미 천부적인 천재적인 재능을 부여받고 태어났기에 이미 출발선부터 다른 사람과 다르다.

 

이 책 『너를 그리면 거짓이 된다』는 두 젊은 천재를 둘러싼 기쁨과 절망을 그린 이야기이다. 작가는 화가로서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닌 두 천재 소년, 소녀가 예술적 열정을 불태우며 어떻게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여 성장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이 천재 소년, 소녀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 책 속 인물인 세키네 미카를 통해 깨닫게 된다. 천재의 타고난 재능을 어떻게 성장,발전시키냐에 따라 천재로 성공할 것이냐, 실패할 것이냐가 판가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천재 소년, 소녀를 만나기 전 세키네 미카 또한 어렸을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유명 화가로서의 꿈을 꾸어왔다. 그녀는 자신이 화가로서의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남들들이 '특별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녀 자신이 '천재'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잇따른 미술 공모전에서 실패와 낙선은 그녀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게 했다. 재능이 넘치는 '천재'인 줄 알았는데 그저 평범한 존재였던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99%의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1%의 영감이 부족하기에 그녀 자신은 결코 천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재능과 능력이 가진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깨달은 후, 그녀는 자신처럼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꿈을 이루어지기 위해 미술 선생님이 된다. 

 

그런데 그녀는 정말로 그녀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이자, 진짜 천재인 소년과 소녀를 만나게 된다. 세키네 미카는 자신의 아뜰리로 찾아온 천재 소녀 다키모토 도코와 난조 하루토를 만나 그들을 지도하면서 천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총 4개의 부분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각각의 부분에 따라 화자는 다르고 그들의 시선과 생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1부는 우연히 만난 두 천재의 재능을 지켜보며 그들에 대한 성장과 발전을 말해주는 세키네 미카 선생님 이 중심화자이다. 천재 소년, 소녀의 성장과 함께 세키네 미카 의 인생 이야기도 들려준다.

세키네 미카의 아뜰리에로 온 천재 소녀 다키모토 도코는 진짜 '천재'이다. 그녀에게는 그림이 전부였다. 초등학교 1학년 부모님 손에 이끌러 아뜰리에로 온 다키모토 도코는 먹고 자는 것도 잊고 창작적 열정에 휩싸여 매일 아틀리에에서 노숙생활을 했다. 

 

이에 반해 난조 하루토 또한 '천재'소년이긴 하나 다키모토 도코의 천재성과는 결이 다르다. 음악으로 말하면 다시모토 도코는 베토벤과 같은 그런 열정적인 창작욕구를 가진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러나 난조 하루토는 영감을 받아 창조적 능력보다는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에 의한 것이다. 어른이 되서 도코가 그 비밀을 알게 되기까지 하루토는 매일 다른 미술학원들을 돌아가며 다니며 도코와 나란한 실력으로 겨룰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예술적인 영감과 폭발하는 상상력은 도코에 비해 부족하고 하루토의 천재성은 하루토의 99% 노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면 도코와 하루토는 정말 천재라고 할 수 있다.

 

천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천재뿐일까. 도코와 하루토는 둘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별종' 이나 '괴물'인 것이다. 예술적 영감에 의해서 거침없이 그림을 그리는 도코에 비해 하루토는 망설임 없는 세밀하고 정밀한 선의 터치를 보여주면서 마치 그림이 아닌 사진을 보는 듯한 사실화를 그린다. 두 천재 아이들은 일본 최고의 대회인 도쿄 인피니티 아트 어워드에 작품을 출품하지만, 기대와 달리 도코는 낙선하고 하루토는 우수상을 받는다.  영감과 창의력이 뛰어난 도코의 작품은 아예 입선조차 하지 못한 것일까. 어저면 도코의 작품은 평범하지 않고 독특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시간이 흘러 세키네 미카는 폐암 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하고 도코와 하루토는 아픈 미카를 대신해서 아뜰리에서 강사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운명을 뒤바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다.맹렬하게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어느 밤, 토사 붕괴로 아뜰리에는 무너지고 도코와 하루토는 매몰된다. 그리고 그들은 힘겹게 구출되지만 둘 중 한 명은 오른팔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가혹한 운명은 도코와 하루토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오른팔 절단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도코는 더이상 그림을 그릴 수도, 화가로서 꿈을 꿀 수도 없다. 

삶의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도코가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여전히 절망 속에 비참하게 살아가게 될 지 도코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3부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이라도, 삶의 고뇌나 좌절 없이는 간절한 꿈을 이룰 수도 없고, 진정한 천재가 될 수 없음을 도코와 하루토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꿈의 길 위에는 자신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줄곧 같이 살아간다. 같은 속도로 걸어간다.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

앞으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더라도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p. 349

 

그리고 2부와 3부에서는 난조 고즈에와 다카가키가 화자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만화가가 되기를 원했던 고즈에와 다카가키는 도코와 하루토의 밝은 빛에 가려 그늘 속에서 웅크리고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  같은 꿈을 꾸지만, 천재가 될 수 없는 보통 사람에게 '괴물'과 같은 꿈을 향한 길을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죽도록 싫은 불운이고 증오인지 보게 된다.

 

작가는 이 책  『너를 그리면 거짓이 된다』에서 두 천재 소년, 소녀를 둘러싼 기쁨과 절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물들을 통해 질투하는 사람, 희망을 거는 사람, 도와주는 사람, 함께 걸어가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두 젊은 천재들을 향한 증오,질투와 각자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고 부끄러운 인간의 내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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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심장 - 교유서가 소설
이상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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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말해준 적 없는 독특하고 기묘 이야기들"

 

이상욱의< 기린의 심장 >를 읽고 



"지금부터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 거예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해준 적 없는 이야기죠."

-다양한 소재와 소재를 품은 9편의 단편 이야기들 모음집 -

 

매일 퇴근 후 서재에 틀어박혀 글을 쓰기 시작한 글과 글쓰기 습관이 한 명의 무명작가를 명실상부한 유명한 작가로 만들어주었다. 그는 남들처럼 화려한 스펙도 없었고 특별한 글쓰기 능력도 없었지만 퇴근 후 9시부터 자정까지 서재에 틀어박혀 7년을 보내고 난 후 그는 '이상욱'이라는 이름의 작가가 되어 있었다. 이상욱 작가의 7년 간의 글쓰기를 통해 집필한 9편의 단편들이 모여 한 권의 소설집이 되었다.

 

그렇게 그의 7년 간 글쓰기의 결과물이 이 책 『기린의 심장』 속에 모두 담겨 있다. 이 책 속 9편의 이야기들은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가 들어보지도, 누군가가 우리에게 말해준 적도 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또한 9편의 이야기들은 각각 독특한 소재와 개성을 담고 있어서 하나하나 읽으며 느끼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9편의 이야기들이 각각 다른 소재와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공통적인 주제는 인간에게 닥치는 여러 불행이다. 지구를 점령해서 인간을 식재료로 만들려고 하는 외계인의 침략, 자식의 죽음, 산업 재해, 집단 따돌림 등은 인간을 불행에 빠지게 하는 요소들이다. 

 

「어느 시인의 죽음」 에서는 지구를 점령한 외계인의 침략으로 인해 인간이 그 외계인의 식재료로 전락한 상황을 들려준다. 지금까지 지구상의 동물, 식물들이 인간의 식재료였고 식욕을 충족하기 위해 인간들은 동물과 식물을 과도하게 이용해왔다. 그러나 어쩌면 다가올 미래에서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고 점령해서 인간을 식재료로 할지도 모를 일이다. 등수에 의해 교실에 입장할 수 있는 상황과 통장의 숫자가 곧 미래인 세계에서 과연 우리 인간은 행복할까. 불행할까. 그런 인간의 불행 속에서 외계인의 지구 침략같은 일도 일어날 수 있을까.   

 

“그때, 미래가 있냐고 나에게 물었지? 매일매일 그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모르겠어. 아마 지금껏 그런 걸 가져본 적이 없어서겠지. 그런데 오늘, 나는 난생처음으로 미래라고 할 만한 걸 얻었다. 바로 이 통장이야. 이 숫자가 보이니? 넌 이게 믿어지니?”
-p. 33, 「어느 시인의 죽음」 중에서

 

「라하이나 눈」에서는 육체를 동기화하는 기술이 발전한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여 타인을 위해 육체를 대신 트레이닝해줄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 속 주인공은 동기화수술을 통해 알파의 운동을 대신해주는 '베타'가 되었다. 주인공인 '나'는 그림자에 쫓기지 않기 위해 달렸는데 이제는 타인의 위한 트레이닝의 도구로 열심히 달리게 되었다. 부와 명예를 가진 타인을 위한 육체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비극과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다시 달렸다.
그림자가 쫓고 있으니까, 나는 쫓기고 있으니까.
-p. 55, 「라하이나 눈」 중에서

 

「기린의 심장」에서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치장에 들어온 소설가에게 다가가 경찰 K는 '누구에게도 말해준 적이 없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준다. 환상의 동물원을 떠도는 삶의 지향을 잃은 자들에 대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해서 판타지적 세계를 보여주며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어머니를 살릴 약으로 '기린의 심장'이 꼭 필요한 한 소녀와 동물원의 침략자인 소녀를 몰아내야하는 주인공 K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기린의 심장'이란 무엇이며, 이 동물원은 어떤 곳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건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예요. 내겐 기린의 심장이 꼭 필요해요. 하지만 저들에겐 필요하지 않죠. 저들에겐 '기린의 심장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라는 인식이 중요한 거라고요."

-p. 97-98, 「기린의 심장」 중에서

 

 K는 이제야 이 동물원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로 채워진, 모두들 유혹하고, 하지만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그래서 마침내 모두를 좌절시키는,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p. 116-117, 「기린의 심장」 중에서

 

이렇게 판타지적인 미래 사회적인 이야기들도 있지만, 「연극의 시작」처럼 지하철 화재로 딸을 잃은 노인의 복수 같은 우리 사회 현실과 비극을 다룬 작품도 있다. 「연극의 시작」은 정서력 지하철 화재 사고로 인해 딸을 잃은 노인이 딸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을 납치하여 죽임으로서 복수하는 이야기이다.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가해자들에게 노인은 분노를 느낀다. 여전히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느끼지 못한 채 변명하고 책임을 회피한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와 변명에 피해자만 고통을 받을 뿐인 것이다.

 

"누군가 그랬지. 인생은 연극이라고. 그럼 우린 배우란 소린데......나는 늘 궁금했다네. 도대체 누가 이 연극을 기획한 걸까. 꼭두각시처럼 던져준 대본이나 읊으면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p. 249, 「연극의 시작」 중에서

 

이 책  『기린의 심장』 속에 수록된 9편의 단편들은 판타지적 이야기라 생각해서 현실과 관련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기발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사회 부조리와 인간의 불행을 연결시킨다. 돈으로 사람을 지배하고, 돈과 권력에 의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를 배척하고, 죄를 반성하지도 않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인물들은 우리 사회 속에서 부조리하게 존재하고 있는 인간군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야기들 속에 작가가 작품 속에 숨겨둔 메시지를 찾으면서 9편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9개의 퍼즐 조각이 모여 한 개의 큰 퍼즐이 되었고, 그 퍼즐이 한 권의 이야기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앞으로도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멋진 필력이 합쳐져 '누구도 말해준 적 없는 이야기 2탄'이 나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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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 영화 한 컷과 맥주 한 모금의 만남
김효정 지음 / 싱긋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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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영화의 운명적 만남"


김효정의<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를 읽고 



"바야흐로 '영맥'의 시대"

-영화 평론가인 몰리의 맥주 탐방기-

 

예전에는 영화와 팝콘, 콜라의 매칭이 어울렸는데 이제는 영화와 맥주와의 매칭 또한 어색해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영화관에서도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영맥' 시대가 도래하였다. 또한 맥주 또한 무한한 변신을 해서 카스나 테라 같은 라거 맥주에서 에일, 스타우트, IPA, 밀맥주 등 다양한 풍미와 신맛을 가진 맥주들이 쏟아져나왔다. 그래서 맥주 애호가들은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마음껏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주변에 수제맥주들이 즐비하고, 우리는 언제든지 편의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구입할 수 있다. 정말 '맥주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이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영화 평론가인 저자의 맥주 탐방기인 이 책  『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는 영화와 맥주를 둘다 좋아하는 영맥파에게 상당히 유용한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영맥파에게 바치는 고백서 같은 것이라고 저자의 말을 통해 저자의 영화와 맥주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내가 이러다 맥주 의존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가져본 적 있는 형제자매님들, 맥주만큼이나 영화가 좋은 영맥파, 혹은 영화 볼 때 마시는 맥주가 가장 맛있다는 진리를 깨달은 자들에게 바치는 고백서 같은 것이다."

-p. 175, <에필로그> 

 

영화와 맥주 중 저자는 무엇에 더 진심일까. 저자가 영화 평론가이기에 영화에 대한 열정과 진심은 당연하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저자는 거의 전문가적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맥주 종류를 알고 우리나라 전국 브루어리 중 안 가본 곳이 없어 보인다. 저자는 서울애서부터 춘천, 제천, 전주, 경주, 부산까지 전국 팔도를 종횡무진 누리며 특색있고 매력있는 브루어리를 찾아 다닌다. 1장에서 저자는 화수 브루어리부터 미스터리 브루링 컴퍼니까지 10개의 매력적인 브루어리를 자세히 소개해준다. 저자가 준 브루어리 맵 정보만으로 이미 그 곳에 갔다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소개된 전국팔도의 10개의 브루어리를 통해 이렇게 다양하고 특색있는 브루어리가 있었구나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브루어리를 찾아다니며 맥주 맛집 탐방을 해도 좋을 듯하다. 

 

저자는 맥주 시음기에 곁들여 추억 속 영화를 한 컷 한 컷 소환한다. 화수 브루어리에서 맛보는 유자 페일에일의 청량함과 상큼한 목 넘김과 함께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 영화 속에서 야외 노동을 마친 죄수들에게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차가운 맥주가 배달이 되고 죄수들이 그 맥주를 너무나 시원하고 맛있게 먹는 장면이 있다. 힘든 노동 후 마시는 시원하고 상큼한 맥주의 맛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으랴.



이처럼 저자는 맥주 한 모금과 영화 한 컷을 자연스럽게 연결지어서 추억 속 영화를 소환해준다. 덕분에 잊고 있었던 추억 속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쇼생크 탈출>, <휴일>, <경마장 가는 길>, <생활의 발견>, <하바나 셀피>, <지옥의 묵시록>, <보헤미안 랩소디>, <박봉곤 가출 사건>, <눈먼 짐승> 등 국내외의 다채로운 추억 속 영화를 불러온다. 

 

전국 팔도의 브루어리를 탐방하면서 벌컥벌컥 맥주를 마셨다면, 이제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홀짝홀짝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2장에서 저자는 편의점에서 파는 다양한 편의점 맥주를 소개해준다. 저자는 편의점 맥주에도 진심인 모습을 보여준다. 1664 블랑부터 시작하여 곰표 맥주, 블루문, 아사히 수퍼 드라이, 기네스 드래프트, 금강산 골든에일, 스텔라 아르투아, 버드와이저 등 편의점 맥주의 종류도 너무 다양하고 다채롭다. 그래서 우리는 손쉽게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맞추어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편의점 맥주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저자는 유학생활이나 도쿄 출장기 등 그 맥주와 관련된 추억도 소환해서 이야기해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영화일과 관련하여 자주 찾던 골목 곳곳에 숨은 맥주 맛집들을 소개해준다. 라디오 디제이 시절 주로 가던 고꼬로 오뎅집이나 한국영화사의 추억이 담긴 충무로의 호프집 등을 소개하면서 과거의 영화일과 관련된 추억을 소환한다. 

 

이로써 저자와 함께 한 맥주 탐방기이자 추억 속 영화 이야기가 끝났다.  이 책  『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을 통해 눈과 입이 즐거웠다. 시원하고 상큼한 신맛을 내는 맥주의 맛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맥주 맛에 취한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해준 브루네이 탐방과 편의점 맥주 쇼핑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인다. 

만약 당신이 맥주와 영화를 사랑하는 진정한 '영맥'족이라면 맥주 한 잔 들고 추억 속 영화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맥주 한 모금과 영화 한 컷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어디 있겠는가. 

 

코로나의 창궐 이후로 극장은 2년이 넘는 암흑기를 보냈다. 크고 작은 극장들이 운영을 중단했거나 사라졌지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극장은 꽤 만족스러운 부활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맥주는 극장의 재기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 바야흐로 ‘영맥’의 시대다. 좋은 영화 한 편을 맛좋은 맥주와 함께하는 것만큼 성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자, 이제 모두 잔을 들고 스크린 앞으로 전진!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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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삶을 디자인하다 최우현의 보석이야기 2
최우현 지음 / 마음시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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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대한 모든 것 "

최우현의<빛나는 삶 디자인하다>를 읽고 



"이 한 권의 책에 '보석'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보석 디자이너 최우현의 보석 이야기2-

 

보석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마 보석을 싫어하는 여성들이 없을 정도로 보석은 여성들과 깊은 관련이 있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한층 높여주는 역할을 해왔다. 주로 보석은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 등 여성들의 악세사리에 주로 사용이 되어왔지만, 요즘은 악세사리에서 기능이 더 확대되어 어느새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 책 『빛나는 삶을 디자인하다』는 주얼리디자이너에서 주얼리아티스트로 변모한 저자의 보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석'이라고 하면 화려하고 예쁘고 비싸다 등 보석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보석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 수 있었다. 보석과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보석이 악세사리 외에 다른 용도로 어떻게 쓰이는지, 보석과 함께 우리 삶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등 이 책 한 권에는 보석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왜 우리는 보석을 우리 삶에서 사용하게 되었을까. 보석은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흔히 보석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고귀한 선물이라고 한다. 보석이 오래도록 인간의 사랑을 받아온 것은 특유의 아름다운 빛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빛이 영원히 변치 않는 데 있다. 그렇기에 보석은 그 영원성 때문에 사랑고백이나 결혼서약과 같이 영원한 사랑이나 맹세를 선언하는 데 사용되어 왔던 것이다. 그리고 보석은 장신구로서의 용도보다 장수와 건강을 기원하거나, 부와 행운의 징표로 종족을 표시하거나, 지배자의 권력을 상징하기 위해서 등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저자는 1장에서 보석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들, 자신의 해외에서 주얼리쇼를 했던 경험 등 주얼리디자이너로서 보석과 함께 살아온 경험과 느낀 점 등을 이야기한다. 주얼리디자이너로서 저자가 주얼리쇼에서 디자인했던 주얼리 작품들이 함께 삽화로 나왔다. 그래서 눈으로나마 보석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눈호강이라도 실컷할 수 있어서 좋았다. 



2장과 3장에서는 저자는 <빛나는 날개를 달다 1,2>라는 테마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진주, 다이아몬드, 자수정, 비취, 샤파이어, 산호, 에메랄드, 루비 등 각각의 보석 등의 의미와 쓰임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여러 보석 중에서 산호로 디자인 한 브로치 작품 사진들이 너무나 우아하고 예뻐보였다. 다른 보석들과 달리 산호는 광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산호충이라는 동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진주와 함께 산호도 바다의 보석으로 일컫어진다. 특히 중국인들은 산호를 일곱 개의 보석 중 하나로 꼽을 만큼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산호가 부부의 금슬을 좋게 만들어준다고 하여 결혼할 때 노리개나 비녀 같은 패물을 산호로 만들었다고 한다. 산호의 붉은 영롱한 빛이 왠지 한복과 어울려 단아하고 우아한 멋을 더욱더 높일 수 있을 듯하다. 

 



이렇듯, 저자는 각각의 보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각각의 보석이 가진 의미, 보석의 용도 등을 통해 우리는 보석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다. 

 

이제 '패션의 완성은 주얼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주얼리를 통해 패션의 성공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옷만 잘 입으면 괜찮았는데 이제는 옷과 함께 T.P.O에 맞는 주얼리를 선택해서 착용하는 것까지 요구된다. 그리고 이제 주얼리는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남성들도 커프스단추, 부토니에, 넥타이핀 등을 통해 자신의 패션과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상황에 맞는 주얼리 에티켓을 알려줌으로써 올바르게 주얼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이 책  『빛나는 삶을 디자인하다』을 통해 주얼리디자이너로서 경험과 아름답고 신비로운 보석 이야기, 보석과 트렌드, 주얼리 에티켓 등 그동안 잘 몰랐던 보석에 대해 배우면서 보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저자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더 나아가 우리의 삶을 빛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보석 작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주얼리아티스트로서 저자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우리의 삶도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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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질주 안전가옥 쇼-트 17
강민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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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 맞선 두 여성 연대"

강민영의<전력 질주>를 읽고 



"무너져가는 건물에서 탈출하라! "

-위기 상황에 맞선 두 여성의 연대 이야기-

 

요즘 이상기후 현상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자연재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름 내내 계속되는 폭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지속된 장마로 인해 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해서 집에도 돌아가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영국의 저명한 잡지 가디언지는 "지난 30년간 여름철 고온 때문에 발생한 인명피해의 3분의 1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의 직접적 결과로 수백만 명이 희생됐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상기후로 우리는 더이상 전형적인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없고 예전에는 봄, 여름, 가을,겨울 4계절이 분명했는데 이제는 봄, 가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존재하는 것 같다. 이처럼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는 어느덧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로 자리잡았다.

 

이 책  『전력 질주』는 이런 이상기후 현상으로 발생한 지속된 한여름 장마 상황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진과 설은 아마추어 스포츠인이며 휴가 기간 동안 그동안 못했던 운동들을 하고자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열흘 간 지속된 장마로 인해 휴가 계획은 취소되고 그들은 야외에서 운동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스포츠센터를 찾는다. 여러 스포츠센터 중 국내 최대 규모의 송도 트라이센터를 선택해서 거기에서 진은 바다수영 대신 실내 수영을, 설은 마라톤대회 참가 대신 달리기를 하려고 한다. 

그 트라이센터는 규모뿐 아니라 설비까지 훌륭하다고 소문이 났고, 직접 가서 운동을 해보니 그 소문이 사실임을 알고 뿌듯해했다. 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던 진과 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흙탕물이 어느새 바닥을 적시고 건물 벽에 균열이 생기면서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건물이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들은 생존을 위해 이 무너져가는 건물에서 탈출해야 하는 것이다. 진은 지하 4층에서, 설은 지하 3층에서 각자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진이 탈출하고자 지하 3층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진과 설은 우연히 만나게 된다.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던 진과 설은 재난상황 속에서 서로 도우며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건물 붕괴라는 위기 상황에 맞선 두 여성 진과 설의 연대가 시작이 된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마음 속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재난 상황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연대한다.

 

진과 설의 탈출 과정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현대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을까 ?' 생각하며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건물 붕괴라고 하니 예전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가 생각이 나기도 했고, 얼마나 10.29 사태로 인한 참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트라이센터의 붕괴조차 안전불감증과 부실건축이 불러온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인간으로 야기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나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에 의한 부실 건축 등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재난 상황이 실제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통탄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재난상황 속에서도 국가의 도움은 없었다. 진과 설을 포함한 생존한 사람들이 무사히 탈출한 것은 연대를 통해 서로 도와주고 한 명이라도 살리고자 하는 인간적인 마음과 애정이었다. 진과 설도 처음에는 서로 알지 못하는 남과 같은 사이였으나, 재난 상황 속에서 그들은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면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진과 설은 각자가 가진 마음 속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들의 빛나는 우정과 따뜻한 연대가 나를 감동시키고 가슴 뭉클하게 했다. 

 

“그때 이후 다시는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물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저앉은 설의 신발 안쪽으로 흙물이 쏟아져 들어가고 있었다.
“… 수가 없어요.”
설의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바닥에서 찰랑거리는 물소리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진은 설 쪽으로 더 몸을 기울이며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뭐라고요?”
“움직일 수가 없다고요.”
설이 핏기 하나 없이 사색이 된 얼굴로 진을 올려다봤다. 설의 비닐 백을 들고 있던 진의 오른손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 p.78

 

과연 진과 설은 그 건물에서 무사히 탈출해서 살아남았을까. 두 여성의 아름다운 연대로 인한 결말이 궁금하면 이 책 『전력 질주』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정말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일일까. 하긴 요즘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10.29사태 또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었던가.

이처럼 인간의 연대는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감정이 메말라 삭막한 사회를 훈훈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재난 상황 속에서 살아갈수록, 우리들이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 여성들에게 힘을 내라고말하고 싶다. 

 

힘을 내고 있거나 힘을 내기 위해 대기중인 '움직이는 여자들'을 응원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대항해야 하는 무언가를 바라보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p.185,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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