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유
J. S. 먼로 지음, 지여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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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심리 스릴러

J.S 먼로 <디 아더 유>를 읽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은 누구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J. S 먼로의 도플갱어 심리 스릴러 소설-

 

만약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당신이 진짜가 아닌 당신의 도플갱어라면 어떨까. '도플갱어'라는 뜻은 일반적으로 타인은 볼 수 없지만, 본인 스스로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자기복제, 분식복제를 일컫는 말이다.  지금 당신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는 당신의 남편 또는 아내가 진짜가 아닌 도플갱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할까.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가 도플갱어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이 책  『디 아더 유』는 '초인식자'와 '도플갱어'라는 소재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등의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초인식자와 자기복제물인 도플갱어와의 만남이 참으로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진다.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을 절대로 잊지 않는 인구 1%에 해당하는 초인식자 케이트는 초상화가로 그림을 그리다가 그녀가 얼굴을 인식하는데 있어 특별한 능력을 인정받아 경찰서에서 일하며 범인 검거를 돕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그녀는 심각한 뇌손산을 입고 6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러다 병원에서 새로운 연인 '롭'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롭은 그녀보다 젊으며 신생 기업의 창업주이다. 또한 뇌와 기계를 상호 연결하는 '직접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전도유망하고 능력있는 남자이다. 케이트는 능력있고 멋진 남자인 롭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퇴원 후 롭의 집에 머무르며 점점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트는 롭에게 자신은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없게 되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말하며 롭에게도 무서운게 있는지 묻는다.이 질문에 대해 롭은 케이트에게 도플갱어를 만나게 될까봐 무섭다고 말한다. 자신은 10대 때 실제로 도플갱어를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하며 그 도플갱어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빼앗가버릴까봐 너무 두렵다고 말한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날로 나는 끝장이 나고 말 거야. 그는 내 인생을, 나 ,당신, 집, 회사, 내가 이룬 모든 것,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전부 차지하게 될 거야."

롭이 젖은 눈으로 말을 멈춘가. 콘월의 태양이 외딴 구름 뒤로 몸을 숨기자 해변에는 불현듯 그늘이 드리운다. "그는 내 영혼을 훔쳐 갈 거야."

-p. 20

 

롭으로부터 도플갱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은 케이트에게 불길한 일이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하며, 갑자기 롭의 얼굴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한다. 케이트는 머릿속에서 도플갱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떠나지 않고, '혹시 롭이 도플갱어가 아닐까' 하며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그리고 롭의 평상시와 다른 행동들로 인해 케이트의 불안감을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의 오른쪽에서 롭에게 다가가고 있던 케이트는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이 멈추어 선다. 또다시 아까처럼 뇌 어딘가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엄습하며 속이 메스꺼워진다. 이번에는 그 감각이 한층 세차게 덮쳐온다.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롭이지만 또한 롭이 아니라는 당혹스러운 느낌.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고. 알아볼 수 있지만 처음 보는 듯 낯설다. 기시감이 아닌 미시감.

-p. 44-45

 

너무나 케이트를 걱정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 롭, 과연 그녀의 의심대로 롭은 도플갱어인가. 처음에는 케이트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연이어 일어나는 불길한 일들과 롭의 낯선 이상한 행동들이 점점 더 의심을 확신으로 만든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긴박한 사건 전개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롭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케이트 곁에 롭의 도플갱어가 있을까. 롭의 도플갱어의 정체는 누구인가.

 

도플갱어의 존재와 정체를 밝히는 과정 속에 6개월 전 케이트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과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긴박하고 촘촘한 이야기 구성에 632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이 전혀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의 말처럼 나 또한 얼마나 이 책의 책장들을 빠르게 넘겼는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한 존재인 도플갱어와 초인식자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사용하여, 도플갱어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심리와 추리 과정이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게 펼쳐져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도플갱어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나처럼 쉴새없이 책장을 넘기면 마침내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말 우리의 도플갱어가 존재하고, 직접 그 도플갱어를 만난다면 정말로 롭의 말처럼 너무나 무서울 것 같다. 이야기 속에서 롭의 도플갱어가 모든 것을 빼앗아갔듯이,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지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소름이 돋는다. 아마 이 책을 더운 날 읽으면 그 공포스러움에 극한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 글은 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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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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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 화려한 귀환"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 쇼맨 환상의 여자>를 읽고 



“트랩 핸드에 도착한 의뢰, 블랙 쇼맨이 접수합니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 이은 새로운 히어로 다케시의 귀환-

 

 

전작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우리의 새로운 히어로 블랙 쇼맨이 이번에는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를 통해 다시 돌아왔다. 전작을 통해 블랙 쇼맨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 히가시노 게이고가 블랙 쇼맨 시리즈 2탄을 가지고 우리 곁에 돌아온 것이다. 

 

전작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는 한 장례식에서 펼쳐진 기이한 복수극을 멋지게 해결한 새로운 히어로 블랙 쇼맨이 이 책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에서는 위기에 빠진 여성들을 구해주는 정의의 사도로 등장한다. 

 

도쿄의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간판도 없는 바인 '트랩 핸드', 이 장소가 우리의 블랙 쇼맨이 마술같은 솜씨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 바에는 눈썰미와 말솜씨가 뛰어난 블랙 쇼맨이 자 바텐더인 다케시가 있다. 그리고 이 트랩 핸드로 인생을 바꾸고 싶을 만큼 절박하고 위기에 처한 여성들이 찾아온다. 다케시는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연에 맞춘 칵테일을 대접하고 손님들은 다케시에게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을 털어놓는다. 


어느 날 이 트랩 핸드로 각각의 사연을 가진 세 명의 여성이 찾아온다. 우선 첫 번째 단편인 <맨션의 여자>에 등장하는 귀부인 우에마쓰 가즈미가 등장하는데, 이 여성은 남편의 죽음 이후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미망인이다. 그녀는 새로 이사할 집의 리모델링을 젊은 건축사인 마요에게 의뢰하게 되는데, 마요는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우에마쓰 가즈미와 함께 자신의 삼촌인 다케시가 운영하고 있는'트랩 핸드'를 찾아온다. 이야기는 단순히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우에마쓰 가즈미가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이야기로 진행하게 된다.  '우에마쓰 가즈미가 과연 진짜인가, 아니면 대역을 하는 가짜인가? 하는 우에마쓰 가즈미의 정체에 대한 의심과 함께 우에마쓰 가즈미의 숨겨진 사연은 무엇일까 하며 궁금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 궁금증 해결에 있어서 우리의 블랙 쇼맨 다케시가 멋진 해결사로 나서게 된다.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사정에는 관심없다는 듯 행동하지만,  절망에 빠진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따뜻한 애정과 관심으로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와 절망에 빠진 여성들을 도와주고 그녀들을 악당이나 위험으로부터 구해주는 블랙 쇼맨의 정의의 사도같은 모습에 반하게 된다. 

 

두 번째  단편인 <위기의 여자>에서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남녀의 만남 속에서 여성을 사기꾼같은 나쁜 남자로부터 구해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수면제를 먹여 어떻게 해보겠다는 엉큼한 음모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여성을 구해내고 그 검은 음모를 밝히는 다케시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세 번째 단편이자 표제 제목이기도 한 <환상의 여자>에서 작가는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할 수 있는 신기술인 '딥페이크' 기술을 선보였다. 물론 첫 번째 이야기인 <맨션 위의 여자>에서도 잠깐 나오긴 했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상대방을 감쪽같이 속이게 된다. 정말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서 범죄도 저지를 수 있을 듯 하다. 그 기술을 이용해서 죽은 남자의 또 다른 내연녀를 만들고 아들을 딸로 완전히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남자의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이야기가 끝나는 듯 했으나, 오히려 이야기의 중심은 그 남자가 죽고 남겨진 연인의 슬픔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과 마음의 치유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심에 블랙 쇼맨이 있다.

죽은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한 여자를 위해 블랙 쇼맨이 나서서 멋진 마술같은 트릭을 선보인다. 색다른 추리기술이나 커다란 사건은 없지만, 그 사건의 해결과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음 따뜻하고 자상한 블랙 쇼맨이 있다. 

 

이제까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살인 사건과 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나 탐정정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번 블랙 쇼맨 시리즈를 통해 냉철한 두뇌의 차가운 남자 주인공이 아닌, 친절하고 자상한 마음 따뜻한 남자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마술을 보듯, 속도감 있게 수수께끼를 감쪽같이 해결하고 속임수는 속임수로 맞서는 블랙 쇼맨 다케시의 앞으로의 멋진 활약이 기대가 된다. 

 

더군다나 이 책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작가의 한국 독자에 대한 애정을 담아서 특별히 한국에서 선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 독자들에 대한 그의 특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항상 선보이는 작품마다 경탄을 자아내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이기에 언제나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팬이며 언제나 그의 작품을 읽는 순간은 행복하다. 

 

이 글은 알에이치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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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목경찬 지음 / 담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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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서"

 

목경찬 < 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읽고 



“사찰 순례 전문가의 발길 따라 절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 나서다."
 

-사찰 순례 전문가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사찰 이야기들-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 삶의 쉼표를 찍고 싶을 때, 우리는 주로 사찰에 간다. 사찰 속 자연과 부처님의 불상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번민이 사라지는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 무엇인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세속을 떠나 마음을 수양하거나 성찰하고 싶을 때 사찰을 찾아왔다.

 

그런데 사찰을 찾아가는 이유 중 하나에 사찰 속 숨어 있는 이야기 찾기도 있다. 이미 책과 인터넷에 널리 알려진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지만, 아직도 사찰 속에는 알려지지 않은 꼭꼭 숨어 있는 이야기들도 있다. 그렇게 숨겨져 있는 사찰 속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사찰 전문가가 찾아나섰다.

 

이 책 『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의 저자 목경찬씨는 전국 방방곡곡의 절을 찾아다니는 사찰 전문가이다.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 교리와 불교문화를 강의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찰 속 숨어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또한 불교를 어려워하고 사람들을 위해서 100장의 사진을 수록하여 이야기들을 더욱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사찰 속 사진들과 어우러져 이야기들이 생생히 살아나는 느낌이다.

 

사찰은 이야기꾼입니다.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주는 이야기꾼입니다. 고전 이야기도 들려주고, 새로운 이야기도 창작하여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눈먼 거북이 이야기, 마실 간 돌부처님 이야기, 고양이 밥을 먹은 쥐 이야기, 절을 방문한 밤손님 이야기 등등, 아직도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자꾸만 사찰로 오라 손짓합니다.

-  p. 6, ‘들어가는 말’ 

 

이 책에서 저자는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1장에서는 '돌부처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로서 사찰 속 부처님들에게서 숨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엉덩이가 멋진 천안 각원사 청동대불, 얼굴만 하얗고 목 아래는 검은 빛인 얼굴만 씻는 부처님이라 불리는 중원 미륵사지 미륵불, 사찰 속 다양한 물건과 다양한 표정을 지닌 사천왕들의 모습은 너무 재미있고 흥미롭다. 각각 다른 모습의 부처님들의 숨은 이야기들 속에에서 민초들의 소원과 갈망과 시대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또한 사찰을 들어서면 사찰 입구에서 문을 지키고 있는 무섭고 섬뜩한 사천왕들의 모습에 공포를 느끼곤 했는데, 이 책 속의 사천왕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사천왕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다음에 사찰을 방문해서 사천왕을 만나면 사천왕이 든 물건과 그들의 표정을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아무리 부리부리 부릅뜬 사천왕의 눈이라도 흰 눈자위에 검은 눈동자 모습인데, 칠장사 사천왕의 눈은 거꾸로 새까만 눈자위에 흰 고리눈이다.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 눈자위다. 작가는 검은 눈자위가 신비롭고 무궁한 우주의 광막한 어둠 같기도 하고, 반면에 무명의 깊은 바다 같기도 하다고 느꼈다. 여인의 말하지 못할 고통과 비애를 다 빨아들이고도 남는다고 보았다. 슬픔에 공감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 p.51 「배불뚝이 신장, 슬픈 눈의 사천왕」

 

 

두 번째 장에서는 열 두 동물들과 나누는 법담을 전해준다. 자축인묘진사오미 십이지신인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의 열 두 동물들과 관련하여 사찰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고양이 밥을 먹은 쥐 이야기, 돼지의 모습으로 나타난 지장보살 이야기 등을 통해 십이지신 동물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어렵게 여기지던 불교 교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도 있게 도와준다.

 

세 번째 장에서는 사찰 속 숫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일주문, 염주의 갯수, 타종 횟수 등 사찰 속 숫자들을 통해 흥미롭게 불교 이야기를 전해준다. 

 

심신이 지치고 힘든 하루, 삶의 쉼표와 마음의 여유를 찾아 사찰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 사찰 순례 여행 과정 속에서 사찰 속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상처받고 지친 마음이 치유되어 다시금 마음의 여유와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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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듣는 소년
루스 오제키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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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년 모험 성장 이야기"

루스 오제키 <우주를 듣는 소년> 읽고 




“그날 이후, 모든 것들이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물의 이야기를 듣는 소년과 말하는 책과의 마법의 대화-

 

 

만약 시든 상추의 한숨, 유리창의 비명, 가위의 빈정거림 등 온갖 사물의 목소리가 당신에게 들린다면 어떻겠는가? 그렇게 사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은 특별함일까 아니면 정신병적인 문제일까. 

 

이 책  『우주를 듣는 소년』은  아버지의 죽음 후, 사물의 목소리를 듣게 된 한 소년 베니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갑자기 베니 주변의 사물들이 베니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연필, 찻주전자, 가위 등이 저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베니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그 베니에게만 들린다. 그리고 그 베니는 그 사물들 중에서 '책'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책과 소통하게 된다.

 

저자는 단순히 이 책을 통해 사물의 목소리를 듣게 된 베니의 특별한 능력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그 이후 찾아온 가슴 아픈 상실의 고통을 극복한 치유와 회복의 과정까지 그리고 있다. 사물의 목소리를 듣게 된 이후 베니는 사물과 소통하고 인생과 세계의 진실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그런 과정을 좀더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저자는 베니와 책의 교차 서술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마치 베니와 책이 서로 대화하고 생각을 교환하듯이 이루어져 있어, 마치 우리 또한 이 책을 통해 책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특별한 능력은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빚고 사회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사물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물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누가 그 사실이 진짜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베니의 특별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베니는 정신병원까지 입원하게 된다. 베니의 엄마인 애너벨조차도 그런 베니를 이해할 수 없고 기이하고 특이한 행동을 하는 베니의 모습에 마음 아파한다. 

 

베니 또한 갑작스럽게 생겨난 자신의 능력에 혼란스러워한다. 졸지에 정신병자로 오인받게 되고, 끊임없이 여기저기에 들리는 사물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이런 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조차도 모른다. 베니는 애써 그 목소리들을 무시하려고 하지만, 엄마 애너벨의 저장강박증이 심해질수록 커져가는 소음에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학교에서 도망친 베니는 공공 도서관으로 도망을 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그는 모든 소리를 담고 있는 광활하고 무한한 정적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떤 목소리와도 특별한 책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과연 베니는 그곳에서 자기 목소리를 찾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도서관에서 만난 부랑자 시인, 쓰레기를 줍는 소녀 예술가 등 도서관의 괴짜들과 함께 하는 베니의 모험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건 한 젊은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소리야. 그리고 책의 세계에서 이건 기적과 다름없지. 소년이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찾거나 소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 말하는 순간.

-p.280

 

이 책 『우주를 듣는 소년』은 혼혈아인 사춘기 소년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가슴 아픈 상실과 슬픔을 이겨내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베니의 자아성찰을 다룬 성장 소설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성장의 과정 속에서 작가는 마약 문제, 기후 변화, 자본주의 예술의 기능 등 현대적 이슈들을 담아내고 선불교 철학을 도입하여 이를 이야기 속에도 녹여내었다. 사랑과 상실 그 이후 찾게된 치유와 회복의 과정과 각종 사회 이슈들이 종합적으로 가미되어 가히 독창적이고 경이로움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거의 7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너무 뛰어나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인플루엔션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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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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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사랑, 관계에 대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

 

카밀라 팡 <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읽고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서 타인과 연결될 권리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ADHD를 가진 어느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엄마, 인간 사용 설명서는 없나요?"

"그런 거 있잖아요...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설명해주는 안내서 같은 거요."

-p. 11

 

다섯 살의 카밀라 팡은 엄마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그리고 이런 호기심으로 그녀는 직접 자신이 인간 사용 설명서를 만들기로 한다. 과학의 언어와 법칙으로 그녀는 인간의 삶, 사랑, 관계를 설명하고 과학의 언어로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자 했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나온 책이 바로 이 책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이다.

 

카밀라 팡은 여덟 살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고 오랜시간 ADHD, 범불안장애, 강박장애와 함께 살아왔다. 그녀는 이런 장애애도 불구하고 그녀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생물화학 박사 과정을 마쳤고, 이후 생물화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역학, 광학, 컴퓨터과학,정보과학 등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생물학을 해석하고 조사하는 생물정보학 분야의 과학자이다. 그녀의 자폐와 ADHD 등의 장애와 과학자라는 직업을 이해한 후에야 왜 그녀가 이 책을 쓸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우리의 삶을 과학법칙으로 해석하게 되었는지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처리하고 이해하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힘들다. 특히 삶, 사랑, 관계 등의 추상적인 용어 등은 명확한 사실 근거없이 피상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쉽게 이애할 수 있는 과학적인 언어를 가지고 생물화학, 물리학, 통계학 등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공감, 관계, 신뢰와 같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 해석하고 분석한 것이다. 그렇게 카밀라 팡은 과학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의 의사결정과정을 머신러닝과 관련지어 설명한다던지, 단백질의 유형과 역할을 통해 인간의 성격 유형을 분석한다던지, 빛의 굴절을 이용해서 두려움을 설명한다던지, 열역학의 법칙을 이용해서 질서와 무질서, 정리정돈에 대해 이야기한다던지, 저자가 과학의 언어와 법칙을 가지고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한 내용들이 너무나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느끼는 공포 또는 두려움의 감정을 빛의 굴절과 프리즘 현상을 통해 설명한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우리는 명확한 근거나 이유 없이 무턱대고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는데 이제는 공포를 빛 스펙트럼으로 보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공포를 더 잘 구별할 수 있고 공포에 대해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저자가 청소와 정리 정돈 문제로 실갱이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열역학법칙을 통해 세상의 질서와 무질서를 이야기한 측면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이렇듯 저자는 사회 현상과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과학적 원리와 현상을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지금까지 이런 방법을 사용하여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설명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책이  영국왕립학회에서 최고의 과학책 상을 수상하고 수많은 추천과 찬사를 받은 이유일 것이다. 

 

"나에게 과학은 단순히 연구 분야가 아니다. 과학은 간수성 없이 태어난 내가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삶의 무대는 마치 실험실과 같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그녀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과학이라는 다리를 통해 그녀가 결코 닿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인간의 영역도 도달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서 타인과 연결될 권리가 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결코 사과하지 말라고

 

이 책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연결하고자 했던 저자의 진심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책과 저자의 노력 덕분에 삶과 관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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