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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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내음 물씬 풍기는 특별한 빨래방"

 

김지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을 읽고 



지친 하루 끝에 만나는 위로의 공간,
여기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 베스트셀러 1위,

독자들의 요청에 의한 종이책 출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공간이자 편의시설인 빨래방이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한동안 불편한 편의점 열풍이 불더니 이 책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2023년 올해는 왠지 빨래방 열풍이 불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왠지 연남동 한 구석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의 이야기가 이 책을 통해 펼쳐진다. 빨래방은 단순히 빨래를 하러 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빨래방 또한 사람 내음 물씬 풍기는 위로와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이 책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지친 하루 끝에 만나는 위로의 공간,
여기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빨래방이 빨래를 하는 공간일 뿐이지 빨래방이 어떻게 힐링과 위로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 속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에는 이 빨래방만의 특별함이 있다. 

24시간 무인 빨래방을 배경으로 하여 힘들고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마음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보통 무인 빨래방에서는 각자 빨래만 하고 가기 바빴는데 이 빨래방 안에 감동과 공감이 있다. 작가는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이 책 속에 모두 담아놓았다. 그래서 읽으면 마치 내 얘기같은, 우리 옆집 사람 이야기같은 그런 친근감이 들고, 그런 평범함과 진솔함 때문에 아마 조회수 1만회를 돌파한 이유가 아닐까.

 

진돗개 진돌이와 함께 사는 독거노인 장영감, 산후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엄마 미희, 관객 없는 버스킹 청년 하준,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자 데이트 폭력 피해자인 여름, 아들을 해외로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이자 장영감의 아들 대주, 보이스 피싱으로 동생을 잃은 청년 재열까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힘겨운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서로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들에겐 '괜찮다.' '많이 힘들지' '곁에 있어줄께' 힘내. 기운내 같은 그런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히 필요하다.  

 

적어놓고 보니 자신 스스로가 없어진 것 같다는 무력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살면 희망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미라는 자신의 뒤에서 쉼 없이 돌고 있는 세탁기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치열하게 살았다. 처녀 때는 일에 치여 살다가 엄마가 되고부터는 육아에 치여 살았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이름을 내밀지 못하는 지금은 집에서 덜덜거리는 고물 취급이나 받는 고장 난 세탁기가 된 것 같아 스스로가 짠하고 가여웠다. 고개를 젖히고 천장을 보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숨을 크게 쉬고 침을 삼켜봐도 뜨거운 눈물을 참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중에서

 

그들은 빨래방에 놓인 다이어리를 통해 각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적힌 댓글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그들은 고민과 슬픔을 나누면서 위로와 공감을 받는다. 아무도 자신의 고민을 귀기울여 듣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들은 그 고민을 듣고 진심을 담아 위로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힘을 내고 용기를 낸다.

 

갈수록 감정이 메말라가고 살기에 각박해지는 이 시기에,  이 책을 읽으며 아직은 인간적인 정 때문에 그래도 살만하다 고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지치고 힘든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위로받고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과연 나에게도 있을까.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누구나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필요하다. 연남동에는 하얀 거품 파도가 치는 눈물도 슬픔도 씻어 가는 작은 바다가 있다."

-p.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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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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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통해 인류 구원하라"

 

베르나르 베르베르 <꿀벌 예언 2>를 읽고 



"꿀벌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라"


-과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유가 만나 시작되는
기상천외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
-

 

2권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미래를 바꾸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꿀벌의 예언>이라는 고대의 예언서를 찾아 떠난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를 포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권에서는 그 과정 속에 작가의 역사 이야기까지 가미되어 이야기의 구성을 풍부하게 한다. 중세 십자군 원정과 중세 봉건 사회의 모습이 펼쳐지면서 기사, 영주 등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찾는 과정과 중세 봉건 시대 역사적 사실이 함께 어우러져 내용이 복잡하기도 하고 스케일이 더 확장되어  더 큰 재미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르네를 비롯한 소르본 대학 학장이자 르네의 스승인 알렉상드르 교수, 그의 딸 멜리사, 알렉상드르 교수의 친구인 메널리크, 꿀벌을 연구하는 곤충학자인 그의 아내 오델리아 등의 활약 또한 있어서 이야기의 한층 더 복잡해지고 다양한 갈등과 위기가 생기기도 한다. 

 

1권에서는 주로 르네와 알렉상드로 교수를 중심으로 퇴행 최면을 통한 과거 여행이 이루어졌는데 2권에서는 멜리사까지 가세하여 전생 여행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1권에서는 주로 르네를 통한 살벵의 예언서 집필이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2권에서는 집필된 예언서를 지키는 과정이 주로 펼쳐진다.

르네는 퇴행 최면을 통해 중세 십자군 원정 시대로 돌아가 기사 살뱅에게 예언서를 집필하게 한다. 그런데 현재의 그가 전생의 자신인 기사 살뱅에게 미래의 일을 알려줘서 예언서를 집필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책을 읽으면서 과연 현재가 과거에 영향을 주어도 괜찮은 것일까. 그러면 과거가 바뀌게 될텐데 그렇게 현재가 과거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허용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현재에 의해 만들어진 과거의 사실인데 이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2권에서는 꿀벌을 통한 인류 구원의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가 된다. 1권을 읽으면서 도대체 인류 구원과 꿀벌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꿀벌은 언제쯤 등장할까 궁금했는데 2권에서 호박 속에서 발견된 고대 원시 꿀벌의 등장과 함께 꿀벌과 인류의 관계, 꿀벌의 실종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도 제시된다. 이 부분을 통해 꿀벌의 집단 실종이 지금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는 꽃식물이라는 것, 꽃 식물 수분의 80퍼센트를 꿀벌이 담당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전체 식물종의 80퍼센트가 꿀벌이 있어야 번식을 할 수 있어요. 꿀벌의 실종은 우리가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환경 재난을 불러올 거예요. 꿀벌에 의한 수분을 사람이나 로봇을 이용한 인공 수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이미 중국에서 한 바 있어요. 하지만 효율이 형편없었죠. 꿀벌을 구하는 일은 여러 가지 환경 문제 중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 p.221

 

작가는 이 부분을 통해 살충제와 기후위기로 인한 꿀벌을 비롯한 생태계의 파괴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현재의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환경보호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이 책 속 2053년의 암울한 미래가 올 지도 모른다. 

 

"3보 전진 2보 후퇴, 또다시 3보 전진.... 절정에 달했던 인류의 자기 파괴 본능과 죽음의 충동은 마침내 힘을 잃고 생명에의 열망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p. 366

 

지금까지 앞으로 전진만 해온 인류에게 꿀벌의 실종을 통한 인류의 암울한 미래는 우리에게 이제는 2보 후퇴해야 할 때임을 경고하는 듯하다. 전진만 고집한 결과를 우리는 이상 기후를 포함한 환경 파괴 현상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이제는 자연과 인류의 공존을 위해 인류가 한 발 후퇴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퇴행 최면을 통한 과거와 미래로의 여행과 그 과정 속에서 <므네모스>부분을 통해 작가가 들려주는 역사적 사유가 결합하여 이번 책 『꿀벌의 예언』에서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월드가 구성이 되었다. 항상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면서 이 작가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하면서 <꿀벌의 예언> 시리즈와의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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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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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통해 인류의 미래 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꿀벌 예언 1>를 읽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꿀벌을 살려라"


-과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유가 만나 시작되는
기상천외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
-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계속되고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고 인류 생존에 적색 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이러다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와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주변에서 들리고 있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되어 가고 있지만, 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현실이다.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이런 상황 속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신작  『꿀벌의 예언』이 나왔다. 항상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기상천외하고 놀라운 세계로 안내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번에는 꿀벌을 주인공으로 하여 인류 구원의 이야기로 우리를 초대한다.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2053년의 지구를 설정하고 그 속에서 미래를 바꾸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를 포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전작인 『기억』시리즈에서 '기억'이라는 테마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시간여행을 했던 르네 톨레다노가 등장해서 반갑기도 했다. 기억에서 최면을 통해 기억의 문을 열 수 있게 된 구성과 비슷하게 이번 책 『꿀벌의 예언』시리즈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르네가 퇴행 최면 기법을 통해 전생을 여행하면서 '꿀벌의 예언' 이라는 예언서를 찾는 모험의 과정을 보여준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서 기온이 43도가 넘고 인구수가 150억명이 넘는 30년 뒤 미래 사회의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거기다 꿀벌이 사라져서 식량부족현상이 일어나서 세계 곳곳에서는 폭동이 벌어진다. 급기야는 식량 자원을 서로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핵무기까지 동반한 제 3차 세계대전까지 벌어진다.  너무나 암울하고 참혹한 미래 사회의 모습 속에서 인류 멸망을 막고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라져버린 '꿀벌'을 살리는 것이다. 

 

'꿀벌이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뿐이다' 라는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4년이 지난 후 세상이 바뀌었다. <나비 효과>가 아닌 <꿀벌 효과>가 나타나 세상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던 것이다. 이런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꿀벌을 살려내고  인류를 구할 방법이 적힌 고대의 예언서인 <꿀벌의 예언>을 찾는 것이다. 

 

「아까 내가 한 지식인 그룹 얘기를 했었지. 그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최근 있었던 모임에서 어떤 책에 관한 얘기를 들었네.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책이 있다더군.」
「책이요? 어떤 책이죠?」
「내가 기억하는 건 제목뿐이야. 〈꿀벌의 예언〉이라는.」
-p.72

 

과연 예언서를 찾아 중세 봉건사회로 돌아간 르네와 그 일행은 그 예언서를 찾아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2권에서 좀더 박진감 넘치고 스릴있게 펼쳐진 모험을 기대하며 2권의 책장을 얼른 넘겨본다. 

 

내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과거 속에 있어.

내 미래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도 과거 속에 있어. 비단 내 문제들뿐만이 아니야....

-p.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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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라키의 머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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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날려줄 호러 단편집"

 

사와무라 이치 <나도라키의 머리>를 읽고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보기왕이 온다』의 작가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 공포 단편집-

 

계속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무더운 여름 밤, 오싹한 귀신 이야기들이야말로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것이다. 그래서 무더위와 잦은 비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 『나도라키의 머리』를 추천한다. 역시 여름에는 공포, 호러, 괴담이 최고지. 여러 괴담들 중 귀신, 유령이 나오는 괴담은 어떨까. 역시 여름이라 그런지 이런 류의 공포 소설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귀신 이야기처럼 일본의 공포소설에도 여김없이 귀신이 등장한다. 이 책의 작가 사와무라 이치는 일본 호러소설대상 수상 작가로서 공포 소설의 대가답게 이 책에서 6편의 오싹하고 미스터리한 공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와무라 이치 작가의 최신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히가 자매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들을 모은 공포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직장, 학교, 사무실, 부동산 등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괴담들을 모았다. 또한 단순히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 사회적 문제까지 다루었다는 점에서 약자를 위한 호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첫 번째 호러 단편인 [5층 사무실에서] 는 밤이 되면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5층 사무실을 그 주요 배경으로 한다. 5층 사무실에 입주하는 임대인마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데 그 이유가 밤마다 어린 아이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 목소리를 듣고 나면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마다 견디지 못하고 나가게 되고 건물주인 우모메토는 '진정꾼'에게 영혼을 진정해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밤마다 들려오는 어린 아이의 목소리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혹시 이 사무실에서 죽은 아이의 혼이 내는 소리인 것일까. 이 미스터리한 사건 해결을 위해 히가 자매가 나선다. 

 

두번째 호러 단편인 [학교는 죽음의 냄새]는  비오는 날에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이 있다는 학교 괴담이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괴담이 가장 공포스럽고 나를 오싹하게 만드는 것 같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는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미스터리한 죽음과 자살 등 죽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위험한 장소일지 모른다. 

 

"응, 한마디로 말해서 학교는 위험해. 겉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지. 죽음의 냄새라는 건 곧....." 후루이치는 여기까지 말하고 갑자기 머뭇거렸다. 

-p. 78

 

 과연 비오는 날마다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유령의 정체를 파헤치던 미하루는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그 무서운 진실은 무엇일까.



네번째 호러 단편인 [비명]에서 작가는 한 대학교 호러영화 동아리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과 그 속에 담긴 진실을 들려준다. 이 영화 동아리는 어느 산에서 독립영화 촬영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 곳은 여학생이 교제하던 한 남학생에 의해 살해당한 곳이다. 그 후 동아리에서는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살인자는 과연 누구인가.미스터리한 비명 소리는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애당초 그 문장도 이상하잖아? 남학생도 여학생도 다 죽었는데, 여학생이 살해되는 과정을 어떻게 아는 거지? 하이힐이 벗겨지면서 넘어졌다든지, 여학생을 올라타고 목을 졸랐다든지. 기본적으로 앞뒤가 안 맞잖아? 문제가 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비명」중에서

 

 

마지막 호러 단편이자 표제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6편의 단편들 중 가장 섬뜩하고 공포스러웠다. 책표지의 그림처럼 섬뜩한 수박제등의 모습이 마치 나로라키의 머리처럼 보인다. 

주인공인 데라니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도라키 전설'이 내려오는 친할아버지댁에 놀러간 적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촌형인 유지와 함께 나도라키 머리가 있다고 전해지는 동굴에 들어가게 된다. "절대 그 곳에 들어가면 안돼." 라고 하는 어른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동굴에 들어간 데라니시, 과연 그는 그 동굴 속에서 나도라키 머리를 본 것일까. 

그 일이 있은 후 데라니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 때의 일 때문에 가위에 눌리며 공포에 떤다. 이에 친구인 노자키는 데라니시를 위해 그 전설의 진실을 밝혀내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잘못된 믿음과 생각이 얼마나 무섭고 그것이 바로 공포의 근원일지도 모른다고 새삼 깨닫게 된다. 정말 귀신이나 유령, 요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 또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존재인 것일까. 

 

“이 세상에 귀신이 있을 리 없잖아? 옛날에 이 근방에서 한동안 무서운 병이 유행했다는 건 너도 알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걸 몰랐던 시대에 인간이 생각해낸 병의 원인이 바로 나도라키야. 틀림없어.”
-「나도라키의 머리」중에서

 

그런데 마지막 반전에서는 어떻게 된 일일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무더운 여름,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 아무튼 사와무라 이치 작가가 선사해주는 6편의 호러 단편집을 읽어보면 어떨까. 그 오싹함과 섬뜩함에 당신은 분명히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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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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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통한 삶의 행복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을 읽고 


일상에 지칠 때 우리는 이 책 <월든>을 읽는다."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기쁨과 위안을 주는 영혼의 쉼터와도 같은 책-

 

일상에 지칠 때, 우리에게 영혼의 쉼표가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월든』을 읽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고 무소유를 통한 삶의 행복을 찾았듯이, 우리도 『월든』을 읽으며 고요와 평안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나 또한 일상에 지치고 힘든 이 시기에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치유하고 싶어서 이 책 『월든』을 집어 들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54년 아름다운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2년 정도 살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그는 자신이 직접 지은 작은 오두막에 살면서 우주와 신과 합일을 이루고 무소유를 통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였다. 

 

더 많이 가지려고 아둥바둥 하면서 사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그는 오히려 욕심을 버리고 비움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요즘 한창 핫한 미니멀리즘, 비움의 미약과도 일맥 상통한다. 어쩌면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탐욕과 소유욕이 아닐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본주의 노예가 되고 평생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 돌듯 벗어날 수 없는 우리 일상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신의 삶 속에서 더 큰 행복과 마음의 평안을 찾았음을 『월든』을 통해 말하고 있다. 

 

"내가 숲 속에 들어간 이유는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삶이란 그처럼 소중한 것이기에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고, 도저히 불가피하기 전에는 체념을 익힐 생각도 없었다. 나는 깊이 있게 살면서 인생의 모든 정수를 뽑아내고 싶었고, 강인하고 엄격하게 삶으로써 삶이 아닌 것은 모조리 없애버리고 싶었다. 숲 속에 널찍하고 반들반들하게 길을 닦아 삶을 맨 안쪽까지 몰아붙인 다음 가장 비천한 상태까지 내몰아 그 삶이 정말 비천하다고 판명날 경우 삶의 모든 천박함을 있는 그대로 뽑아서 온 세상에 공표하고 싶었다.

-p. 135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부와 명예를 통해 인생의 참다운 기쁨과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고자 서로 경쟁하고 서로를 밟고 올라가려고 한다. 지금보다 더 높은 그 곳에 행복이 있는 줄 알고 말이다. 하지만 행복은 우리와 가까이에 있다고 말하는 동화 <파랑새> 처럼 헨리 데이비드 소로 또한 진정한 행복은 월든 호숫가 작은 오두막 생활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연과 더불어 우주와 신의 합일을 이루며 진리를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삶의 모습인 것이다. 그 과정 속에는 더 많은 부와 명예는 필요치 않다. 단지 절제하고 절약하며 자연과 더불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사는 그의 삶이 외롭고 고독할거라고 생각한다. 먹을 것도 충분치 않아 배고픔에 허덕이는 고통스럽고 힘겨운 삶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너무나 행복하고 충만한 삶이라고 말한다. 

 



나는 우리가 흔히 황량하고 쓸쓸하다고 하는 풍경 속에서도 너무나도 분명히 나와 혈연을 가진 듯한 어떤 존재를 의식했다. 또한 내게 가장 가까운 혈족이며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사람도 마을에 있는 누군가도 아니라는 것, 어떤 장소도 이제는 두 번 다시 낯설지는 않으리라는 것도 인식했다. 

-p. 200

 

어쩌면 모든 것을 버리고 월든 호숫가로 가버린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겉으로 보기에 은둔자, 도피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8개의 챕터를 통해서 그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절제와 절약, 무소유를 통해서 진정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아끼고 욕심을 버리면서 살라고 그는 말한다. 월든 호숫가에 살면서 쓴 그의 삶의 기록 속에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너무나 솔직하고 진솔한 그의 생각과 애정 또한 느낄 수 있다. 

 

그의 삶의 기록을 통해 그와 같이 자연과 더불어 숲 속 동물들과 사는 삶, 금욕적이고 절제적인 삶, 채식하며 욕심을 버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지금 이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살라고 하면 우리가 당장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솔직히 자신은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현재의 삶을 사랑하고,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100년이 넘은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꾸준히 읽혀지는 스테디셀러이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안식이 필요할 때  <월든>을 찾는 이유를 이 책 『월든』을 통해 꼭 찾길 바란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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