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도라키의 머리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6월
평점 :
"무더운 여름을 날려줄 호러 단편집"
사와무라 이치의 <나도라키의 머리>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715/pimg_7526911563934742.jpg)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보기왕이 온다』의 작가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 공포 단편집-
계속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무더운 여름 밤, 오싹한 귀신 이야기들이야말로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것이다. 그래서 무더위와 잦은 비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 『나도라키의 머리』를 추천한다. 역시 여름에는 공포, 호러, 괴담이 최고지. 여러 괴담들 중 귀신, 유령이 나오는 괴담은 어떨까. 역시 여름이라 그런지 이런 류의 공포 소설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귀신 이야기처럼 일본의 공포소설에도 여김없이 귀신이 등장한다. 이 책의 작가 사와무라 이치는 일본 호러소설대상 수상 작가로서 공포 소설의 대가답게 이 책에서 6편의 오싹하고 미스터리한 공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와무라 이치 작가의 최신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히가 자매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들을 모은 공포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직장, 학교, 사무실, 부동산 등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괴담들을 모았다. 또한 단순히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 사회적 문제까지 다루었다는 점에서 약자를 위한 호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첫 번째 호러 단편인 [5층 사무실에서] 는 밤이 되면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5층 사무실을 그 주요 배경으로 한다. 5층 사무실에 입주하는 임대인마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데 그 이유가 밤마다 어린 아이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 목소리를 듣고 나면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마다 견디지 못하고 나가게 되고 건물주인 우모메토는 '진정꾼'에게 영혼을 진정해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밤마다 들려오는 어린 아이의 목소리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혹시 이 사무실에서 죽은 아이의 혼이 내는 소리인 것일까. 이 미스터리한 사건 해결을 위해 히가 자매가 나선다.
두번째 호러 단편인 [학교는 죽음의 냄새]는 비오는 날에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이 있다는 학교 괴담이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괴담이 가장 공포스럽고 나를 오싹하게 만드는 것 같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는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미스터리한 죽음과 자살 등 죽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위험한 장소일지 모른다.
"응, 한마디로 말해서 학교는 위험해. 겉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지. 죽음의 냄새라는 건 곧....." 후루이치는 여기까지 말하고 갑자기 머뭇거렸다.
-p. 78
과연 비오는 날마다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유령의 정체를 파헤치던 미하루는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그 무서운 진실은 무엇일까.
네번째 호러 단편인 [비명]에서 작가는 한 대학교 호러영화 동아리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과 그 속에 담긴 진실을 들려준다. 이 영화 동아리는 어느 산에서 독립영화 촬영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 곳은 여학생이 교제하던 한 남학생에 의해 살해당한 곳이다. 그 후 동아리에서는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살인자는 과연 누구인가.미스터리한 비명 소리는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애당초 그 문장도 이상하잖아? 남학생도 여학생도 다 죽었는데, 여학생이 살해되는 과정을 어떻게 아는 거지? 하이힐이 벗겨지면서 넘어졌다든지, 여학생을 올라타고 목을 졸랐다든지. 기본적으로 앞뒤가 안 맞잖아? 문제가 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비명」중에서
마지막 호러 단편이자 표제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6편의 단편들 중 가장 섬뜩하고 공포스러웠다. 책표지의 그림처럼 섬뜩한 수박제등의 모습이 마치 나로라키의 머리처럼 보인다.
주인공인 데라니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도라키 전설'이 내려오는 친할아버지댁에 놀러간 적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촌형인 유지와 함께 나도라키 머리가 있다고 전해지는 동굴에 들어가게 된다. "절대 그 곳에 들어가면 안돼." 라고 하는 어른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동굴에 들어간 데라니시, 과연 그는 그 동굴 속에서 나도라키 머리를 본 것일까.
그 일이 있은 후 데라니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 때의 일 때문에 가위에 눌리며 공포에 떤다. 이에 친구인 노자키는 데라니시를 위해 그 전설의 진실을 밝혀내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잘못된 믿음과 생각이 얼마나 무섭고 그것이 바로 공포의 근원일지도 모른다고 새삼 깨닫게 된다. 정말 귀신이나 유령, 요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 또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존재인 것일까.
“이 세상에 귀신이 있을 리 없잖아? 옛날에 이 근방에서 한동안 무서운 병이 유행했다는 건 너도 알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걸 몰랐던 시대에 인간이 생각해낸 병의 원인이 바로 나도라키야. 틀림없어.”
-「나도라키의 머리」중에서
그런데 마지막 반전에서는 어떻게 된 일일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무더운 여름,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 아무튼 사와무라 이치 작가가 선사해주는 6편의 호러 단편집을 읽어보면 어떨까. 그 오싹함과 섬뜩함에 당신은 분명히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715/pimg_752691156393474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