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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는 특별한 빨래방"
김지윤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을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727/pimg_7526911563953406.jpg)
“지친 하루 끝에 만나는 위로의 공간,
여기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 베스트셀러 1위,
독자들의 요청에 의한 종이책 출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공간이자 편의시설인 빨래방이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한동안 불편한 편의점 열풍이 불더니 이 책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2023년 올해는 왠지 빨래방 열풍이 불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왠지 연남동 한 구석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의 이야기가 이 책을 통해 펼쳐진다. 빨래방은 단순히 빨래를 하러 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빨래방 또한 사람 내음 물씬 풍기는 위로와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이 책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지친 하루 끝에 만나는 위로의 공간,
여기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빨래방이 빨래를 하는 공간일 뿐이지 빨래방이 어떻게 힐링과 위로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 속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에는 이 빨래방만의 특별함이 있다.
24시간 무인 빨래방을 배경으로 하여 힘들고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마음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보통 무인 빨래방에서는 각자 빨래만 하고 가기 바빴는데 이 빨래방 안에 감동과 공감이 있다. 작가는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이 책 속에 모두 담아놓았다. 그래서 읽으면 마치 내 얘기같은, 우리 옆집 사람 이야기같은 그런 친근감이 들고, 그런 평범함과 진솔함 때문에 아마 조회수 1만회를 돌파한 이유가 아닐까.
진돗개 진돌이와 함께 사는 독거노인 장영감, 산후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엄마 미희, 관객 없는 버스킹 청년 하준,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자 데이트 폭력 피해자인 여름, 아들을 해외로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이자 장영감의 아들 대주, 보이스 피싱으로 동생을 잃은 청년 재열까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힘겨운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서로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들에겐 '괜찮다.' '많이 힘들지' '곁에 있어줄께' 힘내. 기운내 같은 그런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히 필요하다.
적어놓고 보니 자신 스스로가 없어진 것 같다는 무력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살면 희망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미라는 자신의 뒤에서 쉼 없이 돌고 있는 세탁기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치열하게 살았다. 처녀 때는 일에 치여 살다가 엄마가 되고부터는 육아에 치여 살았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이름을 내밀지 못하는 지금은 집에서 덜덜거리는 고물 취급이나 받는 고장 난 세탁기가 된 것 같아 스스로가 짠하고 가여웠다. 고개를 젖히고 천장을 보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숨을 크게 쉬고 침을 삼켜봐도 뜨거운 눈물을 참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중에서
그들은 빨래방에 놓인 다이어리를 통해 각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적힌 댓글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그들은 고민과 슬픔을 나누면서 위로와 공감을 받는다. 아무도 자신의 고민을 귀기울여 듣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들은 그 고민을 듣고 진심을 담아 위로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힘을 내고 용기를 낸다.
갈수록 감정이 메말라가고 살기에 각박해지는 이 시기에, 이 책을 읽으며 아직은 인간적인 정 때문에 그래도 살만하다 고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지치고 힘든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위로받고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과연 나에게도 있을까.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누구나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필요하다. 연남동에는 하얀 거품 파도가 치는 눈물도 슬픔도 씻어 가는 작은 바다가 있다."
-p. 362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727/pimg_752691156395340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