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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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보통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할 법한 삶 가운데 에피소드들과 생각들을 정리해 두었다.
삶 속에서 누구나에게나 순간순간 일어나는 잡스러운 생각들이 저자에게는 상당히 특별했던 가 보다.
그래서인지 보통의 존재인 나에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으로 다가온다. 
보통의 존재들이 그냥 넘어가는 잡스러움을 이렇게 끄집어낸 저자는 보통의 존재는 아닌 것 같다. 
저자의 잡담들에 대해 나의 또다른 잡담들을 더해서 수다를 만들어 본다.

석원 왈 : 내가 정말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어느 날 정열이 사라져버린 상태를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랑을 긴 호흡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어쩌면 나는 제대로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으면서 너무 빨리 사랑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살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종우 왈 : 맞다. 당신은 사랑에 대한 결론을 너무 쉽게 내리고 있다. 사랑은 순간적인 동물적 욕구로만 표현되어져서는 안된다. 동물적 욕구가 사라졌을 때 즉, 당신이 말하는 3개월의 떨림이 없어졌을 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어진다. 물론 그 사이사이에 사막이 펼쳐질 때도 분명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막 속에서 살아있음에 대한 감격과 감사 그리고 때때로 나타나는 오아시스를 통한 갈증의 해소는 진정 사랑의 진정한 맛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다. 만약 끊임없는 동물적인 흥분과 떨림만 지속된다면 결국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모두의 육체와 감정을 고갈시킬 것이다.

석원 왈 : 과정이란 그 결과에 비하면 이토록 수고롭고 민망한 장면들이 많이도 연출되는 절차인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배우들의 삶이 보기에 산뜻하고 간편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과정의 추함과 번거러움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종우 왈 : 우리는 모두 꿈을 꾼다. 청소년들은 화려한 조명 밑에서 모든 이들의 집중된 관심과 사랑속에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돌들에 열광하고, 성인들은 빌딩과 멋진 차와 옷을 가진 그들을 열망하고, 또는 TV 광고 속에 멋진 몸매들을 열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빛나는 자리에 가기 위해 걸어야만 했던 길에 대해서는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아예 무시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을 쉽게 질투하고 비난한다. 
또 그들과 같이 되기 위해 일하기 보다는 로또를 사고 멋진 몸매를 위해 운동을 하기 보다는 살빼는 약을 먹는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공하는 이도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쉽게 이룬 것에는 '스스로 흘린 땀'이 없기 때문에 쉽게 잃게 된다.
빛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속에 있은 빛을 밝혀야 한다.

석원 왈 : 완벽한 비공개의 자유란 얼마나 갖기 어렵고 소중한지 공감할 것이다. 일탈이란, 아무도 모르는 머나먼 타지에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나의 집, 아무도 들여다 볼 수 없는 곳에서 언제든 가능한 것이다.
종우 왈 : 나만 그런 줄 알았다. 아무도 없는 나의 집에서의 소소한 일탈, 또는 직장 속에서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혼자만의 공간을 찾다가 결국 뛰어들어간 화장실... 
현대인들은 엄청난 중압감 가운데 살고 있다. 가정에서는 대출금, 자녀교육, 직장에서는 성과, 승진 등등 어디에서든 모든 것들이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어디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쉼을 얻을 수가 없다. 오직 개인적이고 사적공간이 필요하다. 최근 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보는 눈'에서 벗어난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성인 PC방이 여전히 유지되는가 보다. 캐캐한 냄새와 연기 속에 숨막힐 것 같지만 밀폐된 개인 공간이 허락되니까.

석원 왈 :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에게 이렇게 긴 역사도, 어떤 시공간의 차원에서는 그저 찰나에 불과한 순간밖에는 되지 않는다면서요. 이 작은 해파리의 운명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이토록 힘찬 움직임도 언젠간 정지하고 존재는 흔적조차 없이 소멸해버리겠죠.
마음의 노화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꿈을 앗아가 현실밖에는 남지 않는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종우 왈 : 45억년의 지구나이에 비하면 겨우 100년 남짓 살아가는 인간의 생명은 정말 말할 가치도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그토록 찾아다녔나보다. 영원한 생명을 찾아다닌 것은 진시황만이 아니다. 현대인들도 영원한 생명을 찾아다니고 있고 또 사악한 존재들이 이것을 이용하기도 한다. 현시대의 각종 종교들은 영원한 생명을 말한다. 어찌보면 100년의 찰나의 순간이후 영원한 사후세계가 있다면 우리는 망설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조심할 것은 이것을 이용하는 사악한 마귀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생을 약속하지만 실제 그들은 찰나의 100년의 순간조차도 엉망으로 만든다. 분별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석원 왈 : 고통은 나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대신 이렇듯 사막처럼 고요한 안식처를 갈망하게 하였다.
나는 오늘도 집이 아닌 다른 곳, 이를테면 시내 대형서점의 어는 한 귀퉁이에서야 비로소 안식을 찾곤 한다.
종우 왈 : 혹자는 창의적인 것은 게으름에서 나온다고 한다. 눈앞에 무엇인가 처리해야할 일이 끊임없이 줄을 서 있다면 그것 이외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 너무 게을러져서 잠이 들어버리면 어쩔까? 그리고 깨어나지 않는다면... 지금 거리에 게으름에 빠져 노숙을 선택하지 분들도 있다. 게으름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고통으로 인해 몰아치는 폭풍우는 무엇인가 틀을 깨는 새로운 것이 일어나게 한다. 때로는 다 부서진 폐허를 만들어 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게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잠들수 있는 게으름을 나는 희망한다. 창조적이지 않으면 어떤가? 그냥 잠들면 어떤가? 다만 100년의 찰나같은 인생이라도 그냥 평안히 지내고 싶다.

석원 왈 :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의 입장과 시각으로 타인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종우 왈 : 당연히 그렇수 밖에... 사람은 자기애로 충만한 존재이다. 아무리 이타적인 감정을 가지려고 할지라도 결코 그 이타적인 감정이 자기애를 극복할 수는 없다. 결국 자기애의 관점에서 해석하게 되고 결국 자기의 입장과 시각에서 타인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입장도 시각도 결국 자기만의 것이 아닌가?

석원 왈 : 이제 나는 너에게서 완벽히 자유롭다고 말하는 순간, 깨닫는다. 결코 아직도 그럴수 없음을.
종우 왈 : 사람들은 자신의 어떤어떤 문제에서 완벽히 자유로워졌다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는 인간이 무엇인가에서 완벽히 자유로워지기란 불가능하다. 누군가를 타락시키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완벽히 극복했다고 하는 그 부분에서 넘어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석원 왈 : "모든 게 쇼였어."
종우 왈 : 영화 '트루먼 쇼'처럼 고통스러운 내 인생이 그냥 '쇼'로 판명되었으면 좋겠다. 

비슷하다. 생각도 고민하는 것도... 성격도 비슷한 것같다. 나하고.
나도 보통의 존재여서일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까? 그래서 베스트셀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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