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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증보판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진화심리학자들이 밝힌 인간의 마음은 결코 초월적인 영혼이나 합리성이 세속적인 육체를 움직이는 매개체가 아니었다.
수백만 년전 인류의 진화적 조상들에게 주어졌던 다수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해결하게끔 설계되었다. 톱이 판자 자르기, 드릴이 구멍 뚫기를 각각 잘 수행하게끔 특수화된 공고들이듯이, 인간의 마음은 각각의 적응적 문제들을 잘 해결하게끔 특수화된 수많은 심리적 '공구'들이 빼곡히 담긴 연장통이다. - 오래된 연장통 중 -)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진화심리학을 소개한 책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인간의 마음 역시 자연선택의 산물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수백만년동안 개체번식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진화의 과정을 통해 자연선택된 다양한 심리 기제들의 묶음이 인간의 마음이라고 결론 짓고 있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로 이어지는 진화론이 심리학에 접목된 것이다.
인간관계와 둘러싼 다양한 결정과 현상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여전히 모든 것이 가설 수준이고 명확한 확답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을 너무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그 누구도 명확히 답을 제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진화론이 현 시대의 우리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해서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불과 몇백년전만 하더라도 '지구가 둥글다'라는 사실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았고 과학적이지 못하였다.
이 책이 진화심리학를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용상 대립이 아닌 서로에 대한 존중과 겸손한 경쟁이 필요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