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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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랭 드 보통을 그간 접해보지못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집을 뒤적거리다 책을 발견해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집에 이런 책도 있었노?  읽고나니 이 작가 팬이 되서 천천히 다른 글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불안은 무엇에 관한 책이고 하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갖는 불안.에 관한 책이다.


글 구성은 크게 두 개로 나뉘어 지며 처음은 불안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지에 대해 알아보고 그 다음에는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지금까지의 해법들을 살펴보는 식으로 되어있다.


 '지금까지의 해법'에서 짐작해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새로운 해법들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우리는 불안을 어떻게 해소해왔는가(인식하지 못했다하더래도)를 살펴볼 뿐이다. 해법들을 읽어나가면서 어떤 식의 접근이 더 유익한 삶을 이뤄나가는지에 대해 유용한 지 다만 살펴볼 뿐이고,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불안은 '지위'에 대한 불안이다. 

 그러면 불안을 느끼는 원인을 탐색해보자.


 우선 사람들은 더 높은 지위를 원한다. 그러면 그곳에서 물질, 권력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기보다는 사랑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남의 시선에 따라서 우리의 존재, 가치가 결정된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지위을 취하지 못했을 때 불안감이 드는 것일까? 불안은 낮은 지위에서 갖는 물질적 불편함에서 오기 보다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모욕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존심을 왜 건드리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는 정치혁명(평등주의)과 소비자 혁명(산업혁명)때문으로 보는데, 과거에는 신분제도가 있어서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지위가 결정되었다. 그러나 평등주의가 널리 퍼짐에 따라 사회에서 무엇이 사람의 사회적 가치(지위)를 결정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게되었는데, 모든 조건이 같다는 가정아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이다. 라는 답으로 이어졌다. 또한 산업혁명은 혁명적인 물질적 진보를 가져와 모든 것을 원하면 가질 수 있다는 사념에 일조하게 되었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기존의 가치체계도 무너지게 되었는데, 과거에는 가난은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가장 쓸모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농업가 모든 경제의 근간이 되니까. 근데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가난한 사람들은 곧 능력이 없는 사람들. 사회의 복지와 자선에 의존하는 낭비적인 존재로 치부되었다. 오히려 부자는 그 전과는 달리 큰 자본으로 여러 사람에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그들의 강한 성공에 대한 열망은 칭송되어진다. 그리고 과거에는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강탈하여 부를 쌓았다고 여겨지게 되었지만 능력주의가 우세함에 따라 부자는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능력이 곧 세속적 지위를 대변하고 돈이 오히려 도덕적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도덕적이다. 라는 생각은 과거에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바늘 틈보다 좁다고 말 한 것과 비교하면 참 대단한 업적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갖고있다는 생각은 새로운 종류의 불안을 만들게 되었다. 이 생각은 불안의 추진력으로 해내지 못 할 것 같은 일들을 이룩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성공의 기대감이 끝없이 커지게 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기대감이 커질수록 성공을 하면 좋겠는데, 끝없는 기대감은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패배감을 보다 크게 만들었다.(현실적으로 하고 싶은게 많으면 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많다.)


 성공은 그렇다고 개인의 노력에만 의존하냐, 아니다. 우리의 성공가능성은 변덕스러움, 불확실성에 의존한다. 우리의 재능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 어쩌다 잘 하게 될 수도 있는 그런 재능이다. 또 사회적으로 운에도 얼마나 의존하는지. 능력이 있으면 뭐하나 그걸 받아줄 사회가 없다면? 그리고 알아 주는 고용주가 없다면? 능력을 알아봐주는 고용주가있어도 그것이 이익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얘기는 또 딴 얘기다.


 이런, 그러면 항상 사람은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아니. 이 책에서는 철학, 예술, 정치, 필멸성의 의존한 기독교, 보헤미아적 사고로 어느정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공통점은 이것들이 다수에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판사나 음악가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같은 가치체계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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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의 역사 - 현대의 모순을 비추는 거울 역사를 바꾼 물질 이야기 1
루이트가르트 마샬 지음, 최성욱 옮김 / 자연과생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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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없다.

그냥 제목에 충실한 '알루미늄의 역사'


  알루미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대강 교과서를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알루미늄 1kg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전기에너지가 들어가는지 처음 알았다.


 15kW라는데 어마어마하네..이 책의 표현에 따르면 보통 냉장고를 24시간 동안 약 3일동안 돌릴정도의 양이라니. 냉장고 문 깜빡해서 닫지 않았을 때 듣는 엄마의 구박을 생각해보면 '와~'할만할 정도의 에너지 소비량이다.


 알루미늄이 지구 지각 비율로 보면 굉장한 양이지만 상업적으로 이용할 양은 별로 안 된단다. 전에는 알루미늄이 세번째로 많다고 해서 존나 많이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소비량 추세라면 약 210년 밖에 쓰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210년이 적은 년도는 아닌게, 주철 같은 건 약 20년뒤면 끝.  


 읽어가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인간의 역사가 아닌 알루미늄의 역사로 진행된 구성인데, 알루미늄의 생산량을 높히기 위한 시행착오 이야기와 상업적 가치가 확인, 확산되기까지의 이야기 진행이 꽤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한 알루미늄을 통해 현대의 모순을 비추고자 밝히는 알루미늄이 얼마나 환경에 해가 되는지 설명해놓은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알루미늄은 분명 좋은 금속이다. 가볍기도 하고, 내구성도 좋고, 게다가 싸다. 그런데 알루미늄이 이 장점을 놓고도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이냐. 만들때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알루미늄을 만들때 분자결합이 높은 특성탓에 강한 전기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효율좋은 수자력에너지를 이용한다는게 문제가 된다.( 화력발전은 에너지 효율 33%). 독일은 화력발전으로 알루미늄을 만들때 들어가는 전기를 생산한다니 얼마나 낭비일까..생각했는데 독일의 알루미늄 산업은 좀 특수한게, 얘네들은 생산보다는 재활용에 사활을 건다. 재활용할때는 생산비용의 10%정도 든다니 캬..독일의 알루미늄 산업이 날이 갈수록 승승장구 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그래서 하던 얘기 계속해보면 알루미늄 공장은 전기를 싸게 구할 수 있으면 원자재가격이 낮아지므로 더 많은 양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좋은 댐을 짓고자 한다. 그런데 댐이 친환경적으로 지어져도 한계가 있는 것이 우선 댐을 만들고자하면 물을 가둬놔야 하는데 이 때문에 많은 부분이 물에 잠기게 된다. 퇴적물이 쌓여서 나중에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닥 좋지도 않다더라..


 뭐 우리나라도 댐이 얼마나 많은데 그게 왜 문제가 되는데?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알루미늄의 공장이 어디를 가장 최적의 장소로 꼽았냐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그곳은 바로 지구의 단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허파,  열대우림이 있는 브라질이다. 또 브라질에서는 알루미늄 매장량도 많으니 흐흐, 공장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진짜 노다지가 따로 없다. 천연적으로 높은 절벽들이 많은 곳에 알루미늄도 많으니 여기서 알루미늄 만들어서 전세계로 팔면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인건비도 얼마나 좋은지, 브라질은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선진국의 궤도에 오르고 싶어해서 기업들에게 혜택까지 아주 퍼다 준다. 이런 최상의 조건들이 갖춰있으니 정말 알루미늄 산업요지로 딱인데, 그곳의 환경이 진짜 완전 오우..쉣..!이란다.


 발전과 환경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환경보고서를 기업의 손에 맡기면 어떻게 되는지..뻔하잖아? 근데 환경을 생각해서 전기에너지를 줄일 수 있도록 조치해도 그걸 이용해서 더 많이 생산하다보니 애초 절약해서 본 이득을 초과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세상에는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행한 일들이 많지만, 결과가 꼭 그렇게 되진 않는 것같다. 씁쓸하노.. 

 

 끝으로 알루미늄이 세련되보이는 금속이라, 왠지 알루미늄은 좋은 금속이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읽고나니 좀 심한감이 있어 보인다. 좋은 소비를 하는 건 소비자의 몫이라는 결말이 좀 찜찜하긴한데, 뭐 여기서 결론을 낸다고 '와 우리 이렇게 해요~!' 이럴 순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결론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정보 전달에 치중해서 그런지 지루한 느낌이 다소 강하다. 계속 정보를 받게되니까 나중에는 대충 슬슬 읽게 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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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와 화가
폴 그레이엄 지음, 임백준 옮김, 정희 감수 / 한빛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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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프로그래머가 읽어야할 필독서~~라고 써놓은 글을 본 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 읽었다.


 처음 서론부분은 읽기 편했으나, 중반부 부터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적어서 그런지 ..이해가 잘 안갔다. 어떤 언어가 좋아요??이런 건 평소에도 좀 궁금하기도 해서 읽기에 무리는 없었으나 뭐 파이썬과 펄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리스프를 닮아가는 현대 컴퓨터 관련 언어에 관한 설명부분은..정말 할 말이 없다.


  그 부분은 나중에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자신감이 넘칠 때 다시 읽는 걸로..;;해야겠다.

 해커와 화가.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 우선 해커라는 말부터 잠깐 이 책의 의미대로 말하자면, 우선 핵(hack)이라는 단어는 누군가가 엄청 모질른 행동을 할 때 아 저건 핵이다-.라고 표현하거나 아니면 시스템을 앞질러나가 주위 사람들에게 와-소리를 할 때 핵이라고 한다. 이 두가지 의미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시스템을 앞질러나가서 천재적인 일이 이루어진 것을 보는 것 보다는 모질라는 행동을 많이 목격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핵의 부정적인 의미가 본래의 뜻인 것처럼 쓰인다. 


 그래서 해커라고 하면 뭐 쫌 안좋은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며, 원래 해커라는 것은 컴퓨터에 능통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고ㅜㅜ하며 나는 내가 갖고 있는 단어의 원래 뜻을 살리는 차원에서 컴퓨터에 능통한 사람을 해커로 부르겠다!!!로 시작한다.


 해커란 뜻은 이제 어느정도 알겠으니 이제 공통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이 책에서 대놓고 공통점을 언급하며 글을 쓰진않지만 간접적으로 소개되는 많은 공통점들 중에서 하나 가장 기억나는 것을 소개해보라면 둘다 창조적인 행위를 한다는 점을 들고 싶다. 화가는 예전에 없던 것을 그린다는 점에서 창조적이다. 스케치북 위에서는 화가는 작품의 창조자인 것 처럼, 마찬가지로 해커도 컴퓨터 화면 앞에서는 창조자다. 


 그래 그런 건 뭐 그렇다 치자. 왜 그 부분이 기억에 남았을까? 기억나는게 옛지식을 습득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인데 점수를 주게된 부분은 프로그래머가 잘 짜여진 소스코드를 보며 배워나가는 걸 화가가 그림을 배워나가는 것(자신의 경험을 살려)과 관련지어 설명했다는 점이다. 화가가 과거에 있던 작품을 따라그리면서 배워나가듯이 해커도 예전에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배워나가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데 그와 연관하여 오픈 소스는 계속 장려되어야 좋은 프로그래머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도 아직은 오픈 소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본 경험이 없지만 네이버의 폐쇄적인 정책을 생각해보면 배우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정말 좋은 것 같다.


 또 기억나는게 이  책이 자서전이라 자기 스타일을 고백하는 문단이 있었는데 와 읽으면서 개공감. 예전에 정말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을 하면서도 '아 이 간단한 걸 왜 나는 머릿속에서 생각한 후에 코드만 싹싹 쓰질 못하고 코드 몇줄 썼다가, 이 내용은 윗줄에 적어야하는 구나,..'하면서 프로그램상에 썼다 지웠다하기를 반복하며 겨우겨우 과제를 작성한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했던 방식은 '스케치'라는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알게 되었다. 어떤 것을 창조하는 것은 부단히 그렸다가 지웠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나오는 것이지 머릿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책이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문화충격 ㄷㄷ 대학에서는 왜 이런 말 안해주지??


 그리고 또 글쓴이랑 나랑 공통점. 뭐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장난이고, 좀 비스무리한 부분이 (둘째라 그런지 모르지만) 좀 반항끼가 있는데 그런 것은 해커가 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대부분 이렇단다. 항상 최적화를 위해선 비판적인 수용이 필수라나 뭐라나.. 여튼 자신은 항상 반대로 생각하길 즐겨했다는데, 뭐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용인되지않는 부분을 받아들이는 면에서 와 진짜 개방적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구나..하고 느끼며 드는 의문점. 근데 이렇게 살아도 되는 사람은 되나보다했는데 부정적인 사고에 대한 대처법으로 이 사람만의 철학이 있었다. 핵심내용은 이렇다.


 만약 내가 노란색을 좋아한다고 치자. 그런데 사회에서는 노란색을 좋아하는 것을 이단,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하여 노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을 노랭이로 비하해서 부른다. 계속해서 내가 노란색을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앞에서 밝히는 일이 노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권리 회복이 목적이라서 말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굳이 밝혀서 노란색을 좋아하는 것 자체가 나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때 방해가 된다면 밝히지 말라는 것이다. 

 ㅇ..ㅂ..떠올리며 밝힐것과 밝히지 말아야 할것의 구분은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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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집짓기 -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좋은집 시리즈
구본준.이현욱 지음 / 마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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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나오는 집을 어디선가 많이 봤다 싶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예~~전에 9시뉴스에서 땅콩집에 대해서 잠깐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때 처음 본 것 같다. 그 때 이후로 이렇게 책으로 접하니 사뭇 새롭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계속 생각해보게되는 '나도 단독주택 지어볼까?'라는 상상과 만약 공동으로 땅을 사서 짓는 다면 누구와 같이 살까..라는 생각들. 


 20대가 읽기에는 좀 나이대에 안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들었는데,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20대 남자가 읽기에 괜찮은 책일듯 싶다. 왜냐하면 20대 남자에게는 가까운 미래에 접하게될 결혼과 집이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부터 정신없이 30때 중반까지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 돈을 번다고 한다지 않는가.


 또 내게 이 책이 괜찮게 다가왔던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일본에 있는 미니사이즈 집들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었다. 15평짜리 집을 3층으로 쌓아올려 45평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지어진 집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신선함과 개성적인 인테리어로 지어 나만의 집이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크게 다가와서 어느샌가 그 글을 보고 난 후 나도 그런 집을 지어야겠다...!라고 결심하고 일기장에 적어놨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허황된 꿈은 아닌 것 같다. 그전까지는 그런 집 지으려면 한 10억쯤 모으면 지을 수 있겠거니,,하고 지레 생각하고 있었는데,(10억 모으려면 한 200년 살면되나?하며 이 꿈은 접자,라고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집처럼 목조주택으로, 게다가 마당도 추가해서, 단열에 목숨거는 건축가를 만나서 괜찮은 시공업체를 만나면 저런 근사한 집이 3억..??이면 완성된다니.. 땅콩집이라고 하지만 실평수는 60평이라고 하니 처음 어렴풋이 생각했던 집보다 더 좋은 조건에 지을 수 있겠다며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뭐 물론 시간이 꽤 지나서 돈이 더 있어야 겠지만.


 그리고 책을 읽어가면서 집에 대한 철학도 듣다보니 집이란 의미에 대해서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 생각해보게 된 내용중 가장 의미가 깊었던 내용을 써보면 집은 가장 비싼 재산인데 막상 집에 오면 하는 일은 단순하다는 것이였다. 그 단순한 행위란 TV를 보거나 잠을 청하는 행위이다. 가족과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TV와 잠. 이 두 가지를 위해서 가장 돈을 많이 지불해야 한다니.. 이건 뭔가 잘못된 일임에 틀림없다.


 비싸게 돈을 지불했으니 더 의미있게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TV보다는 가족과의 대화를, 피곤에 쩔어 집에오면 휴식이라곤 잠밖에 자지않는 그런 휴식말고 마당에서 나무 한 번 심어 볼 수도 있는거고, 아니면 어디 유원지가서 텐트쳐놓고 고기굽는 것 말고 마당으로 나가 친구들좀 불러서 바베큐 파티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들. 나중에 한 30때쯤 생각해보면 그것도 좋은 일이겠지만 젊었을 때 미리 생각해보는 일이 그보다 가치있는 일이라 여긴다. 왜? 미리 미리 구상해보니까 방향을 확립해서 구체적이니까. 좀더 와닿게 말하면 나랑 같은 가치관을 갖고있는 여성과 살 확률도 높아질테니까


 그만 내 얘기는 그만하고 책에 대해서 살펴보면, 이 책.. 정보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굉장히 괜찮다. 집을 지을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하는지 시시콜콜한 점까지 적혀있으니 이 책에서 밝히는 집짓는 팁 중, 큰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설마 하자가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정도다. 시각적으로도 집짓는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놔서 보기도 좋다. 그리고 쓰여진 방식또한 옆에서 상담을 듣는 것처럼 자신의 경험담을 대화하듯이 풀어가서 거침없이 읽을 수 있다. 분량이 꽤 되는데(보통 책 크기) 나는 하루만에 다 읽었다.


 친환경적인 것이 경제적이다.라는 말을 배울 수 있었던 귀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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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 -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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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콤 글래드웰씨의 아웃라이어, 블링크 이후 또 접하게된 책이다.

이 사람은 참 글 주제가 재미난 것만 찾아서 잘 쓰는 것 같다. 1만시간의 법칙. 직관성. 그리고 이번에 티핑 포인트에서는 뜨는 것과 안 뜨는 것 사이에 있는 경계에서 뜨는 것으로 이동시키는 점화점인 '어떤 무엇'에 대한 주제라니. 


 분류가 경영으로 되어있긴 한데, 심리를 파악해서 경영에 이용하자는 목적으로 글을 썼다는 점에 주목해서 중요한 것은 심리 파악으로 생각해보면 심리쪽으로 분류해도 괜찮은 듯 싶다. 


 그렇다면 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에는 어떤 심리가 녹아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소수의 법칙, 고착성 요소, 상황으로 분류해 이른바 티핑 포인트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 이 세 요소로 설명한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소수의 법칙은 어떤 유행을 먼저 주도적으로 전염시키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그룹을 말하는데 이들 메신저는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으로 나뉜다. 커넥터는 유행의 흐름에 민감한 그룹 혹은 우리를 세계로 이어주는 그룹,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1000명이상 친구가 있는 메가급? 인맥킹들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겠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만의 추천 맛집을 소개하는 것과 친구 100명있는 사람이 맛집 소개하는 일은 영향력에서부터 효과의 차이가 분명하다. 

 메이븐은 그냥 정보많이 아는 애?로 소개하면 너무 성의없나..음..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는 정보 전문가? 이런 사람들은 커넥터의 폭넓은 인간 관계 레이더에 의해서 눈에 띄게 되는데 커넥터가 사람간의 정보교환이라면 메이븐은 정보 습득자로 표현할 수 있겠다.  세일즈맨은 느낌이 딱 오듯이,우리를 설득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쉽게 다른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매력적인 존재들. 커넥터, 메이븐, 세이즈맨 중에서 나는 아마 메이븐쪽에 속하지 않나 싶다. 


 이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트렌드를 움직일 수 있는데, 그럼 이 사람들만 갖춘다면 어떤 것이라도 유행하게 만들 수 있냐? 그건 아니다. 유행시키고자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요소가 바로 고착성인데, 고착성이란 한 번 봤을뿐인데 뇌리에 깊게 박혀 계속 생각나는 것, 혹은 다른 것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별한 속성등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파상풍 주사 예방 접종률을 획기적으로 높힌 실제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접종률을 높힌 정보는 파상풍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적절한 시간대와 파상풍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장소를 기재했을 때 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황이란 무엇일까? 여기서는 특수한 상황을 지칭하는 '환경'과 사람들이 반응하는 행동으로 옮겨가는 '심리'를 가리키는데 특수한 환경을 깨진 유리창이론으로 설명하고, 심리는 어떤 행동을 할 때는 개인이 마음 속에 갖고있는 확신, 의지보다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환경이라는 것을 말한다. 지하철에 범죄율이 사상 최대로 올라갔는데 지하철에 있는 낙서란 낙서는 모조리 지워버렸더니 범죄율이 급감했다더라 혹은 주차한 차의 유리창을 깨놓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를 비교했을때 도난,파손에 대한 범죄가 다른 것은 깨진 유리창 이론에 속한다. 


 환경에 대한 설명은 무척 흥미로웠는데 그 내용은 우리의 일반적인 통념-우리는 어떤 사람이며 우리가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유전자와 기질에 의해서 영구적으로 결정되어 있다-에서 귀인하는 오류를 밝히며 사실상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직접적인 상황에 좌우된다는 상황의 막강한 영향력을 새로 밝히는 내용이다. 맹모삼천지교란 말이 뜻하는 바가 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아닐까.


 여튼 베스트 셀러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티핑 포인트는 굉장히 놀랍고 재밌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만 읽어나가면서 지루했던 부분은 있었는데, 이 책을 상품을 파는 비지니스에 대한 시각으로 봤을 때 그랬었다. 그냥 우리 주변에 놀라운 일들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한 시각이라면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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