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씨의 해빙기
슈테판 쿨만 지음, 양혜영 옮김 / 달로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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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킹은 커녕 직선적인 말투, 깐깐함, 까칠함으로 살아 온 윈터 씨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퇴근 하면서 샴페인이 마시고 싶다는 아내의 요구에 적당히 편의점에서 산 스파클링 와인을 사오면서 인생이 흔들리게 되는데...

폐인처럼 지내다가 죽기를 결심하고 실행하는 순간 아내가 보낸 것 같은 손님이 찾아온다. 정신을 차리게 된 그는 아내가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 싶었고 점점 몰입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견고하고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던 그가 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와의 이별이라는 충격적인 사건 때문이었을까?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제대로 살고자 하는 의지였을까? 딸과 손자에 대한 사랑을 본인 대신 아내가 주고 있다고 생각했던 걸까? 죽다 살아난 그는 다시 태어난 것 같다고 스스로의 변화에 어색해 하면서도 조금씩 용기내어 나가는 모습에 눈을 뗼 수 없었다.

400쪽 가까이 되는 꽤 두꺼운 소설이었는데도 시나리오 작가였던 작가의 필력인지 영화를 보는 듯 멈추지 못하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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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1
김솔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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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면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하천변으로 나타났는데,가장들은 하나같이 이국의 왕처럼 느리게 걸었다. 그들은 눈앞의 풍경과 상황에 대해 일일이 아는 체를 하고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동의와 관심을 요구했다. 신민이나 노예로 전락한 가족들은 산책길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가장은 가족들과 함께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나눠쓰는 게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가족들은 휴식 시간만이라도 잠시 목줄을 풀어헤친 채 가족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으니, 적어도 어린 자식들에게 하천변은 고리타분한 윤리 강의실 같았다.

💡뇌졸증으로 쓰러진 뒤 오른 쪽과 왼쪽으로 나뉜 자아 분열 상태가 된다. 그는 느려진 걸음으로 의사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권한 산책을 하는데 그 하천은 독재자가 자기의 업적을 위해 인공으로 만들어낸 곳이다. 읽다보면 계속 청계천이 생각난다.

주인공은 금고 제작자인데 그 기술로 밝고 어둡게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두 개의 금고에 각각 다른 것을 남기고, 나이 차이가 많은 아내가 어떤 금고를 먼저 열지에 따라 재산을 가질 수 있을지 말지가 결정되도록 해놓는다.아내의 외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복수를 하는걸까?

오른쪽으로만 살던 사람에게 찾아 온 왼쪽의 삶, 죽음으로 가는 길, 하천을 건너 보는 시선, 그리고 금고를 사이에 둔 관계 그 모든 것이 읽히길 간절히 원하지만 공백으로만 채워진 행간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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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 2500년 철학자의 말들로 벼려낸 인생의 기술
하임 샤피라 지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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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있다면무너지지않는다 #하임샤피라 #디플롯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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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한 번 물어보자.여러분은 정말로 순수하게 자기 생각이라고 할 만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도스토옙스키는 인간 대다수는 스스로 생각할 용기가 없다고 했다. 러셀도 저서 <상대성의 ABC>에서 도스토옙스키와 비슷한 견해를 내놓는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하기 전에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의 질투는 질투 대상의 행복보다 오래간다 -프랑수아 드 라 로슈포코-

📖전 세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며, 정신을 고양시킬 만한 것들을 찾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철학은 하나의 방안이 되어준다.(서문 중에서)

💡인생의 고개를 넘어가는 시기가 오면 철학책을 읽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오히려 아무 일 없을 때 미리미리 챙겨 먹는 영양제와 운동처럼 철학책을 곁에 두고 읽다보면 삶의 균형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은 1부에서 4부까지 있는데 1부에서는 죽기 전에 과연 살았는가라는 주제로 세이 쇼나곤, 장자, 혜자, 양주 같은 동양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온다. 지금 이 순간만이 우리가 가진 전부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2부는 그 무엇에도 휩쓸리지 말라, 3부는 당신의 삶에는 철학이 있어야만 한다. 4부는 지식만 갖출 것인가, 지혜로워질 것이가에 대해서 많은 철학자들과 문학작품 성경, 책을 인용하고 있다. 너무 많은 격언, 명언이 나와서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저자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또 곰돌이 푸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미국인인줄 알았는데 이스라엘 사람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더 관심이 가고 더 알고 싶은 철학자가 생기기 마련인 것 같다. 나는 동양인인데도 동양 철학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삶의 바탕이 되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종교적인 것에서부터 비롯 될 수도 있고 사회,가정의 분위기도 영향이 클 것 같은데 한 번쯤은 내 삶의 철학을 정해보는 시간을 가지는게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방법이 될 것 같다.
러셀의 말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아무 생각 없이 죽는 날이 금방 올테니까.

#독서 #독서일기 #철학 #책 #책리뷰 #책소개 #서평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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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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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면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 되는 사람, 핸드폰에 부모님이 뜨면 깜짝 놀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소개하는 만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완벽하게 내 이야기였다.
해로운 가족이라고 정의하는 학대하는 가족에게 벗어나고자 할 때 벌어지는 심리적, 외적인 압박, 대응 방법이 나온다. 두루뭉실하게 지나가지 않고 정말 세심하게 고찰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는데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슬프지만 슬퍼하기만 하지 않고, 상처 받았지만 상처받은 채로만 살지 않길 바라는 진솔한 응원이 느껴진다.

"어머니의 날은 어머니이자 한 여성인 나와 내 딸의 멋지고 친밀한 관계를, 그리고 놀랍도록 훌륭한 사람으로 자란 내 딸을 축하하며 보내기로 했다.이 선택은 어머니의 날이라는 이유로 상처받는 대신 내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문장이 정말 한 달을 살 힘이 될 것 같다.
계속해서 나를 '불충분한 존재'로 정의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가 나를 키워야겠다. 적극적으로 나를 도울 것이다. 내가 좌절했던 심정이 문자화 되어 있어서 그걸 읽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되고,씩씩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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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정재완 지음 / 안그라픽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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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골목길을걷는디자이너 #정재완 #안그라픽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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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고 불편하고 쓰레기를 잔뜩 만들어내는 선거운동은 누가 허락한 것일까. 정치인이 공약을 만들고 홍보하는 일이야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현수막이라는 일회성 장치에 인쇄되어 보이는 풍경은 유감이다. 지킬지, 못 지킬지, 안 지킬지 알 수 없는 공약을 커다란 바위에 정성스럽게 새길 일은 없겠지만, 현수막에 남발하는 것을 보면 공약 자체도 일회성처럼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도시>저자는 말하자면 개인의 양심에 호소하는 것보다 실수와 오류를 에측하고 방지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자동차 신호등이 어디 달렸는지 보면 그곳이 보행자를 위하는지 자동차를 위하는지 알 수 있다.

📖디자인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디자인은 곧 아름다운 삶이고, 아름다운 삶은 곧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이 있다면 아마도 북 디자인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당대를 가장 투명하고 치열하게 받아 안고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던 책을 통해서 오래된 현장성을 발견한다.

💡이 책은 월간《대구문화》와 일간지 《영남일보》에 연재한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북디자이너이기도 한 그가 직잡 디자인한 책이기도 하다.
대구 골목에서 만나는 글자, 간판, 도시 디자인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서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는 어릴 적 대구에서 살았어서 대구 지역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반가웠고, 여러 지역 사투리가 문자화되어 기록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저자의 말에 처음으로 사투리에 대해 인식을 알 수 있었다.

[훈민정음] 책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내용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북 디자인도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임금이 쓴 글과 신하가 쓴 글의 위계를 한 쪽에 들어가는 글자의 크기와 개수에 차이를 둬서 표현했다. 또한 새로 만든 스물여덟 글자를 각 줄의 맨 위에 정렬함으로써 지면에서 돋보이도록 연출했다고 한다. 그 시대에 책의 형식적인 측면까지 신경 썼다니 정말 놀라웠다.

지역에 붙여지는 이름이나 수도권, 비수도권이라고 하는 것이나 지역의 청년들이 왜 살기 힘든지에 대한 고찰도 담담하지만 날카로웠다.

이 책을 읽고나서 책상에 쌓여있는 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다들 다른 폰트의 제목과 판형과 표지 디자인을 입고 있다는게 유난히 눈에 띈다. 앞 표지 날개에 작게 디자인한 사람의 이름도 한 번씩 보게 되었다.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다양한 한글의 간판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독서 #독서일기 #책 #책읽기 #책리뷰 #신간소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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