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 꽃도 필요 없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도서출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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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도꽃도필요없다 #아사쿠라가스미 #열림원 #도서협찬

적당히 낡은 쭈욱 우리 집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실 바닥에는 손잡이가 달린 뚜껑이 있는 저장고가 있고, 천장에는 들보가 걸쳐져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자살 시스템이 작동됩니다. 모르는 누군가를 후계자로 삼고, 후계자는 앞사람이 남긴 뒷수습을 해줍니다.

첫 번째 소설 <레이와의 마른 참억새>는 이런 설정부터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죽고 싶다는 마음이 만들어낸 이야기 같았어요.

다섯 편의 단편에는 팬데믹을 비롯해 존엄과 고립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부모의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아이도 있고, 남편의 외도와 코로나를 겪은 시간이 꿈처럼 느껴지는 여자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설정과 여러 인물의 삶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인물들의 마음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고, 다섯 편을 읽고 나서도 작품들이 하나의 인상으로 남기보다는 저마다 조금씩 흩어져 있는 느낌입니다.

<읽고 읽고 말하다>로 먼저 만났던 아사쿠라 가스미 작가. 65세에 여성 최고령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그녀가 이야기하는 노년과 죽음은 서글프기보다 깊고 묵직합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단단한 시선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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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급자족 - 아오모리에서 일궈낸 세 가족의 행복한 0엔 생활
다무라 유니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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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자급자족 #다무라유니 #비전비엔피 #도서협찬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0엔으로 생활하는 가족의 에세이입니다.

처음에는 직접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마련하며 살아가는 가족의 에코 라이프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가족은 먹거리뿐 아니라 수도, 전기, 하수도, 가스까지 사용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걸까 싶어 조금은 우려스럽기도 했지만, 돈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을 찾고 자연과 어우러진 삶을 꾸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늘 무언가를 욕망하게 만드는 세상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사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광고하고, 세일할 때 사야 손해 보지 않는다는 생각을 부추기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우리는 어느새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인 것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이 가족의 삶을 통해 그 질문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연하게 누리며 죄책감 없이 쓰고 버렸던 것들을 돌아보게 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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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걱정에 잠 못 이룬 조선 왕들의 경제 수업 ㅣ 교양이 더 십대 24
유정호 지음 / 다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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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걱정에잠못이룬조선왕들의경제수업 #유정호 #다른출판사 #도서협찬

세종대왕의 <농사직설>부터 광해군의 대동법, 숙종의 상평통보, 그리고 정조까지. 조선의 경제 정책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갈등을 거쳐 변화해왔는지를 시대의 흐름과 함께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정조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요즘에나 있을 법한 결혼 지원 제도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조선 전기부터 이어진 노력으로 17세기 초에는 15세기에 비해 인구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같은 전쟁에 최악의 기근까지 겹치면서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백성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식량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였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조는 혼기를 놓친 사람이 있으면 신분과 관계없이 쌀과 고기, 옷감 등을 지원해 혼인을 돕도록 했다고 해요. 또 재혼이 어려웠던 여성들의 현실을 살피며 열녀라는 이름 역시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이어야 한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경제 정책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결국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역사도 경제도 조금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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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알수록 사랑하게 된다 - 친절한 그림책 안내서 ㅣ 다음별 컬렉션 5
서혜진.채송아 지음 / 나는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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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알수록사랑하게된다 #서혜진 #채송아 #나는별출판사 #도서협찬

그림책테라피스트 두 분이 차근차근 안내해 주시는 그림책 가이드북 같은 책입니다.

그림책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그림책의 특성과 읽는 방법, 다양한 장르와 종류까지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림책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양육자로, 또 그림책 활동가로 오랫동안 그림책을 만나오신 두 분의 시간이 책 곳곳에서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했어요.

특히 제가 눈여겨본 부분은 책에서 소개하는 그림책들이었습니다. 오래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부터 최근에 나온 신간까지 폭넓게 담겨 있고, 외국 작가와 우리나라 작가의 책도 균형 있게 소개하고 있어 좋았습니다. 그림책을 많이 접해온 사람에게도 새로운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림책을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양육자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되고, 아이들에게 책을 추천해야 하는 선생님이나 사서 선생님, 독서지도 강사에게도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책을 알면 알수록 더 사랑하게 된다는 제목처럼, 한 권 한 권 그림책을 만나가는 즐거움을 조금 더 깊게 알아갈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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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 ㅣ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19
강석희 외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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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마음 #청소년앤솔러지 #주니어김영사 #도서협찬

강석희, 고수리, 김지완, 범유진, 윤혜은 작가님의 단편소설을 한 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은 친구, 좋아할 꿈이 없어 고민하는 친구,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 카페에 가기 위해 학교를 빼먹는 아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는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좋아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고수리 작가님의 <장만옥의 돌>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반려돌, 키링, 띠부씰을 모으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어쩐지 낯설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영화배우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엄마 때문에 장국영 이름으로 살게 된 국영은 만옥의 반려돌을 잃어버리면서 친구가 됩니다.
잃어버린 반려돌을 찾기 위해 몽돌해변까지 가게 된 두 사람. 돌을 찾으면서 끝나겠구나하고 예상했는데 그 예상이 살짝 엎어지는 순간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때로는 우습고 엉뚱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마음이 사람을 만나게 하고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뭔가를 좋아한다는 건 복잡하고 난해해. 이 마음이 어디까지 나를 데려갈지 나조차도 모르니까. 정말이지 불가사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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