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을 걷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1
김솔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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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면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하천변으로 나타났는데,가장들은 하나같이 이국의 왕처럼 느리게 걸었다. 그들은 눈앞의 풍경과 상황에 대해 일일이 아는 체를 하고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동의와 관심을 요구했다. 신민이나 노예로 전락한 가족들은 산책길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가장은 가족들과 함께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나눠쓰는 게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가족들은 휴식 시간만이라도 잠시 목줄을 풀어헤친 채 가족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으니, 적어도 어린 자식들에게 하천변은 고리타분한 윤리 강의실 같았다.

💡뇌졸증으로 쓰러진 뒤 오른 쪽과 왼쪽으로 나뉜 자아 분열 상태가 된다. 그는 느려진 걸음으로 의사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권한 산책을 하는데 그 하천은 독재자가 자기의 업적을 위해 인공으로 만들어낸 곳이다. 읽다보면 계속 청계천이 생각난다.

주인공은 금고 제작자인데 그 기술로 밝고 어둡게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두 개의 금고에 각각 다른 것을 남기고, 나이 차이가 많은 아내가 어떤 금고를 먼저 열지에 따라 재산을 가질 수 있을지 말지가 결정되도록 해놓는다.아내의 외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복수를 하는걸까?

오른쪽으로만 살던 사람에게 찾아 온 왼쪽의 삶, 죽음으로 가는 길, 하천을 건너 보는 시선, 그리고 금고를 사이에 둔 관계 그 모든 것이 읽히길 간절히 원하지만 공백으로만 채워진 행간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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