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월이 되면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 되는 사람, 핸드폰에 부모님이 뜨면 깜짝 놀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소개하는 만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완벽하게 내 이야기였다.
해로운 가족이라고 정의하는 학대하는 가족에게 벗어나고자 할 때 벌어지는 심리적, 외적인 압박, 대응 방법이 나온다. 두루뭉실하게 지나가지 않고 정말 세심하게 고찰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는데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슬프지만 슬퍼하기만 하지 않고, 상처 받았지만 상처받은 채로만 살지 않길 바라는 진솔한 응원이 느껴진다.

"어머니의 날은 어머니이자 한 여성인 나와 내 딸의 멋지고 친밀한 관계를, 그리고 놀랍도록 훌륭한 사람으로 자란 내 딸을 축하하며 보내기로 했다.이 선택은 어머니의 날이라는 이유로 상처받는 대신 내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문장이 정말 한 달을 살 힘이 될 것 같다.
계속해서 나를 '불충분한 존재'로 정의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가 나를 키워야겠다. 적극적으로 나를 도울 것이다. 내가 좌절했던 심정이 문자화 되어 있어서 그걸 읽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되고,씩씩해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정재완 지음 / 안그라픽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낯선골목길을걷는디자이너 #정재완 #안그라픽스 #도서협찬
.
📖시끄럽고 불편하고 쓰레기를 잔뜩 만들어내는 선거운동은 누가 허락한 것일까. 정치인이 공약을 만들고 홍보하는 일이야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현수막이라는 일회성 장치에 인쇄되어 보이는 풍경은 유감이다. 지킬지, 못 지킬지, 안 지킬지 알 수 없는 공약을 커다란 바위에 정성스럽게 새길 일은 없겠지만, 현수막에 남발하는 것을 보면 공약 자체도 일회성처럼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도시>저자는 말하자면 개인의 양심에 호소하는 것보다 실수와 오류를 에측하고 방지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자동차 신호등이 어디 달렸는지 보면 그곳이 보행자를 위하는지 자동차를 위하는지 알 수 있다.

📖디자인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디자인은 곧 아름다운 삶이고, 아름다운 삶은 곧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이 있다면 아마도 북 디자인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당대를 가장 투명하고 치열하게 받아 안고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던 책을 통해서 오래된 현장성을 발견한다.

💡이 책은 월간《대구문화》와 일간지 《영남일보》에 연재한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북디자이너이기도 한 그가 직잡 디자인한 책이기도 하다.
대구 골목에서 만나는 글자, 간판, 도시 디자인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서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는 어릴 적 대구에서 살았어서 대구 지역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반가웠고, 여러 지역 사투리가 문자화되어 기록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저자의 말에 처음으로 사투리에 대해 인식을 알 수 있었다.

[훈민정음] 책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내용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북 디자인도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임금이 쓴 글과 신하가 쓴 글의 위계를 한 쪽에 들어가는 글자의 크기와 개수에 차이를 둬서 표현했다. 또한 새로 만든 스물여덟 글자를 각 줄의 맨 위에 정렬함으로써 지면에서 돋보이도록 연출했다고 한다. 그 시대에 책의 형식적인 측면까지 신경 썼다니 정말 놀라웠다.

지역에 붙여지는 이름이나 수도권, 비수도권이라고 하는 것이나 지역의 청년들이 왜 살기 힘든지에 대한 고찰도 담담하지만 날카로웠다.

이 책을 읽고나서 책상에 쌓여있는 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다들 다른 폰트의 제목과 판형과 표지 디자인을 입고 있다는게 유난히 눈에 띈다. 앞 표지 날개에 작게 디자인한 사람의 이름도 한 번씩 보게 되었다.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다양한 한글의 간판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독서 #독서일기 #책 #책읽기 #책리뷰 #신간소개 #디자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마음을 모르는 나에게 질문하는 미술관 - 나를 멈춰 서게 한 그림의 질문 25
백예지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마음을모르는나에게질문하는미술관 #백예지 #앤의서재 #도서협찬
.
📖우리 모두는 힘들 때 꺼내 먹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이 어떤 이에겐 노래나 책일 수도, 어쩌면 근사한 음식이나 맥주 한 잔일 수도, 또 다른 이에겐 훌쩍 떠나는 여행이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 추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을 조금 더 아름답게 빛내주고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 나에겐 그림이 바로 그런 존재였다. 힘들 때 남모래 꺼내 먹곤 하는 영혼의 양식이자 믿음직한 삶의 무기 같은 것 말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한동안 새로운 화가, 새로운 그림을 보고싶다는 갈증이 생겼던 것 같다. 교양서로 나오는 명화 책들은 소개하는 화가들이 다 중복이 많이 되고 작품도 다 비슷비슷해서 새로운 정보나 글을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모르는 그림을 보고싶단 욕구는 채워지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림 보다는 글에 더 비중을 두고 읽고 싶었던 이 책에서 하랄드 솔베르그,카를 슈피츠베크,키리악 코스탄디 이 세명의 화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너무 신나는 발견!

슈피츠베크의 그림 속 인물들은 혼자 있고, 평온하고,느슨한 분위기다.그런 그림을 보다보면 은근한 미소가 얼굴에 떠오르고 부럽다. 내향인의 마음을 너무 잘 아는 화가다.
또 우크라이나 화가인 키리악 코스탄디를 알게 된 건 진짜 행운이다.내가 좋아하는 인상파 그림과 비슷하면서도 더 유쾌한 <거위>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이 사랑스런 표정과 발걸음, 배경색이라니!!작품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실제로 가서 보고싶다.
소개 해 주신 작가님에게 감사를 꼭 전하고싶다.
그림을 보면서 위로, 힘을 얻는 나로서는 새로나온 에너지 드링크를 얻은 셈이다.

너무 잘 알고 있는 작가, 자주 보던 그림도 어떤 글과 함께 읽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기도 하는데 백예지 작가님의 글은 그런 힘이 있었다.

#독서 #독서일기 #책 #책리뷰 #책소개 #명화 #고흐 #뭉크 #모네 #마그리트 #발로통 #세잔 #루소 #키리악코스탄디 #책추천 #예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셰이커 #이희영 #래빗홀 #도서협찬
.
📖평생을 오직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수많은 '나'들이 찰나에 존재했다, 덧없이 사라지고 다시 존재함을 반복하는 것뿐이었다. 탈피하고 그 껍질을 버리는 갑각류처럼,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로포즈를 앞두고 다섯번의 시간 여행을 하게 된 주인공. 친구가 죽기 전으로, 잘못된 첫 만남이 있기 전으로 되돌아가서 사고를 막아서거나 만남을 바꿔 보기도 하지만 더 혼란스러워 진다.과연 운명은 바뀔까? 그간 후회했던 일들 잘못된 사건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바로잡으면 미래에는 아무 아쉬움도 남지 않을까?
우리는 사실 그토록 후회하는 과거에도 충실히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도 충만하게 살아가자. 지금 창 밖의 풍경처럼 차오르는 푸른 색 같은 소설이었다.

#소설 #청소년소설 #독서 #독서일기 #책 #책리뷰 #책소개 #책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의 꽃비 가족그림책 6
스케노 아즈사 지음, 유하나 옮김 / 곰세마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의꽃비 #스케노아즈사 #유하나_옮김 #곰세마리 #도서협찬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서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시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여름 방학이 되면 가서 머물곤 한다. 이발소의 풍경은 심심할 틈이 없다. 할아버지가 남자처럼 머리를 짧게 다듬어줘도 그저 좋았던 기억을 가진 주인공은 할머니로부터 '꽃비' 노을 이야기를 듣는데, 할아버지와 갑작스런 이별 후 주인공과 할머니는 꽃비 노을을 찾아 나선다.

그림이 내 고향은 바다도 아닌데 바닷가 마을 풍경만 봐도 뭉클하고 꽃비를 보는 장면에서는 내 눈앞에도 그 장관이 펼쳐지는 것만 같다. 갑자기 바다를 보러 혼자 처음 기차를 탔던 그 날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름 방학마다 내 손을 꼭 잡고 영화관에 가 주시던 할아버지 생각이 무척이나 많이 났다.
좋은 그림책은 늘 우리를 그리운 곳으로 데려가 주는 것 같다.

오사카 남부에서 와카야마 북부에 이르는 연안에서는 지금도 바다에 저무는 노을 빛이 흩날리는 꽃처럼 보이는 현상인 꽃비를 바라보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다음에 바다에 가면 꼭 노을지는 장면을 보고 와야겠다!!

#그림책 #그림책추천 #신간추천 #독서 #독서일기 #책리뷰 #책소개 #신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