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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3년 1월
평점 :
엄마와 딸.. 이렇게 듣기만 해도 마음이 아파오는 단어가 있을까.. 이 책을 받아들고 너무나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천천히 읽고 싶었다. 읽는 내내 눈물 흘릴 것만 같은 예감.. 역시나 한참이 걸려서야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내가 느끼면서도 알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을 읽으며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고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나는 30년이 넘게 딸이기만 했었다. 그러다 이제 엄마가 되었다. 엄마이기도하고 딸이기도하다. 이 사실을 새삼 느끼고 내가 아이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을 엄마도 똑같이 느끼셨다니 새삼.. 너무나 감사하고 마음이 아파온다.
엄마를 생각하면 너무 좋지만 어느 마음 한 구석 불편한 곳이 있었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래.. 내가 그동안 엄마에게 잘못한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춘기부터 지금까지 내 감정대로만 행동해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엄마는 그저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시기만 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래도 끝까지 나를 믿어주시는 엄마였다. 그 믿음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속의 엄마처럼 각을 세우며 대립하다가도 "그래도 마 니는 될끼다."하며 믿어주는 엄마가 있기에 우리 모두는 지금 이렇게 잘 살아있는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감정검진을 받아라"는 말씀도 마음에 와 닿는다. 혼자 마음속으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니 감정의 암이 작가분의 신체의 암을 만든 것이라 여기시는데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이말이 아닐까 싶다. 내 마음의 말들을 모두 들어주고 이해해줄 사람들은 가족뿐이다. 처음엔 한마디씩.. 가족끼리 소통하며 마음을 풀자.
다음은 엄마로써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는 말들을 하고 다이애나 루먼스의 시처럼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아이를 더 많이 바라봐주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같이 있다가도 시계를 바라보고 화도 곧잘 내는데.. 아이를 다 키우고나서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가져야겠다. 말대답과 말대꾸가 살아있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게 어서 말대꾸야! 하지 말자. 아이도 생각을 이야기하는거니까..
신달자님의 에세이는 처음 읽어보는데 담담하면서도 마음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이 분의 어머니는 35년 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한다. 35년간 엄마 없이 살았다니 나는 지금 전혀 그런걸 상상할 수 없다. 돌아가신 후 35년이 지나도 그리움이 이럴진데 옆에 계실 때 잘하고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표현해야하는걸 왜 몰랐을까.. 처음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되서 마지막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끝난다. 딸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들과 여러가지 감정들을 읽으며 내가 엄마로써 한 가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파왔다. 내 속을 다 들여다보는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내가 딸로써, 아이의 엄마로써 어떻게 살아야할지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두고두고 읽으며 엄마에게, 가족에게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