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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1 ㅣ 강풀 순정만화 3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강풀님의 만화는 이전에 ‘아파트’에서 접하고 자주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감동적이라는 것도 익히 들어왔지만 노인들의 이야기라 왠지 읽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3권이 꽃혀있는 것을 보고 도서관에서 1권만 봐 보자는 마음으로 빌렸다.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1/3 정도 읽었는데 너무나 좋았다.
마음 한쪽부터 서서히 따뜻해져오는 느낌이랄까?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의 욕들도 더 이상 욕으로 느껴지지 않고 할아버지의 오토바이 소리(실제로 들었다면 정말 화냈을) 소리도 더 이상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돌아가신 두 분의 영정 앞에서 여든이 다 되어 돌아가셨으니 호상이라고 하였을 때 그런말 말라고 화를 내는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
우유배달부 김만석 할아버지와 파지를 모으는 송씨 할머니, 고물상 옆 주차장에서 일하는 장군봉 할아버지.. 처음엔 김만석 할아버지와 장군봉 할아버지가 둘 다 송씨 할머니를 좋아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너무 막장 드라마에 익숙해서 그랬나..^^
김만석 할아버지는 위암에 걸려 우유도 먹지 못하고 죽은 할머니를 생각하며 매일 새벽 4시에 우유 배달을 한다. 탈탈탈 소리가 나는 거의 다 망가져가는 오토바이를 끌고서 말이다. 새벽 4시 할아버지가 지나가면 그 소리를 듣고 송씨 할머니와 장군봉 할아버지는 일어나 직장으로 향한다. 할머니가 파지를 주워 오는 시간에는 김만석 할아버지의 오토바이와 마주치게 된다. 그것이 반복되자 할아버지는 언덕을 내려가는 할머니를 도와주고 얼굴을 익힌다. 할머니는 이름이 없는 그냥 송씨..
장군봉 할아버지의 부인 조순이. 할머니는 매일 저녁 할아버지의 흰머리를 뽑아준다며 무릎에 눕히고 자신의 이야기 ‘오늘은 뭐했냐면’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다 치매가 오고.. 집안에 문이 잠긴채 그림만 그리던 할머니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할아버지가 집에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장군봉 할아버지가 문을 잠그지 못한다. 우유 배달이 없던 날 오토바이 소리가 없어 늦잠을 잔 것이다. 이크.. 할머니는 문을 열고 돌아다니다 김만석 할아버지를 만난다. 마음 착한 (입은 걸고) 만석 할아버지는 잠바를 벗어주고 가족을 같이 찾으러 다닌다. 그러다가 마찬가지로 할머니를 찾으려 나온 송씨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장군봉 할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날 저녁 할머니는 남편에게 자신이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준다. 김만석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탄 일과 돌아오면서 달을 본일들.. 할아버지는 깨닫는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 말을 안했던 거였구나..
마지막 부분에서 송씨 할머니는 만석 할아버지가 잘 못듣는다는걸 알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강원도에서 살다가 그것이 싫어 동네 오빠와 서울로 도망온 일.. 그러다 일이 잘 안풀려 남편은 자신을 때리고 딸이 태어나자 이름도 지어주지 못하고 남편이 나간일.. 그래서 자신의 딸도 이름도 없이 병에 걸려 죽게 된 일들.. 그리고 지금이 되었다고 묵묵히 털어놓는다. 하지만 만석 할아버지는 부시럭부시럭 보청기를 끼고 그 이야기를 다 듣게 되었다.
참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도 따뜻하고 불타는 연애는 아니더라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늙어서도 서로를 위하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