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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1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4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도둑신부' 이름부터 충격적인데 이 책의 표지 그림은 그녀를 더욱 잘 나타내준다. 까만 머리칼을 가지고 까만 옷으로 입을 가리고 까만 눈동자로 (매의 눈으로) 앞을 응시하는 모습! 정말 앞에 있는 사람이 얼어붙을 정도이다.
민음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평소 믿고 읽던 터라 이 책도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물론 제목부터 엄청 기대를 갖게 만든다, 하지만 그 양은 정말 방대하다~)
이야기는 평온하게 시작된다. 사랑하는 남편과 평온하게 사는 토니의 모습으로 말이다. 하지만 남편의 일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글을 거꾸로 읽는 모습들에서 왠지 불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 로즈와 캐리스를 만나러 '톡시크'로 간다. 그곳에서 일생일대의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그녀 지니아가 돌아오다니! 그녀가 나타났을 때 이 세 친구들이 행한 행동을 보는 것 만으로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밖으로 나오면서 스스로 '지니아, 너는 이제 과거지사야' 라고 말하며 위로하다니.. 겉으로 강한 척 하지만 속은 여린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4년 전에 죽었다고 장례식까지 치른 그녀가 온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차근차근 한 명 씩 지니아와 있었던 일을을 적어내려간다. 지니아가 나는 이런 사람이요 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녀를 미행하거나, 그녀와 나누는 대화들을 보면서 이 책의 세 친구들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돈도 많고, 똑똑한 그녀들. 하지만 지니아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세상에 이런 존재가 있을까? 드라마에서 보이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성들이 지니아에 해당하는 걸까? 그런 여자가 나타난다면 남자들은 다 넘어가버리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점점 가면서 이 작가의 주제가 잘 드러났던 것 같다. 지니아라는 사람에게 당하기는 했지만 그것들로 인해 얻은 것이 많다고 한다면 아이러니 한 것일까...다 읽고나니 이 작가가 왜 페미니즘 작가로 인정받는지 알겠다.
긴 소설이었지만 지루하지 않고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를 더해가는 소설이었다. (주인공들의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해서 나도 그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