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레시피

희망의 레시피 ㅣ 지하철 시집 1
풀과별 엮음 / 문화발전 / 2011년 3월

내가 사는 곳은 지하철이 생긴지 얼마 안되서 노선이 정해져있다. 그래서 자주 타지 못한다. 가끔 버스를 탈 때 버스에 센스있게 좋은 글귀를 적어놓으신 기사님들이 있었다. 거려면 그분들이 버스 운전말고도 승객을 위해 무언가 하시는구나 하며 기분이 좋았었다. 그런데 서울의 지하철에는 이렇게 많은 시들이 있었다니 우와~ 감탄이 나온다. 

3000여 편의 시 중 고르고 골라 88편을 수록하였다. 이 기준이 참으로 잘 정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이웃과 사회에 대한 긍정의 눈을 가진 시, 자연 속의 미물에 대한 소중함을 묘사한 시 등을 우선적으로 뽑았다. 이 책은 그 중 1권으로 희망의 레시피라는 제목을 가졌다. 

책속의 시는 6개의 부류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아직은 행복하다 ’ 부분이다. 이 전의 시들도 다 좋았지만 이 장의 글을 읽고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 개망초에게 장에도 좋은 글이 많다. 주로 동식물에 관한 시 들인데 그 중 ’준비’라는 시가 맘에 들어 몇자 적어본다.

-준비-
배는 뜨기 위해 
제 속을 다 파낸다
너는 뜨기 위해
속을 다 파내 본 적이 있는가
변명은 하지 마라
운이 있다고 하나
그 건
준비된 자의 덤일 뿐이다.

어쩜 이리 맞는 말씀을 하시는지! 연탄과 비슷한 느낌의 시이다. 나도 어영부영 말고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길러야지..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과 자연의 소중함, 아름다움에 대하여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많은 시를 쓴 작가들은 사실 처음엔 시민들인줄 알았는데 정말 시인들이셨다! 그걸 알고나니 다시 한 번 시를 곱씹어보게 된다. 앞으로 나올 2, 3권 들이 기대가 된다. 
지하철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바쁜 시간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찾고 머릿속을 맑게 할 수 있는 시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시모(세상의 모든 시)'의 탄생을 축하하며 이 시들을 소개하는 시 카페에 한 번 들어가봐야겠다.  시가 흐르는 서울 이라는 서울시 문화관광부의 모토는 성공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