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 그 해 여름
김성문 지음 / 서울문학출판부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아.. 이 책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이라니.. 정말.. ㅠㅠ

사실 처음에 이 책 속의 주인공 나이를 들었을 때 부담이 되었다. 연애 소설 이야기는 올해부터 읽기 시작했다. 연애 관련 영화나 드라마, 소설은 1년에 한 편도 보기 힘들었던 나이기에 독서의 폭을 넓히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는데 나이 드신 분들의 연애 이야기라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책을 덮으며 아.. 정말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이런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이 책의 시점은 수연이 석주의 유해를 뿌리러 가며 시작된다. 기영과 함께 석주가 말했던 곳을 찾아가며 수연의 과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현재 54세인 그녀는 51세에 전 남편 찬규를 보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그의 묘를 찾아 간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석주. 하지만 알고보니 이 모든 만남은 30년간 준비해 온 석주의 끝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그는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찾으려 노력했다. 사실 결혼도 했었지만 5년만에 헤어지고 그녀를 보내기로 했던 마음을 뒤집기로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정말 30년 동안...

 

수연은 그것을 모른채 그를 보고 마음의 끌림을 느꼈고 그들은 조금씩 천천히 다가간다. 감동적이 었던 첫번째 부분은 이 둘이 칠십에 가까운 영감님과 옥분여사님의 결혼을 도왔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결혼을 위해 둘은 많은 노력을 한다. 저 연세에도 더 나이 많은 분들을 위해 애쓰시다니.. 칠십의 사랑도 이루어져야 하는 거구나.. 그리고 둘은 태종대에서 사진도 찍고 데이트를 하며 지낸다.

 

그러던 중 수연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23살, 대학교 4학년때 갔던 여행지에서 불이 났을 때 자신을 구해줘서 운명이라 믿고 찬규와 결혼했는데.. 사실은 자신을 구한 것이 한 명 더 있었다는 점. 그가 바로 만나고 있던 석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던 비오는 날 노랫소리도 그일 거라고,, 졸업앨범 속의 악보도 그가 작곡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듣는다. 그는 23살에 그녀를 구했지만... 그녀를 위해 자신이 더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그녀 곁을 떠나고 자신의 꿈도 포기한다. 정말 마음 아프다.. 이야기를 다 하고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수연은 찬규와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그 둘의 사랑이 100일도 되지 않아 석주는 폐렴으로 죽게 된다.. 그가 자연을 위해 애써왔던 것은 인정받지 못한 지경에 이르고... 아픈 석주를 위해 수연은 항상 옆에 있어주고 혼인 신고를 감행한다. (이 과정에서 목사가 되려는 아들 동우 때문에 고민하지만 동우는 미리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둘을 위해 증인을 해주겠다고 했었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사랑도 마음것 할 수 없다..) 그리고.. 얼마 후 석주는 죽게 된다. 찬규도 폐암으로 죽었는데.. 둘 다 그 때 불난 곳에서 그 병을 얻은게 아닐까?

 

마지막 부분에는 찬규가 석주에게 보낸 편지가 나온다. 찬규는 석주에 대한 죄책감으로 수연을 멀리하게 되었었고 석주가 주변을 맴돌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죽기 한달 전 이 편지를 보낸 것이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이 모든 일들이..

 

삼십년간 수연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그녀를 보러 한달에 한 번 교회에 가고, 그녀를 위해 묘지 관리소로 가고, 그녀의 분신같은 피아노를 구입하여 간직하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 하고 고민한다. 이런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수연은 잠시나마 정말 행복했을 것이다. 나이를 떠나 너무나 마음 아프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정말 마음깊이 좋은 느낌을 남겨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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