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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0년 11월
평점 :
나태주님의 시와 글을 읽게 되다니. 사실 시는 나에게 너무 어려운 것이라 이십대 초반 이후로는 접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일까 이 책을 읽으며 찬찬히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막이라는 것은 그저 황량하고 모래와 바람, 낙타가 다니는 곳, 뜨거운 햇빛이 있는 곳, 그러다 죽을수도 있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이 있었는데 그곳에 가는 것을 버킷리스트로 삼으신 분이 있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고 이렇게 책으로 내시다니 나태주 시인이 참 대단하시단 생각이 들었다.
4부까지는 시로 5부는 에세이같은 글로 이루어져있다. 시를 읽으며 사막이 우리의 삶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낙타의 눈을 들여다봄으로써, 사막을 걸음으로써, 모래바람을 느끼면서 우리의 삶과 연결시키고 있었다.
'스무 살 당신'에서 스무 살인 당신을 지금이 인생의 희망이며 최정점이며, 가장 빛나는 보석이며 꽃이라 말하고 스스로 이기지 못하면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묘한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느껴졌다. '사막여우'에서는 시인아,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고 말한다. 사막에서는 길이 없고, 그 어느것도 다 길이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지나온 길도 지워진다. 와... 우리의 인생도 이러하다. 누가 길을 정해주지 않으니 길이 없는 것이고 내가 가는 길 그 자체가 길이 되는 것. 내가 어느 길로 나아갈지 생각해볼 일이다.
작가는 이제 인생의 마지막에 접어들었다고 말하지만 이렇게 사막을 7박 8일 여행하고 그것을 글로 남기시는 열정을 보니 아직 더 많은 일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사막도 서양과 동양 사막이 있다는 것, 중국의 실크로드, 막고굴 이야기들을 보며 아직 내가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고 느껴야 할 것도 많다고 느꼈다.
신기하게 이 시를 읽으니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사막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고 마음이 촉촉해졌다. 나의 인생 나의 길. 누구에게도 묻지 말고 스스로 가보자. 우리의 인생이 곧 사막과 같으니.. 그저 사는 것 자체가 인생이니 열심히 살아보자. 마지막엔 사막을 더는 그리워하지 않을것이니 멀리만 있어달라 말한다. 멀리있는 네가 나는 참 좋다고. 이 말의 의미는 뭘까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고 왜 좋은 시집을 읽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