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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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헷세의 소설은 중학교때 많이 읽었다.<데미안>은 어려웠고,<싯다르타>는 그 내용이 아직도 생생하다.<골트문트와 나르치스 ><수레바퀴 아래서><크눌프><유리알 유희><지와 사랑>등 모두 사춘기때 읽었지만  20년이 흐른 지금은 내 기억에서 내용은 잊혀졌고,제목만 남아 있다.헤세의 작품은 대부분 사춘기때 많 이 접한다.그의 작품들이 질풍노도기에 잘 어울리는 것은, 주로 내면의 세계를 다루고 있기때문이다.

 

 <황야의 이리>는 사춘기때 읽어보지 못 했던 작품이다.크리스티아네 취른트의 <책>에서 꼭 읽어야 할 서양 고전중 한 권인 컬트문학으로 소개되어 있어서 알게된 작품이다.헷세의 많은 작품중 이 작품은 가장 어렵게 느껴진다.차라리 너무 늦게 만나서 다행으로 느껴진다.어려우면서도 헷세의 천재적인 사유력에 감탄을 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시기는 1927년으로 1차세계대전 이후다.그래서 자아 성찰과 냉철한 문명 비판을 담고 있다.1차세계대전으로 인류는 그 동안 인류를 지탱해 왔던 커다란 정신이 붕괴되고,인류문명은 커다란 위기에 처하게 된다.<황야의 이리>는 염세적 역사관,비극적 인생관,허무주의 문명 비판,이성보다 직관을 우위에 두는 태도 등 을 보이고 있다.

 

 거친 느낌의 <황야의 이리>는 하리 할러라는 인물을 말한다.그는 50대의 지식인으로 자신을 <황야의 이리>라고 부른다.스토리는 편집자의 서문과 하리 할러의 수기로 나뉜다.<황야의 이리>는 고독의 대명사고 고통의 대명사다.염세적이며 그는 항상 자살 생각한다.그는 자아가 분열된 인물로 천개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자살을 열망할 즈음 그는 창녀 헤르미네와 마리아,파블로를 만나 향락적인 삶을 접하게 된다.환각제를 먹고 마술극장에서 자아가 다양한 원형적 심리적 소인으로 분열되는 것을 체험한다.

 

 이 작품은 정신분열,마약,그룹섹스,동성애,고급창부등 상당히 충격적인 소재를 담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의식과 무의식의 대위법적 결합,화자의 퍼스펙티브의 노련한 전환,심미적 거리를 조성하는 메타 픽션적 서술등 다양한 현대소설적 기법이 실험되고 있다.특히 향락적인 삶을 사는 부분에서 헤르만 헷세 자신의 혼란스러웠던 삶의 한 부분을 담았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스럽다.카오스적이란 표현보다 더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한마디로 보르헤스의 작품을 만났을 때 느꼈던 좌절감과 충격과 경이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이 작품은 작품해설을 읽어보고 난 후에야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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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는 물리 소설책 2 : 파동과 전자기 - 따루의 얼렁뚱땅 표류기
정재환 그림, 고호관 글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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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세대에겐 물리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진다.그래서 내겐 어려웠던 물리를 아이들에게는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게 해 주고 싶다.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아직 물리라는 단어에 아무런 개념이 없는 것 같다.그냥 과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책 제목만 보고 어려운 책이 아닐까? 걱정했는데,상당히 쉽고 재미있다.3학년부터 5학년까지 읽기에 적당하다.

 

 등장인물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케릭터다.모험을 즐기는 소년 따루,아이처럼 잘 삐치는 물리학자 닥터 스키조,낙천적인 마리안느,모험심이 강한 나스리,다내놔라호 세모 선장,해적선 선장 돈부리,울트라캡숑무지막하게대단한초천재 카오스 박사 ㅎㅎㅎ

 

 다내놔라호의 닻이 바다 깊숙이 가라앉으면서 몸을 휘감은 밧줄이 따루의 몸을 조여온다.닥터 스키조가 따루를 구해준다.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처럼 표류하다 그들은 섬을 발견한다.섬에 오르자마자 괴물 꽃들이 그들을 포위한다.그런데 여기서는 소리가 전달되는데 3초나 걸린다! 목소리도 변한다.

 

 괴물꽃을 피하자 이번에는 많은 수의 다리를 만난다.이 다리는 실로폰과 같은 원리다.다리를 벗어나자 검은 모래로 된 강을 만나고 다시 투명한 유리벽을 만난다.그 너머에 성이 있다.그들은 빛의 성질을 이용하여 돈부리 선장과 해적들에게서 벗어난다.가속도,작용반작용의 법칙,프리즘의 원리,도체와 부도체의 원리,전기회로의 직렬연결과 병렬연결등 모든 것을 물리학적으로 생각해야만 그들은 카오스박사가 쳐놓은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과학을 원리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소설이지만,초공간은 진짜 빨려들 것만 같다.정말 쉽고 재미있다.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배웠던 과학원리중 어려웠던 부분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이야기 중간중간에 삽화가 있어서 상상이 잘 안 되는 부분을 보충해 준다.1편을 안 읽은 상태에서 2편을 읽었다.아이가 1편의 줄거리를 궁금해 할 것 같기때문에 1편을 구입 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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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6
D.H. 로렌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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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까지 읽고 나니 1편만 읽었을 때와는 달리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연히 잘 드러난다.이 책은 성인이 읽어야 한다.그래야만 외설스럽다는 편견이 붙어 있는 꼬리표를 떨쳐낼 수 있다.1편만 읽었을때는 성적인 표현을 그렇게 노골적으로도 드러내지 않고도 좋은 스토리가 될 수 있었을텐데,굳이 그렇게 성적인 표현을 해야만 했을까? 의문스러웠다. 또 한가지 계급갈등에 대한 부분도 1편까지만 읽고는 많은 것을 알아내기 어려웠다.하지만 2편까지 읽고나니 그 부분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이 작품에서는 지배계급과 섬기는 계급사이에 이루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연이 존재한다.

 

 2편에서는 코니가 베네치아로 여행을 떠나고 클리퍼드에게 아기를 가졌다고 통보를 하면서 전면전을 선포한다.멜러즈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전처에게 이혼을 요구하지만 그 일로 해서 그들의 관계가 세인들에게 주목을 받을 뻔한 위기를 겪는다.코니와 멜러즈는 각자 이혼을 하고 결혼을 해서 떳떳하게 살기를 바란다.많은 소설에서 이들과 같은 사랑은 불륜일 수밖에 없고,불륜으로 단정해서 이들에게 잔인한 단죄를 해버리는데 반해 이 작품에서는 이들의 사랑에 손을 들어주는 편을 택하고 있다.로렌스는 이 작품에 성의 억압과 금기,성과 권력과의 관계등 많은 부분을 알레고리적으로 집어넣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17세기 초까지만 해도 성에 대해 어떤 솔직한 태도가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한다.빅토리아 여왕시대(1837~1901)부터 성은 은밀하게 유 폐된다.성의 장치가 지배계급에서 확립된 것은 부르지아지가 스스로 창안한 권력과 앎의 기술체계에 의해 자기 계급의 섹스를 이처럼 에워쌈으로써,자기 계급의 자기 계급의 육체,감각,쾌락,건강,존속의 높은 정치적 가치를 내세운 것이다.(성의 역사1-미셀푸코지음)

 



 로렌스는 지배계급인 클리퍼드에게서  인간의 온갖 추악한 모습을 투사하고 있다.비인간적이고,공허하고,추상적이며 관념적이며,무생물적인 존재로 이 보다 더 끔찍할 수는 없다.코니는 일찌기 미셀푸코가 말했던 결혼이란 권력장치의 희생물에 불과하다.

 

 반면 피지배계급인 멜러즈는 그의 모든 사상을 응축하고 있다.인간에게 정신이 빠진 사랑은 동물적인 육욕에 불과하며,따뜻한 가슴이 아닌 냉철한 가슴으로 하는 육체적인 사랑 또한 육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멜러즈를 통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로렌스는 인간이 성에 대해 경멸하면서도 성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비판한고 있다.산업화이후 돈이 인간에게 숭배의 대상으로 떠 올랐고,인간은 돈의 노예가 되어버렸다.물질만능주의는 우리의 생을 갉아먹고 있다.로렌스는 이 모든 것들을 예언적으로 이 작품에 그려 넣고 있다.놀라운 혜안이다.현재 우리 주변을 보면 그가 말하는 모든 것들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나 역시 그 모든 인간 사회의 메카니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로렌스는 잔잔한 연못에 작은 돌 하나를 던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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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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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만난 또 하나의 고전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그 제목이 궁금해서 집어든 책이다.참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포스트맨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그것이 더 궁금해서 작품해설까지 꼼꼼히 읽다가 겨우 로렌스와 크눌프 출판사 사이의 대화에서 찾아 낼 수 있었다.

 

 로렌스는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그려 낸 느와르(Noir)소설의 창시자다.또한 <포스트맨..>은 미국 하드보일드의 대표작이다.(하드보일드란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로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코넌 도일파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지식인 )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부랑자 프랭크 체임버스는 고속도로변 간이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다.그 곳에서 그는 식당주인그리스닉 파파다키스의 아내인 코라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마침 일손이 필요했던 주인은 그를 고용한다.비계덩어리같은 남편에게 애정이 없던 코라 역시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였고,그는 미인을 얻기 위해서 그의 목숨을 건 댓가를 치뤄야 할 줄 몰랐을 것이다.또 하나 미인이냐 돈이냐의 경계에서 줄타기한다.

 

 체임버스와 코라는 공모하여 그리스인을 죽이려고 하지만 그 시간 목격자가 있었고,사다리에서 떨어져 바로 두꺼비집으로 간  고양이에 의해 정전이 되어 실패한다.그 일 후 떠났던 체임버스는 우연히 그리스인을 만나 다시 일하게 되고,두 남녀는 다시 살인을 공모한다.체임버스는 지능이 뛰어나서 결론적으로 완전범죄지만,변호사 카츠와 새킷의 자존심 대결은 범죄자인 연인이 서로를 의심하도록 만들면서 그 사건은 최단시간에 마무리 된 사건이 되어버린다.

 

 읽으면서 실재사건처럼 리얼해서 놀라웠다. 다 읽은 후 작품해설을 보고 실제 사건을 모델로 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다.짧은 소설이지만 상당히 흥미진진하다.읽으면서 '두 연인의 범죄가 드러날까? 감춰질까? 아마도 저자는 그들의 죄를 단죄하겠지? 왜냐구? 그들의 죄를 단죄하지 않으면 모방범죄가 생길거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사실 요즘은 이런 범죄가 너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이 책의 내용이 새로울 것이 없지만,이 책이 쓰였던 당시 1934년에 시선을 고정시켜보면 상당히 진보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까뮈가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방인>을 썼다니,더욱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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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5
D.H. 로렌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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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들어왔던 고전이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좋지않아서 읽기를 기피해왔다.하지만 올해 목표를 고전을 많이 읽는 것으로 설정하다 보니 어떻게든 읽어야했다.그래서 제목이 바뀐 줄 모르고 계속 이 책은 내가 찾는 책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었다.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봐리부인>도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싫었지만,고전을 목표로 했기에 읽었는데, 생각보다 작품이 재미있었다.그래서 이 작품도 <보봐리부인> 정도의 내용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 작품이 왜 외설 시비에 시달려야 했는지 알 수 있었다.그래서 이 작품은 대학생이상의 성인에게 권하고 싶다.

 

 1권과 2권으로 나뉘어 있어서 가벼워서 들고 읽기에는 좋다.전자책 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민음사의 현명한 판단에 일단 감사를 표하고 싶다.로렌스는 이 작품에 결혼 제도와 계급 대립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성적 억압을 통해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이를 통렬히 비판을 담아내고 있다.그는 현대의 이러한 비극이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생명력 넘치는 남녀 관계를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믿고 써내려간 작품이다.

 

  주인공 콘스턴스(코니)클리퍼드 채털리와 1917년에 결혼한다.하지만 결혼 후 몇 달만에 클리퍼드는 전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다.준남작인 클리퍼드와 코니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부부로 행세한다.하지만 육체적으로 서로에게 존재하지 않는 사이인 그들은 나름대로 공허하고,우울하며,벽이 쌓여간다.코니의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애인을 만들 것을 권한다.그녀는 희곡작가 마이클리스와 육체관계에 빠지지만 그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채털리부부에게는  생활은 있지만 서로에게 친밀함을 쌓을 수가 없다.물론 그 생활의 짐을 코니가 모두 떠맡고 있다.친밀함의 교류가 없이 환자와 같은 남편의 시중을 들어야 하는 육체적인 피로는 코니의 삶을 갉아먹고 그녀는 빈껍데기만 남아 지쳐간다.결혼이 서로에게 구속과 함께 증오만 쌓여갈때쯤그녀는 사냥터지기 멜러즈와 사랑에 빠진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클리퍼드는 자신의 상속자를 그녀가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생기지도 않은 아이문제를 두고 모종의 음모가 진행된다.클리퍼드와 볼턴부인, 코니,멜러즈는 각자 아이문제를 어떻게 할지 그들의 향방이 무척 궁금하다.

 

  노골적인 성 묘사에 있어서,사춘기때 언니가 읽지 말라면서 감춰둔 책을 '도대체 왜 그러지' 하면서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몰래 읽어버렸던 <... ... ..>라는 작품을 능가 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이 이 작품을 읽는 다면 결혼의 이면에 감추어진 적나라한 모순들을 볼 수 있다.결혼으로 맺어진 부부에게 정신적인 사랑도 중요하지만  육체적인 사랑이 없으면 결혼생활이 공허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로렌스는 코니의 삶을 통해서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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