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 부인의 연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5
D.H. 로렌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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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들어왔던 고전이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좋지않아서 읽기를 기피해왔다.하지만 올해 목표를 고전을 많이 읽는 것으로 설정하다 보니 어떻게든 읽어야했다.그래서 제목이 바뀐 줄 모르고 계속 이 책은 내가 찾는 책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었다.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봐리부인>도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싫었지만,고전을 목표로 했기에 읽었는데, 생각보다 작품이 재미있었다.그래서 이 작품도 <보봐리부인> 정도의 내용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 작품이 왜 외설 시비에 시달려야 했는지 알 수 있었다.그래서 이 작품은 대학생이상의 성인에게 권하고 싶다.

 

 1권과 2권으로 나뉘어 있어서 가벼워서 들고 읽기에는 좋다.전자책 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민음사의 현명한 판단에 일단 감사를 표하고 싶다.로렌스는 이 작품에 결혼 제도와 계급 대립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성적 억압을 통해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이를 통렬히 비판을 담아내고 있다.그는 현대의 이러한 비극이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생명력 넘치는 남녀 관계를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믿고 써내려간 작품이다.

 

  주인공 콘스턴스(코니)클리퍼드 채털리와 1917년에 결혼한다.하지만 결혼 후 몇 달만에 클리퍼드는 전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다.준남작인 클리퍼드와 코니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부부로 행세한다.하지만 육체적으로 서로에게 존재하지 않는 사이인 그들은 나름대로 공허하고,우울하며,벽이 쌓여간다.코니의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애인을 만들 것을 권한다.그녀는 희곡작가 마이클리스와 육체관계에 빠지지만 그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채털리부부에게는  생활은 있지만 서로에게 친밀함을 쌓을 수가 없다.물론 그 생활의 짐을 코니가 모두 떠맡고 있다.친밀함의 교류가 없이 환자와 같은 남편의 시중을 들어야 하는 육체적인 피로는 코니의 삶을 갉아먹고 그녀는 빈껍데기만 남아 지쳐간다.결혼이 서로에게 구속과 함께 증오만 쌓여갈때쯤그녀는 사냥터지기 멜러즈와 사랑에 빠진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클리퍼드는 자신의 상속자를 그녀가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생기지도 않은 아이문제를 두고 모종의 음모가 진행된다.클리퍼드와 볼턴부인, 코니,멜러즈는 각자 아이문제를 어떻게 할지 그들의 향방이 무척 궁금하다.

 

  노골적인 성 묘사에 있어서,사춘기때 언니가 읽지 말라면서 감춰둔 책을 '도대체 왜 그러지' 하면서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몰래 읽어버렸던 <... ... ..>라는 작품을 능가 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이 이 작품을 읽는 다면 결혼의 이면에 감추어진 적나라한 모순들을 볼 수 있다.결혼으로 맺어진 부부에게 정신적인 사랑도 중요하지만  육체적인 사랑이 없으면 결혼생활이 공허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로렌스는 코니의 삶을 통해서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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