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봐 - 카이스트 악바리 장하진
장하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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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올해 중학생이 된 딸아이는 소녀시대 팬이다.그것도 왕팬이다.자신의 방을 소녀시대 사진으로 완전히 도배하다시피했다.육학년이 된 둘째 아이 역시 소녀시대 팬이다.머리 스타일부터 옷 입는것,휴대폰의 링까지 모두 그녀들 스타일을 따라한다.솔직히 나는 소녀시대가 몇 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인지 모른다.아이에게 물어보니 아홉명이라고 한다.ㅎㅎ 아무리 얼굴을 자세히 뜯어봐도 걔가 걔같다.두 딸아이는 꿈이 과학자다.그런데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는 편이다.그래서 엄마인 나는 마음이 조급하다.급한 티를 내지 않고 아이들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중 이 책을 만났다.책이 내 소원을 들어주네(*^^*)

 

 책은, 소녀시대가 대뷔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같이 연습을 했던 장하진양으로,그녀는 현재 카이스트의 생명공학도다.가수지망생이었다면 엄청난 연습량에 학교 공부는 따라가기 힘들었을텐데,카이스트에 들어갔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아니~기적같다.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아마도 타고난 머리가 있었겠지? 그런데 그녀는 다른 연애인 지망생이 모두 그렇듯 혹독한 연습 시간에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자투리 시간에 공부했을 뿐이라고 한다.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중학교 3학년때까지 연습생으로 활동하다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판단에 스스로 그만두었다.

 

그녀가 어떻게 카이스트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다른 아이들의 공부량을 따라갈 수 없었던 그녀는 당연히 외고 지원에 낙방을 하기도 했다.중학교시기는 공부가 본격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한번 쳐지면 정말 따라잡기 어려운 시기다.그래서 그녀는 연습생으로 활동하면서도 공부에도 신경썼다고 한다.특히 그녀가 카이스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영향이 컸다.카이스트적인 공부를 한 셈이다.그녀는 카이스트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들려준다.평범하지만 카이스트를 꿈꾸는 아이들이라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연애인을 동경한다.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연습생으로 겪었던 연애계 대뷔를 위한 준비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이들이 알기 쉽게 사실적으로 들려준다.어른들도 소화하기 힘든 연습양으로 무릎관절이 안 좋다고 한다.뿐만 아니라 그녀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고생하기도 했다.연습생이지만 연애인들처럼 또래들의 질투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그래서 소문에 시달리기도 하고,나름 고충이 많았다.하지만 자신이 꼭 해보고 싶은 것을 해 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그녀들과의 시간이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램이 아닐까? 하지만 그것이 평생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부모들의 고민이다.연애인을 꿈꾸는 아이나 과학도를 꿈꾸는 아이,두가지를 다 바라는 아이가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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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이명원 지음 / 새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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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음이 소금밭인 날 도서관에 가서 고른 책이다.오직 제목이 끌려서 읽게 된 책,그래서 내용은 내 마음과는 많은 상관없는 책이다.그의 마음이 넓은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 아픈 거친 소금밭이었다면,내 마음은 작은 부대낌으로 아픈 고운 소금밭이었나보다.그럼에도 나의 의식을 한 차원 끌어 올려 준 고품격 비평서다.아~ 이런 책도 있구나! 이런 방식으로도 책을 보는구나! 일반독자가 책을 보는 방식과 비평가가 책을 보는 방식은 차이가 있구나! 그러면서도 그의 비평에 많은 공감을 한다.깊이의 문제만 생각하고 넓이의 문제를 생각하지 못한 독자인 나, 깜짝 놀라 눈을 뜬다.



 

 매일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쓴 일기같은 그러나 일기보다 정교하고 논리적인 비평서다.나부터 시작하여 너, 우리, 세계의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사유이자 비평이다.자잘한 또는 아주 커다란 것들까지 특히 글을 쓰는 작가들은 그가 휘두르는 칼에 여럿이 쓰러진다. 그는 김훈의 문체를 그 아득한 뱀을 연상하게 만드는 언어적 페티시즘(fetishism)이라고 말한다.그가 선호하는 글은 문체와 성정의 혼연일체를 보여주는 허균의 글이다.프로이트 문체가 아름다운 것은 ‘가정법’과 ‘자기확신’에 있고,박병례의 <쑥 캐는 불장이 딸>을 언어에 대한 작가의 장악력이 높다고 평한다.아름다운 문체를 선호하는 독자인 나는 문체가 아름답다는 말처럼 무의미한 것은 없다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란다.

 

 그는 황석영의 <심청>을 작품의 밀도에서 바닥의 수준을 보여주는 졸작이라고 말한다.자신의 관점에서 함량미달인 작품들에 대해 과감한 비판의 메스를 들인댄다.기억으로 이루어진 파편적인 소설에 대해서도 구성의 묘미를 요구한다.윤대녕 소설의 매너리즘이 ‘위험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B급으로 격하된다.카프카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작가들에게는 ‘자기세계’를 만들기 위해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한다.카프카의 세계관에 가까운 나는 또 한 번 깜짝 놀란다.결론이 뻔히 보이는 소설에는 작가에게 더 교활해지기를 원한다. 

 

 

 왠만큼 글을 많이 읽지 않는 한,전문가가 아닌한 도용한 글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그는 글을 도용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자에게는 지성의 파탄이라고.맥락 없는 인용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한다.저자 이명원은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문학평론가로 활동을 시작했다.사제 카르텔 논쟁,표절 시비논쟁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그는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라는 양날의 칼과 같은 글쓰기를 보여준다.이 책에서도 양날의 칼의 묘미를 맛 볼 수 있다.

 

 책의 뒷 부분이나 표지부분에 당연히 따라 나오는 평,신문지면에 올라오는 평,여기저기 쏟아지는 찬사들을 우리는 매일 접한다.하지만 그런 글들이 출판사의 판매전략이라는 것을 어린아이도 알고 있다.그래서 책을 고를 때 찬사만 믿고 골랐다간 낭패를 보게 된다.그런 것들을 그는 주례사같은 비평이라고 말한다.그의 글은 거침없는 비평이다.그만큼 그는 삶에 대한 애정이 큰 것이겠지..세계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잘못된 것을 보고도 고개를 돌려버리지 않던가.그는 잘못된 것들을 똑바로 쳐다보고 질책한다.그래서 그에게 비평은 돌맞을 각오하고 쓰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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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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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베끼고,훔치고,창조한 >잡종이다.그래도 결코 밉지 않은 책이다.흔히 창조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한다.그러나  책은 창조가 별거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지금 있는 것의 그 상태에서 약간만 비틀면 되는 것이 창조라고 말한다.책은 창조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가장 확실한 방법을,베끼고 훔쳐서 약간 비틀어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도서관에 있는 책의 1/10 도 못 읽고 죽는다.그만큼 하늘아래 새 것은 없다.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천재들 역시 과거의 기록들을 토대로 자신의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낸 모방의 천재들이다.모방해서 그대로 짜깁기 했다면 도용이지만,모방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그 무엇을 보여준다면 창조다.그래서 모방과 창조는 점하나의 차이밖에 없다.그래도 어려운 것이 창조다.창조가 어려운 이유는 에디슨이 전구를 만들 때 99번 실패하고 한번 성공한 것 처럼 창조는 실패를 딛고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실패가 곧 창조인 셈이다.문제를 만나면 그 문제를 피하지 말고 조금 떨어져 관찰하라.관찰이 바로 통찰로 가는 길이다.

 

저자는 이미 있는 책들에서 창조에 대한 부분만 훔쳐다가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게 사례 위주로 보여준다.그래서 책은 쉽고 재미있다.책의 가장 뒷 부분에 보면 저자가 참고한 책의 목록만해도 거의 64권이나 된다.사례 100여가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리바이스 청바지,애플,IBM에서부터,우리 역사상 붓뚜껑에 목화씨를 숨겨왔던 문익점, 서희의 외교까지 창조의 사례로 접근한다.일상생활에서 당연시 하는 것들인 밴드,컷터칼,종이가방,속옷과 아주 작은 숨구멍 하나가 창조를 이룬 주전자와 냄비도 그 예다.그 중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타자기와 같이 진화하지 못한 것들은 사라져간다는 사실이다.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변화해야만 하는 현실이다.문제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졌다는 것이다.

 

 고수는 남의 것을 베끼고 하수는 자기의 것을 쥐어짠다.그 결과,고수는 창조하고 하수는 제자리걸음이다.모방을 축적하다 보면 한 순간,창조의 한 방이 나온다.그러나 모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모방이 모방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떠한 연결이 있어야 햔다.모방과 연결과 창조가 한통속으로 엮여야 하는 것이다.이전 것들의 모방,내 문제와의 연결,그리고 이런 모방과 연결의 반복적인 심화작업이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P7)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다면 일단은 저질러 봐야한다.ㅎㅎ 그래야 실패도 해 볼것이고,실패를 잘 해야만 성공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거기에 답이 있다.아이들은 그 무엇이든 부수고 탐색한다.아이들은 그렇게 몰입하여 논다.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부모를 괴롭힌다.그것이 바로 열정이다.그래서 창조자들의 시각은 어린아이와 같다.고정관념을 버리고 관점을 약간만 비틀면 되는 것이다.창의력을 말할 때 그것은 사랑과 같다고 한다.한 사람을 향한 무한한 집중력이 사랑과 배려라면 창의력 역시 하나의 대상에 대한 무한한 집중이 가져오는 결과다.창조하고 싶다면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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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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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요즘 왠 일인지 읽는 책마다 책이 나를 읽고 있는 기분이다.주로 끌리는 책 위주로 읽게 되는 나는 책 제목이 바로 무의식을 반영하는 결과로 나타난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그 어떤 길의 이끌림을 통해서 도달한 골목이다.그 골목 끝에서 나는 사회적 페르소나 뒤에 숨어있는 나를 발견한다.잔뜩 웅크린 나.상처받지 않기 위해 숨어버린 나를.그런 나를 이끌어내 준 책이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이었고 ,또 다른 책이 <위험한 독서>다.어떤 책들은 내가 숨기고자 하는 것들을 드러내고  있어서 당황하게 만든다.그래서 독서는 위험한 것이다.위험한 줄 알면서도 벗어나려 할 수록 더욱 빠져드는 독서의 마력.활자중독.이 책은 여러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그 중 나를 가장 강력하게 위험에 빠뜨린 것은 <위험한 독서>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서울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하고,문학을 직업으로 선택했다면 그에게 글쓰기는 어떤 계기가 있었으리라는 짐작이 간다.저자는 이미 여러편의 작품을 썼지만,그의 글을 접하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문학평론가 서영채님은 <해설>부분에서 김경욱은 진화하는 소설기계라고 극찬한다.소설가에게 최고의 찬사는 독창성이 아닐까.<맥도날드 사수 대작전>,<게임의 규칙>,<공중관람차 타는 여자>,<고독을 빌려드립니다> .<달팽이를 삼킨 남자>.<황홀한 사춘기>. 책에 실린 단편 모두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나에게 가장 의미있는 단편은 <위험한 독서>다.

 

 7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사이가 삐뚫어지면서 찾게 되는 순진무구한 그녀,도서관 사서와 독서치료사의 만남이 야기한 사건이라면 하나의 큰 사건이다.그녀는 그녀의 연인조차 읽기를 거부한 별볼일 없는 한 권의 책이었으니까.그런 그녀를 특별한 책으로 읽어 준 단 한 사람.그녀는 내담자이고 그는 상담가다.심리치료에서 사랑은 치료의 한 방법이다.치료 과정에서 피할 수없는 전이와 역전이문제가 그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독서치료사에 의해 그녀는, 자신조차 읽지 못했던 볼품없는 책에서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책으로 거듭난다.그래서 그녀는 더 큰 책인 세상과 당당히 부대끼는 삶을 살아간다.그러나 상담가와 내담자는 한 세계에 속한 또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다.그래서 그와 그녀는 서로 다른 서가에 꽂혀 등을 돌린채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려야만 하는 책이된다.그래서  다 읽어도 그 의미를 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책인가보다.

 

 모든 소설은 어느 정도 작가 자신의 자전적 요소를 포함한다.그래서 이 책 역시 그런 부분이 많다.작가 자신의 분신인 또 다른 단편 <천년 여왕>은 우연히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본격적인 글쓰기를 위해 산골로 들어간 신인작가와 아내의 이야기다.작가가 소설을 쓰고 난 후 아내에게 읽히면, 아내는 매번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같다면 자신의 서가에서 책을 찾아온다.그녀는 작가인 남편보다 더 책을 많이 읽은 수수께끼같은 인물이다.아내는 남편에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고 하지만 작가는, 작가에게 그것은 씨암탉과 같은 것이라고 거절한다.하늘 아래 새 것은 없다던 솔로몬의 말과 이미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보르헤스의 말이 겹쳐 울린다.작가에게 창작은 고통이다.그럼에도 작가는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이 작품은 저자가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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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딸 루이즈
쥐스틴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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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풍기는 느낌만으로 엄마 말 잘 안 듣는 사춘기 아이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그래서 책을 올 해 중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주려고 했다.아이가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말 잘 듣는 고분고분한 아이가 되길 기대하면서..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듯 책의 서두부분은 사고뭉치같은 딸의 모습이 그려진다.그래서 칙릿소설처럼 가벼운 기분으로 읽어 내려갔다.그런데 이 책 좀 이상하다! 이게 아닌데..이거 왜 이러지? 14살의 사춘기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읽을수록 의문이 더해간다.책의 이름이 왜 <나쁜 딸 루이즈>이지? 아무리 읽어봐도 나쁜건 루이즈의 엄마지,루이즈가 아니지 않은가?
 

 책은 철학자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 그의 첫번째 아내였던 모델 이자벨 두트르뉘뉴 사이에서 태어난 쥐스턴 레비의 자전적 소설이다.그녀의 첫번째 자전적 소설<만남>은 <콩트르푸앵 프랑스문학상>을 수상했다.두 번째 작품 <심각하지 않아>는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긴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고,세번째 소설 <나쁜 딸 루이즈>역시 엄마의 병과 죽음과 자신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쓴 자전적 소설이다.

 

 엄마는 종양이 전이되어 투병중이다.그런 엄마를 두고 루이즈는 애인 파블로의 생일을 보내기 위해 로마여행을 떠난다.엄마는 죽어 가는데 그녀는  여행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된다.그래서 루이즈는 엄마에게 죄책감이 크다.루이즈는 자신이 엄마가 된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다.엄마의 죽음을 딛고 태어나는 자신의 아이를 엄마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그녀는 아이를 가지기에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흡연,음주,약물 그 모든 것들로부터 아이는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의 죽음후 그녀는 엄마가 남기고 간 수첩과 광고지에서 엄마를 느낀다.엄마가 남기고 간 전화번호는 엄마의 삶의 흔적들이다.그 흔적들은 말해준다.엄마 어떤 사람이었는지.가출,해고,약물복용,루이즈를 방치한 사회 부적응자,그녀는 최악의 엄마였다.! 그러나 불쌍한 사람들에게 관대했던 엄마.루이즈가 자신이 나쁜딸이라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에 비하면 엄마는 더한 나쁜 엄마가 아닌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엄마인지 학습이 부재한, 그래서 루이즈는 자신의 딸에게 좋은 엄마다 되고 싶어도 자신이 없다.

 

파괴적인 모녀관계.그래도 엄마는 그 자체로 엄마다.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열심히 살아냈던 엄마,엄마에게 세상은 충분히 힘든 곳이었다.그래서 엄마가 떠난 후에도 엄마의 흔적은 루이즈에게 고통이다.엄마는 그 모습 그대로 루이즈에게 사랑이었다.그래서 루이즈는 아프다.책은 엄마에 대한 원망,그리움,두려움,그 모든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그래서 독자는 읽는 내내 가슴 저리게 아프다.책은 독자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 소설이지만,어렵지 않아서 의아할 뿐이다.소설의 흐름이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과 비슷한 형식이다.<외딴방>에서 작가가 소녀시절의 자신과 대화를 하듯,이 책 역시 자칭 나쁜딸 루이즈는 자기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한다.

 

 읽다가 놀란 부분이 있다.<이별리뷰>를 서평하면서 내가 느꼈던 "봄이 아프다"는 감정과 <나쁜 딸 루이즈>에서 저자의 "엄마가 아프다"라는 표현이 그렇다.초봄에 멘토를 떠나 보내면서 아픈 나의 봄과 엄마를 떠나보내면서 느끼는 그녀의 아픔이라는 감정의 공유와 표현의 공유부분을 만나면서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가지는 위력은 어마어마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현실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그녀도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작가가 느낀 감정을 나는 살아가며서 비슷한 상황에서, 똑같은 상황에서 느낄 것이다.인류가 다른 언어로 똑같은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감의 위력을 실감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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