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지원 외 지음, 권정현 엮음 / 리베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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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원서를 찾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영어가 안되기도 하지만, 수많은 번역본이 있는데,굳이 원서로 읽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그런데 이제는 그들을 이해할 뿐만아니라 공감한다.필자도 한국고전소설을 원문으로 읽었기 때문이다.ㅋ 물론 한자나 15세기  한글로 씌인 고문서를 접한 것은 아니다.원문에 충실한 <한국고전소설40>을 읽었을 뿐이다.책은 원문과 수정본의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만들었다.

 

 책에서는 우리가 일생에 한 번 만날까말까한 40편의 한국고전소설이 실렸다.책이 차고넘치는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한국고전소설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바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다.나는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또한 미래와 연결된다.그래서 과거는 우리의 미래를 말해주는 지표다.혼란스러운 청소년기에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모습을 잔소리같지 않게 들려줄 수 있는 비법이 바로 고전소설이다.물론 필자도 처음엔 아이의 수능.논술을 걱정해서 읽게 되었다.그런데 고전소설들이 말해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책의 진짜 매력에 빠져버렸다.진짜매력, 그것은 바로 원문만이 줄 수 있는 깊은 맛이다.

 

책의 구성은 상고시대,고려시대,조선전기,조선후기로 나뉜다.상고시대에는 신화와 설화를 실었다.고려시대에는 가전체문학을.조선전기에는 전기소설을.조선후기에는 설화 소설,우화 소설,풍자 소설,염정 소설,가정 소설,군담 소설,사회 소설로 나눈다.문학작품의 종류는 바로 그 시대의 성격을 말해주고,그 시대의 특성이 바로 문학의 한 조류를 이루게된다.그래서 작품의 종류는 굳이 나누지 않아도 저절로 갈라지는 강줄기 같은 것이다.

 

 일단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 위주로 실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작품의 제목만으로도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또한 어려울 수 있는 고전소설에 '작가와 작품 세계','작품 정리','구성과 줄거리','생각해 볼 문제' 나누어 작품의 이해를 돕고 있다.책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원문을 최대한 살리면서 필요한 부분에서는 현대어로 대체했다.어려운 어휘는 각주가 아니라 내주로 처리해서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만 냥으로 나라의 경제가 좌지우지되니 이 나라 경제의 기반이 어떠한지를 알겠구나!"-p639<허생전>

"그대의 얼굴빛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구려.만 냥을 실패 보지 않았소?"

허생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재물로 얼굴이 기름지게 되는 것은 당신들에게나 있는 일이오.만 냥이 어찌 도(道)를 살찌우겠소"-p642

 

고전소설이기 때문에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었다.아이들이 과연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그런데 80쪽까지만 읽어내면 그 다음부터는 술술 읽힌다.80쪽까지는 역사적인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너무 큰 신화와 설화를 다루기 때문에 주석이 많아서 가독성이 떨어진다.이 부분이 어렵다면 조선전기소설부터 읽어도 좋다.책은 중학교 1학년이 읽기에는 무리가 있고,중학교 2학년부터는 읽어도 될 것 같다.

 

 대부분은  한국고전을 교과서로 일부분만 접하게 된다.그래서 우리는 글의 진정한 맛을 모른다.우리가 맛본 것은 시식코너에서 한점 얻어먹은 얕은 음식맛과 같은 것일뿐 진짜 작품을 읽은 것은 아니다.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진짜인줄 믿고 살아간다.그래서 전작을 만나거나 원문을 만나면 그 맛의 차이에 놀라게된다.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읽을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춘향전>을 읽으면서 그 슬픔에 목이 메어오고,<흥부전>을 읽으며서 이 시대의 빈부격차와 같은 모습을 보았다.<옹고집전>을 읽으면서 포복절도 했으며,<허생전>을 읽으면서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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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걸 : 홈커밍데이 고스트 걸 2
토냐 헐리 지음, 이강표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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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사춘기 아이들의 놀이 문화인 코스프레에 다녀왔다.사춘기 아이들은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변장하면서 자신의 내부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엄청난 공부의 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중학교 들어가면 그 강도는 더 커진다.그러다 고등학생이 되면 대학입시라는 초국가적인 스트레스를 겪게된다.하지만 아이들은 그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놀이문화가 부족하다.놀이가 있어도 놀 시간이 없다.그래서 아이들은 그들만의 탈출구로 일본문화인 코스프레에 빠져드는지도 모르겠다.
 
 
 
 사춘기 아이들은 다양한 꿈을 꾼다.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어른들은 현실세계를 중요시함으로써 스스로 상상력에 문을 닫는셈이다.하지만 아직 꿈을 꾸는 시기인 청소년기의 상상력은 시공간을 초월한다.사춘기 아이들은 정신적인 탈출구가 필요하다.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만한 그 무엇이 필요하다.그것은 현실적인 놀이나 체험이라는 출구도 있지만,독서나 영화같은 정신적인 출구도 있다.공상이나 판타지는 그 욕구를 발산하기에 좋다.책은 청소년들의 욕구를 사후세계모험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든 소설이다.
 
 
 
17살의 샬럿 어셔는 곰돌이 젤리가 목에 걸려 교실 안에서 죽음을 맞이했다.샬럿은 죽은반(죽은 학생을 위한 특별반)에 수용된다.샬럿은 죽은반에서 핫라인 인턴과정에 있다.샬럿의 살아있는 친구 스칼렛 켄싱턴의 언니 페튤라는 발톱에 한국식 스파에서 하는 페디큐어로 하고나서 포도사상구균에 감염되어 식물인간이 된다.살아 있을 때 페튤라는 홈커밍 퀸이 되고 싶어했다.그런데 그녀가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스칼렛은 언니를 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후세계에 온다.샬럿은 페튤라와 스칼렛을 구하기 위해 좌충우돌한다.
 
 
 
책은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인 <고스트걸>의 속편이다.저자인 토냐 헐리는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두 편의 TV 시리즈를 포함하여 독립영화,비디오 게임,보드게임,웹사이트 등 10대를 위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장르를 직접 제직하며 명성을 넓혔다.토냐 헐리의 첫 번째 소설인 <고스트 걸:부디 인기와 함께 잠들길>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독특한 소재와 재치있는 플롯 등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곰돌이 젤리가 목에 걸려 교실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 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샬럿은 살아 있을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개인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p12
 
 
사랑과 죽음은 사물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사랑에 빠질 때 세상이 장밋빛이 되는 것처럼,죽은 후에도 우리는 장밋빛으로 평가된다.죽음과 사랑은 모든 잘못을 용서하거나 무시한다.우리는 우리 인생을 그린 또 다른 사람의 전기 영화 속 인물이 되거나 변형된다 -p108
 
 
 
  죽어서도 성장을 한다! 죽은반 강의,오리엔테이션.. 죽어서 좋은 점은 씻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샬럿의 블랙유머.죽은 후에도 지속되는 사춘기.천국이 폰뱅크가 되고,폰뱅크에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설정.현실세계의 학교 생활에서 있어야할 모든 것이 사후 세계에 있다.그래서 등장인물들은 사춘기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대변한다.사춘기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은 이 소설의 기본적인 플롯을 구성한다.
 
 
 
 책을 읽기 전 <드라큘라>나 <박쥐>와 비슷한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했다.그런데 소설은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죽은 후에 육체적인 성장은 정지하지만 정신적인 성장은 지속될 수 있다는 설정에 놀라웠다.물론 장르의 특성상 유체이탈이나 빙의 같은 일반적인 스토리의 흐름은 유지된다.다만,국내소설이 아닌 번역서의 단점인 문화적 공감대 형성에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런 부분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럼에도 책은 사춘기 아이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유지할 있는 요인이 무척 많다.소설의 무대만이 삶에서 죽음으로 바뀌었을 뿐 죽은 후에도 모든 것은 청소년기의 삶의 방식이 그대로 진행된다.얼마나 창의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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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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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의 무게는 몇 g이나 될까? 그 마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삶의 끊을 놓아버리는 나쓰메소세키의 <마음>이 떠오른다.인간의 정신이란 것은 그 실체도 없고 무게도 없으면서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정신이라는 그 불가사의를 관찰한다.마음은 우리의 존재를 가볍게도 만들고 무겁게도 만든다.세상만사 마음 먹은대로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데 그 마음이란 녀석은 내 속에 있으면서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알랭의 행복론>은 말한다.당신이 쏜 화살은 한 자루도 빠짐없이 당신에게 떨어진다고.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삶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데 있다.아이가 성장하기 전에는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만 어느정도 자라면 아이는 모든 것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적인 삶을 살게된다.그것은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아이의 성격은 부모의 양육방식과 상호작용하면서 발달한다.책은 주인공 토드가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진짜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워가는 심리 상담과정과 심리상담에서 깨달음을 실제 삶에 적용하는 과정 감동깊게 그리고 있다.
 
 강둑마을에는 두더지 몰,물쥐 랫,두꺼비 토드,오소리 배저 아저씨가 살고 있다.그런데 토드홀이라는 멋진 저택에 살고 있는 토드가 이상하다.상황에 맞는 옷을 갖춰 입기를 좋아하던 토드가 옷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행색이 말이 아니다.그것을 본 친구들은 토드의 내면에 뭔가 심각한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린다.친구들은 토드에게 왜가리 마을에 사는 심리상담가 헤런박사를 만나볼 것을 권한다.헤런박사는 토드가 자신의 판단이 아닌,다른 사람에게 지시받는데 익숙한 것이 문제라고 한다.그것은 어린시절 부모의 양육방식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헤런박사는 토드가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되돌아보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독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준다.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은 케네스 그레이엄의 우화소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의 속편이다.우화는 190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는 철학동화다.<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디즈니사의 에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속편<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은 심리상담이라는 주제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 우화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지난 세션에서 우리가 우리의 감정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분석했습니다.우리는 우리가 화를 낼 건지 서글퍼할 건지를 선택합니다"
"말이 안 돼요.제정신이라면 아무도 슬퍼하거나 비참해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말도 안돼요"
 "이상하게 들릴 거라는 거 압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당신의 마음 속에 들어와서 당신에게 어떤 것을 느끼도록 강요할 수 있습니까? 불가능하지요? 그들은 당신의 감정에 영향을 주거나 감정 변화를 조장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결국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것은 당신이 결정합니다"
 "어쩌면 선택이란 단어는 적절하지 않을지도 몰라요.초콜릿을 선택하는 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그 선택은 우리의 무의식이 하는 것입니다.조건반사처럼 말이지요"-p128~129
 
 많은 심리학서적을 읽었지만 우화로 읽으니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등장인물을 의인화했기 때문에 일단은 읽는 이의 마음에 부담감이 없다.동화를 읽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심리학적 용어들이 우화와 어우러져 그 무게감이 조금은 줄어든다.하지만 그 내용을 가만히 음미해 보면 결코 가벼운 주제가 아니란걸 알 수 있다.부모라면 그 누구라도 자식의 양육에 대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은 희노애락과 오감 육감까지 참으로 다양하다.그 미묘한 차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몰라 당황하게 된다.많은 문제는 그 감정을 읽어주기만 해도 해결된다.그런데 감정을 제대로 읽어주기가 어렵다.감정과 이성으로 이루어진 성격은 그것이 부모의 양육방식과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된 것이기에 뿌리에 접근해야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많은 심리학적 문제의 이면에는 애착의 문제가  있다.그런데 우화는 성장을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애착의 문제가 영원히 고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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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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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즘,역사가 한 인물의 생을 완벽하게 왜곡시킨 증거!

<마키아벨리즘>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편법의 정당화,<군주론>은 '악의 교사'라는 대명사로 씌이고 있다.역사가 눈이 멀었지.어떻게 선량한 한 인간을 이렇게 오독해버릴 수가 있을까? 역사는 정령 승자들의 기록이란 말인가! <군주론>으로 마키아벨리를 처음 만났다.천만다행이라면 필자가 마키아벨리를 처음 접했을 때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평이 재조명되었을 때였다.저자는 <군주론>은15세기 이탈리아 상황이 여러 공국으로 분열된 위태로운 상태에서 쓰인 글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그래서 필자는<군주론>을 오독하지 않을 수 있었다.

 

 책은 오독의 여지가 많은 <군주론>의 문장을 이탈리아의 역사와 마키아벨리 삶의 궤적에 따라 추적,해석한다.그래서 책은 '권모술수에 능한'이름의 대명사인 마키아벨리가 전혀 마키아벨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준다.뿐만아니라 마키아벨리는 고문까지 당했던 약자 중의 약자였다. 그래서 메디치가에 쓴 <군주론>은 자신을 공직에 임명해 달라는 마키아벨리의 취직을 위한 포트폴리오가 된다.저자는 체사레의 시각을 통해 인간의 내면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해 배우고,로마의 역사학자 타키투스의 눈으로 자기 시대의 모순 보았던 진정한 마키아벨리즘의 본질 말한다.그래서 <군주론>은 마키아벨리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진 답이다

 

 마키아벨리는 생애에 여러차례 전쟁을 경험했다.단지 공직에 있었다는 이유로 정권이 바뀌자,음모를 뒤집어 써 날개꺾기라는 고문을 여러차례 당한다.그는 공직에서 쫒겨나 15년동안 실업자 살아야 했던 고독과 절망의 시간에 <군주론>을 집필한다.피렌체의 외교와 국방을 담당했던 마키아벨리는 로마시대의 수많은 고전과의 대화 통해서 현재의 시련을 극복해 나갔다.그는 수도사 사보나롤라,체사레보르자,율리우스 2세,율리우스 카이사르,막시밀리안1세등 여러 통치자들의 행동 양식과 세상의 흐름을 관찰한다.

 

16세기 종교현상을 전공한 저자 김상근교수는 10년 동안 르네상스 연구 매달렸다.그는 중세의 암흑을 걷어낸 창조의 시대,근대적 사고의 기틀을 제공했던 사유의 전환점,조각,건축,회화등 심미적 인간의 가능성을 실험하던 16세기가 내뿜는 치명적인 매력에 빠졌다.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은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진짜 마키아벨리를 소개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저서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천재들의 도시,피렌체>가 있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탁월한 리더가 부재했던 로마의 위기를 탁월한 팔로워의 부재로 설명한다.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꾸는 로마 평민들의 잘못된 선택이 나쁜 리더에게 권력의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탁월한 팔로워가 없는 사회에 나쁜 리더가 등장하기 마련이다.타키투스의 눈에는 오토가 바로 그런 나쁜 리더의 전형이었다.영혼이 없는 팔로워들에게 오토의 감언이설은 술술 먹혀들었다.-p 211 

 

 책은 역사소설과 비교될만큼 재미있다.참 쉽고 재미있게 씌였다.마키아벨리가 희곡 작가였다니! 놀랍다.자신의 삶의 고통을 코미디로 승화시켰다는 표현이 옳다.<군주론>은 마키아벨리의 경험에서 나온 글로 통찰력과 혜안을 담아낸 것이다.거기에는 마키아벨리의 배움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가 큰 몫을 했다.<군주론>은 이탈리아의 역사와 함께 읽어야 오독의 여지가 적다.신기하게도 이탈리아의 역사와 함께 <군주론>에 대한 해석을 들으니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그 타당성이 입증되고도 남는다.이 책은 <군주론>을 읽고 난 후에 읽는 것보다는 오히려 읽기 전에 읽어야 <군주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군주론>은 통치자,조직의 리더,팀원,개인등 현대인 그 누구에게 적용해도 좋다.고전의 힘은 해석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는데 있다.그래서 저자는 삼성과 현대,LG와 SK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저자는 15세기말 피렌체와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닮았음을 포착해낸다.로마의 역사학자 타키투스의 눈으로 자기 시대의 모순을 보았던 마키아벨리처럼 우리는 마키아벨리의 눈으로 우리 시대를 보아야 한다.필자가 안다고 여겼던 마키아벨리는 껍데기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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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이제 공부벌레를 원하지 않는다 - 입학사정관제 83% 시대의 공부법
유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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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입시전형이 3000가지나 된다고 하니,얼마나 창의적인가! 창의적이다못해 혁신적이라고 해야 옳을듯싶다.얼마나 더 많이 실패해야 제대로된 입시제도가 정착될까? 오죽하면 오공때가 나았다는 소리가 들릴까? 입시제도가 아무리 자주 바뀌어도 내 일이 아니라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3년후면 내 아이가 바로 그 입시지옥의 대열에 끼게된다.그러니 이제는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본래 취지는 좋았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입학사정관제는 있는집 아이들에게 유리한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대부분의 학부모가 입학사정관제는 외고나 특목고 아이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필자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책은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말해준다.SKY대학은 수시모집 70~80%를 입학사정관제로 뽑기 시작했으며,대부분의 대학이 입학사정관제의 비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입학사정관제는 지금 당장 보다는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책은 4개의 큰 목차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첫째,저자는 입시 패러다임의 변화 이야기한다.둘째,잘 놀아서 대학에 합격한 7인이 제시하는 새로운 공부 패러다임을.세째,전국 0.1% 스토리의 신들이 공유하는 포트폴리오의 공통점을 분석한다.네째,입학사정관제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전망을 이야기한다.부록으로는 적성과 롤모델,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입학사정관제의 신 7인의 자기소개서원본 및 포트폴리오를 싣고 있다.

 

 저자 유상근은 전교 300등의 성적에서 자신만의 공부법을 개발하여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뒤,서울대에서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다.이후 최연소 EBSi 강의,MBC<공부의 제왕>출연,서울대 0.001%의 비율로 복수전공,우등성적,조기졸업의 3관왕을 달성했다.현재 공신닷컴의 창립멤버이자 대표멘토로 활동하고 있다.저서인 <공부의 신>,<성적 급상승의 비밀>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최근에는 입학사정관제 합격자들 50명을 인터뷰하고 연구하여 국내 최고의 입학사정관제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학교의 통계학교,화학부,건축학과,산업공학과,조선해양공학과,교육학과,윤리교육과,수학교육과,수의예과,미술대학,음악대학.과연 무엇일가요? 바로 올해부터 정시모집 인원이 0명이라는 것입니다.정시 모집으로는 단 한 명의 신입생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지요.올해 이 11개 학과에 입학하려는 학생은 수능 시험에서 단지 2등급 과목이 2개만 있으면 됩니다.(p17)

 

"정시 모집 일반 전형에서는 매우 높은 수능,내신,논술 점수를 가진 학생이라면 합격이 보장되지만,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는 아무리 높은 점수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자체로 합격이 보장되지 않습니다"-p407

 

  입학사정관제는 전교1,2등이나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낙타와 바늘구멍인줄 알았다.어마어마한 스펙을 쌓아줄 수 있는 부유층의 전유물인줄 알았다.그런데 책을 읽고 내가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 놀라울 뿐이다. 입학사정관제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관심에 두지 않았다.내 아이들은 공부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남의 이야기인줄 알았다.그런데 머지않아 입학사정관제는 모든 아이들이 대학을 가기전 거쳐야 할 관문이 될 것 같다.

 

 신문을 보니 중앙대학교의 1+3의 입학전형 취소 판결로 240명의 합격자들이 합격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제도 시행단계에 나타나는 일시적 문제일뿐인지,입학사정관제의 긍정적 모습 이면의 부정적인 모습인지는 제도가 정착될때까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SKY대학은 우리나라에서 대학 뿐만아니라 사회구조에까지 영향을 끼친다.그래서 그들의 시스템은 곧 모든 대학의 시스템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그들이 입학사정관제쪽으로 가고있다면 물은 이미 골짜기에서 흘러 바다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이것은 입시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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