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마음의 무게는 몇 g이나 될까? 그 마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삶의 끊을 놓아버리는 나쓰메소세키의 <마음>이 떠오른다.인간의 정신이란 것은 그 실체도 없고 무게도 없으면서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정신이라는 그 불가사의를 관찰한다.마음은 우리의 존재를 가볍게도 만들고 무겁게도 만든다.세상만사 마음 먹은대로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데 그 마음이란 녀석은 내 속에 있으면서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알랭의 행복론>은 말한다.당신이 쏜 화살은 한 자루도 빠짐없이 당신에게 떨어진다고.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삶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데 있다.아이가 성장하기 전에는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만 어느정도 자라면 아이는 모든 것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적인 삶을 살게된다.그것은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아이의 성격은 부모의 양육방식과 상호작용하면서 발달한다.책은 주인공 토드가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진짜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워가는 심리 상담과정과 심리상담에서 깨달음을 실제 삶에 적용하는 과정 감동깊게 그리고 있다.
 
 강둑마을에는 두더지 몰,물쥐 랫,두꺼비 토드,오소리 배저 아저씨가 살고 있다.그런데 토드홀이라는 멋진 저택에 살고 있는 토드가 이상하다.상황에 맞는 옷을 갖춰 입기를 좋아하던 토드가 옷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행색이 말이 아니다.그것을 본 친구들은 토드의 내면에 뭔가 심각한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린다.친구들은 토드에게 왜가리 마을에 사는 심리상담가 헤런박사를 만나볼 것을 권한다.헤런박사는 토드가 자신의 판단이 아닌,다른 사람에게 지시받는데 익숙한 것이 문제라고 한다.그것은 어린시절 부모의 양육방식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헤런박사는 토드가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되돌아보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독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준다.
 
<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은 케네스 그레이엄의 우화소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의 속편이다.우화는 190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는 철학동화다.<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디즈니사의 에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속편<토드를 위한 심리상담>은 심리상담이라는 주제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 우화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지난 세션에서 우리가 우리의 감정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분석했습니다.우리는 우리가 화를 낼 건지 서글퍼할 건지를 선택합니다"
"말이 안 돼요.제정신이라면 아무도 슬퍼하거나 비참해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말도 안돼요"
 "이상하게 들릴 거라는 거 압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당신의 마음 속에 들어와서 당신에게 어떤 것을 느끼도록 강요할 수 있습니까? 불가능하지요? 그들은 당신의 감정에 영향을 주거나 감정 변화를 조장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결국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것은 당신이 결정합니다"
 "어쩌면 선택이란 단어는 적절하지 않을지도 몰라요.초콜릿을 선택하는 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그 선택은 우리의 무의식이 하는 것입니다.조건반사처럼 말이지요"-p128~129
 
 많은 심리학서적을 읽었지만 우화로 읽으니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등장인물을 의인화했기 때문에 일단은 읽는 이의 마음에 부담감이 없다.동화를 읽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심리학적 용어들이 우화와 어우러져 그 무게감이 조금은 줄어든다.하지만 그 내용을 가만히 음미해 보면 결코 가벼운 주제가 아니란걸 알 수 있다.부모라면 그 누구라도 자식의 양육에 대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은 희노애락과 오감 육감까지 참으로 다양하다.그 미묘한 차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몰라 당황하게 된다.많은 문제는 그 감정을 읽어주기만 해도 해결된다.그런데 감정을 제대로 읽어주기가 어렵다.감정과 이성으로 이루어진 성격은 그것이 부모의 양육방식과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된 것이기에 뿌리에 접근해야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많은 심리학적 문제의 이면에는 애착의 문제가  있다.그런데 우화는 성장을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애착의 문제가 영원히 고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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